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와 청년이 함께 울산에서 반자본주의를 외치다: 2021년 노동자-청년 반자본주의 울산지역 연대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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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회주의자]

“문제는 자본주의다”, 2021년 노동자-청년 반자본주의 울산지역 연대방문단이 힘차게 출발하다

2021년, 청년과 노동자들의 삶은 이보다 더 악화되기 힘들 정도로 악화된 상황이다. 해고와 실업이 만연하고, 취업난으로 청년들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으며, 그런 와중에 그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오르기만 하는 집값과 전세금, 월세 때문에 빈곤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문제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그 자체를 건드리는 투쟁을 해야만 한다는 결론은 쉽게 도출해낼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청년들과 노동자들의 삶의 문제 해결을 위해 자본주의 그 자체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자본주의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와 청년의 새로운 연대투쟁의 상을 만들고자 진행된 활동이 있다. 7월 16일부터 17일까지 1박 2일간 진행된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주최 “2021년 노동자-청년 반자본주의 울산지역 연대방문” 활동이다.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은 청년들이 겪는 문제들에 대해 사회주의적 관점의 대안을 제시하며 투쟁·실천하고, 청년들 사이에서 사회주의의 선전 보급을 확대함으로써 사회주의 운동을 강화 발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2019년 11월 10일 출범한 단체이다(관련 기사: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이 결성되다: “지금이야말로 청년 사회주의 운동을 가시화할 때”」). 이러한 목적을 가지고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은 그간 사회주의 학습, 청년X사회주의 포럼,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행동의 날 등 활발한 사업을 벌여왔다. 그리고 올해에는 청년들과 노동자들이 함께 반자본주의를 공개적으로 외치는 투쟁을 만들어내고자 2021년 노동자-청년 반자본주의 울산지역 연대방문단을 조직하여 노동자들의 도시인 울산으로 연대방문을 가게 된 것이다. 한편 이번 연대방문의 또 다른 주체는 울산지역 노동자들이었다. 울산에서는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과 버스 노동자 등이 청년들과 함께 사업을 준비했다. 연대방문에 함께한 울산지역 노동자들은 주로 울산 동구의 노동자학습관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연대방문에는 총 12명의 청년들이 참여하였는데,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에서 주최하는 학습을 비롯한 여러 사업들을 통해 사회주의를 접한 청년, 사회주의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부해보았는데 이제는 이것을 실천으로 녹여 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참여한 청년, 자신이 살고 싶은 곳에서 살지 못하고 취업을 위해 ‘인서울’ 대학교를 다녀야만 하는 현실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이러한 현실을 바꾸고 싶다며 참여한 청년,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공부나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을 하며 살고 싶은데 그걸 못 하게 막고 있는 자본주의 세상을 바꿔보고 싶다며 참여한 청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힘들어하다가 힘을 되찾고자 참가한 청년, SNS에서의 연대방문단 홍보를 보고 참가신청을 한 청년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였다.

울산으로 출발하면서 연대방문단 황종원 단장은 “청년들이 힘들다는 얘기, 너무 오랫동안 들려왔고 청년들은 너무 오랜 시간 고통받아 왔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끝물로 가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겪는 고통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연대활동을 기세 있게 하고 오자.”며 참가자들을 북돋았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연대방문단원들은 너나할 것 없이 “문제는 자본주의다”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하였다.

이번 연대방문은 코로나19 유행 관련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고려하여 천안에서 출발하였고,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되는 울산에서도 방역수칙을 꼼꼼히 준수하면서 일정을 진행하였다.

[사진: 사회주의자]

첫째 날: 현대중공업 앞에서 노동자들과 청년들이 반자본주의를 외치다

울산에 도착한 연대방문단을,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이성호 지회장을 비롯한 울산의 노동자들이 환영해 주었다. 이성호 지회장은 “잘못된 구조를 바꾸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앞으로 자본주의를 갈아엎을 수 있는 힘을 키워서 노동자 민중이 잘 사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나가자.”고 하였다.

