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각국의 2050년 배출제로 선언이 공문구에 그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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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기획] 『사회주의자』에서는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위기와 관련된 여러 이슈들을 사회주의 관점에서 설명하여 독자로 하여금 기후위기의 실상을 보다 제대로 이해하고 올바른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연재기사를 마련했다. 연재는 △배출감축 목표, △‘순’배출제로, △‘성장제일주의’, △‘정의로운 전환’, △‘시민’들의 청원운동 방식의 기후위기 대응 등에 대해 차례차례 논의할 예정이다. 이러한 연재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은 다름 아닌 『사회주의자』의 다양한 글들에서 이미 꾸준히 주장해왔던 바로, 기후위기의 원인은 자본주의이고 사회주의 생태운동을 형성해 기후위기에 맞서 싸우자는 것이다.

① 각국의 2050년 배출제로 선언이 공문구에 그치는 이유

② ‘순’배출제로의 문제점: 탄소 포집 기술은 사기다

③ 정의로운 전환, 기후운동판 ‘노동존중’을 넘어설 수 없다

우리는 이제 기후위기가 만인에게 완연히 드러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미국 NASA의 고다드우주연구소는 지난 7년이 기온 관측사상 가장 더운 7년이었다고, 2020년은 가장 더웠던 2016년과 동률을 이룬 해였다고 밝혔다. 작년 한해에만 전세계적으로 65세 이상 인구 중 30만 명가량이 기온상승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또 자연재해로 인한 손해액만 해도 2,100억 달러 규모에 달했다. 미국의 경우 국립해양대기청에 따르면, 2020년에만 22번의 자연재해가 발생하여 262명이 사망하고 950억 달러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것은 이전 최다기록보다 6번이나 더 많은 자연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서부 해안지역은 산불, 동부와 멕시코만 연안 지역은 허리케인과 열대성 폭풍, 중부에는 드레초(먼 거리를 빠르게 이동하는 폭풍의 명칭)와 토네이도가 수차례 발생했다.

한편 작년 한해 세계대공황 발발과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전세계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인위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 역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기상기구는, 202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19년 배출량과 비교했을 때 대략 4.2%에서 7.5% 정도 감소할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배출 감소로도 기후위기를 결코 막을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절대적인 배출량이 매우 큰 상태라 설령 작년과 같은 감소가 일어나더라도 대기 중에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작년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역시도 상승 추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말만 하며 몇 년을 허송세월 하면, 인류는 심각한 생존의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다. 기후위기가 파국으로 치닫기 전에 시급히 행동에 나서서 인간이 발생시키는 온실가스의 배출을 과감히 감축해 들어가야 한다. 이런 이유에서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행동의 목표가 될 대기 중 온실가스 배출감축 목표 설정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왜 2030년 50% 배출감축, 2050년 배출제로인가?

1980년대 말 지구온난화 현상 및 그것이 인류에게 미치는 영향이 과학적으로 인정되면서 그에 대한 국제적 대응노력이 시작되었다. 1988년 유엔 총회의 결의에 따라 국제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를 창설했다. 1990년 12월 유엔 총회에서는 ‘기후변화에 관한 기본 협약(줄여서 기후변화협약)’을 마련하기 위한 ‘국가간 협상위원회’를 설립했고, 1992년에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지구정상회의(정식 명칭은 ‘환경 및 개발에 관한 유엔 회의’)가 열려 ‘기후변화협약’이 채택되었다. 기후변화협약은 ‘부속서 1’에 속한 42개 국가들은 1990년 수준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기후변화협약은 협약의 최고기구로서 당사국총회를 개최하여 협약의 이행사항 검토와 이행 촉진을 위한 결정을 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당사국총회가 정기적으로 열리게 되었는데, 일본 교토에서 열린 제3차 당사국총회에서는 교토의정서를 채택했다. 교토의정서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배출감축 목표를 정하였다. 그 결과 ‘부속서 1’의 국가들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의 공약기간 동안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수준에서 최소한 5% 감축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이런 목표와 달리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990년 이래로 급증했다. 199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21억5천만 톤이었던데 비해 2012년에는 354억7천만 톤으로 60% 이상 증가했다. 한편 교토의정서가 정한 공약기간(2008∼2012년)도 끝나고 있었다. 새로운 감축목표를 국제적으로 수립해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러나 기후위기에 대한 국제적 대응 체제는 계속 마련되지 않는 상황이 수년 간 지속되었다.

