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사회주의 대오를 형성하고 실천할 때다!

2
903
[사진: 사회주의자]

‘사회주의 대중정당 건설’인가, ‘사회주의 대오 형성’인가

지난 5월 8일(금) ‘사회주의자’ 주최로 개최되었던 ‘문재인 정권 이후의 대안을 모색하자!’ 토론회에서, 발제자는 “사회주의대오를 형성하고 실천하자!”는 실천적인 제안을 하면서 발제를 마무리 하였다. 발제와 토론자들의 토론이 진행된 후 토론회 참가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는데, 다음과 같은 의미 있는 질문이 나왔다. 현재의 정세에서 “사회주의 대오를 형성하고 실천하자”는 것에 동의는 하는데, 발제자가 제안하는 ‘사회주의 대오 형성’과 사회변혁노동자당(이하 변혁당)이 제시하는 ‘사회주의 대중정당 건설’과의 차이점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다. 당시 토론회 발제자는 “(사회주의) 정당건설 운동에는 선전, 이론, 선동, 투쟁, 조직활동이 있어야 하는데 (후자에는) 이런 내용들이 빠져있다며, 기존 단체들이 모여 논의를 하고 있는데 이것은 계속 실패해 온 방식”이라고 짧게 답변을 했다. 이렇듯 사회주의 운동에 대한 서로 다른 접근법이 제기되고 있어 사회주의를 고민하는 동지들이라면 그에 대해 고민이 될 것이다. 이 글은 위 질문에 보다 구체적으로 접근하면서 사회주의 대오 형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을 목적으로 작성했다.

사회주의 정당 건설은 지난 시기 사회주의 정당 건설이 실패한 것에 대한 역사적 평가 위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필자는 지난 2016년 노동해방실천연대에서 발간한 『왜 진보정치는 몰락했는가』라는 소책자에 「사회주의 정당 건설이 실패한 진짜 이유」라는 글을 작성하였다. 2018년 2월 「사회주의자」에 이 글을 다시 게재했는데, 그때 글을 다시 게재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필자가 이 글을 ‘사회주의자’에 다시 게재하는 이유는 정세적인 판단이다. 한국에서 ‘헬조선’의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문재인 정권의 한계가 민중들의 눈에 더욱 확연히 드러나는 시기가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시에 문재인 정권에 대한 대안세력의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사회주의 세력은 이를 대비하고 힘차게 전진할 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새롭게 사회주의 정당 건설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미리 왜 이전의 사회주의 정당 건설 시도가 일차적으로 실패했는지 정리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이 글을 다시 게재한다.

그리고 2년여가 지난 지금 한국에서는 당시의 판단처럼 사회주의 세력을 형성하기 위한 시도들이 가시화되고 있다. 사회주의 대오를 형성하자는 흐름과 사회주의 대중정당을 건설하자는 시도들이 그것이다. 이러한 시도들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은 정세적으로 매우 필요하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리고 정말로 이번에는 지난 시기 사회주의 정당 건설의 실패를 반복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각오를 다지게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지난 시기 실패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사회주의 정당 건설이 논의되어야 하며, 사회주의자라면 당연히 이러한 태도로 임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지난 시기 사회주의 정당 건설이 실패한 이유는 무엇인가? 필자는 「사회주의 정당 건설이 실패한 진짜 이유」라는 글에서 실패의 이유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사회주의자로 자임하는 활동가와 조직은 지난 10여 년간 한국의 사회주의 세력이 지지부진한 이유, 일차적으로 사회주의 정당 건설이 실패한 이유를 솔직하게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롭게 전개될 사회주의 정당 건설운동은 실패한 이유를 극복하려는 노력으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회주의 정당은 노동자들의 투쟁시기에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회주의에 대한 기본학습과 이를 내면화하는 것, 이를 통해 현장의 투쟁과 사회주의를 결합시키는 활동이 축적되어야 한다. 사회주의자로서의 정체성은 여기에서 만들어지고, 이를 통해 조합주의를 극복할 수 있다. 또 하나 관료주의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고 사실상 이에 기대어 있는 조직은 사회주의 조직이라 볼 수도 없고, 이러한 사회주의 정당은 필패할 수밖에 없다. 자신이 했던 말조차 아무런 평가 없이 순식간에 뒤바꾸는 소부르주아적 자기중심주의와 종파주의는 사회주의 운동에 해악만 끼칠 뿐이다. 이러한 경향과 내부적으로 투쟁하는 것이 사회주의 정당 건설에서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평가를 기반으로 그동안 『사회주의자』에서는 조합주의적 활동을 극복하고 사회주의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 과정에서 사회주의자들은 부족하지만 사회주의 선전 보급 활동, 자유주의와 기회주의를 폭로하는 사상투쟁, 사회주의 관점의 정세 분석과 과제 제시, 사회주의 여성해방론, 사회주의 생태론의 제시와 실천 등의 활동을 꾸준하게 실천해왔다. 또한 이를 통해 사회주의 주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이러한 활동을 토대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투쟁을 해왔다. 현재 세계대공황이라는 정세는 자본주의를 극복하여 노동자 민중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대적 과제로 떠오르게 하고 있고, 문재인 정권 이후 대안세력 등장이 절실해졌다. ‘사회주의 대오를 형성하고 실천하자’라는 제안이 나오게 된 데에는 이러한 활동과 정세가 있었다. 비록 현재의 주체 역량이 충분하지 않지만, 그러한 한계를 과감히 뛰어넘어 사회주의 실천을 강화하고 사회주의 세력의 필요성을 대중적으로 인식시키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변혁당의 ‘사회주의 대중정당 건설’ 계획은 지난 시기 당 건설 실패에 대한 평가에 바탕을 두고 나온 것인지 의심스럽다. 그렇게 판단하는 이유 중 하나는, 얼마 전 변혁당이 주최하거나 공동주최로 참여한 일련의 토론회에서 드러났다. 지난 5월 9일 변혁당과 노동해방투쟁연대 준비모임(이하 노해투)은 “노동자 투쟁과 사회주의 대중정당 건설운동”을 주제로 공동토론회를 개최하였다. 필자는 이 토론회의 개최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궁금했던 것은, 변혁당과 노해투의 지난 시기 당 건설 실패에 대한 평가가 어떠한 지였다. 두 세력은 함께 당 건설을 추진했다가 그것에 실패한 당사자들이었기 때문이었다. (2010년 사회주의노동자연합(사노련)과 사회주의노동자당건설준비모임(사노준)은 함께 사회주의노동자정당 추진위원회(사노위)를 구성하였다. 사노련은 사노위를 제안한 주체였지만 강령마련 과정에서 무책임하게 먼저 탈퇴하였다. 이후 사노위는 2012년 대선 이후 해산하고, 노동자계급정당건설추진위원회를 거쳐 사회변혁노동자당으로 이어졌다. 사노련 또한 해산하고 이후 그중 일부가 현재의 노해투를 결성하였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필자의 「사회주의 정당 건설이 실패한 진짜 이유」를 참고하기 바란다.)

