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일자리 문제, 무엇을 요구하며 싸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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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회주의자]

[기획연재] 청년들이 요구한다, 우리 삶의 문제를 당장 해결하라!

오늘날 청년들은 대학 등록금 문제, 부채 문제, 주거 문제, 일자리 문제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문제로 인한 고통을 겪고 있다. 역대 자본가정권은 모두 청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하였지만, 청년의 삶은 오히려 악화되었다. 본 연재 기획에서는 사회주의 관점에서 청년들이 겪는 절박한 문제의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요구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요구들은 작년 11월 결성된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에서 논의하여 마련한 것이다. 본 연재 기획이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한 활발한 토론과 힘 있는 실천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① 청년 문제, 어떤 요구를 가지고 어떻게 싸워야 하는가?

② 청년들이 요구한다! 전면 무상교육과 청년부채 탕감

③ 청년들이 요구한다! 토지 국유화와 다주택자 주택 몰수로 청년 주거문제 해결하라!

④ 청년 일자리 문제, 무엇을 요구하며 싸울 것인가?

“코로나에 ‘알바’ 직격탄 … 청년취업자 11년 만에 최대폭 감소”, “20대 실업자 11만 명 폭증”, “무기한 취준생 신세 … ‘그냥 쉰’ 청년 규모·체감실업률 역대급” 같은 제목들이 연일 신문을 뒤덮고 있다. 청년층(15~29세) 체감실업률은 26.6%로, 청년 네 명 중 한 명 이상이 일할 의사가 있음에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리고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 결코 아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발표한 「청년 고용의 현황 및 정책제언」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별개로 청년층(15~29세) 고용 여건이 지속적으로 부진했고, 향후에도 세계적 경기침체로 인해 청년 실업 문제에 있어서 “과거 외환위기 세대나 글로벌 금융위기 세대 정도, 내지는 오히려 더 큰 충격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렇기에 언젠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통제된다 하더라도 청년 실업은 나아지기는커녕 세계대공황과 함께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청년이 겪어온 일자리 문제는 비단 실업뿐만이 아니다. 취업한 청년들 역시 비정규직, 저임금, 장시간 노동으로 고통을 겪어 왔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청년 임금노동자 중 2019년 비정규직 비율은 40.4%를 차지했는데, 이는 전체 비정규직 비율인 36.4%보다 약 4.0% 높은 수치다. 또한 작년 말에 발표된 「청년세대와 기성세대 간 비교를 통해 본 서울청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 청년들의 평균 첫 직장 급여는 169.7만원밖에 되지 않았다. 장시간 노동의 문제 역시 심각하다.

이러한 청년 일자리 문제는 청년 개인이 노력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이고 자본주의 체제 자체의 문제다. 이를 명확하게 짚는 담론이 필요하다. 또한 청년들이 직면한 절박한 상황을 반영하면서도 청년들이 투쟁 과정에서 반자본주의 의식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과도적 요구가 필요하다.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은 그러한 과도적 요구로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 공공부문 확대를 통해 보육, 교육, 의료, 생태, 산업안전 부문에서 정규직 평생 일자리 제공, 노동시간 주 30시간으로 단축하여 일자리 나누기를 제기한다.

청년 일자리 문제, 담론의 전면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현재 청년들 사이에서 일자리 문제에 대해 널리 퍼진 담론은 ‘그래도 남 탓하지 말고 내가 잘해야 한다, 노력하면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상당수 청년들은 여전히 멘탈 관리, 시간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계획을 세워서 남들이 쉴 시간에 열심히 노력하면 이에 대한 보상을 받아 취업할 수 있고, 정규직이 될 수 있다고 애써 믿으려 하는 듯 보인다. 심지어 일부 청년들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의 문제에서도 ‘나는 이만큼 노력했는데, 지금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있는 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과연 나만큼 노력했나?’를 물으며, 정규직 전환에 반대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지금 이 사회가 정말 우리에게 일자리조차 책임지고 제공하지 못할 만큼 생산력이 낮은 사회인가? 아니면 사실은 우리 모두에게 정규직 평생 일자리를 제공하고도 남을 만한 생산력을 가진 사회인가?’이다. 이와 같이 ‘노력을 하는 사람만이 정규직 평생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라는 담론이 ‘사회는 우리 모두에게 정규직 평생 일자리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데 그러지 않고 있다’라는 담론으로 전환될 때 청년들은 청년 실업, 비정규직, 저임금, 장시간 노동의 문제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체제의 문제임을 깨닫고, 분노의 화살을 동료 청년들이나 스스로가 아니라 자본주의 체제로 돌리게 될 것이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모두 직접고용 정규직으로 전환하라

