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 샌더스의 경선 패배와 미국 사회주의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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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자코뱅]

지난 4월 8일, 버니 샌더스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슈퍼 화요일에서의 패배 이후에도 민주당 주류의 지지를 받는 후보인 조 바이든의 승세가 이어지자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는 “이 어려운 시기에 나의 양심으로는 이길 수 없고, 우리 모두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일을 방해할 선거운동을 계속할 수 없다”고 말하며 하차 선언을 했다.

샌더스는 경선 포기 5일만에 바이든에 대한 공식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한 번의 임기로 끝나는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바이든을 향해 “우리는 백악관에 있는 당신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고, 선거 자금, 스태프, 자원봉사자들과의 연락망 등 모든 선거운동의 자원을 넘겨주었다. 이로써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는 바이든으로 확정되었다. 역대 최악의 인종차별주의자 대통령 트럼프와 오바마 시기 부통령이었다는 것 외에 내세울 것이 없는 바이든이 맞붙게 된 것이다.

유력한 본선 진출 후보였던 샌더스의 경선 포기는 미국의 많은 사람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2016년에 스스로를 ‘민주적 사회주의자’라 칭하며 민주당 경선에 참여한 샌더스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미대선의 판도를 뒤흔드는 돌풍의 주역이 되었다. 힐러리 클린턴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그의 비판은, 오바마의 친기업적 정책에 넌덜머리가 난 민중들에게 ‘사이다’와도 같았기 때문이다. 당시 그는 23개의 경선에서 승리하고, 46%의 대의원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사회주의에 대한 대중적 관심의 증가와 ‘미국 민주적 사회주의자들(DSA)’ 조직기반의 확장에 크게 기여했다. 이러한 변화에 힘입어 밀레니얼 사회주의자인 오카시오 코르테스가 뉴욕주의 하원 의원으로 당선되는 등의 성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샌더스는 이번 경선에서도 나름 선전을 하여 바이든과 함께 본선 진출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지목되고 있었다.

지난 4년간 샌더스가 보여준 정치적 행보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상황 또한 샌더스의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미국은 2008년 공황 이후 10년 넘게 장기침체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샌더스는 청년실업, 학자금 대출, 생활고 등의 문제에 대해 급진적인 대안을 내놓은 유일한 후보라는 점에서 공감을 얻기 쉬운 위치에 서있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이러한 조건은 더욱 강화되었다. 미국의 경제가 코로나 19의 확산 이후 크게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주요 투자은행들은 2분기 중에 실업률이 20%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세인트루이스 연준은 실업률이 32.1%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전염병의 확산으로 인해 미국의 사회안전망, 의료제도의 취약성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는 상황은 샌더스의 입지를 높였다. 그는 ‘모두를 위한 메디케어’, ‘그린뉴딜’을 꾸준하게 외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경제위기와 급작스러운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샌더스가 주목받을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그가 경선에서 지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샌더스 패배의 표면적 원인

바이든이 샌더스를 제치는데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민주당 중도파 후보들의 경선 하차이다. 샌더스는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네바다에서의 승리로 누적 대의원 수에서 선두를 차지하는 등 선전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흑인들의 표를 얻는데 실패하여 바이든에게 승기를 내어주게 되는데, 이때 분위기의 반전을 꾀한 중도파 후보들이 대거 경선에서 빠져나와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 이후 샌더스는 하락세를 걷게 되었다. 피트 부티지지, 에이미 클로버샤, 베토 오로크, 마이클 블룸버그 등의 중도파 후보들은 샌더스가 본선에 오르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을 내비치며 바이든 지지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이는 성추문과 TV 토론회에서의 미진한 모습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바이든에 대한 지지율이 반등하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물론 샌더스가 이러한 상황을 이겨낼 만한 높은 지지율을 가지고 있었다면 중도파 후보들의 결집에 의해 흔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번 경선에서 2016년만큼의 돌풍을 불러일으키진 못했다. 그는 예상했던 것만큼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슈퍼화요일 출구조사 결과 샌더스를 뽑은 유권자들 가운데 8명 중 1명 만이 18세에서 29세 사이의 청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2/3 이상이 45세 이상이었고, 10명 중 3명이 65세 이상이었다.

