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문제, 이제 우리 청년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고 투쟁하자!―10월 27일 청년 일자리 발언대회를 준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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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가면 갈수록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는 줄어만 가고, 당연하게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갖지 못하는 청년들이 늘어간다. 그만큼 청년들이 살기 힘들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지배계급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며, 시장에 맡기면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 또한 여전히 적지 않은 노동자들, 청년들이 공정 담론 등 지배계급이 주입하는 이데올로기를 받아들이거나, 일자리문제의 원인을 자신의 노력 탓으로 돌리고 있다.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에서는 이런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청년 일자리문제의 원인은 자본주의에 있다는 것을 밝히고 실업 문제를 겪고 있는 청년, 실업자 당사자들이 실업 문제로 인해 겪고 있는 고충을 속 시원히 토로할 수 있도록 10월 27일에 “청년 일자리 발언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고통받는 청년들

나는 최근에 택배물류센터에서 일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그곳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내 또래들이었다. 그들 중 거의 다가 자취를 하고 있으며 통신비, 월세, 의식주 등 모든 생활비를 본인이 감당하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물류센터 일은 생계용으로 하고 정작 본인이 목표로 하는 직장은 따로 있었다. 그러나 다들 오랜 기간 이 먼지꾸러미인 물류창고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유는 다 제각각이다.

나보다 2살 많은 A 오빠는 항공사에 취직하는 것이 목표이고 이미 합격이 되었다. 그런데 회사에서 코로나로 인한 매출 감소를 핑계로 대며 합격자들에게 입사를 대기하라고 한 지가 벌써 일 년이 지났다. 아직도 항공사는 깜깜 무소식이다.

B 언니는 네일아트 상점을 차리는 것이 목표이다. 나는 ‘여기서 일한 돈을 모아서 점포를 차리는 데에 보태려나 보다’ 했는데 언니는 여기서 벌어들인 돈은 생계를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밖에 되지 못하고 있다며 쓴 한숨과 함께 만약에 네일아트샵을 차린다면 다 대출로 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렇게 그 언니는 그 물류센터에서 일한 지 2년이 넘었다.

C 언니는 원래 전공이 미술이고 미술 쪽 일을 계속 하고 싶어 하는데, 고시원에 살면서 생활비를 마련하기도 벅찬데 미술을 하기에는 너무 부담스럽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냥 여기서 잘 보여서 정규직으로 눌러앉으려고. 집도 이쪽으로 자취방 구해야겠어.”라며 본인이 원하던 진로를 단념해 버리고 물류센터에서의 정규직 전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것이 내 또래 청년들의 일반적인 모습들이다. 부모의 경제적인 서포트가 없으면 생계비를 버느라 불안정한 비정규직 일자리를 전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청년 체감실업률이 25.1%에 이르러 청년층 4명 중 1명은 사실상 실업 상태다. 또한 고용이 저조한 탓에 구직을 단념하는 청년들이 5년 새 3만 명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는 하루 5명씩의 1020세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현재는 전년에 견줘 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확인되었다. 전체 자살자 수는 줄어들었는데 10대, 20대의 자살사망자 비율은 늘어났다. 이것은 일자리문제의 악화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구에게나 보장되어야 하는 ‘안정적인 일자리’ 하나 얻기 위해 우리들은 어릴 때부터 기업이 좋아할 만한 인재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보통 초등학생 정도만 되어도 ‘공부’라 불리는 ‘시험 잘 보기 위한 훈련’을 하느라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는다. 학교 교육의 내용보다는 졸업장 획득이나 입시에서의 성공 여부가 보다 중요한 가치로 인식되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이다. 하기 싫어 죽겠어도 나중에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좋은 성적을 받아야 대학서열에서 조금이라도 더 ‘높은’ 서열에 위치한 대학에 다닐 수 있고 그래야 취업경쟁에서 조금 더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20, 30대는 어떠한가? 불안정한 일자리인 인턴에만 합격을 해도 축하 대잔치가 벌어진다. 그러는 한편 ‘열심히 해야 하는데 너무 하기 싫다’고 푸념하며 학점관리나 학업도 충실히 하지만 남는 시간에 친구들과 놀러 다니는 본인을 보며 스스로 나태하다는 식의 자기비하를 늘어놓기도 한다. 비정규직 일자리를 전전하며 하루하루 생계를 유지하느라 ‘취업준비’조차 못하고 있는 청년들, 인턴이라도 되어 보겠다고 여기저기서 스펙을 쌓는 청년들, 여러 시험 준비로 하루 종일 책상 앞에서 진땀 빼는 청년들이 바글바글하다. 이들이 겪는 고통은 하나같이 일자리 부족으로 인한 것이다.

청년 일자리문제의 원인은 자본주의에 있다.

청년들이 이렇게 일자리문제, 실업 문제로 고통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내가 물류센터에서 만난 A 오빠, B 언니, C 언니가 힘들고 불안정한 비정규직 일자리만을 전전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들의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일까? 그렇지 않다. 청년 일자리문제의 원인은 자본주의에 있다.

자본주의에서는 소수의 자본가들만이 생산수단을 사적으로 소유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본가에게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야만 한다. 그런데 이때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의 노동에서 나오는 가치 중 노동력을 재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제외한 몫을 모두 착취해서 가져가고, 이렇게 착취해간 몫이 자본가들의 이윤을 이룬다. 자본가는 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몫을 줄이고 자신들이 가져가는 몫을 늘린다.