“대안이 나왔으면 좋겠다”, “자본한테 굴복하지 말자”: 서진이엔지 노동자들과의 간담회

연대방문의 첫 번째 일정은 현대건설기계 하청업체인 서진이엔지 노동자들과의 간담회로 시작되었다. 서진이엔지 노동자들은 작년부터 원청인 현대중공업 자본의 노조탄압과 폐업에 대해 저항하며 만 1년동안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관련 기사: 「서진이엔지 하청노동자들, 현중자본의 노골적 탄압에 맞서다」) 서진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된 이유가 현장의 불평등한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였다면서 자본가들과 싸워서 현장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연대방문단원들은 서진 노동자들이 어떠한 생각으로 투쟁에 임하고 있는지를 묻기도 했고, 또 서진 노동자들은 연대방문단원들에게 사회주의에 대한 편견 같은 것으로 인해 활동상에 어려움을 겪지는 않는지를 질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의 김민재 운영위원장은 “지금 청년들의 분위기는 더 돌려 말할 것 없이 국힘이건 민주당이건 보기 싫고 대안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게 어떤 사상과 이론이건, 아무리 빨갱이건 뭐건, 자기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열망이 강한 분위기다. 그래서 오히려 운동을 접하지 않은 청년들한테 문제가 자본주의 아니냐는 이야기, 사회주의 해보면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하면, 의외로 쉽게 받아들인다.”고 답하였다. 서진 노동자 중 한 명은 이 자리에서 “돈에 굴복하는 모습에 대해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이라고 인터넷에서도 얘기하는데, 그걸 생각하면서 현대중공업 안의 상황을 보니까 노동자들이 자본한테 굴복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 자기가 처한 상황을 정확히 인지를 못 하고 어찌되었건 돈만 받으면 된다는 식으로 노예같이 일하고 있는데, 다들 그걸 잘 모르고 있다.”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사진: 사회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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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은 원·하청 노동자가 진짜 주인이다”
“자본주의는 고장났다! 노동자세상 쟁취하자!”
현대중공업 정문 앞 반자본주의 선전전

간담회를 마친 뒤 서진 노동자들을 비롯한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들과 연대방문단원들은 현대중공업 정문 앞으로 이동하여 선전전을 진행하였다. 선전전에서 발언자들은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탄압하는, 특히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사고에 대해서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현중자본을 규탄하면서, 자신의 삶의 문제에서 출발하여 반자본주의 문제의식으로 나아가는 취지의 발언들을 퇴근하는 노동자들과 주변을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하였다. 그리고 “노동자 청년 단결하여 자본주의세상 박살내자!”라는 구호를 힘차게 외쳤다.

[사진: 사회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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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이 날 선전전에서 나온 발언들 중 일부이다.

  • “많은 노동자들의 피땀으로 조선소를 이루어냈다. 그런데 왜 노동자들이 이렇게 힘들고 어렵게 일해야만 하는가. 그래서 노동자와 청년들이 썩어빠진 자본주의를 바꾸자고 함께 모였다.”
  • “470명이라는 노동자들이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는 한영석(현대중공업 대표이사)은 구속되어야 한다.”
  • “원하청 노동자들이 힘든 이유는 개별 자본가 하나하나 때문이 아니다. 전국에 수많은 투쟁사업장이 있다. 개별 자본가가 아니라 전체적인 자본주의 체제를 바꿔야 한다. 썩어가는 자본주의 무너뜨리고 노동자 민중이 주인되는 세상 만들어야 한다.”
  • “470번째 사고가 발생할 동안 정몽준과 정기선은 처벌은 커녕 책임지는 꼴을 못 봤다. 현장의 주인이 노동자들이면 산재를 막을 수 있을 것인데 그걸 막는 게 자본주의 아닌가. 더 이상 참지 말자. 자본주의 영원한 거 아니다. 그 말은 우리가 겪는 고통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이다. 반자본주의로 뭉치자.”
  • “실업을 반복하며 구직중이다. 일할 만한 일자리에서 평범하게 일하고 싶다. 자본가들이 경쟁구도를 만들어 조금이라도 더 착취하려고 정규직, 비정규직, 특수고용, 프리랜서 나누고 있는데 더 이상 가만히 못 있겠다. 월세를 못 내서 반지하 방에서 쫓겨나고 아무리 일해도 생활임금도 못 벌고 끝없이 경쟁해야 하는 삶에서 벗어나고 싶다. 자본주의 안에서 우리는 너무 힘들어지고 외로워진다. 더 이상 분열되고 소외되지 않는 평범하고 안전한 일상을 살기 위해 계속 노동자로서 연대하고 투쟁할 것이다.”
  • “사람을 적게 뽑다 보니까 경쟁이 과열될 수밖에 없다. 해결책은 노동시간을 주30시간으로 단축하여 일자리를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청년들 사이에서의 경쟁을 줄이고, 청년들끼리 싸우기보다는 사회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우리가 그냥 조금 더 잘 살고 싶다, 조금 더 평등하게 살고 싶다, 신자유주의 반대한다, 조금 더 공공성을 원한다 이런 식으로 돌려 말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문제는 자본주의다’라고 말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우리는 도저히 더 이상은 돌려 말할 여유가 없을 정도로, 세상이 바뀌는 걸 기다릴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나를 괴롭히는 이 세상의 이름, 돌려 말하지 말고 자본주의라고 정확하게 말해야겠구나, 이렇게 깨닫게 되어서 울산으로 내려온 것이다. 현대중공업 공장의 주인은 누구인가? 정몽준도 아니고 정기선도 아니고 권오갑도 아니고 바로 노동자 여러분이 이 공장의 주인이다. 그런데 일터에서 오히려 죽음을 당하고 잘리고 모멸감을 느끼고 착취당하는 건 뭐 때문이겠는가? 자본가가 이윤을 위해서 노동자를 착취하는 것이 지극히 합법적인 자본주의 세상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노동자든 청년들이든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시간을 낭비할 여유가 없다. 지금 당장, 우리를 괴롭히는 이 체제의 이름, 자본주의를 정확히 부르고, 자본주의와 싸워야 한다.”