2015년 제21차 당사국 총회에서 2020년부터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파리협약이 가까스로 채택되었다. 파리협약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하고, 온도 상승을 1.5℃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렇게 두 가지 목표가 설정된 것은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하여 각 나라와 집단들 사이에서 하나의 합의를 이끌어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2℃는 기후위기를 막을 마지노선으로는 불안한 수치였다. 그래서 파리협약이 체결된 기후변화 당사국총회에서는 IPCC에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1.5℃ 높은 지구온난화의 영향 및 관련된 온실가스 배출 경로에 대한 특별보고서를 2018년에 제공하도록” 요청했다. 이렇게 해서 2018년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48차 IPCC 총회에서는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가 제출되어 채택되었다. 이 특별보고서는 지구 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내로 막기 위한 배출감축 경로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오버슛이 없거나 제한적 오버슛 하에서의 1.5℃ 경로에서, 전지구 인위적 CO2 순 배출량은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최소 45% 감소하고(사분위수 범위: 40∼60%) 2050년경에는 net zero에 도달한다(사분위수 범위: 2045∼2055).

이런 특별보고서 내용에 따라 ‘2050년까지 2010년 대비 50% 감축, 2050년 배출제로’라는 배출감축 목표가 자리잡게 되었다. 물론 특별보고서의 배출감축 경로조차도 기후위기를 막는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목표를 제시한 것은 아니다. 이러한 목표가 모두 달성된다 하더라도 기온 상승을 1.5℃ 이내로 막지 못할 확률도 존재한다. 이런 이유에서 보다 과감한 배출감축 목표가 기후운동 진영에서 제시되기도 했다. 영국의 멸종저항이 2025년까지 배출제로를 달성하라고 요구한 것이 그 한 예라 할 것이다. 그러나 특별보고서에서 제출한 목표 자체도 매년 과감한 배출감축을 이뤄야만 달성될 수 있고 그 시한도 그리 길지 않다는 점에서 달성하기 쉬운 것은 아니다. 이러한 감축 목표를 위해서라도 기술적 변화뿐 아니라 사회경제적인 근본적 변화가 일어나야만 한다.

그런데 여기서 잠시 용어 정리를 하고 갈 필요가 있다. 위 인용문에서처럼 배출감축 목표를 나타내는 용어로 ‘net zero’가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이른바 ‘음의 배출’을 허용하는 용어로, 이산화탄소 배출 자체를 줄이는 것 뿐 아니라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하여 배출량을 상쇄시키는 경우를 포함한다. 특히 탄소포집·활용·저장기술(CCUS)를 활용하여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것을 중요하게 상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기술이 상용화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현실성도 없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이런 기술을 상정함으로써 인위적 이산화탄소 배출을 지속하려는 흐름도 강력하게 존재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만 있다면 제거한 양만큼 화석연료 사용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파리협약이나 1.5℃ 특별보고서는 이렇게 탄소포집·활용·저장기술을 상정하고 있는데, 이것은 큰 한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한국의 기후운동은 이러한 ‘net zero’의 한계를 비판적으로 보면서 이 용어를 ‘순배출제로’라고 번역하고 ‘음의 배출’을 배제한 용어로 ‘배출제로’를 사용하고 있다(‘순’배출제로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다음 연재에서 다룰 예정이다).

세계 126개국의 배출제로 선언: 행동은 없는 공허한 약속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직면해 1.5℃ 특별보고서의 감축목표대로 2050년까지 배출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나라들이 급증하고 있다. 유엔의 발표에 따르면 2020년 110여 개국이 2050년까지 ‘net zero’, 즉 순배출제로 달성을 발표했다고 한다. 영국에 소재한 기후 관련 단체인 『카본 브리프』에 따르면 126개국이 ‘net zero’를 공식 결정했거나 결정을 고려중이라고 한다. 이는 2019년 65개국에 비하면 그 수가 두 배나 증가한 것이다.

