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청년 문제 해결을 당당하게 요구한 청년들: 12월 12일 “청년 문제 해결 실천행동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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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세계대공황이 발발한 2020년, 청년들의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현재 청년 체감실업률은 24.4%로 청년 네 명 중 한 명이 사실상 실업자다. 지난 6월에는 청년 실업률이 10.7%로 21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또한 부채를 보유한 1인 청년 가구는 평균 3,105만 원의 빚을 지고 있고, 서울 청년 가구 중 37%가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에 거주한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대공황으로 인한 해고, 실업은 청년들의 생존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20대 여성 자살 사망자 수는 지난해 대비 무려 43%나 증가하였으며, 이는 언론에서 ‘조용한 학살’이라고 칭할 정도다.

그럼에도 청년들은 이렇게 힘들고 고달픈 상황에 대한 분노를 시원하게 표출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코로나19 상황’이라는 핑계 때문이다. 자본가들은 ‘코로나19 경제위기’를 운운하며 마치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해고, 실업이 불가피한 것처럼 호도한다. 또한 코로나19 방역을 핑계로 한 집회금지 조치로 인하여 광장이 거의 1년째 닫혀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코로나19가 극복될 때까지만 버텨라’는 식의 답답하고 무기력한 분위기 속에서, 청년들은 지금의 상황에 대해 화내지도, 거리로 나오지도 못한 채 각자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실정이다.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은 이러한 답답하고 무기력한 분위기에 파열구를 내고자 12월 12일 ‘청년 문제 해결 실천행동의 날’을 기획하였다. 취지는 2020년 세계대공황으로 고통 받는 청년들에게, 주거문제, 등록금 문제, 부채문제, 일자리 문제 등 청년들이 겪는 문제에 대한 과도적 요구를 내걸고 자본주의에 맞서 투쟁할 것을 선동하는 것이었다. 그 일환으로 11월 21일 청년 요구안 집담회(서울), 찾아가는 청년 요구안 설명회, 12월 12일 청년 문제 해결 실천행동의 날 당일 전국 동시다발 1인 시위와 청년 요구안 선전전이 기획되었다.

서울에서 열린 청년 요구안 집담회, 대구에서 열린 찾아가는 청년 요구안 설명회: 청년들의 과도적 요구를 공론화하다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은 청년들이 겪는 절박한 삶의 문제들인 주거문제, 등록금 문제, 부채문제, 일자리 문제에 대한 과도적 요구들인 ‘청년 요구안’을 마련한 바 있다(청년 요구안의 자세한 내용에 대하여는 「청년 문제, 어떤 요구를 가지고 어떻게 싸워야 하는가?」를 포함한 ‘청년들이 요구한다’ 기획연재기사를 참고하라).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은 더 많은 청년들이 12월 12일에 과도적 요구를 내걸고 함께 거리로 나갈 수 있도록 청년 요구안을 알리고 공론화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그 일환으로 11월 21일 서울에서 ‘청년 요구안 집담회’를, 11월 28일 대구에서 ‘찾아가는 청년 요구안 설명회’를 개최하였다.

서울에서의 집담회와 대구에서의 설명회 모두 열띤 분위기 속에서 활기차게 진행되었다. 먼저 서울에서 열린 집담회 참가자들은 요구안 내용에 크게 공감하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그 중에서도 일자리 문제에 대한 요구가 가장 피부에 와 닿는다는 의견이 많았다. 일자리 문제가 심각함에도 이에 대한 청년들의 투쟁은 만들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해 참가자들은, ‘지친다, 힘들다’라는 분위기에서 ‘화가 난다’는 분위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이와 같이 분위기가 전환되려면 지금의 일자리 문제가 코로나19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위기인 세계대공황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는 점을 중요하게 강조해야 한다고 하였다.

한편 대구에서 진행된 ‘찾아가는 청년 요구안 설명회’에서도 참가자들은 청년 요구안에 전반적으로 공감한다고 하며, 일자리 문제에 대한 요구안이 크게 와 닿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청년 요구안 내용을 주변 친구들에게 이야기했더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고무적인 이야기도 나왔다. 나아가 대구의 참가자들은 청년 사회주의 운동을 확산시킬 구체적인 방법과 그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열띤 토론을 하였다. 또한 참가자들은 앞으로 대구에서도 이런 자리가 더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혔다.

