에둘러 말할 것 없이 문제는 자본주의다: 청년X사회주의 포럼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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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회주의자]

[편집자 설명] 지난 8월 29일부터 30일 양일간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주최 청년X사회주의 포럼이 진행되었다. 우리는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회원인 황종원 동지의 후기를 기고받았다.

2019년 11월 10일 출범한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은 오직 사회주의 관점의 대안이 청년들의 고통스러운 현실을 바꿀 수 있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실업, 주거 빈곤, 부채, 여성억압 등의 문제는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에서 비롯되는바,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사회주의밖에 없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주장과 활동이었다. 자본주의 체제의 한계가 날이 갈수록 분명히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 19는 대공황 도화선에 떨어진 기름방울이었다. 장마, 산불, 기상이변 등 기후위기는 지구를 더는 무엇도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들고 있다. 이처럼 더는 뒤로 미룰 수 없는 문제들 속에서 노동자 민중은 고통 받고 있었다.

그러나 이토록 심각한 상황 속에서도 지배계급은 무력한 모습만 보였다. 수구세력이 몰락의 길을 걷자 자유주의 세력은 본인들이 대안인 듯 나섰으나, 조국 사태와 노동개악 등에서 드러난 계급적 본질과 유력 정치가들의 성폭력 사건은 이들이 무능할 뿐 아니라, 오히려 문제의 공동정범이라는 것을 폭로할 따름이었다. 안타까운 것은 ‘진보정치’를 외치는 세력 또한 자유주의자들의 파트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청년들은 ‘양잿물이냐 해골물이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갑갑한 선택지 속에서 헤매고 있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은 7월 초부터 ‘청년×사회주의’ 포럼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자본주의 문제를 청년들은 머리가 아닌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때문에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은 “왜 지금 청년 사회주의 운동이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부터, “생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은 무엇인지”, “여성억압구조를 넘어설 수 있는 옳은 관점은 무엇인지”, “자본주의 논리인 ‘공정성 담론’을 넘어설 근본적인 방법은 무엇인지” 등의 화두에 대해 수차례 학습과 수련회를 거치며 포럼으로 엮어냈다. 현실이 우리 눈을 흐릴수록 선명한 전망과 대안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포럼이 있기 전 코로나19가 재유행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참석자 수 제한, 참석자간 공간 이격, 칸막이 설치, 체온 측정 등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8월 29일부터 30일, 양일간의 포럼은 성사됐다. 여기에는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회원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포럼에 관심을 보여준 참가자들도 큰 원동력이 됐다. 수도권을 비롯하여 대구, 부산, 전남 등 지방 각지에서 모인 참가자들과 함께 ‘청년×사회주의’ 포럼은 시작됐다.

‘사회주의로 새로고침’이라는 목소리로 가득 찼던 1박 2일

8월 29일 토요일, ‘왜 지금 청년 사회주의 운동인가’라는 주제의 오프닝 세션으로 포럼의 막이 올랐다. 김민재(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운영위원장), 심지후(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사무국장) 두 발제자는 지금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사회주의 운동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며, 어떻게 청년들 사이에 ‘사회주의 바람’이 불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자유주의 세력은 얼핏 민중들의 지지를 회복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노동개악을 밀어붙이고 있으며,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 사건을 거치며 ‘페미니스트 정권’을 자처한 것이 민망할 정도로 여성 문제에 있어 공범이라는 것이 속속들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사이비 진보세력들은 대안이 되기는커녕 자유주의 세력의 정치 파트너에 불과한 행보를 보여 왔다. 그 속에서 청년들은 자기들이 겪는 문제가 지극히 정치적이고 사회 경제적인 문제임을 알면서도 ‘내 탓’을 하기만 했다. 이제 청년들이 태도를 바꾸어 문제의 주범은 자본주의이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근본적인 대안은 사회주의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당당하게 주장하자는 것이 오프닝 세션의 내용이었다. 특히 “기존 세력의 규합이 아닌 새로운 사회주의자들을 만들어내어 용기 있게 사회주의적 내용을 선전 선동하자”는 내용과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사회주의자로서 당당하게 살아가자는 내용이 인상 깊었다. 이렇듯 선명하고, 듣는 이에 따라서는 다소 불편하게 들릴 수 있는 내용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은 대체로 발제자들의 주장에 공감했다. 어떤 참가자는 “본인 또한 자본주의가 문제라는 것을 알기에 이를 무너뜨릴 방법을 궁리해왔는데, 발제를 듣고 본인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았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두 번째 세션은 세계 대공황 정세에 대한 매체 『사회주의자』 성두현 운영위원장의 강연이었다. 코로나19는 자본주의 체제의 한계에서 기인한 세계 대공황을 더욱 본격화시킨 ‘트리거’에 불과하다는 분석과 더불어 기존 운동세력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정세’라고 보는 정세 분석에 갇혀 수세적인 대응 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었다. 그간의 양적완화와 저금리 정책 등은 자본주의의 위기를 더욱 심화시킬 수밖에 없으며 이제는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생산양식으로 이행해야 할 시기라는 강연의 내용에 참가자들은 귀를 기울였다