[사진: 사회주의자]
사내하청지회 이성호 지회장은, “청년들과 노동자들이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반자본주의를 이야기하는 건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번 선전전의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선전전에 결합한 현대중공업 노동자들도 이에 한껏 고무된 분위기였다.

“아래로부터의 사상적 통일을 통한 화학적 결합을 이루어야 한다”: 현대중공업 원하청 활동가들과의 반자본주의 좌담회

선전전을 마친 뒤 현대중공업 노동자들과 연대방문단원들은 울산 동구에 위치한 울산 노동자학습관으로 이동하여 반자본주의 좌담회 시간을 가졌다. 이 날 좌담회는 두 가지 주제로 진행되었는데, 첫 번째 주제인 ‘원하청 공동투쟁 평가 및 과제’의 발제는 현대중공업 투쟁하는활동가모임의 김대환 동지와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의 지회장인 이성호 동지가 맡았다. 그리고 두 번째 주제인 ‘왜 반자본주의 투쟁인가’의 발제는 2021년 노동자-청년 반자본주의 울산지역 연대방문단 단장인 황종원 동지와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지회장 이성호 동지가 맡았다.

첫 번째 주제인 ‘원하청 공동투쟁 평가 및 과제’에서 김대환 동지는 하청노조가 건설된 이래로 전반적 권한을 가진 정규직 어용노조가 하청노조와 함께 투쟁하려고 하는 흐름을 방해하면서 조합원들에게 어려운 조건을 만들었던, 그래서 어용노조를 상대로도 투쟁해야 했던 경험을 이야기하였다. 그러면서 김대환 동지는 하청노조가 정규직에 대한 의존성을 벗어나야 함을 역설하였다. 이성호 동지는 현대중공업 원하청 공동투쟁의 역사를 소수의 원하청 노조간부들만의 공동투쟁으로 진행된 2015년의 상징적 결합, 원하청 노동자 대중들의 최초의 공동투쟁이 이루어진 2019년의 물리적 결합으로 구분하고, 이제는 상징적 결합이나 물리적인 결합을 넘어, 아래로부터의 사상적 통일을 통한 화학적 결합을 이루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것을 위해 조합주의 및 의회주의를 극복하고, 반자본주의 투쟁방향을 정립하며, 아래로부터 원하청 공동투쟁의 토대를 구축하고 주체를 형성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하였다. 현대중공업 자본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원하청 노동자들의 단결인데, 그 전제조건은 하청노동자들이 정규직노조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독자성을 갖고 스스로 싸워서 뭉치는 ‘비정규직 독자성’이고, 하청노조만의 독자적인 현장 투쟁을 전개하고 독자적 파업을 조직 및 성사시켜야 함을 강조하였다.

