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총선: 자유주의세력의 위기는 가속화될 것이다. 대안세력으로서 사회주의 대오를 형성하자!

1
829
[사진: 뉴시스]

2020년 4월 15일, 제21대 총선이 치러졌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의 우려가 여전히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투표에 참여하였고 최종 투표율은 66.2%를 기록하였다. 이는 1992년 제14대 총선 이후로 2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의 투표율이다. 이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현재 한국의 정치상황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건 삶의 절박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을 절실히 원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자유주의세력인 집권여당이 다수를 차지하게 된 국회

이번 총선에서 자유주의세력인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합쳐 총 180석(더불어민주당 163석, 더불어시민당 17석)을 획득하여 원내 과반수 정당이 되었다. 이는 2016년에 있었던 제20대 총선에서 획득했던 의석수인 123석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이다. 반면 수구세력인 미래통합당은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합쳐 총 103석(미래통합당 84석, 미래한국당 19석)을 얻음으로써 제20대 총선에서 획득한 122석보다 줄어든 결과를 받았다. 그 외 정의당은 지난 총선과 동일하게 6석을 획득하였으며, 지난 총선에서 38석을 확보한 바 있던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3석 획득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역구 선거결과를 보면 더불어민주당의 강세가 드러난다. 서울, 인천, 경기 지역에서는 강남권을 비롯한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하였으며,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장악했었던 광주, 전남, 전북에서는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1개 지역구를 제외하면 모든 곳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를 거두었다. 대전, 충남, 충북 지역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우세를 보였다. 미래통합당은 자신들의 전통적인 표밭인 대구, 경북 지역에서 1개 지역구(무소속 후보 당선)를 제외하고는 모두 승리를 거두었고, 2018년 지방선거 때와는 달리 부산, 울산, 경남, 강원 지역에서도 승리하였다. 그러나 미래통합당이 획득한 전체적인 지역구 의원 자리는 더불어민주당이 획득한 것의 절반에 불과하였다. 비록 비례대표에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가장 많은 의석을 획득하였다고는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총 의석수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103석으로,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획득한 180석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이다. 가히 미래통합당의 ‘참패’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결과이다.

수구세력의 몰락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의 참패는, 수구세력이 일정 정도 몰락하였음을 의미한다. 수구세력은 이미 탄핵되어 감옥에 갇혀 있는 박근혜를 여전히 지지하면서, 근로기준법 폐지, 박근혜 석방, 대북 적대정책 등 대다수 민중들이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는 시대착오적 주장만을 반복하며 자신들이 역사적으로 몰락한 세력임을 스스로 입증해 왔다. 박근혜 정권 시절 총리였던 황교안을 당대표 자리에 앉혔다는 것 자체가 수구세력의 역사적 퇴행성과 심각한 수준의 현실인식능력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번 총선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었다. 특히 미래통합당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인물들 중 상당수가 낙선한 것은 수구세력의 정치적 몰락을 입증해 준다. 황교안은 서울 종로구에 출마했다가 이낙연에게 패배하였고, 결국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을 사퇴하였다. 서울 동작구을에 출마한 원내대표 나경원도 더불어민주당의 이수진에게 밀려 패배하였다. 민경욱, 김진태, 이언주 등 수구세력의 대표격으로 여겨지던 다른 인사들도 대거 낙선하였다.

문재인 정권과 자유주의 세력의 ‘승리’는 표면적인 것이며, 오히려 이들의 위기는 앞으로 가속화될 것이다

이번 총선은, 드러난 현상만 놓고 본다면 더불어민주당의 승리인 듯 보인다. 그러나 이는 수구세력의 역사적 몰락이 선거결과에 반영된 것에 불과하다. 지난 20대 국회는 2016년에 임기가 시작되었기에 2017년 박근혜 탄핵 이후로 변화된 정치지형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게 된 것은 일차적으로 그런 정치지형의 변화를 반영한 것일 뿐이다.

내용적으로 자유주의세력이 대중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오히려 이번 총선 결과는, 지난 2018년의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훨씬 압도적으로 승리했던 것과 비교할 때 다소 미흡한 결과이다. 당시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적폐청산 및 절박한 삶의 문제 해결에 대한 민중들의 기대였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은 줄곧 친자본 정책만을 추진하며 정치적 ‘쇼’로만 일관하였고, ‘조국 사태’를 계기로 자신들의 기득권층으로서의 본질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더구나 코로나 사태를 핑계로 자본에 대한 대규모 지원을 추진하면서 정작 비정규직이나 특수고용직을 비롯한 불안정노동자들의 고용문제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더욱이 자유주의세력은 선거 직전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창당하여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무력화하는 후안무치한 행태를 보였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애초 유권자의 다양한 선택을 보장하고 소수정당의 목소리를 보장한다는 취지로 제안된 제도였으나 수구 미래통합당이 그것을 무력화시키는 꼼수 미래한국당을 만들자 자신들도 뒤처질라 비례위성정당을 만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원내 압도적 과반 의석을 차지하게 된 것은, ‘자유주의세력보다 더 무능하고 퇴행적인 미래통합당에 대해 표를 줄 수 없어서’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아서였다. 이미 주요 언론들은 선거가 끝나자마자 이에 대해 정확히 평가하고 있다.

