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구조조정 분쇄, 그 시작은 계급적 단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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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텔레그램 붕붕이방]

구조조정으로 얼룩진 2018년 한국지엠

2018년 한국지엠은 일방적 구조조정으로 노동자들의 피눈물을 나게 했다. 2018년 2월 13일 인천지방법원에서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법파견 소송이 승리하던 그 시각, 지엠자본은 설 연휴를 앞두고 군사작전을 펼치듯 군산공장 폐쇄를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지엠자본의 불법파견 범죄행위는 가려지고, 군산공장 폐쇄는 한국지엠의 철수론으로 확대되었다. 지엠자본은 이러한 분위기를 이용해 부도위기를 키우고 노동자들을 협박하며 양보를 요구했다.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의 단결된 투쟁을 이끌어내는데 실패하고, 임단협 양보로 내몰렸다. 임금은 동결되었고, 임금과 다름없는 성과급 또한 무기한 연기되었다. 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우 임금, 복지 부분에서만 평균적으로 1인당 2,000만원을 강탈당했다.

지엠자본은 지방선거를 앞둔 집권세력을 압박하며 자금지원을 요청했다. 결국 지엠은 산업은행으로부터 8,100억 원의 자금지원을 얻어냈다. 그러나 이 금액은 한국지엠의 정상화에 사용되기보다 사실상 구조조정 비용으로 사용되었다. 이 과정에서 3,000여명의 노동자들이 희망퇴직으로 공장을 떠났다. 정년을 앞둔 노동자들은 주변의 눈치를 견디지 못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공장을 떠났고, 희망퇴직을 거부한 500여명의 군산공장 노동자들은 기약 없는 무급휴직으로 내몰렸다.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 200여명은 한순간에 해고되었다.

뒤이어 지엠자본은 곧바로 한국지엠 부평2공장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주간조, 야간조 2교대운영을 1교대(주간만 일하는 운영방식)로 전환한 것이었다. 이는 인원축소를 동반할 수밖에 없는 구조조정이었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그동안 정년퇴직, 희망퇴직을 통해 빈자리가 생긴 곳으로 전환배치되면서 그나마 고용을 유지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인원의 절반이 고용불안에 내몰리게 되었다. 비정규직 안에서도 2~3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관리자들의 해고 협박에 시달리다 그중 상당수가 해고되었다. 1차 사내하청 노동자들도 약간의 위로금 같은 유인책과 무급휴직 협박으로 공장에서 내쫓긴 건 마찬가지였다.

그와 동시에 지엠자본은 연구개발법인 분리를 강행했다. 디자인연구소, 기술연구소 등 핵심부서를 생산공장과 분리시켜서 한국지엠을 생산하청공장으로 전락시켰고 쉽게 폐쇄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버렸다. 노동자들의 저항으로 법원에 의해 법인 분리가 중단됐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연말에는 인천KD(자동차 부품을 포장, 수출하는 공장)를 폐쇄했다. 이 또한 정규직 노동자들은 부평공장으로 전환배치되었지만, 남아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전원 해고되었다.

군산공장 폐쇄, 희망퇴직, 임금 강탈, 국민혈세 8,100억 원 강탈, 부평2공장 축소, 인천KD공장 폐쇄, 비정규직 해고, 연구개발법인 분리, 이 모든 구조조정이 2018년 한 해에 일어났다. 지엠자본은 자체 구조조정 계획을 일방적으로 추진했고, 정부와 산업은행은 이러한 지엠의 구조조정에 부화뇌동하며 끌려갔으며, 정규직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의 단결된 투쟁을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결국 구조조정을 통한 폐해는 노동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었다. 노동자들은 임금삭감, 희망퇴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해고로 피멍이 드는 한 해를 겪어야 했다.

2019년, 지엠자본의 구조조정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지엠자본의 구조조정은 2019년에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그 구체적 상황은 다음과 같다.

① 노동조합을 무력화하는 신설법인의 단협 개악

가장 먼저 지엠자본은 법인분리로 인해 새로운 회사로 옮긴 노동자들에게 단협 개악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기존 한국지엠 노조의 조합원이 새로운 신설법인으로 소속만 변경된 것에 불과하지만, 한국지엠이 새로 설립한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 이하 신설법인)는 단체협약을 승계하지 않고 조합비 공제도 거부하며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할 것을 고집하고 있다.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 지엠자본의 의도는 단체협상과정에서 드러났다.