이와 같이 서울에서의 집담회와 대구에서의 설명회 모두에서 참가자들은 청년 요구안 내용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청년들이 무기력에서 벗어나 과도적 요구를 걸고 당당하게 투쟁할 수 있고, 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제 12월 23일에는 광주에서도 청년 요구안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12월 12일 청년 문제 해결 실천행동의 날: 거리로 나가서 청년 문제 해결을 요구하다

12월 12일 청년 문제 해결 실천행동의 날은 12시부터 13시까지 전국 동시다발 1인 시위, 15시부터 16시까지 서울 신림역 인근에서의 청년 요구안 선전전으로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아침부터 매우 바쁘게 움직였다. 참가자들은 오전 10시에 모여,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가운데 1인 시위와 청년 요구안 선전전에 사용될 손피켓을 직접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피켓을 완성한 참가자들은 조별로 나뉘어 청와대 분수대 앞, 강남역 인근, 홍대입구역 인근으로 각 이동하여 청년 요구안을 제기하고 청년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였다.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진행된 1인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청년실업 문제 해결하겠다”는 문재인 정권의 거짓말, 청년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등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는 손피켓을 들었다. 한편 청년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역 인근,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1인 시위를 한 참가자들은 “‘코로나 끝날 때까지…… 경제가 나아질 때까지….. 버텨라.’ 언제까지? 버티지 말고 화를 내자. 함께 거리로 나가자!”처럼 동료 청년들에게 함께 싸울 것을 이야기하는 내용의 손피켓을 들었다. “비정규직 청년 자르지 마라. 먹여 살릴 고양이가 있다.”처럼 청년의 현실을 특색 있게 표현한 손피켓 문구도 있었다. 거리를 지나는 청년들 중에서는 피켓 문구를 유심히 읽어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또한 참가자들은 각자의 SNS에 1인 시위 사진을 ‘#청년문제_해결하라’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게시함으로써, 이와 같은 1인 시위가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냈다.

1인 시위를 마친 참가자들은 15시에 신림역 2번 출구 인근에 집결하여 약 1시간 동안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청년 요구안 선전전을 진행하였다. 선전전에서는 현장발언을 포함하여, 총 8명의 청년들이 발언을 하였다.

먼저 첫 번째 연사인 심지후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사무국장은, 청년들에 대해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만 버텨라, 경제가 나아질 때까지만 버텨라’라고 말들을 하지만 대체 언제까지 버텨야 하는 것이냐고 날카롭게 반문하였다. 그러면서 심지후 사무국장은, 반지하에 살면서 아르바이트 자리조차 구하지 못하여 빈곤에 시달리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은 청년들의 탓이 아니라 이 자본주의 체제의 잘못이며, 청년들이 이제 ‘버티기’를 그만하고 함께 거리로 나가 자본주의와 싸워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힘주어 주장하였다.

이어서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연사는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하여 발언을 하였다. 두 번째 연사로 나온 이석훈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회원은 청년 일자리 문제의 원인을 코로나19로 보는 시각이 잘못되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청년들이 힘든 이유는 코로나19가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하여 밝혀진 자본주의의 문제이라고 힘주어 외쳤다.

세 번째 연사인 김파다님은 스스로를 비정규직 미술 강사로서 코로나 2.5단계 이후 강제 무급 휴직 중이라고 소개하며, 그냥 집에 있기에는 너무 화가 나서 길거리로 나왔다고 이야기하였다. 김파다님은 “반지하 방 월세가 7개월이 밀렸는데, 저의 월급은 멈췄음에도 월세는 멈추지 않는다”라며 청년 노동자들의 처지를 인상적으로 폭로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에게 정규직 평생 일자리를 제공할 것, 코로나를 핑계로 비정규직을 해고하지 말 것을 요구하였다.

네 번째 연사로 발언한 탈학교 청소년 나미선님은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오늘도 열심히 노력하고 계신가요?”라는 인상적인 질문을 하며 발언을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학교에 다니던 때 ‘뼈를 깎으며 노력하는 사람만 취업할 수 있고 나머지는 백수로 살게 될 것’이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으나, 실제 열심히 ‘노력’한 청년들이 마주한 것은 열악한 비정규직 일자리뿐이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회에 대해 당당하게 일자리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자고 주장하였다.