하지만 정작 이 토론회에서는 아무런 평가도 없이 사회주의 대중정당 건설과 노동자 투쟁과의 결합을 논의하고 있었다(참세상 기사, 「포스트 코로나, “사회주의 정치 운동 절박하다”」). 이처럼 이전 당 건설 실패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없이 또다시 당 건설을 시도한다면, 똑같이 실패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필자만의 판단은 아닐 것이다.

새로운 사회주의 정당의 건설은 낡은 운동을 반복하는 기존 세력을 규합하는 방식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처럼 지난 시기 당 건설이 실패한 이유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다 보니 이전의 실패한 방식을 반복하는 모습을 나타나고 있다. 변혁당은 올해 초 개최된 5차 총회를 통해, 사회주의 의제 전면화 운동이라는 투쟁사업을 통한 조직화 같은 내용도 일부 있으나 중심적으로는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사회주의 대중정당을 건설하는 것을 과제로 설정했다. 그리고 그러한 과제를 위해 기존 세력들을 규합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노해투, 노동당 등과 개최한 일련의 토론회가 이러한 시도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으로는 사회주의 정당을 건설할 수 없다는 것이 지난 시기 당 건설의 실패에서 드러났다. 사회주의자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조합주의와 종파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 없이 기존 세력을 결집시키는 것에 급급했고, 그 결과 사회주의 정당 건설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변혁당의 경우 과거의 실패에서 교훈을 찾지 못하고 그것을 다시 반복하고 있다. 변혁당은 2019년 ‘사회주의 대중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공공연히 사회주의를 말하자’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사회주의 대중화’의 전제라고 할 수 있는 사회주의의 내용이 제대로 확립되어 있지 못한 실정이다(이 부분은 황정규의 글 「사회주의는 빠진 변혁당의 “사회주의 대중화”」를 참고하기 바란다.) 또한 정의당 등 사이비 진보세력에 대해서도 사민주의라고 규정을 하는 잘못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위에서 언급한 노해투도, 최근 총선을 앞두고 ‘사회주의 정당’임을 강조한 노동당도 마찬가지다. 이렇듯 단순히 세력을 규합하는 방식으로 당을 건설하는 것은 또다시 이전의 실패를 반복하는 것일 뿐이다.

또한 사회주의 정당은 대선이라는 정치 일정에 꿰어 맞춘 목표에 따라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선이라는 정치 일정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 일정을 중심으로 하여 사회주의 정당을 건설하겠다고 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앞뒤가 뒤바뀐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대선에 대한 대응이 사회주의 세력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어려움에 봉착시키게 할 것이다.

현재 사회주의 세력 전반의 주체 상태를 고려할 때, 사회주의 정당을 건설하는 데에 중요한 것은 정당 등록에 급급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적으로 인정받는 사회주의 세력을 형성하여 당 건설 역량을 확보해가는 것이다. 사회주의 대오를 형성하고 실천하자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회주의 대오는 그 자체로 사회주의 정당은 아니지만, 사회주의 정당과 질적으로 차이가 나는 조직은 아니며 그 활동의 성과를 통해 사회주의 정당 건설에 기여하고자 하는 조직이다. 이 조직은 사회주의 선전, 이론, 선동, 투쟁, 조직사업 등 사회주의 활동을 전면화하는 사회주의 조직이다. 사회주의 대오를 형성하여 사회주의 활동을 전면화하고 주체 역량을 축적한다면, 새로운 사회주의 정당 건설의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사회주의 운동의 주체를 형성하고 이를 당건설의 주체로 삼아야 한다.