배출제로를 선언한 나라들이 증가한 것 자체가 나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배출제로와 순배출제로 용어에 대해 설명한 바, 이 나라들은 모두 순배출제로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각 나라마다 실제 탄소포집·활용·저장기술을 얼마나 비중있게 여기고 있는지는 다 다르겠지만, 많은 나라들이 이 기술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작년에 각 나라들은 NDC(국가결정기여)와 LEDS(장기 온실가스 저배출 발전전략)를 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 제출해야 했는데, 유엔환경계획에서 작년 가을에 그전까지 나온 NDC를 토대로 「배출격차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런데 모든 나라들이 자국의 NDC를 모두 이행하여도 1.5℃ 기온 상승을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2016년 11월에 발표된 유엔환경계획의 「배출격차 보고서」는 각국의 1차 NDC를 평가하였고, 모든 NDC가 이행된다 하더라도 2030년에 온실가스 배출이 2020년 수준과 비슷할 것이라고 보았고, 지구 평균 온도는 2100년까지 3℃ 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그런데 2020년이 되어도 각국의 배출목표는 기후위기를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2020년 「배출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각국의 NDC를 합치면 이산화탄소 배출이 2030년까지 2019년 수준에서 조금 낮은 상태로 안정화되는 수준에 불과했다. 이산화탄소를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50%가량 감축해야 하는 것과 비교하면 각국의 배출목표가 얼마나 미약한지 알 수 있다. 또한 「배출격차 보고서」는 각국의 NDC가 모두 이행될 경우에도 2100년까지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3℃ 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보았다. 이에 따라 해당 보고서조차 2050년까지 배출제로를 달성하겠다는 약속에 걸맞은 당장의 정책과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할 정도다.

[참고]

  • NDC: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2013년 제19차 당사국 총회에서는 각 나라에 ‘자발적 국가결정기여’를 제출하기로 했다. 이것은 2015년 파리협약에 포함되어 모든 당사국은 5년마다 ‘국가결정기여(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줄여서 NDC)’를 제출하고 이를 자발적으로 준수해야 한다. 따라서 2020년까지 각국은 두 번째 국가결정기여를 통보해야 한다.
  • LEDS: 파리협약은 각 당사국이 ‘장기 온실가스 저배출 발전전략(long-term low greenhouse gas emission development strategy, 줄여서 LEDS)’를 수립하여 제출하게 되어 있고, 그 시한은 2020년이다.

조삼모사: 문재인 정권의 ‘탄소중립’ 선언

한국의 경우 작년 말 문재인 정권은 기후위기 대응을 가지고 대단한 치적을 쌓는 것마냥 온갖 생색을 냈다.

  • 우선 문재인은 작년 10월 28일 국회에서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면서 “국제사회와 함께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여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 11월 27일에는 청와대에서 열린 ‘탄소중립 범부처 전략회의’에서 ‘2050 탄소중립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 그리고 12월 10일에는 청와대 생중계 연설을 통해 ‘2050 탄소중립 비전’을 선언했다. 이 생중계 때에는 갑자기 흑백방송으로 연설을 송출하거나 페플라스틱으로 만든 넥타이를 차는 등 실내용은 없이 요란한 쇼가 난무했다.