이제까지 자본가들이 노동자의 임금인상을 억제하고 노동강도를 강화해온 것, 비정규직을 양산하여 일자리를 더더욱 불안정하게 만들어온 것은 바로 이렇게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였다. 자본가들이 최대한 적은 수의 노동자를 고용하여 최대한 많은 일을 시키려 하는 것, 이에 따라 한편에서는 과로로 고통 받는데 다른 한편에서는 실업으로 고통 받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청년들이 겪는 비정규직, 장시간 노동 같은 일자리문제는 자본가들이 성격이 못돼서 그런 게 아니라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는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아무리 착한 자본가가 있다고 해도 앞서 설명했듯 자본가라는 존재 자체가 노동자가 한 노동의 일부를 공짜로 뜯어먹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특히 실업 문제는 자본주의에서 계속 악화될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에서는 자본이 축적되어 감에 따라, 자본 중에서 생산수단에 투자되는 자본인 불변자본의 비중이 높아지고, 노동력의 구매에 사용되는 가변자본의 비중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본이 늘어나도 이에 비례하여 고용이 늘어나지 않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줄기조차 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실제로 노무현 정권 시절부터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말이 나왔다. 2008년 이후 자본주의는 장기침체에 들어갔고, 2020년에 세계대공황이 발발하여 성장률 자체가 낮아졌기 때문에 상황은 더 심각하다. 요즈음에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경기가 회복하더라도 고용 전망은 어두워 ‘고용 없는 경기회복’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청년 일자리문제의 원인은 자본주의에 있고, 우리 청년들이 일자리문제을 해결하려면 자본주의와 싸워야 한다.

일자리문제에 관심도 없는 대선후보들, 이제 우리가 직접 나서야 한다.

이번 대선 후보들의 대선공약을 보면 이렇게나 심각한 일자리문제가 대한민국을 뒤덮고 있는데도 시장에 맡겨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주장만을 되풀이하거나, 공약 자체가 부실한 후보들이 대다수다.

윤석열은 “기업이 창출하는 지속가능한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습니다.”라며 일자리 창출을 시장에 맡기자는 것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같은 당 홍준표는 “기업규제를 완화해서 민간일자리를 대폭 늘리겠다”며, 안 그래도 규제가 너무 없어서 산재사고가 나고 부당한 정리해고를 당해도 노동자들은 일터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 마당에 기업규제를 더 완화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심지어 최재형은 “일하고 싶은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최저임금 인상은 범죄와 다름없다”며 최저임금제마저 폐지해야 한다는 정말 그야말로 시대를 역행하는 발언까지 하고 있다.

이재명은 “재생에너지 확대, 친환경 미래차 시대의 조기 개막으로 연간 수십조 원의 에너지 수입을 대체하면 관련 산업과 일자리가 대폭 확대될 것”이라며 약 40조 원의 민간투자 유치를 목표로 한 ‘에너지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것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는 단기성 불안정한 일자리만을 양산해낼 가능성을 다분히 가지고 있다. 모두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이낙연은 일자리 공약으로 “일자리 확보를 위해 IT(정보기술) 신산업 분야와 에너지 분야, 돌봄 보육 분야 등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연결한다” 정도를 언급하고 있어서 내용 자체가 매우 부실하다.

이렇듯 유력한 대선 후보들은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짚지 못하거나 오히려 역행하는 공약을 내걸거나 아예 일자리문제는 신경도 쓰지 않고 있다.

이제는 우리 청년들과 실업자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

본인들의 이해에 부합하지 않으면 아예 이야기조차 꺼내지 않는 국회의원들, 소위 ‘높으신 분들’에게 호소하는 방식으로가 아니라 우리 청년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서 사회에 일자리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그리고 노동자계급이 다수인 사회에서 우리가 뭉친다면 그것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갈 데까지 간 지금. 자본주의를 보라. 우리 주변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청년들을 보라.

일자리 하나 구하기 위해 머릿속에 시험 보고나면 다 까먹어버릴 지식들을 마구 쑤셔넣는 우리의 모습을 보라.

비정규직 일자리를 전전해가며 취업 준비조차 못하는 우리들을 보라.

우리가 가만히 있을 때인가? 분노에 찬 우리들이 주체가 되어 직접 나서야만 바뀔 수 있다.

우리가 이 세상의 주인이다. 그런데 이 세상의 주인인 우리가 과로와 실업으로 고통받고 무시당하고 착취당하며 살아가고 있다. 더 이상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이어져서는 안 된다. 우리 청년들이 뭉쳐서 사회에 요구하고 우리가 주체가 되어 사회를 이끌어나갈 수 있다. 또 그래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기본적으로 누려야 하는 권리조차 자본가들의 이윤을 위해서 아등바등 ‘노오력’해야만 얻어낼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다.

더 이상 자본가들을 위해 우리의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자. 우리 청년들이 직접 목소리 높여 우리의 분노를 드러내고 사회에 대책을 요구하자. 10월 27일 (수) 19시 30분에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 주최 청년 일자리 발언대회로 모이자. 발언대회는 코로나19 유행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 어려운 조건이기 때문에 최대한 넓은 실내 공간을 마련해 청중들 앞에서 발언자들이 돌아가며 일자리문제, 실업 문제에 대한 경험과 고충, 의견 등을 자유롭게 발언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청년, 실업자 및 문제의식과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10월 20일까지 발언을 신청할 수 있고, 청중으로 올 수 있다.

10월 27일 청년 일자리 발언대회에서 우리 각자가 일자리문제로 인해 겪고 있는 고충과 분노를 속 시원하게 털어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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