비정규직은 노동자들의 단결력을 약화시키고 자본가에 대한 예속을 강화하여 자본가들을 이롭게 하고, 노동자에게 저임금 노동을 강요하여 자본가의 이윤을 늘리는 역할을 하는 고용형태다. 앞서 보았듯이 비정규직으로 인한 고통은 청년에게 특히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다소 오래 전이기는 하지만, 지속적으로 일자리가 없는 청년보다도 무직 상태였다가 비정규직으로 취업하게 된 청년이 더 큰 우울감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까지 나온 바 있는 것을 보면 청년들에게 비정규직이 얼마나 큰 고통을 주는지를 알 수 있다. 더욱이 구의역과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청년 노동자들의 잇따른 죽음에서 알 수 있듯이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청년 노동자들은 더욱 더 열악한 조건에서 위험한 일을 하게 된다. 그렇기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청년들에게 매우 절박한 요구다.

문재인 정부는 공약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내세웠고, 고용노동부는 목표치의 94.2%가 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고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문재인 정권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서 기관별로 직접고용 방식, 자회사 방식, 사회적기업 등 제3섹터 방식 중 적합한 것을 택하도록 하고 있다. 애초에 자회사를 통해 간접고용하는 것은 정규직 전환이라 볼 수 없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권은 이것을 정규직 전환으로 포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 것이다. 실제로 정규직 전환이 결정된 인원 19만 3252명 중 4만 978명이 자회사에 고용되었으며, 이는 4명 중 1명꼴이다. 설립된 자회사에서 노동자들의 처우는 기존 용역회사와 다를 것이 없다. 그리고 공공기관에 직접 고용된 경우에도 고용형태가 실제 정규직이 아니라 무기계약직인 경우가 많다.

이런 기만적 정책에 반대해 우리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자회사 방식이 아닌 실제 해당 기관이 직접고용하는 방식으로, 직군 분리 없이, 무기계약직이 아닌 정규직으로 만들 것을 요구해야 한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모두 직접고용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하며 투쟁하자!

공공부문을 대폭 확대하여, 보육·교육·의료·생태·산업안전 부문에서 정규직 평생 일자리를 청년들에게 당장 제공하라

현재 실업이 청년들에게 주는 고통은 굳이 부연 설명하지 않아도 명백할 것이다. 그리고 청년실업의 문제야말로 전형적인 자본주의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자본가들은 살아남기 위해 서로 경쟁하며, 그 과정에서 기술혁신으로 생산성을 높인다. 그런데 자본주의에서 생산성이 발전한다는 것은 노동자가 다루는 생산수단의 비율이 늘어나서, 자본가가 투하하는 자본 중 노동력에 지출되는 자본의 비중에 비하여 생산수단에 지출되는 자본의 비중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생산규모가 증대하므로 총자본의 양은 늘지만, 그 중 노동력에 지출되는 자본의 비중은 점차 줄어들기 때문에 갈수록 소수의 노동자를 고용하게 된다. 주류 언론에서도 종종 말하는 ‘고용 없는 성장’이 바로 이것이다. 청년 실업 문제의 해결을 위해 자본주의 자체와 싸워야만 하는 이유다. 또한 자본가들은 인간의 필요 충족이라는 측면과는 관계없이 이윤의 획득과 축적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이든지 생산하려 하고, 이윤의 획득과 축적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사회구성원들에게 아무리 필요한 것이라 해도 생산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서 사회적으로는 꼭 필요하지만 이윤이 되지 않는 영역에서는 아무리 사람이 부족해도 인력이 확충되지 않는다.