두 번째 주제 ‘왜 반자본주의 투쟁인가’에서 황종원 동지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청년들은 이미 일자리, 주거, 부채문제 등으로 힘들었는데, 코로나19가 종식된다고 이 문제가 종식되지는 않을 것이며, 청년 문제의 주범은 자본주의임을 강조하였다. 황종원 동지는 자본주의는 발전을 거듭할수록 일자리가 늘어나기는커녕 ‘고용 없는 성장’의 국면으로 접어들고, 토지와 주택이 사적으로 소유되고 상품으로써 매매되어 주택이 건물주들의 돈벌이 수단이 되며, 일자리를 얻기 위해 교육받을 돈이 모자라면 빚을 져야 하는 등, 청년들이 겪는 삶의 문제는 자본주의가 그 근본 원인임을 밝혔다. 그리고 지금 청년들은 좌로부터의 대안을 요구하고 있으며, 청년들이 자본주의가 문제라는 것을 명확히 알고 스스로의 삶을 바꾸기 위해 정치적 주체로 서서 자본주의에 맞서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상황은 바뀔 것이라고 역설하였다. 이성호 동지 역시 조선소 원하청 노동자들의 삶이 힘들고 어려운 이유는 자본주의 때문이라며, 노동자 스스로가 대안을 쟁취해야 한다고 하였다. 노동자가 하나로 단결 못하는 이유는 자본주의 틀 안에서 답을 찾으려 하기 때문인데, 자본주의를 반대하고 넘어서려 하면 자연스럽게 원하청 모든 노동자의 해고를 반대하게 되므로 단결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자유발언에서 청중들은 다양한 소감을 말하였다. 한 연대방문단원은 정치인과 엘리트들은 우리 문제를 해결 못하고,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우리 노동자들뿐이므로 다 같이 힘내자는 말을 하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울산 노동자학습관의 이옥자 부관장은 여성해방으로 가는 길에 자본가들이 걸림돌이 된다는 점을 사람들에게 깨닫게 해주고, 널리 알리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또 반자본주의 투쟁 요구를 현장에서 어떻게 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으며, 반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기치를 내걸고 노동자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꿈에 그려왔는데 그것이 오늘 현실로 이루어진 것 같다는 소감도 나왔다. 한 현대중공업 노동자는 청년들이 사회주의 이야기를 당당하게 하는데서 희망을 보았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사진: 사회주의자]
[사진: 사회주의자]

둘째 날: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및 버스노동자들과 반자본주의로 연대하다

둘째 날 오전에는 울산과학대 앞에서 7년째 복직투쟁을 이어오고 있는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의 천막농성장을 연대방문하였으며, 울산 버스 활동가 연대회의와의 간담회를 가진 뒤 오후에는 꽃바위 버스 차고지 입구에서 반자본주의 선전전을 진행하였다.

“노동자도 싸우면 이긴다”, “연대를 통해 배우고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농성장 연대방문

농성장을 방문한 연대방문단원들에게, 김순자 지부장은 그간의 투쟁 경험들을 이야기하였다. 개교 초기에 학교 측에서는 청소노동자들에게 식사조차 제공하지 않아서 밥을 직접 해 먹어야 했는데, 식사를 제공하라고 요구하니 해고당했으며, 그래서 농성을 시작한 청소노동자들을 학교 측에서 강제로 끌어냈고, 이 날이 공교롭게도 여성의 날이어서 전국적으로 학교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었고, 그 덕에 연대자들도 많이 결합하여 승리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 그 뒤 2014년에 실질적인 생활이 가능한 수준으로 임금을 인상해달라는 투쟁을 하니까 학교 측에서 다시 청소노동자들을 해고했으며, 그렇게 시작된 투쟁이 7년을 지나 지금까지 온 것이라는 이야기를 공유하였다. 김순자 동지는 이전까지 청소노동자들이 다들 숨어 지내다가,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이 투쟁해서 이김으로써 청소노동자도 싸우면 이길 수 있다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심어줄 수 있었다면서, 처음의 투쟁에 대해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대정부투쟁과 여론화가 필요하다며, 지금 하고 있는 투쟁도 울산과학대 학생들이 연대해주었더라면 진작에 승리했을 거라며 청년들의 연대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연대방문단원들은 청소노동자 투쟁에 연대할 방법을 질문하기도 했고, 연대를 위해 이기주의를 극복하려면 반자본주의 같은 사상을 통해 모두를 묶는 것이 필요할지에 대한 질문도 하였다. 김순자 동지는 이에 대해 그런 사상이 필요하다며, 자신이 2006년에 장애인 이동권 투쟁에 참여했을 때 ‘하늘이 보고 싶어서 시설을 탈출했다’는 장애인 동지의 발언을 듣고 크게 공감했던 경험을 예로 들면서, 그러한 연대의 경험을 통해 배우고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연대방문단원들도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니 투쟁의 의지가 생긴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 사회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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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조 세우고 완전공영제 쟁취해야”: 울산 버스 활동가 연대회의와의 간담회

