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를 그대로 유지해서는 부동산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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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회주의자]

문재인 정부는 7월 10일, ‘7.10 대책’이라는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그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현행 3.2%였던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최고세율을 6.0%로 상향조정하고 ▲1년 미만 보유한 주택을 파는 경우 양도소득세율 70%, 2년 미만 보유한 주택을 파는 경우에는 양도소득세율 60%를 부과하며 ▲2주택 소유자의 경우 취득세율을 8%로 인상하고 3주택 이상 소유자 및 법인에 대해서는 12%로 인상한다는 것이다. 즉 2주택 이상 소유자에 대해 종부세, 양도세, 취득세를 대폭 인상하는 안이다. 거기에 더해 4년 단기임대 및 8년 아파트 장기일반 매입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폐지하고, 주택 공급 확대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7.10 대책은 문재인 정부가 22번째로 내놓은 부동산 관련 대책이다. 정부가 이전보다 비교적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은 것은 지난 총선 이후로 정권에 대한 지지율이 점점 떨어지는 것을 의식해서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대공황으로 인해 민중의 삶이 갈수록 악화되고, 특히 계속해서 오르는 주택 가격으로 인해 매우 심각한 주거문제를 겪고 있는 청년 및 노동자들의 불만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누적되어 있기에, 이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진정성 없는 ‘실거주 외 주택 처분’

정부가 7.10 대책을 발표하기 전부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은 자신들이 주택문제를 포함한 부동산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인상을 대중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다. 한 예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두관은 7월 3일, “장·차관, 청와대 참모, 그리고 고위공무원단인 1, 2급 관리관과 이사관들은 1주택만 보유하고 나머지 주택은 다 팔아야 한다”, “공천 신청시 1주택만 보유하고 나머지는 처분하겠다고 서약한 더불어민주당의 국회의원들도 마찬가지”, “정책 수립 관련 부서에 있는 일선 공무원 가운데 다주택자는 다른 부서로 속히 전보해야 한다”, “다주택자가 부동산정책에 개입하지 않아야 국민이 정부정책을 신뢰할 것”이라는 말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더불어민주당 차원에서도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다주택 보유자 전수조사를 시행하고 국회의원 당선자들에게 2년 이내에 실거주 외 주택을 매각하겠다는 서약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는 발표를 하였고, 정부 차원에서도 7월 8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고위공직자 주택보유 실태를 파악하고 다주택자는 빨리 주택을 매각하도록 하라는 지시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퍼포먼스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정부 주요 인사들은 기만적이고 진정성 없는 태도를 계속해서 보였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7월 2일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은 법적으로 처분이 불가능한 경우가 아니면 이달 중으로 1주택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처분하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은 본인 소유 주택 중 노른자위라 할 수 있는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는 그대로 두고 충북 청주시의 아파트를 팔겠다고 하여 대중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결국 노영민은 여론 진화를 위해 서울 강남구의 주택도 처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바로 얼마 뒤 청와대에서 주택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윤성원 국토교통비서관 또한 서울 강남구와 세종시의 아파트 중 세종시의 아파트를 매각하고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는 그대로 보유하기로 결정함으로써 다시 대중들의 분노를 샀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서울에 3채의 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해 아무런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 부동산 값 상승으로 무주택자들의 주거문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데, 정부 고위공직자들은 말로는 부동산 문제를 잡겠다면서 실상은 부동산 값 상승에서 얻는 이익을 전혀 포기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런 기만적 태도 릴레이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진성준은 7월 16일 부동산대책을 주제로 다룬 한 TV 토론회에 출현했다. 토론이 끝난 직후 출연진들과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김현아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이 “(집값이) 떨어지는 것이 국가 경제에 너무 부담이 되기 때문에 그렇게 막 떨어뜨릴 수 없어요”라고 말하자 진성준이 “그렇게 해도 안 떨어질 겁니다. 부동산이 뭐 이게 어제 오늘 일입니까”라고 답하는 모습이 방송에 그대로 나가게 되었다. 당연히 그의 ‘무심코 나온 본심’은 주거문제로 인해 고통 받는 수많은 사람들을 분노케 하였다. 진성준은 이런 방송 바로 다음 날 집값을 안정화하겠다며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는 후안무치한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자본주의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문재인 정권은 부동산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정부와 여당 인사들의 이런 기만적인 태도를 논외로 하더라도,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정책은 지금의 심각한 주거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 한국의 부동산문제는 자본 및 임대업자, 투기세력을 비롯한 소수가 자신들이 직접 거주하지도 않으면서 이익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토지와 건물, 주택을 사적으로 소유하고 매매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그렇기에 아무리 주택을 많이 공급해도 그것은 결국 자본과 투기세력의 손으로 넘어가서 집값과 월세는 점점 비싸지고, 정작 집이 필요한 민중들은 집을 구하지 못해 열악한 주거환경에서의 거주를 강요당하게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토지와 주택에 대한 사적 소유 그 자체를 건드려야만 한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은 자본주의 사적 소유를 금과옥조로 여기기에, 어떠한 정책을 내놓아도 주거문제가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이 내놓은 7.10 대책은, 사적 소유는 털끝만큼도 건드리지 않은 채 ‘세금 인상’이라는 방법을 이용하여 집값 인상을 막겠다는 시도이다. 이전의 부동산정책들 역시 한결같이 그런 방식을 취해 왔다. 그러나 세금 인상과 같은 방식이 부동산값을 잡거나 주거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사실은 이미 다 드러났다. 토지와 주택의 사적 소유와, 매매 및 임대를 통해 그 소유주가 이득을 취하는 것을 보장하고, 부동산의 사용을 통해 새로 추가되는 가치까지 전부 부동산 소유주의 것이 되게끔 보장하는 자본주의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한, 부동산 관련 세금을 아무리 올린다 해도 그것은 결국 더 비싼 집값, 더 비싼 전세금, 더 비싼 월세의 형태로 무주택자들에게 전가될 뿐이다.