결국 우리 청년들이 취업을 못하는 것은 우리의 능력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사회가 우리의 노동을 필요로 하지 않아서도 아니다. 그것은 생산성 발전이 한편의 실업과 다른 한편의 과도노동으로 이어지고 사회적 필요와 상관없이 이윤을 위해서만 생산하는 자본주의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지금 당장 공공부문을 대폭 확대하여 보육·교육·의료·생태 부문에서 사회적으로 유용한 정규직 평생 일자리를 우리에게 제공할 것을 요구하며 싸워야 한다.

문재인 정권이 대선 당시 공공부문 확대를 통한 일자리 81만개 창출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것은 사실이다. 2019년 6월 기준으로 공공부문에서 38만 8000여 개가 만들어졌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일자리들 중 상당수는 공공기관 체험형 인턴, 농촌정비, 전통시장 환경미화 등 급조해낸 단기 일자리이며 임금 수준 또한 매우 낮다. 우리는 이와 달리 평생 재직할 수 있는 정규직 일자리가 창출될 것을 요구하며 싸워야 한다. 또한 통계를 위해 급조해낸 전시용 일자리가 아닌 보육·교육·의료·생태 등 사회적으로 유용하고 필요하나 제대로 자원이 투입되고 있지 못한 부문에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을 요구하며 싸워야 한다.

노동시간을 주 30시간으로 단축하여 일자리 나누기를 시행하라

언론에서 90년대생 청년들은 ‘워라밸(일-생활 균형)’을 중시하는 세대라고 칭해진다. 하지만 지금 청년 노동자들의 현실은 겨우 얻은 일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아무리 힘든 장시간 노동이라도 참고 받아들이다가 다치거나 과로사하는 것이다. 몇 년 전인 2016년 11월경에는 넷마블 자회사에서 거의 한 달 동안이나 일주일에 78시간 근무하던 20대 청년 노동자가 과로사했고, 바로 작년에도 충남 공주우체국에서 일하던 34세 비정규직 집배원 노동자가 과로사한 사건이 있었다.

우리가 이렇게 장시간 노동해야 하는 이유도 자본주의에 있다. 자본주의에서 자본가들은 노동자들로 하여금, 스스로의 노동력 가치를 재생산하는 데 필요한 노동시간(필요노동시간)을 초과하여 노동하도록 만들며(잉여노동시간), 필요노동시간에 해당하는 부분만을 임금으로 주고 나머지 시간 즉 잉여노동시간에 생산되는 가치는 자기들이 이윤으로 가져간다. 선진국의 경우 일반적으로 필요노동시간에 대한 잉여노동시간의 비율은 300% 정도이다. 즉 우리 노동자들은 하루 노동시간을 8시간으로 잡으면, 원래는 이 중 2시간 정도만 노동해도 우리의 노동력을 재생산하는 데 필요한 것을 충분히 얻어낼 수 있지만, 자본가들의 이윤을 위해 6시간이나 더 노동을 해주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필요노동시간이 주어져 있는 경우 자본가들은 노동자의 노동시간을 무제한 연장하여 최대한의 이윤을 짜내려고 한다.

현재 각종 기술과 생산력은 우리 모두가 주 30시간 이하로 일해도 풍요로운 삶을 보장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하였다. 그런데도 우리가 주 52시간조차 초과하여 장시간 노동해야 하는 것은 오직 자본가들이 우리의 잉여노동시간을 늘려서 이윤을 얻기 때문인 것이다. 우리가 자본가들의 이윤을, 자본주의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맞서 싸운다면, 주 30시간 노동은 현재의 기술과 생산력 수준에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주 30시간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하여 일자리 나누기를 시행한다면 취업을 한 청년들은 과로에서 벗어날 수 있고, 실업자들은 실업으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노동시간을 주 30시간으로 단축하여 일자리 나누기를 시행할 것을 요구하며 투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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