흑인들이 바이든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것도 경선 판도의 변화에 크게 작용했다. 흑인 유권자가 57%에 달하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바이든과 샌더스는 각각 57%와 17%의 득표율을 얻었다. ‘흑인들의 생명은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과 함께 성장한 샌더스 캠프는 젊은 흑인들의 표를 얻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60~70% 가량의 흑인들은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알리바마, 테네시 등에서 바이든에게 표를 던졌다. 그는 히스패닉들로부터는 높은 지지를 받았으나, 이것이 흑인들로부터 받은 낮은 득표율을 상쇄시켜주진 않았다. 『뉴폴리틱스(New Politics)』는 바이든이 첫 번째 흑인 대통령 아래서의 부통령이었다는 점과 흑인 공동체가 민주당 기득권층에 대해 가지는 기대가 상당하는 점이 바이든의 승리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수의 흑인들은 오바마에게 상당한 실망감을 맛보았음에도 민주당 기득권과 흑인 정치인·종교인, 흑인 지역 공동체로 이어지는 강한 연결고리로 인해 여전히 민주당 주류와 흑인들의 이해관계를 동일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종합해보면, 1) 흑인 유권자가 다수 포진해있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샌더스가 패배하게 되자 2) 샌더스의 약진에 대해 불안을 느끼던 민주당 주류의 중도파 후보들이 바이든 지지로 결집하게 되었고, 3) 이에 경선을 압도하지 못하던 샌더스가 슈퍼 화요일에 패배하게 되었고 결국 경선 레이스에서 이탈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앞서 던진 질문, 즉 미국 자본주의의 위기로 객관적 조건이 샌더스에 유리했고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수년간 사회주의가 고양되는 상황에서 경선에서 샌더스가 패배하는 결과가 나온 이유를 설명해주진 못한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샌더스가 패배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이며, 이번 경선이 사회주의자들에게 남긴 교훈이 무엇인지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샌더스 패배의 근본적인 원인

① 민주당의 조직적 반발

이번 경선을 통해서 샌더스 캠프와 ‘미국 민주적 사회주의자’ 등이 취한 ‘민주당 견인 전략’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되었다. 민주당 ‘주류’ 세력이 샌더스를 견제하고 고립시켰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한겨레, 한국일보 등 자유주의 언론들도 샌더스의 경선 포기 소식을 알리며 “샌더스가 끝내 민주당 주류의 벽을 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막대한 정치자금을 받는 대신, 긴축정책, 구제금융 도입하는 등 기본적으로 자본가의 이해를 대변하는 자본가 정당이다. 때문에 자본가들의 안정적인 기부와 투자를 불러올 수 없는 후보들은 필연적으로 민주당 내에서 고립될 수밖에 없다. 반면 샌더스는 대형 제약회사, 군수업체, 보험사 등 거대 자본과 맞서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해왔다. 샌더스의 경선 포기 선언 이후, ‘샌더스 공포’가 사라져서 뉴욕 증시가 일시적으로 3% 가량 상승한 것만 보아도 자본가들이 샌더스 효과를 얼마나 큰 ‘리스크’로 여기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민주당은 월스트리트에서 꺼리는 후보인 샌더스가 자신들의 간판이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번 경선에서 샌더스가 약세를 보이자마자 중도파 후보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바이든 지지 선언을 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민주당 주류는 바이든 표의 분산을 막기 위해 중도파 후보들에게 상당한 압력을 행사했을 것이다. 사퇴할 시 장관직과 같은 정치적 요직을 주겠다는 약속을 해줬을 수도 있다. 1988년 제시 잭슨(Jesse Jackson)의 캠페인 이후로 당내에서 급진적 세력에 의한 도전을 받은 적 없는 민주당은 2016년과 2018년에 조금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긴 했으나, 이번 경선을 통해 ‘좌파’의 도전에 대응하는 법을 완전히 익혔다. 민주당을 왼쪽으로 견인해보겠다는 전략은 이제 통하지 않을 것이다.