현재 문재인 정권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겉으로는 주거문제를 비롯한 부동산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역시 지금의 자본주의 체제에서 이득을 취하고 있는 기득권층이고 자본가계급이기에, 부동산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으며 그럴 의지도 갖고 있지 않다. 여당 인사들의 부동산 소유현황을 보면 이들의 계급성, 그리고 이들의 부동산에 얽힌 이해관계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 7월 16일 경실련이 발표한 제21대 국회 초선의원 151명의 부동산재산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해당 의원들이 본인 및 배우자 명의로 보유한 주택 173채 중 82채(47.4%)가 서울에 분포하고 있으며, 경기·인천까지 포함하면 119채(68.8%)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었다. 거기에 초선의원 151명 중 22명은 서울 중에서도 집값이 비싼 지역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일대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2주택 이상 다주택자도 151명 중 42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본적인 문제의 원인은 전혀 건드리지 않는 부동산정책 및 정부여당 주요 인사들의 기만적인 태도는 바로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의 이러한 계급적 한계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토지국유화, 1가구 1주택 초과 소유분 몰수 등을 통해 토지의 사적 소유 그 자체를 건드리는 것이 대안이다

문재인 정권이 내심으로는 집값이 떨어지길 바라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겉으로는 부동산 관련 세율을 높이고 주요 정부인사들 및 국회의원들 대해 실거주 이외의 주택을 처분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주거문제에 대한 민중의 불만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은 자본가 정권이기에, 사적 소유라는 자본주의 질서 그 자체를 건드려야만 해결할 수 있는 주거문제를 결코 해결하지 않으려 한다. 따라서 부동산문제에 있어서 사적 소유 그 자체를 건드릴 수 있는 요구로 토지국유화, 1가구 1주택 초과 소유분을 몰수하여 집이 필요한 청년 및 노동자 민중들에게 매우 저렴한 가격의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자본가 정권인 문재인 정권도 겉으로나마 ‘1가구 1주택 초과 소유를 어렵게 하겠다’, ‘집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닌 살기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등의 말을 하고 있는데, 이는 1가구 1주택 초과 소유분 몰수 요구 같은 요구가 대중적으로 충분히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지난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역대 정권은 한결 같이 부동산값을 잡겠다고, 주거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러나 그 시도들은 부동산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하였고 오히려 문제는 점점 악화되었다. 더욱이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후에는 아파트 가격이 급상승했다. 수도권 전 지역에서 집값이 상승하고, 특히 청년층의 대부분이 자기 돈으로 집을 구하는 것이 아예 불가능해 주택구매자금 및 전세자금을 대출받아 집을 구하거나 열악한 월세집을 전전하는 지금 상황은, 한국 부동산문제의 심각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제 부동산문제는 모순의 극대화로 그 해결을 요구받는 시점에 와 있다. 그리고 그 해결은, 사적 소유를 비롯한 자본주의적 질서를 그대로 유지한 채 세금만 더 걷고 공급량만 늘리는 식의 방법으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사적 소유 그 자체를 건드리는 대안을 적극적으로 요구해야만 한다.

패스트푸드 업계의 노동자. 맑스 저작과 자본론 학습을 통해 사회주의를 배웠다. 사람을 '노동자 대 고객'이나 '상사 대 부하'의 관계로 만나는 것을 매우 싫어하며, 각자의 자유로운 발전만으로도 모두가 유익해지고 발전할 수 있게끔 되는 사회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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