다섯 번째 연사인 서지희님은 주거문제에 대한 발언을 하였다. 서지희님은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집을 나와 독립하고 싶었지만, 아르바이트 노동을 해서 받는 임금으로는 고액의 월세와 보증금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서 결국 독립을 포기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치솟는 토지, 주택 가격 및 전월세가로 인한 고통을 폭로하였다. 서지희님은 토지가 사적 소유의 대상이어서는 안 되고, 1가구 1주택을 초과하여 소유하는 주택 역시 몰수하여 집 없는 청년들에게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여섯 번째 연사인 황종원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회원은 대학 등록금 문제, 청년부채 문제에 대한 발언을 하였다. 황종원 회원은 살얼음판 같은 입시 경쟁을 통과하자 비싼 등록금이 기다리고 있고 이로 인해 학자금 대출을 받아 빚을 져야 하는 청년들의 상황에 대해, “꼭 빚을 지기 위하여 태어난 것 같다.”고 일갈하였다. 황종원 회원은 자본주의 사회가 청년들을 빚쟁이로 만들었다고 지적하며, “우리는 사학재단이나 은행을 배불리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아니”기에 무상교육, 청년부채 탕감을 요구하자고 힘주어 외치며 발언을 마무리하였다.

마지막 발언은 김민재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운영위원장의 발언이었다. 김민재 운영위원장은 지금 청년들에게 강요되고 있는 두 가지 거짓말에 대하여 폭로하였다. 첫 번째는 청년 개인이 노력해서 잘 살 수 있고, 각자도생할 수 있다는 거짓말, 두 번째는 기존 정치인들이 청년 문제를 해결해주겠다고 하는 거짓말이었다. 김민재 운영위원장은 자본주의 체제도 세계대공황으로 막다른 골목에 접어든 지금, 청년들이 각자도생하려 하거나 기존 세력에 기대를 걸 것이 아니라 함께 거리로 나와서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자본주의 체제와 싸워야 한다고 주장하며 마지막 발언을 마무리하였다.

한편 이날 선전전에서는 거리를 지나던 청년 노동자 한 분이 즉석에서 선전전에 결합하여 현장 발언을 하는 일이 있었다. 스스로를 라이더유니온 소속 청년 노동자라고 소개한 최민석님이었다. 최민석님은 청년 특수고용노동자의 현실에 대하여 현장 발언을 하였다. 최저임금 정도의 저임금에 시달릴 뿐 아니라 업무에 필요한 물품조차 사비로 구매해야 하고, 산재를 당해도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최민석님은 특수고용노동자를 포함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고, 청년들에게 정규직 평생 일자리를 제공하라고 주장하였다.

이렇게 거리를 지나던 청년 노동자가 즉석에서 결합하여 현장 발언을 할 정도로, 선전전의 열기는 뜨거웠다. 참가자들은 중간 중간에 힘차게 구호를 제창하기도 하였다. 그 기세가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에게도 느껴졌는지, 적지 않은 시민들이 피켓에 눈길을 주었고, 발언과 구호 제창에 귀를 기울였다.

[사진: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사진: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사진: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사진: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코로나19 시대’라는 핑계를 뚫고, 과도적 요구를 제기하며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해 자본주의와 싸우자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행동의 날에 참가한 청년들 대부분은 기존에 운동을 접해본 경험이 없거나 적은 사람들이었다. 그럼에도 참가자들은 실천행동의 날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해고, 실업, 주거빈곤, 부채 등으로 인한 무기력을 분노로, 투쟁의 원동력으로 바꿔냈다. 12월 12일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로부터 가장 강하게 느껴졌던 것은 이제 더 이상은 ‘착한 청년’으로 조용히 버티며 참고 살 수 없다는 분노, 그리고 거리에서 문제 해결을 당당하게 요구함으로써 오는 해방감이었다. 또한 참가자들은 집담회, 설명회와 12월 12일 실천행동을 통해 과도적 요구의 문제의식을 체화함으로써, 스스로의 절박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본주의와 싸워야 함을 인식하였다. 앞으로도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에서는 더 많은 청년들과 함께, ‘코로나19 시대’라는 핑계를 뚫고 과도적 요구를 제기하며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해 자본주의와 싸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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