지난 3월 14일 신설법인이 제출한 단체협약 개악안을 몇 가지 살펴보자. 한국지엠의 단체협약을 보면 “회사의 합병, 정리, 해산, 양도 및 공장이전, 사업장 단위 및 차종 단위의 사업양도 등 노조원의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중요한 사항은 90일 전에 노조에 통보하고 노사간 협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외주화와 관련해서도 “회사는 노조원과 관련된 모든 작업일체 또는 일부를 외주처리 및 용역으로 전환하고자 할 때는 90일전에 노조에 통보하고 협의하여야 한다. 단, 세부적인 사항은 고용안정특별위원회에서 다룬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신설법인은 90일전 통보와 노사간 협의 항목을 모조리 삭제하고, 공장의 폐쇄, 외주화 등과 관련하여 회사가 “결정한 경우 통보한다”라는 문구의 개악안을 제시하고 있다. 한마디로 앞으로는 노동자들의 눈치 보지 않고 마음대로 공장을 폐쇄하고 외주화를 하겠다는 것이다.

기존에 폐지되었던 성과연봉제 또한 다시 부활시키려고 하고 있다. 성과연봉제는 한마디로 자본가가 아무런 부담 없이 노동자들을 통제하기 쉬운 제도이다. 관리자에 대한 정당한 항의도 낮은 고과로 이어질 수 있고, 낮은 고과가 두 번 계속될 경우 해고까지 할 수 있다. 박근혜 정권이 추진했던 저성과자 해고가 사실상 가능해지는 것이다. 단협 개악은 징계항목에서도 드러난다. 관리자에게 밉보일 경우 사소한 지각, 조퇴까지도 인사위원회 회부되어 징계될 수 있고, 노동조합에 사소한 정보를 얘기하는 것조차 징계대상이 되는 등 한마디로 노동자를 길들이고 통제하는 내용으로 가득 차있다. 더불어 법원이나 노동위원회 등에서 부당한 해고로 판명나면 바로 복직할 수 있는 기존 단협안조차 삭제를 요구했다. 자기 입맛대로 노동자들을 통제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노동조합 활동과 관련해서도 총회는 1년에 2시간으로, 대의원대회는 매년 4회 (1회당 2시간)으로 대폭 축소함으로써 노동조합 활동 자체를 약화시키겠다고 하고 있다.

지엠은 법인분리를 강행하면서, 생산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지엠의 연구개발 용역물량을 더욱 확보할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러나 그 실상은 노동조합을 무력화하여 자본가들에게 천국 같은 공장을 만들려는 것이고, 향후 계획하고 있는 구조조정을 손쉽게 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② 고용불안을 불러오는 부품물류 공장폐쇄

1월초 신설법인 설립을 완료한 지엠자본은 또다시 공장폐쇄를 발표했다. 설 연휴를 앞둔 지난 1월 29일 지엠자본은 ‘부품창고의 효율적 운영 및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인천에 있는 부품물류공장을 세종부품물류(한국지엠 부품물류공장의 하나로 세종시 근처에 있다)와 통합한다며 협의요청을 했다. 인천부품물류 공장은 지엠자본의 입장에서도 계속 흑자를 내던 공장이었는데도 지엠자본은 이와 무관하게 자신의 구조조정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인천부품물류 공장 통폐합운영과 관련하여, 지엠자본이 이미 공장부지 계약을 해지한 사실이 나중에 드러났다. 한마디로 공장폐쇄는 기정사실이고 노동자들과는 후속사항들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③ 시시각각 약속을 지키지 않는 지엠자본

2019년 들어 지엠자본의 구조조정은 단협 개악, 부품물류공장 폐쇄 외에도 공장 곳곳에서 크고 작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계속 진행되고 있다. 상당수는 지엠자본 스스로가 한 약속을 뒤집어서 발생한 일들이다.