세 번째 세션이었던 ‘기후위기에 맞선 사회주의 생태운동이 필요한 이유’는 민현기(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운영위원), 심지후(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사무국장)의 발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지금의 기후위기는 무차별적인 자본주의 체제의 이윤추구가 인간과 자연의 물질대사를 파괴함으로써 비롯된 것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실천만으로는 부족하며, 자본주의적 생산을 건드리는 사회주의 생태운동이 기후위기에 대한 가장 근본적이고 확실한 대안이라는 것을 발제자들은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자기 경험을 빌어 공감을 보냈다. 가령 한 참가자는 본인이 비건 실천을 여건상 포기하며 죄책감을 느꼈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기후위기는 개인의 책임이 아닌 자본가 계급의 책임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심야 버스 차창 밖에 반짝이는 공장의 불빛을 보며 자본주의적 생산을 건드리는 것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지 않을까”하고 생각했던 경험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최근 이어진 장마와 포럼 당일에도 쏟아졌던 소나기는 발제자들의 주장과 참가자들이 나눈 이야기에 힘을 실어주는 것 같았다.

8월 30일 일요일, 포럼 둘째 날에도 참가자들이 많이 참석했다. 참가자들 중에는 첫째 날 일정을 함께한 참가자의 소개로 둘째 날 포럼에 참가한 인원도 있었다.

포럼 둘째 날 첫 순서는 ‘사회주의 페미니즘이 아니라 사회주의 여성해방론이다’라는 다소 도발적인 주제의 세션이었다. 이지완(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회원), 신주은(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회원) 두 발제자는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과 미투 운동을 거치며 한껏 고양된 여성해방운동의 흐름 속에서 여성 문제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어 왔으며, ‘박원순 사건’이나 ‘N번방 사건’같은 성폭력, 성착취 등의 문제는 여성억압적 사회구조에서 비롯된 것임을 많은 여성들은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를 바로 잡을 수 있는 명확한 관점을 기존의 페미니즘 운동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을 발제자들은 지적했다, 특히 많은 사회주의 세력이 사회주의 페미니즘을 주장해왔는데, 사회주의 페미니즘은 ‘자본주의와 가부장제’라는 이원론적 구조를 통해 여성해방을 설명하지만, 여성억압이 발생하게 된 역사적 기원과 여성억압의 물적 토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발제자들은 지적했다. 그에 반해 사회주의 여성해방론은 역사유물론적 관점에 입각하여 여성억압의 역사적 기원과 더불어 여성억압과 계급억압의 관계, 그리고 여성 노동력이 자본주의 체제에서 열등한 노동력으로 취급받게 된 이유 등에 대한 명확한 답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이론적인 설명과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이야기했다. 참가자들 또한 여성억압적 구조에서 느꼈던 문제의식과 이러한 구조를 넘어서기 위한 시위·학습 등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기존의 페미니즘 담론에서 느꼈던 ‘물음표’를 사회주의 여성해방론이 해갈해주는 것 같다고 이야기하며, 앞으로 관련 학습에 함께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또한 사회주의자로써 여성해방운동에 열성적으로 참여했던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호기심을 갖는 참가자도 있었다.