이후 연대방문단은 울산 노동자학습관에서 울산 버스 활동가 연대회의의 동지들과 함께 ‘울산 버스 민주화 투쟁의 현재와 향후 과제’라는 주제로 간담회를 하였다. 이 날 간담회를 진행한 전 민주버스본부장 최종 동지는 현재 서울시 등지에서 시행되고 있는 준공영제를 거부하고 완전공영제와 자주기업을 쟁취하려 한다는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하였다. 준공영제는 민간회사들의 적자를 다 세금으로 메꿔주면서 사업주들의 이윤을 챙겨주는 것이며, 그럼에도 사업주는 실제보다 적자를 더 부풀려 신고하는 등 별도로 이윤을 더 남기려고 하기에 결국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밖에 없고, 노동조건도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노총 소속이 대부분인 현재의 버스 노동조합을 민주화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완전공영제 등을 쟁취해내야 한다고 하였다. 간담회에 함께 참여한 울산 버스 활동가 연대회의 동지들은 지역에서 토호세력과 버스 사업주들이 결탁하여 노동자를 착취하는 탓에 30일 근무 중 5일밖에 쉬지 못한다거나, 임금도 낮아 많은 버스노동자들이 빚을 내서 육아를 한다거나, 연차를 지급하지 않는 사측에 대해 항의했더니 인사이동으로 탄압하는 등, 버스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현실에 대한 사례들을 이야기해 주었다.

[사진: 사회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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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일자리를 안정적인 일자리로” 꽃바위 차고지 입구 반자본주의 선전전

연대방문단은 마지막 일정으로 꽃바위 차고지에서 버스 노동자들과 함께 선전전을 진행하였다. 선전전에서는 아래와 같이 현행 버스업계의 모순을 폭로하고, 버스노동자들과 청년들이 삶의 절실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본주의에 맞서 싸우자는 내용의 발언들이 나왔다.