② 취약한 계급 기반

미국의 사회주의자들은 경선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며 샌더스의 캠페인이 너무 취약한 계급 기반 위에서 진행되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물론 지난 몇 년간 미국 노동운동이 성장세를 보였던 것은 사실이다. 특히 지난 2018-19년에 미국에서는 사회주의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고조되고, 교사파업과 호텔노동자들의 파업을 통해 노동운동에 새로운 활력이 생기는 두 가지 방향의 변화가 일어났다. 반공주의의 진원지이자, 노동운동의 불모지였던 미국에서 나타난 이러한 변화들은 미국의 사회주의 운동이 오랜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미국 노동운동의 기반이 여전히 약하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앞서 언급했듯이, 서비스업 노동자들의 파업과 시위는 나타나고 있지만, 제조업, 건설업 등 기타 산업 분야에서는 그에 상응하는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여전히 미국은 굉장히 보수적인 노동운동의 토양을 갖고 있는 나라이다. 가령, 1955년에 하나의 조직으로 합쳐진 미국노동총연맹(AFL)과 산별노조협의회(CIO)는 모두 지배계급과의 타협에 있어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조직으로, 오늘 날에도 트럼프 행정부에 협조하거나 민주당 주류와 끈끈한 관계를 맺으며 노동운동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자동차노조(UAW), 운수노조(Teamsters), 서비스연맹(SEIU) 등의 주요 노동조합이 샌더스를 지지하지 않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뉴폴리틱스(New Politics)』는 노동운동이 강화되지 않는 이상 샌더스를 포함한 사회주의자들이 광범위한 대중들의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거리에서의 시위나 파업을 통해 싸우고 무언가를 쟁취하는 경험이 없으면,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현상유지’ 외의 대안을 꿈꾸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사진: AP통신]

샌더스의 경험이 사회주의자들에게 남긴 과제

① 민주당 견인전략에 대한 반성적 평가

경선 이후 미국의 사회주의, 진보 진영 내에서는 민주당 견인 전략에 대한 논쟁이 재점화되었다. 견인 전략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노동자계급 지역인 네바다주에서 샌더스가 거둔 압도적인 승리를 예로 들었다. 2008년 공황의 직격탄을 맞은 네바다주의 노동자들은 민주당 엘리트들의 反샌더스적인 발언에 면역이 되어있으며, 샌더스는 신뢰하는 반면 ‘민주당 주류’에는 비판적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네바다주가 민주당 견인 전략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암시하는 지역이라고 주장하며, 민주당은 샌더스의 당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네바다 외의 지역에서 바이든이 샌더스보다 민주당에 더 적합한 후보로 뽑힌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리고 ‘민주당 주류’ 대신 샌더스를 지지하는 세력이 많다는 것은 독자적 정치세력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 아닌가? 최근 이들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시위를 벌이자는 아이디어를 묵살하고, 샌더스가 일부 억압받는 이들의 ‘비주류적 요구’를 옹호해서 패배하게 되었다는 엇나간 주장을 펼쳤다고 한다. 민주당을 왼쪽으로 견인하려는 세력은 결국 오른쪽으로 견인 당하게 된다는 사실이 이들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