“김종인씨가 ‘차선(次善)이 없으면 차차선이라도 뽑으라’고 하더라고요. 현상 유지는 싫어서 차선으로 통합당을 고려하기도 했는데, 죽어도 아직 이 당에는 내 표를 주지 못하겠더라고요. 차차선으로 민주당을 억지로 찍었어요. 이런 비참한 마음을 여야 ‘국개의원’들이 알까요. 모를걸요.” …… 직장인 강모(54)씨는 “정치인들은 여전히 유권자를 우매한 대중 보듯 하는데 우리나라 국민 수준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다”고 했다. 그는 “정부 여당이 뻔뻔하게 코로나19 공치사를 하며 자기들 잘났다고 하는 것도 보였고, 야당이 부끄러운 줄 모르고 견제론이라는 허상을 내밀며 수를 쓰는 것도 다 알았다”면서 “그런 거 다 감안하고도 차차차차악을 선택한 것뿐이다. 당신들의 프레임이 먹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문 2020년 4월 17일자 기사, 「“통합당 찍을 수 없어 차악 민주당을 선택했을 뿐”」)

심지어는 수구 언론조차도 이러한 점을 인지하고 있다.

유권자들은 지금의 야당에는 표를 주지 않았다. ‘정권의 실정(失政)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통합당만은 찍을 수 없다’는 국민이 너무 많은 것이다.
탄핵 당시 총리였던 사람이 당의 얼굴이 되면서 선거의 향방을 좌우하는 중도층 민심을 얻는 데 근본적 한계를 갖게 됐다. 황교안 대표는 이후 당의 혁신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없다. 작은 기득권에만 연연하는 인상을 줬다. 총선을 앞두고 인재 영입은커녕 국민 앞에 내세울 대표 공약 하나 제대로 준비된 것이 없었다.

(조선일보 2020년 4월 16일자 사설)

즉 이번 더불어민주당의 ‘표면상 승리’는 수구세력의 무능과 역사적 몰락에 의한 것으로, 오히려 대중들은 자유주의세력에 대해 이미 냉정하게 평가하고 있으면서도 수구세력에 대한 일종의 차악책으로서 자유주의세력에 투표했을 뿐이다.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으로 대변되는 자유주의세력은 표면상으로는 정부와 지자체, 국회를 모두 장악하였으나, 오히려 이로 인해 자유주의세력의 위기는 앞으로 더욱 더 가속화될 것이다. 수구세력이 일정 정도 몰락한 현 상황에서는 대중들이 수구세력의 재기를 이전보다 덜 걱정하게 될 것이며, 따라서 자유주의세력에 대해 이전보다 더욱 냉정하게 평가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이비진보세력의 바닥이 드러나다

이번 총선에서는 정의당과 민중당을 비롯한 사이비진보세력들의 자유주의적인 모습이 백일하에 드러나기도 했다. 이들 사이비진보세력들은 기회가 될 때마다 자유주의세력의 2중대 역할을 자처하면서도, 인적으로 과거 진보운동 및 노동운동에 뿌리를 둔 이들이 많다는 점을 이용해 여전히 자신들이 진보인 척하며 대중들을 기만하고, 노동자 민중의 급진화를 막는 역할을 해왔다.

정의당은 작년의 ‘조국 사태’에서 조국을 지지함으로써 자신들의 자유주의적인 본질을 드러냈다. 총선을 앞둔 3월 25일, 정의당의 청년 비례대표 후보들을 중심으로 조국 찬성에 대해 반성한다는 발언이 있었지만 이는 궁색한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 오히려 정의당은 자유주의세력 2중대라는 자신들의 본질을 여전히 버린 것이 아니었는데, 청년 비례대표 후보들의 위 발언 이후 나온 이정미와 심상정의 발언을 통해 그 점을 알 수 있다. 이정미는 4월 6일 YTN PLUS의 유튜브 프로그램 ‘시사 안드로메다’에 출연해, 정의당 청년 후보들의 해당 발언이 “당의 전략이나 총선 전략으로 제기된 것은 아니었다”며 “계속 조국 편이야, 아니야 이런 논쟁으로 해야 할 이야기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이라고 말하면서, 조국 임명을 찬성한 것에 대해서는 평가하지 않고 논점을 회피해가려는 태도를 보였다. 당대표인 심상정은 여기에 화룡점정을 찍었는데, 4월 11일에 그는 “정의당은 더불어민주당 왼편에서 문재인 정부가 촛불 정부로서의 소임을 소홀히 하지 않도록 견인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 “그것이 진정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위한 길”이라고 발언하여, 일말의 부끄러움도 없이 자신들은 자유주의세력의 2중대로서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하였다.