  • “울산 버스 적자의 95%를 세금으로 메꾸고 있다. 그런데도 울산시가 버스노동자들의 코로나 백신휴가 같은 것들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 버스노동자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 “회사는 시에 책임을 떠넘기고 시는 회사에 책임을 떠넘기고, 누가 버스노동자와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가?”
  • “노동조합이 있으나마나한 어용노조다. 우리가 단결해서 민주노조로 바꿔내지 않으면 이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 완전공영제 쟁취해서 우리 버스노동자가 시민들에게 사랑받고 당당한 노동자로서 일하는 그런 환경을 쟁취하자.”
  • “노동자들이 고통을 호소해도 장시간 노동이 자본가들에게 막대한 이윤을 주기 때문에 자본가들은 계속 그렇게 노동을 시킨다. 운전대 한번 안 잡고 액셀 한 번 안 밟는 사장들이 이 버스회사의 주인일 이유가 무엇이 있는가? 또한 저 버스회사 이윤을 사회에서 굳이 세금까지 내가며 보전해줄 이유가 무엇이 있는가? 노동자들이 직접 관리하고, 더 나아가서는 무상으로 교통서비스 제공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이 곳에 미래의 노동자, 예비 노동자로 오지 않았다. 지금 당장 일자리가 없어서 고통 받는 실업자로,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고통 받는 노동자로 이곳에 왔다. 우리가 뭉치면 세상의 주인이 될 수 있다. 함께 새로운 싸움을 만들어가자.”
  • “청년은 이미 노동자이고 실업자다. 내 친구들은 공장에 취업하면서 손가락 하나 잘려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그런 노동환경에 내몰렸다. 대학생도 대부분 알바, 비정규직 노동 하면서 생활비, 월세, 학비 마련하고, 뼈 빠지게 일해도 월세 겨우 벌까말까 하면서 산다. 작년과 올해 대부분의 기업들은 새로 공채를 하지도 않았다. 이런 상황은 코로나 때문이 아니며, 세계대공황에 의해 촉발된 것이다. 우리는 반자본주의를 향해 투쟁해나갈 것이다.”
  • “미친 듯이 오른 집값, 너무나도 좁은 취업문.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에 살면서 그 비용 대기 위해 알바를 해야 해서 취업을 준비할 수조차 없는 청년들이 수두룩하다. 고독사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대가 예전에는 60대 이상이었는데 지금은 20~30대라고 한다. 청년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미친 사회다. 우리는 안정적인 일자리와 안정적인 주거환경이라는 기본적인 조건 위에서, 책도 많이 읽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당당해지고 가슴도 뛰는 활동도 하면서 살아야 하고, 학문이나 취미도 하나하나 해 보면서 살아갈 수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자본주의에서는 자본의 이해관계에 의해 이런 것이 절대 불가능하다. 이제는 자본주의가 우리를 인간답게 살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하자.”
  • “버스노동자들은 장시간 고강도 노동으로 신체질환과 정신적 고충을 겪는다. 우리가 이렇게 고생하면서 착취당하면서 사는 이유는, 자본주의 때문이다. 자본주의에서는 생산수단의 주인이 노동자가 아니라 자본가다. 세상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은 노동자인데도 우리는 주인이 아니고, 우리 노동력을 자본가들한테 팔고 그 대가로 하루하루 먹고 살 돈만 받는다. 이런 현실은 바꿔야 한다. 자본주의 없애고 노동자가 이 세상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생산수단을 노동자가 장악하고 민주적으로 계획해서 통제하고 어떻게 운영할지 스스로 정하고, 이렇게 된다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들을 어떻게 무시할 수 있겠는가. 청년과 노동자가 함께 힘을 합쳐서 자본주의 때려 엎어야 한다. 그리고 노동시간 단축해서 일자리를 나누면 청년들 실업문제 해결도 가능하고, 노동하다 힘들어서 죽고 다치는 일도 더 이상 없을 것이다.”

[사진: 사회주의자]
[사진: 사회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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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전 참여자들은 차고지 입구를 오가는 버스노동자들에게 자본주의를 함께 극복하자는 발언을 하고 구호를 외쳤다. 몇몇 버스노동자들은 버스를 몰고 나가면서 선전전 대오를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를 보내기도 했다.

“노동자 청년 하나되어 자본주의 박살내자”
울산 최초의 반자본주의 연대활동, 힘찬 결의를 다지다

연대방문단원들은 꽃바위 차고지에서의 선전전을 마치고 서울로 출발하기 전, 이번 일정에 함께해준 울산의 노동자들과 함께 소감을 나누었다. 연대방문단에 참가한 청년들은 “발언도 해 보고 여러 노동자분들도 만나게 되어서 즐겁고 뜻깊은 시간이었다.”, “앞으로 사회주의 공부도 열심히 하고 투쟁도 열심히 해서, 새로운 세상 함께 건설해나가는 동지가 되고 싶다.”, “실천을 해볼 수 있었고, 격동의 시대를 살아온 노동자분들과 현장 노동자분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들을 수 있어서 힘을 얻었다.”, “현장의 많은 노동자분들의 열기와 투쟁에 대한 열의를 깨닫게 되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노동자분들을 직접 만나 뵙고 실제로 얘기도 들어보고 하면서, 우리가, 그리고 노동자들이 다 뭉치면 자본주의를 철폐할 날도 얼마 안 남았다는 희망도 들어서 좋았다.”, “서울에서도 이런 투쟁을 다시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등의 긍정적인 소감들을 이야기하며 이번 연대방문이 보람된 경험이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울산의 노동자 동지들도 “청년동지들이 이렇게 연대 온 걸 보니 너무 고맙고 가슴이 뿌듯하다. 분명히 우리가 바라는 세상이 오리라고 믿는다.”, “청년동지들에게 우리 노동자들도 많이 배운 것 같다. 청년들이 한 발언들을 가슴에 깊이 새기겠다. 앞으로도 동지들에게 새로 배우는 느낌으로, 새롭게 다시 태어난 느낌으로 활동해 나가겠다.”, “청년 동지들을 통해서 자본주의에 문제점이 많은 것을 다시 제대로 확인하게 되었고, 무엇을 해야 할지를 많이 깨닫게 되었다. 노동자들이 주인되는 세상까지 갈 수 있도록, 동지들과 같이 끝까지 같이 했으면 좋겠다.”, “울산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의 투쟁들이 있었지만 이렇게 반자본주의를 외치면서 공개적으로 선전선동을 한 것은 울산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앞으로 이런 투쟁들이 광범위하게 일어나야지만 노동자들이 신명나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이번 투쟁을 통해서 느껴졌다.”, “울산뿐만이 아니라 전국에서, ‘문제는 자본주의다’라는 구호가 퍼져나가길 바란다.”면서, 이번 활동을 통해 자극을 받은 모습을 보이며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함께 “노동자 청년 하나되어 자본주의 박살내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전체 일정을 마무리하였다.