견인 전략을 비판하는 이들은 ‘미국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비롯한 미국의 사회주의자들이 미국공산당과 신좌파의 실패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독자적인 길을 포기하고 민주당에 의지했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은 ‘민주당 견인전략’과 한패를 이루는 ‘차악론’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 외치고 있다. 만약 사회주의자들이 트럼프와 공화당이라는 ‘최악’에 맞서 바이든과 민주당이라는 ‘차악’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압력에 굴복할 경우, 사회주의, 진보세력이 민주당에 대항해 내놓을 급진적인 대안은 더 이상 대중들에게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의 당선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만든 주범은 기업 구제, 긴축정책을 펼치며 노동자들을 외면한 민주당이기도 하다. ‘최악’을 막기 위해서 이를 만든 ‘차악’에 힘을 실어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사회주의자들은 하루빨리 민주당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이것이 이번 경선이 미국 사회주의자들에게 남긴 과제다.

② 노동운동 강화 및 선거주의 극복

앞서 언급했듯이, 샌더스 캠프는 노동운동이라는 기반을 갖고 있지 못했으며, 이에 샌더스라는 인물이 가지는 상징성과 선거 그 자체만을 강조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리고 이는 결과적으로 “선거주의”를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의회부터 학교 이사회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관에서 진보 세력을 선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싸움”이라는 샌더스의 승복연설이 이를 가장 잘 보여준다.

물론 미국의 사회주의 운동이 선거주의에 의해 오염되었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미국의 민중들은 매우 오랜 기간 기성 정치인이나 자본주의 체제에 대해 가지고 있던 불만을 표출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미국의 노동자계급은 사회주의, 노동운동의 운동의 흐름이 끊긴 상황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의 언어로 자신들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해야했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경제 위기로 인해 끓는 주전자와 같은 상태에 처해있던 미국의 민중들은 버니 샌더스와 오카시오 코르테스 등의 정치인을 통해 비로소 자신들의 정치적 열망을 드러내게 되었다. 우경화된 정치 지형 속에 갇혀있던 민중들에게 숨구멍을 마련해준 샌더스에게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번 경선 실패 이후, 노동자계급이 스스로 그 숨구멍을 찢고 나와 거리와 현장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 확실해졌다. 선거주의가 계속 강조된다면, 세상을 바꾸는 것은 기층 노동자가 아니라 의회와 정부에 있는 엘리트 집단이며 이들에게 ‘투표’를 통해 힘을 실어주는 것이 민중들의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대리주의적 의식이 팽배해질 수 있다. 선거주의는 단기적으로 봤을 때 효율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사회주의 운동을 좀먹는 요인으로 자라나게 될 것이다. 사회주의의 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자들이 자신이 갖고 있는 혁명적인 잠재성을 자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선거는 이러한 과정 가운데 채택될 수 있는 하나의 전술 중 하나일 뿐이다. 선거주의와 대리주의를 지양하고, 노동운동의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경선 이후 미국의 사회주의자들에게 남겨진 과제다.

샌더스의 경선 패배는 끝이 아닌 시작이다

종합해보면, 샌더스는 민주당의 틀 내에 머물러있었으며, 강력한 노동운동과 계급적 기반을 갖고 있지 않았기에 경선에서 승리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미국 사회주의자들은 ‘민주당 견인전략’과 이를 정당화하는 ‘차악론’을 극복하고,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로 나아가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노동자계급의 주체성을 키울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연이은 경선으로 인해 강화된 선거주의를 극복하는 것 또한 이번 경선을 통해 남겨진 과제다.

미국 사회주의자들 안에서 샌더스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경선 결과로 인한 실망감도 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샌더스의 실패는 미국 사회주의 운동의 끝을 의미하지 않는다. 경선 패배가 사회주의자들에게 민주당이 가진 근본적 한계와 기층 운동의 중요성을 뼛속 깊이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줬기 때문이다. 미국 사회주의 운동의 향방은 이번 경선이 남긴 과제가 충실히 이행되느냐, 아니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부디 샌더스가 치른 두 번의 경선이 ‘이변’이 아니라, 미국 사회주의 운동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로 기억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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