민중당 역시 자유주의세력의 2중대에 불과한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도 정의당과 마찬가지로 작년의 ‘조국 사태’에서 조국을 지지한 바 있다. 그리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추진하자 3월 17일에 민중당은 이 위성정당에 참여하겠다는 선언까지 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난색을 드러내자, 그리고 결국 더불어민주당이 민중당을 제외한 정당들인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가자환경당, 가자평화인권당 등과 협약을 맺자, 이틀 만에 민중당은 “민중당의 존재 자체를 두려워하는 분들과 억지로 함께 할 수는 없다”며 궁색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이들 모두 총선에서 자신들이 기대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손에 쥐게 되었다. 정의당은 지난 제20대 국회와 똑같은 6석을 얻어냈다. 선거제도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며 비례대표제 개편에 온 힘을 다해온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라 할 수 있다. 민중당은 비례대표에서 1.05%의 지지율밖에 획득하지 못하여 원내진출에 실패했다. 자유주의세력화한 사이비진보세력은 노동자 민중의 대안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노동자들의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를 방해한다는 점이 이번 총선을 통해 다시 한 번 드러난 셈이다.

대안세력으로서 사회주의대오를 형성하자!

이번 제21대 총선을 통해 수구세력은 일정부분 정리되었다. 자유주의세력은 겉으로 보기에 승리를 거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박근혜 탄핵과 더불어 역사적으로 몰락한 수구세력이 계속 잔존해왔던 데 기인한다. 오히려 이번 총선을 통해 자유주의세력이 압도적 의석을 가진 여당이 되고 수구세력의 재기 가능성이 낮아짐으로써, 대중들이 이제는 자신들의 절박한 삶의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자유주의세력에 대해 냉정한 눈으로 바라보는 상황이 되었다. 자유주의세력은 자본가계급이라는 자신들의 계급성에 의해 노동자 민중의 삶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도 의지도 없기에, 이들의 위기는 총선 승리에도 불구하고 가속화될 것이 분명한 상황이다.

노동자 민중들은 자유주의세력과 수구세력 모두 문제해결능력이 없음을 인식해갈 것이며, 새로운 대안을 찾을 것이다. 자유주의세력으로 전락한 사이비진보세력에게서는 그 대안을 찾을 수 없다는 것 역시 이번 총선을 통해 드러났다. 전 세계적으로 자본주의의 모순은 심화되고 있고, 새로운 대공황이 임박하였다. 그리고 이런 자본주의의 모순은 여러 가지 형태로 노동자 민중의 삶을 시시각각 옥죄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앞으로 새로운 대안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 대안이란 결국 자본주의 그 자체와 맞서 싸우는 것이 되어야만 한다. 한 마디로 이제는 반자본주의, 사회주의를 말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 ‘진보’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대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새로운 세력의 등장이 한국사회 및 한국 진보운동의 중차대한 과제가 되어가고 있다. 이제는 수구 및 자유주의와 같은 자본가정치세력도, 사이비진보세력도 아닌 자본주의와 맞서 싸우는 대안세력이 나타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반자본주의, 사회주의 투쟁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는 사회주의 대오를 형성하고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회주의 대오는 사회주의의 기본적인 내용을 학습 및 정립하는 선전·교육 활동 뿐 아니라 단순한 ‘정책’이 아닌 대중들의 의식을 반자본주의적 방향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과도적 요구를 제시하며 투쟁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대안세력으로서 사회주의정당 건설의 기틀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제 한국사회에서 사회주의가 당당한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자! 사회주의 대오를 형성하여 대안세력으로 적극 나서자!

한개의 댓글

  1. 19세기 유럽의 사회주의는 정치 서클의 공상이 아니라 현실 정치이념이었다. 이들은 합법 비합법 다양한 방식을 통해 정권 획득 방법을 치열하게 논의했다. 누구는 혁명을 누구는 국회 입성을 누구는 전격전을 누구는 진지전을 논했다.

    과거 사회주의는 또한 노동자 계급에 뿌리박은 운동이었다. 아무리 좋은 이론을 갖고 있다 한들 노동자 계급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현실 정치공간에서 아무런 쓸모가 없다.

    정의당 민중당이 사회주의 정당이 아니라고 비판할 순 있다. 하지만 의회 내에 그나마 자리 잡고 있는 노동자 계급 정당인 점 역시 인정해야 한다.

    사회주의자 신문이 노동자 독자를 얻고 싶은가? 정치의 차원에서는 정의당 지지자들이 사회주의자 신문의 잠재적인 독자들이다. 19세기 유럽 공산주의자들이 2020년 한국에 살고 있다면 이들은 정의당 민중당을 지지하는 노동계급을 자기 편으로 만들기 위해 그 속으로 뛰어들 것이다. 현실에서 아무런 의미 없는 외침(“사회주의 대오를 형성하자”)을 하기보다 비교적 현실성이 있는 주장을 할 것이다.

    대체 사회주의자 신문이 생각하는 ‘사회주의 대오’는 지금 어디 있는가? 노동당인가? 변혁당인가? 아직 오지 않은 초인들의 집단인가?

    사회주의자는 공상을 펼치기보다 현실에서 실현 가능한 대안을 급진화할 궁리를 해야 한다.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을 달아주세요!
이곳에 이름을 적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