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것이 확인된 문재인 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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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고통의 시간, 5년의 세월이 지났다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제주도를 향하던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304명이 목숨을 잃었다. 많은 사람이 2014년 4월 16일을 기점으로 사회에 대한 태도와 삶이 달라졌다고 할 정도로 이 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아래에서 제대로 싸우지 못하던 운동도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투쟁에 적극 나섰다. 전교조 교사들의 박근혜 퇴진 촉구 시국선언 등 노동운동도 세월호 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세월호 투쟁은 2015년 말 민주노총을 비롯한 53개의 시민사회와 정당이 참여하는 민중총궐기 투쟁의 밑거름이 됐고, 결국 이런 투쟁이 2016년 백만의 촛불투쟁으로 이어져 결국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렸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이 물러나고 청와대에 들어간 문재인 정권은 2년의 세월이 지나도록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고 있다. 세월호 투쟁에 함께 했던 많은 사람들은, 세월호 단식에도 동참했던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지금 문재인 정권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에 그치고 있다. 진상규명을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지났고, 따라서 진상규명 의지를 의심하기에 충분한 상황이 됐다.

범죄자와 협의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2017년 12월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었고, 진상조사 활동이 시작됐다. 그러나 가족대책위를 비롯해 세월호참사의 진실이 규명되기를 바라던 이들이 요구했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한 독립적인 기구’는 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사라졌다. 자유한국당의 방해라는 명목 상의 이유를 들지만, 문재인 정권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은 것은 매한가지였고, 이는 유가족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따라서 2015년 세월호참사 특별조사회원회와 2017년 선체조사위원회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로 출범한 ‘4.16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도 진실규명을 위한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자유한국당과 해경과 같은 참사의 책임이 있는 관료조직의 조사방해는 계속됐고, 사법부는 변죽만 울렸다. 급기야 세월호참사 5주기를 앞두고 지난 3월 29일,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는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의 설치를 청와대에 청원하기에 이른다.

참사가 일어난 지 5년의 시간, 문재인 정권이 집권한 지 2년의 시간이 흘렀다. 이 시간 동안 진상규명을 위해서 참사 책임자인 자유한국당과 국회에서 협상을 벌여야 하는 일이 계속됐다. 우리는 그 과정에 대해서 의문을 가져야 한다. 세월호참사는 박근혜 정권 시절에 일어난 참사다. 당연히 그 책임은 박근혜 정권과 당시의 여당, 그리고 해경을 비롯한 정부기관이 져야 한다. 따라서 당시 참사에 대한 책임이 있는 자유한국당과 관료들의 반발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양보 없는 단호한 태도가 필요하다. 그러나 민주당은 지금까지 당사자인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는 물론 전국민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협치’라는 이름으로 자유한국당과의 타협을 계속해 왔다. 진상규명 활동은 번번이 국회에 묶이면서 한 발도 나아가지 못했다. 박근혜 정권과 자유한국당은 세월호참사를 저지른 범죄자이다. 그런데 그 범죄자와 협의하면서 진실을 규명한다는 것이 과연 올바른 방법인가? 범죄자는 단죄의 대상일 뿐이다.

지금도 여전히 자유한국당의 책임인가?

지난 4월 30일,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긴급성명을 통해 자유한국당 해산을 주장했다. 그 이유는 세월호참사의 주범인 자유한국당이 국회를 마비시켜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입장이 짚지 않는 대목이 있다.

물론 그 행위는 매우 잘못된 것이지만, 범죄자가 자신의 범죄가 드러날 것이 두려워 방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지금 문제는 자유한국당의 방해가 아니라, 문재인 정권이 진상규명을 위해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는가, 그리고 투쟁하고 있는 우리가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것은 여전히 부르주아 지배질서의 한 축인 국회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근본적인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다. 문재인 정권은 스스로도 국회가 식물국회라고 진단하고 있는데, 왜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문제에 있어서는 국회 핑계를 대는지, 문재인 정권의 태도에 대해서 의문을 가져야 한다. 정말 국회가 아니면 진실규명을 위한 활동이 불가능한 것인가?

긴급성명은 문재인 정권에게 단 하나의 정치적 부담도 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표현된 것이다. 행정부의 막중한 권한을 가진 문재인 정권이 진실규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명백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명한 정치적 입장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운동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인 자주적인 태도가 없이, 정치권에 의존하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분명해진 문재인 정권의 태도: 이제 문재인 정권에도 책임을 물어야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 설치와 전면 재조사를 촉구하는 청원에 20만 명이 넘게 참여했다. 4월 28일 청원이 마무리된 후 5월 26일 청와대의 답변이 있었다. 국민청원에 대해 청와대가 직접 답변에 나선 것은 흔치 않았다. 국무회의 등에서 청원에 대해 언급한 적은 있지만, 비서관이 동영상으로 직접 답변을 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그만큼 문재인 정권도 세월호참사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답변을 보면 진상규명 의지에 대한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박형철 비서관의 입을 통해 전달된 청와대 답변 결과는 “아직 독립적인 수사체계와 수사 인력을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습니다”라는 것이었다. 또한 답변 내용의 대부분은 자신들이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지난 과정에 대한 설명이었을 뿐이었다. ‘특별수사단’의 위상이 과연 올바른 것인가라는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청와대에 세월호참사의 진실규명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답변이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청와대의 답변에 분노하고 있다.

앞서 밝혔듯이 박근혜 정권과 자유한국당은 세월호참사의 주범이다. 문재인 정권이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범죄자와의 협상은 당장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모든 권력을 동원해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지금 진상규명을 할 권력과 자원을 가진 것은 바로 문재인 정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은 집권 후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진상규명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세월호참사의 진실이 규명되고, 그 책임자를 처벌하고,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회의 안전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권에 대해 기대는 것이 아니라 집권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진상규명에 미온적이고 의지가 없는 데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 한다. 문재인 정권에 대한 태도의 변화가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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