둘째 날 두 번째 세션이자, 포럼 마지막 세션이었던 ‘공정성 담론을 넘어서려면 자본주의를 넘어서야 한다’ 세션에서는 박준규(청년 사회주위자 모임 운영위원), 신주은(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회원), 황종원(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회원)의 발제가 이어졌다. 발제자들은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군 공정성 담론이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논리에 이용되어왔던 역사를 언급하며, 공정성 담론은 상품생산사회인 자본주의 체제를 떠받치는 논리이며 ‘공정성 속에서도 착취는 발생한다’는 사실을 여러 사례와 이론적 설명을 덧붙여 이야기했다. 또한 “진짜 공정성은 무엇인가”라든지, “자본과 노동 사이의 불공정성” 등 결국에는 공정성 담론에 갇힌 기존 운동세력의 담론들을 비판하며 공정성 담론은 자본주의의 착취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바, 이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체제를 건드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참가자는 ‘인국공 사태’ 관련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공정성은 이제 종교로 보일 지경인데, 이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하자 다른 참가자들은 “종교가 아니라 그 이면에 물질적 이해가 존재한다”거나 “그럴수록 정면돌파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을 덧붙였다. 한 발제자는 ‘공정성의 화신’이었던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상품생산사회를 반영하는 공정성 담론을 넘어서야 한다.”는 이야기를 덧붙이기도 했다.

이어진 폐막식에서 참가자들과 발제자들은 포럼에 대한 소감을 이야기했다. 참가자들과 발제자들 모두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는 우리 자신의 문제가 아닌 체제의 문제이며, 이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당당하게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나눴다. 폐막식 진행을 맡은 김민재 운영위원장은 “앞으로 이어질 후속 사업에도 많은 청년들이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는 발언과 함께 폐막식을 정리했다.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는 참가자들의 반짝이는 눈빛과 함께 1박 2일의 ‘청년×사회주의’ 포럼은 마무리됐다.

[사진: 사회주의자]
[사진: 사회주의자]
[사진: 사회주의자]
[사진: 사회주의자]

선명하게 주장하자. 문제는 자본주의다.

1박 2일에 걸쳐 진행된 ‘청년×사회주의’ 포럼은 시의적절한 주제의 세션들과 활발한 토론으로 채워졌다. 기존 진보운동에 회의를 느끼며 찾아온 참가자도 있었고, 자본주의에 대한 반감은 있어도 사회주의를 접한 적은 없던 참가자도 있었다. 비록 코로나19 확산세로 참가자 수를 25명 이내로 한정하여 더 많은 참가자와 만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렇듯 다양한 참가자들이 함께 포럼에서 나눴던 이야기들은 포럼 장소를 채웠던 인원들만큼 귀중한 것들이었다. 차마 이 지면에 모두 옮길 수 없다는 점이 아쉬울 정도다. 노동자 민중이 삶 속에서 겪는 숱한 문제들의 주범이 자본주의이며, 이를 넘어설 유일한 길은 선명한 관점의 사회주의밖에 없다는 것을 발제자들은 물론 참가자들 모두 분명히 새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자본주의의 위기가 심화되고, 기존의 정치세력은 그러한 위기를 해결할 수 없는 세력이라는 사실이 나날이 폭로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확실한 대안을 찾지 못한다면 더 이상의 미래를 기약할 수 없을 것이다. “사회주의인가 야만인가!”하는 질문은 오늘날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모두의 화두로 생생하게 살아오고 있다. 무릇 환부를 정확히 갈라야 병을 고칠 수 있듯, ‘청년×사회주의 포럼’은 자본주의가 만든 문제들의 답은 사회주의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더욱 굳건히 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에 힘입어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은 후속 사업을 힘차게 기획하는 중이다. 청년 문제를 풀어갈 열쇠는 사회주의일 수밖에 없기에, 더 많은 청년들이 함께 힘 모아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절망과 절망이 만나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숱한 투쟁의 역사들은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일 따윈 될 대로 되라지”라며 노동자 민중을 벼랑 끝으로 밀어내는 자본주의를 이제는 넘어서자. 더 이상 문제의 본질이 자본주의라는 사실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사회주의라는 것을 부정해서는 안될 일이다. 에둘러 말할 것 없이 문제는 자본주의다. 답은 사회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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