우선 지엠자본은 작년 부평2공장을 주야간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하면 휴업일수가 줄고 잔업, 특근은 늘어날 것이라며 말하며 노동자들의 동의를 요구했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1교대 전환에 대해 군산공장 폐쇄 때와 같은 길을 가는 것이라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해고로 이어진다며 반발했다. 결국 1교대 전환이 지엠자본 주장대로 이루어졌으나 2019년 말 다시 2교대로 전환하는 것을 전제로 달았다. 하지만 불과 3~4개월 만에 1교대로 전환된 부평2공장의 휴업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휴업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던 지엠자본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게다가 지엠자본은 잉여인원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생산속도 하향조정을 또다시 요구하며 고용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올해 말 2교대 복귀 약속이 지켜질지에 대한 의혹도 커지고 있다.

법인분리도 마찬가지다. 지엠자본은 법인분리만 되면 3개의 연구개발물량을 신설법인에 배정하겠다고 확약한 바 있다. 하지만 신설법인이 개발할 것이라던 차종 일부가 중국으로 이전되었다는 사실이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다. 지엠자본이 노동자들을 상대로 말장난을 한 것이 이번에도 드러난 것이다. 신설법인으로 이동한 기술연구소 소속 노동자들은 순환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이 밖에도 엔진공장의 경우 기존 엔진 생산이 올해 상반기에 마무리되지만, 지엠자본이 약속했던 신규엔진 생산은 늦춰지고 있다.

한국지엠 구조조정 분쇄투쟁의 출발점은 ‘계급적 단결’이다

2018년 벽두에 시작된 지엠자본의 구조조정이 2019년에도 계속되고 있다. 법인분리 이후 단협 개악을 통한 노동조합 무력화, 부품물류 공장 폐쇄 등 구조조정이 지속되고 있다. 지엠자본은 스스로 약속한 것들을 하나 둘 뒤집고 있다. 불법파견, 비정규직 해고에 대해서는 시간끌기로 일관하고 있다. 반면 한국지엠 노동자들의 투쟁은 현안별로 산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단협 개악 저지투쟁, 부품물류 폐쇄 저지투쟁, 비정규직 해고자 복직과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이 각 단위별로 힘겹게 진행되고 있다. 고용불안에 노출되어 있는 노동자들의 불만을 모아내는 노동조합의 지도력은 여전히 취약한 상황이다.

그간 지엠대우부터 한국지엠으로 이어지는 지엠자본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항상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우선 해고되는 아픔을 겪어왔다. 2009년 지엠의 파산 때에도, 2014~15년 군산공장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2018년 군산공장 폐쇄 과정에서도, 전환배치, 인소싱 등을 통해 비정규직은 우선 해고되었다. 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이 쟁점이 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은 내팽개쳐지기 일쑤였다. 평상시 원하청 단결, 총고용 보장은 당연한 것처럼 이야기되지만, 구조조정의 순간이 되면 이러한 원칙은 어쩔 수 없이 지킬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지금부터라도 이러한 현실을 끊어내야 하지 않을까?

그 사이 의미 있는 투쟁 또한 진행되고 있다. 인천부품물류 폐쇄저지 투쟁이 그것이다. 현재 인천 만석동에 위치해 있는 부품물류 공장은 134명의 노동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생산직 50여명, 사무직 50여명, 비정규직 10여명이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왔다. 인천부품물류 노동자들은 지엠자본이 공장폐쇄를 발표한 순간부터, 정규직·비정규직, 생산직·사무직 구분 없이 공청회를 함께 진행했고, 현재는 출근선전전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한국지엠에서 오랜만에 원하청 공동투쟁의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첫 출발을 잘 디딘 만큼, 마무리도 함께 할 수 있도록 투쟁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지엠자본은 10여명 밖에 되지 않는 비정규직을 해고하여 얼마 되지 않는 비용이라도 절감하려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분리하는 등 노동자들을 교란시키고자 할 것이다. 그러나 인천부품물류 노동자들은 출근선전전에서 똑같은 노동자로 함께 공장폐쇄를 막아내자고 외치고 있다. 그 외침대로 노동자가 하나되어 일자리를 지키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

한국지엠 구조조정 분쇄투쟁은 이러한 계급적 단결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지엠자본의 구조조정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는 지엠자본이 식은 죽 먹기로 여겼던 비정규직 해고부터 막아내는 것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 이를 시작으로 해서, 공장축소와 폐쇄의 방향으로 가고 있는 지엠자본의 구조조정을 막아내기 위한 노동자 전체의 계급적 단결과 공장내외 연대를 구축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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