[사진: 사회주의자]

이번 2021년 노동자-청년 반자본주의 울산지역 연대방문은 상술했듯이, 청년들과 노동자들의 삶의 문제 해결을 위해 자본주의 그 자체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자본주의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와 청년의 새로운 연대투쟁의 상을 만든다는 취지로 진행된 활동이었다. 그리고 그 취지에 맞게 참가자들은 자기 삶에서 겪는 문제가 자본주의에 의한 것임을, 그리고 자신은 노동자계급이며 자기 스스로의 해방은 반자본주의를 전면화하면서 투쟁하는 데서 이루어질 수 있음을 소리 높여 공개적으로 외쳤다. 그 과정에서 함께 한 청년들과 노동자들은 서로를 통해 자극받으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이번 연대방문은 처음으로 울산에서 반자본주의를 전면에 내걸고 진행한 활동이라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그 중에서도 한국 자본주의의 아성이라 할 수 있는 현대중공업 앞에서의 반자본주의 선전전은 사내하청지회 이성호 지회장의 말처럼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연대방문은 기존 운동과는 다른 투쟁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학생운동 활동가들이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하는 것을 일컬어 ‘노학연대’라고 한다. 학생운동이 활발하던 시기에는 이런 노학연대 역시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는 기본적으로 대학교를 중심으로 한 학생운동에 기반한 실천이었고, ‘대학생’이 아닌 청년 모두를 주체로 한 것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학생운동 자체가 이전만큼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요즘은 노학연대 자체도 이전만큼 활발하지 못하고, 노학연대가 이루어지더라도 자본주의 체제 그 자체를 넘어서겠다는 문제의식보다는 ‘정의’, ‘공공성’,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연대’ 수준의 의식에 머무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울산 연대방문에는 대학생에만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청년들이 참여하였고, 이들의 상당수는 기존 학생운동이나 노동운동의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었음에도 당당하게 “문제는 자본주의다” 구호가 쓰인 티셔츠를 입고 반자본주의를 스스럼없이 이야기하였다. 자본주의를 넘어서지 못하는 구호로 현안투쟁에 대한 연대에 머무르는 기존의 노학연대가 아닌, 새로운 주체들이 사회주의 이론과 실천을 통일시키는 새로운 노동자-청년 연대활동의 상을 만들어낼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1박 2일의 연대방문 일정을 모두 마치면서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의 김민재 운영위원장은 “여러분이 이번 울산지역 연대방문을 통해서, 특히 반자본주의 연대방문을 통해서, 노동자가 세상의 주인이라는 것을 깨닫고 노동자계급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살아야겠다, 노동자계급 입장에서 세상 바꾸는 것은 반자본주의 하는 거고 사회주의 하는 거다, 내가 앞으로 사회주의 운동을 하면서 살아야겠다, 이런 결심을 하시는 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는 당부를 하였다. 그리고 참가자들은 이에 박수로 화답하였다. 참여한 청년들이 투쟁의 경험을 통해 힘을 얻고 이전과는 다르게 세상을 보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살아가겠다는 결심을 할 계기를 만들어냈다는 것 역시 이번 연대방문의 큰 성과라 하겠다.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에서는 이번 울산 연대방문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여러 청년들과 노동자들이 반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실천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할 다양한 활동들을 모색하고 실천해 나아갈 것이다. 그 길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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