지난 시기 사회주의 정당 건설의 실패를 극복하고 새롭게 사회주의 정당을 고민하는 사회주의자라면 취약한 주체 상태를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취약한 주체 상태를 이유로 전면적인 사회주의 활동을 유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은 비록 소수이더라도 올바른 사회주의 활동을 통해 사회주의 운동이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정세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가 역사적으로 위기상황에 들어가면서 전세계에서 반자본주의 세력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고, 최근 자본주의의 모순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미국에서도 사회주의자들이 성장하고 있다. 이처럼 현재의 취약한 주체 역량은 사회주의 활동을 전면화하는데 제약이 될 수는 없다.

한국에서도 사회주의 세력이 용기 있게 나선다면 사회주의 운동의 성장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최근 사회주의 운동에서 의미 있게 등장한 조직이 ‘청년사회주의자 모임’이다. 이 조직은 기존의 청년세력이 규합해서 만들어진 조직이 아니다. 청년실업, 청년주거, 여성억압 등 현실의 삶의 문제를 극복하고자 사회주의를 선택했고, 이에 동의한 여러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학습, 토론, 선전전 등 실천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사회주의 운동의 핵심이 되어야 할 노동자계급 또한 마찬가지다. 3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한국의 민주노조운동은 여러 가지 성과에도 불구하고 경험주의, 조합주의의 한계에 꽉 막혀있다. 기존의 현장조직들도 이러한 경향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주의 정당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이 만들어진 것처럼, 노동자계급 내에서도 현장조직의 규합이 아니라 새로운 주체가 형성되어야 한다. 조합주의 활동에 결합하여 주체를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주의 실천을 중심으로 노동자계급 내 주체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낡은 운동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확고한 사회주의 정체성을 지닌 새로운 주체들을 형성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는 것이다. 이런 태도로 민주노조운동에 새롭게 결합하고 있는 청년 노동자들도 반자본주의, 사회주의 운동으로 결합할 수 있도록 해 나가야 한다.

지금은 사회주의 대오를 형성하고 실천할 때이다!

사회주의 대오를 형성하자는 제안은, 자본주의가 역사적인 위기 상황을 맞고 있는 현재의 정세와 기존 사회주의 운동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사회주의 대오가 사회주의 활동을 전면적으로 전개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회주의 운동의 주체가 확보된다면, 이를 기반으로 사회주의 정당 건설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변혁당의 ‘사회주의 대중정당 건설’은 기존 사회주의 운동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에 기반하지 않은 채, 2022년 대선이라는 정치일정에 맞추어 낡은 운동을 반복하는 기존의 운동세력들을 규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사회주의 정당 건설에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지금은 사회주의 대오를 형성하고 실천할 때이다. 미증유의 자본주의 위기 상황 속에서, 자유주의 세력의 한계는 조만간 드러날 수밖에 없고 자본주의 극복을 통해 노동자 민중의 삶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사회주의 세력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이다. 전면적인 사회주의 활동을 통해 취약한 주체상태를 극복하고 사회주의가 정치적 대안세력으로 민중 속에 자리매김해야 할 시기이다. 사회주의 대오를 하루 빨리 형성하고, 전면적인 사회주의 실천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사회주의 세력을 대안세력으로 만들자!

2 댓글

  1. “이전 당 건설 실패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없이 또다시 당 건설을 시도한다면, 똑같이 실패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 공감되는 부분입니다. 자영업을 하다가 망해도, 왜 망했는지에 대해 분석하고 평가해야 다음에 실패 없이 더 잘 할 수 있게 되는 법인데, 당건설을 하려면 더더욱 이전 실패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죠.

  2. 사회주의정당을 건설한다는 것은 자본주의와 싸워이기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본주의 500년동안 엄청난 물적 정신적 토대를 갖추고 있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한 자본주의와 싸워야할 당을 건설하는데 그냥 기존의 활동들에다 약간 사회주의 색체를 덧칠하여 얼렁뚱당 대선 일정에 맞추어 당을 건설하겠다는 것은 정말 말이 안되는 행동들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노동조합의 관료들이 민주노총의 큰 결정들을 좌지우지한다. 그러한 까닭에 많은 세력들이 그들의 눈치들 보게된다. 왜냐면 사람과 재정이 거기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노동조합의 관료들에 의해 기세가 꺽인(오염된) 세력들은 ‘사회주의 정당 건설의 주체’로 는 적합하지 않다. 왜냐면 현실사회주의 소련의 실패의 교훈에서 보면 ‘관료적 대리주의’가 노동자민주주의를 망친 핵심적인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회주의의 핵심을 버리고 대중에 영합하는 활동을 통해서는 결코 ‘사회주의정당건설의 주체’를 형성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을 달아주세요!
이곳에 이름을 적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