그러나 이런 요란한 말과 행태는 배출제로 목표에 걸맞은 행동과 정책으로 전혀 이어지지 않았다. 문제인 정권은 12월 15일 국무회의에서 한국의 2차 NDC와 LEDS를 확정하고 12월 30일 유엔 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 이를 제출했다. 그 내용을 보면 대부분 기후위기 상황에 한국 자본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정부 차원의 정책과 지원으로 가득 차있다. 모두 지난 7월 14일에 ‘한국판 뉴딜’의 하나로 발표한 그린뉴딜의 내용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내용인데, 필자는 『사회주의자』에 실린 「문재인표 그린 뉴딜: 이명박의 녹색성장 DNA를 탑재하다」에서 “문재인표 그린 뉴딜의 목적이 기후위기에 제대로 대응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총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국가가 기후위기 상황에 맞춰 자본의 활로를 모색해주는 데 있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더욱이 각양각종의 정책을 걷어내고 구체적인 배출감축 목표로 들어가면, 과거 정권 때 내놓은 목표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LEDS와 관련하여 문재인 정권은 2020년 2월에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 검토안”을 내놓았다. 이때 가장 나은 안조차 2050년까지 온실가스를 최대 75% 감축하는 것이었다. 이제 겉으로 내놓은 목표 자체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런 30년 후의 배출제로 목표보다 중요한 것이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당장의 정책과 행동이다. 이것이 없으면 아무리 탄소배출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말한들 공염불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같은 목표달성을 위한 구체적 목표와 계획을 제시하는 NDC로 가보자. 문재인 정권은 2차 NDC와 관련하여 향후 배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산화탄소량에서 얼마를 감축하겠다는 식으로 정해지는 ‘BAU(Business As Usual)’ 방식을 절대량 목표로 바꾸고 국내감축을 강화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2030년 배출감축 목표를 따져보면, 2015년에 1차 NDC를 제출하면서 내놓은 ‘203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BAU) 대비 37% 감축’에서 목표가 전혀 변화하지 않았다. 1차 NDC의 목표를 배출량으로 계산하면, 한국이 2030년에 목표로 삼은 온실가스 배출량은 5억3600만 톤이다. 이것은 2017년 배출량인 7억910만 톤 대비 24% 가량 감소한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 2차 NDC 역시 2017년 대비 24.4% 감축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런 목표가 계면쩍었는지 문재인 정권은 2025년 이전에 “2030 목표 상향을 적극 검토할 것을 명시”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조삼모사의 상황인데, 앞으로 바꿀지도 모른다는 말은 해뒀으니 과거보다는 나아진 것이라는 해괴한 주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것은 문재인 정권이 말로만 ‘탄소중립’을 떠들었지 실제 그것을 달성할 의지는 전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진: 연합뉴스]

2050년 배출제로는 자본주의 체제 변혁을 요구한다

최근 기후과학자들은 2050년까지 배출제로를 달성하면 수십년 내에 지구 가열이 그후 수십 년 내에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인위적 이산화탄소 배출이 중단되면 점차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도 다양한 흡수원에 의해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출제로를 달성을 위해 실질적이고 과감한 행동에 나서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배출제로를 빠르게 달성하면 달설할수록 우리가 기후위기에서 벗어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이미 수많은 나라들이 2050년 배출제로를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실질적이고 과감한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무엇보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실질적이고 과감한 행동이 자본의 이해에 반하기 때문이다. 기후위기의 원인이 다름 아닌 자본주의라 하더라도(이에 대해서는 필자의 기사 「기후위기에 맞선 사회주의 생태운동이 필요하다」를 참고하기 바란다), 모든 자본이 기후위기 대응에 무작정 반대만 하는 것은 아니다. 기후위기 대응이 자본에게는 이윤을 얻을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후위기와 그에 대한 대응이 상수가 된 상황에서 자본 역시 살아남기 위해 그런 상황에 적응해야 한다. 그러나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은 기존 사회경제 체제를 대거 뒤흔드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에 자본으로서는 기후위기 대응으로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기후위기 대응에 대해 자본의 대응은 미온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들로서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더 이상 부정할 수는 없게 되어 배출제로를 선언하긴 하지만 자본의 이해를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에서 정책을 수립하려다보니, 실질적 정책과 행동은 턱없이 부실하게 되는 것이다.

이미 많은 과학자들이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2050년 배출제로를 달성하는 것은 사회경제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그레타 툰베리는 통찰력을 가지고 “기후 생태위기는 오늘날의 정치 경제 체제 안에서는 해결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 이유는 “지금 당장 필요한 일이 너무나 불편하고, 인기 없고, 이윤이 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에너지 체계의 전환이나 생산과 운송 체계의 전환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인류는 배출제로의 길로 갈 수 있다. 그러한 전환을 이윤이 생산의 목적인 자본주의가 가로막고 있고, 따라서 자본주의와 싸워야만 배출제로는 달성될 수 있다. 수많은 국가들의 2050년 배출제로 선언이 공허한 선언으로 남아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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