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은 조건 없는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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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회주의자]

한반도 위기 고조 국면은 지속되고 있다.

평창올림픽은 위기고조국면에 일시적으로 제동을 걸고 있을 뿐이다.

예고된 행사인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한국과 미국이 합동군사훈련을 연기하고 북한이 평창올림픽을 보이코트하지 않고 이에 참여함으로써 한반도 위기고조 국면에 제동이 걸렸다. 북한이 특사를 통해 문재인의 방북을 초청하고 문재인이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 나가자”고 하여 남북 사이에는 대화의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세가 평창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지속될 것인지는 매우 불확실하다. 미국과 북한이 평창올림픽 전에 보여 온 태도를 뚜렷하게 바꾸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실이 없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미국과 북한은 이렇다 할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이로 비추어 볼 때 평창올림픽은 위기고조국면에 일시적으로 제동을 걸고 있을 뿐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부통령 펜스는 10일 “북한이 대화를 원하면 우리도 대화할 것”이라고 발언하여 미국이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는 것처럼 말하였다. 그러나 펜스는 15일 인터넷매체 『액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대화가 협상과 동일한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펜스의 발언은 남북대화가 열린 상황에서 북미 대화도 가능하다는 추상적인 수준에서의 발언 수준을 벗어나지 않으며 여전히 미국이 진지하게 북미대화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다는 것은 트럼프-아베의 전화 통화보도를 통해서 확인되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전화 회담을 갖고 비핵화를 하기 전에는 북한과의 대화가 이뤄질 수 없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일본 외무성은 15일 자료를 내고, 전날 저녁 10시쯤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약 1시간 15분가량 전화로 회담했다고 밝혔다. 외무성은 양국 정상이 북한 정세와 관련한 미일, 그리고 한미일 공조에 대해 모든 각도에서 분석하고 앞으로의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또 북한에 대해 최대한의 압력을 가함과 동시에, 검증 가능하며 완전한 비핵화를 전제로 하지 않는 한 북한과 의미 있는 대화를 할 수 없음을 확인했다고 외무성은 전했다. …… NHK는 평창 올림픽으로 연기된 한미 합동 군사 훈련에 대해, 북한에 압력을 강화하기 위해 패럴림픽 종료 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양국 정상이 인식을 같이했다고 보도했다.

(KBS, 2. 15. 보도)

미국이 여전히 북미대화에 소극적인 것과 대조적으로 평창올림픽을 전후하여 강화하고 있는 것은 북한에 대한 인권공세이다. 트럼프가 국정연설에서 오토 웜비어와 탈북자 지성호를 거론하며 북한을 비판한 데 이어 펜스는 2월 9일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와 함께 천안함이 전시된 경기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를 찾아 탈북민 지성호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을 비판했다. 이러한 일련의 행동은 미국이 앞으로 북한에 대한 인권 공세를 강화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 역시 뚜렷한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지 않다. 핵보유국 인정을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하는 태도에 변화가 없다. ‘김정일 탄생 76돐 경축 중앙보고대회’에서 최룡해가 한 발언은 여전히 북한의 기조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은 연설에서 “국방공업 부문에서는 병진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자위적인 핵 억제력을 더욱 튼튼히 다지며 우리식의 위력한 첨단 무장 장비들을 더 많이 개발·생산하여야 하겠다”고 강조했다.”(연합뉴스, 2. 15. 기사)

대파국을 막기 위해서 미국과 북한은 조건 없는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평창올림픽 이전의 태도와 비교하여 미국과 북한이 이렇다 할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올림픽과 패럴림픽 종료 후 정세는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 전쟁직전의 국면이 다시 시작될 것이다.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재개되고 북한이 미사일발사실험 등을 재개하며 북미간 공방은 다시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면서 또다시 ‘선제타격’, ‘예방전쟁’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는 상황이 재개될 것이다.

이미 지난 글, 「한반도 문제 해결을 가로막고 있는 요인들」에서 밝혔듯이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지금까지 미국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끝내고 북한과의 협상의 길로 가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제재를 강화하면서 북한을 전쟁 위협으로 굴복시키려고 하고, 마치 ‘전략적 인내’의 대안이 전쟁인 것처럼 미망에 빠져 ‘선제타격’, ‘예방전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은 사태를 극단적으로 악화시키는 것이다. ‘선제타격’과 ‘예방전쟁’은 망상 중의 망상으로 핵전쟁이라는 대참화를 야기할 것이다. 미국의 트럼프 정부는 이 미친 짓을 중단하고 북한과의 대화에 진지하게 나서야 한다.

인용한 같은 글에서 밝혔듯이 북한은 올바른 정책을 취할 경우 정세에 돌파구를 내고 트럼프 정부의 무모한 책동을 무력화시킬 수 있을 것임에도 핵보유국 인정에 맹목적으로 매달리면서 모험적 맹동주의로 민족 전체를 생존의 위기로 내몰고 있다. 미국이 한반도를 전쟁의 위기로 내모는 상황에서 북한이 이를 무력화시키는 행동을 하지 않고 전쟁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평창올림픽이라는 예고된 행사가 한반도 위기 고조국면에 일시적으로 제동을 걸었지만 올림픽 이후 트럼프의 무모한 책동은 다시 시작될 것이다. 북한은 아무런 조건 없이 미국과 협상을 개시하여 전쟁의 참화를 막아야 한다.

현재 미국과 북한은 상대방이 전혀 수용할 수 없는 것을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제출하고 있다. 미국은 선비핵화 선언을, 북한은 핵보유국 인정을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제출하고 있다. 상대방이 이를 전혀 수용할 생각이 없음은 쌍방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서로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내걸고 서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면 그 귀결이 대파국이 될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북한과 미국은 허세를 버리고 이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대파국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출구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의 출발점은 지금까지와 달리 북한과 미국이 아무런 조건 없이 만나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다. 이미 미국 국무장관 틸러슨이 무조건적인 대화를 주장했던 것은 전제조건을 내거는 대화가 환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평창올림픽이라는 행사 때문에 쌍방의 공방이 약해진 시기에, 앞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대파국을 막기 위해서 미국과 북한은 조건 없는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사태전개만으로는 올림픽 이후의 정세전망은 낙관적이지 못하다. 이미 앞에서 밝혔듯이 미국과 북한이 모두 이렇다 할 태도 변화를 아직까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한반도 위기 국면은 작년의 4월을 훨씬 능가하는 정도로 악화될 것이다. 오랜 분단 상황에 익숙해지고 수차례 심각한 위기국면을 넘겨 오면서 민중들 사이에는 ‘전쟁은 쉽게 오지 않는다’는 경험과 믿음이 존재한다. 이것이 중요한 생존경험과 지혜임에는 틀림없지만 거꾸로 현재의 위기국면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회피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경각심을 갖고 대파국을 막기 위해 사회주의, 진보세력이 북한과 미국이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서도록 민중과 함께 요구하고 투쟁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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