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문제의 주범은 자본주의임을 폭로할 때다―“실업자 항의의 날” 기획단이 출범하다

0
304
[사진: 사회주의자]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일자리 문제

일자리 문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2월 10일에 발표한 “2021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021년 1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에 비하여 98만 2천 명이 감소한 2,581만 8천 명이었다. 이는 1998년 IMF 사태 이후 최대 감소폭이었다. 실업률은 5.7%로 21년 만에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조사기간 동안 “그냥 쉬었음”으로 답한 사람들은 271만 5천 명으로 작년 1월 기준 37만 9천 명이 증가했고, 구직단념자는 77만 5천 명으로 1년 사이 23만 명이 늘어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청년 실업률은 9.5%에 달했으며, 확장실업률로 따졌을 때는 27.2%로 청년 네 명 중 한 명이 실업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통계상 취업자로 분류되지만, 기약 없는 휴직에 내몰려 사실상 해고 상태인 일시휴직자 또한 89만 2천 명을 기록했다. 3월 17일에 발표된 “2021년 2월 고용동향”에서도 일자리 문제가 전혀 나아지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7만 3천 명이 줄어들어, 12개월 연속 감소라는 98년 IMF 사태 이후 최장기간 감소세를 보였다. 실업률은 4.9%에 달했다. 청년 실업률은 10.1%로, 확장실업률로는 26.8%에 달해 여전히 청년 네 명 중 한 명이 실업상태였다. 일시휴직자 또한 69만 8천 명에 달했다. 이러한 통계들은 노동자 민중이 실업 문제로 인해 상당히 고통 받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021년 1월 23일, MBC 뉴스의 ‘코로나 시대의 K-청년’이라는 기획 기사에서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빚쟁이가 되고 있는 청년들에 대한 이야기를 보도했다. 기사의 일부를 인용한다.

[정 모 씨/33세]
(빚을 얼마나 지고 계시기에?)
“1,400만 원 정도 있어서.”
(빚을 못 갚고 계신 이유가 있을까요?)
“취업이 안 되다 보니까 생계급여를 조금씩, 조금씩 받고 있어도 대출금으로 주다 보면 돈이 없어서.”
(연체가 됐군요.)
“네. 진짜 돈이 없어서 죽느니 차라리 돈을 빌려서 그나마 조금 천천히 갚아가면서 갚는 것이 차라리.”

[29세 청년]
“코로나 전에는 부업을 하면서 빚을 갚아 나갔는데, 코로나 때문에 이제 부업이 없어지다 보니까 이제 감당하기가 힘들어져서.”

(MBC 뉴스, [로드맨] 코로나 시대의 ‘K청년’ 1편 – 청년실신)

요약하자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이 생활비와 학자금 등을 충당하기 위해 빚을 지다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빗대어 최근에는 ‘청년 실신’(청년 대부분이 졸업 후 실업자이거나 신용불량자)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노동자 민중, 특히나 청년들의 상황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한 쪽에선 실업으로, 한 쪽에선 과로로 죽어가는 현실―문제는 자본주의다!

그러나 ‘일자리 정부’를 자임한 문재인 정권은 일자리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면서도 저임금·단기 일자리를 대거 양산하거나 “임시직·일용직의 타격이 크니 임시직·일용직에 대한 인건비 지원을 추진하겠다”는 등 ‘언 발에 오줌 누기’ 식 대책만을 내놓기에 급급했다. ‘실업자로 머무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냐’는 것이다. 심지어는 3월 17일에 진행된 2월 고용동향에 대한 브리핑에서 경제부총리 홍남기는 “고용쇼크였던 1월에 비해서는 취업자 수 감소폭이 완화되었고 정부 일자리 정책이 본격적으로 착수되었다”며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있다”는 자화자찬을 늘어놓기까지 했다. 이는 불타는 집에 표주박으로 물을 뿌리며 “괜찮아질 것이다”라 하는 황당한 주장에 불과했다.

한편 자본가들 또한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기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뻔뻔한 주장을 다시금 꺼내들기 바빴다. 그러나 실업과 해고는 자본에 대한 규제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체제의 고질병이다. 당장, 자본이 천문학적인 혈세를 고용유지지원금으로 퍼주어도 정리해고·구조조정의 칼날을 망설임 없이 뽑아들거나 노동자들을 기약 없는 무급휴직으로 내모는 모습을 노동자 민중들은 너무 오랫동안 보아왔다.

다른 한 편, 사회적으로 필요한 일자리, 예컨대 교육·돌봄·보건의료·산업안전·생태 같은 부문의 노동자들은 턱없이 부족한 인원으로 착취에 시달리기 일쑤였다. 일례로 코로나19 전담병원의 보건의료노동자들은 상시적인 인력부족으로 인한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다 “인력충원과 예산확충”을 요구로 걸고 지난 2월 2일, 청와대 앞에서 철야농성에 돌입하기도 했다. 3월 15일에는 초등학교 돌봄 전담노동자가 업무과중에 시달리다 목숨을 잃는 비극적인 일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한 쪽에서는 일자리가 없어 굶어 죽고, 한 쪽에서는 일손이 모자라서 무한정 쥐어 짜이다 죽어나가는 것이다.

때문에 이제는 “일자리는 사회가 만들면 되지만 자본이 이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사회가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어내라!”, “노동시간 단축하여 일자리를 나누자!” 등의 요구를 들고 거리에 나서야 할 때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이러한 시급하고 절실한 요구들을 내세우고 싸움을 만들어 나가자고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4월 24일 “실업자 항의의 날”로 모이자!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에서는 이러한 분위기를 돌파하고 일자리 문제의 주범은 자본주의이며, 이제는 일자리를 사회가 만들어내야 한다는 요구를 공론화시키기 위하여 “실업자 항의의 날”을 기획, 제안하였다.

3월 8일에 “실업자 항의의 날” 기획단 참여제안서가 공개된 이후, 3월 20일까지 청년들, 그리고 “실업자 항의의 날”의 취지와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개인들을 중심으로 실업자 항의의 날 기획단이 꾸려졌다. 그리고 3월 22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실업자 항의의 날 기획단이 첫 발을 뗐다.

이 날 회의에서는 우선 기획단 운영에 있어 기본적인 틀을 마련한 뒤 “실업자 항의의 날” 집회와 사전행사에 대해 논의하였다. 이 날 결정된 주요 일정은 다음과 같다.

    • 4월 1일 <대공황과 청년 실업 – 코로나가 끝나면 일자리가 생길까>라는 주제의 기획단 자체 세미나.
    • 4월 3일, 17일에 각각 신림역과 홍대입구역 부근에서 “실업자 항의의 날” 기획단 선전전 진행.
    • 4월 5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4월 16일까지 주중 광화문 광장에서 1인 시위 돌입.
    • 4월 16일 “일자리 문제는 개인이 해결할 수 없고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는 실업자 항의의 날의 문제의식 및 취지를 공론화할 취지로 <청년 일자리 토론회> 개최
    • 4월 24일 실업자 항의의 날 개최

첫 회의에 참여한 기획단원들은 기획단에 함께 하게 된 동기와 앞으로의 결의를 나누기도 했다. 한 기획단원은 “이전에는 사회주의 관련한 학습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했었는데, 이제는 이런 내용을 토대로 실천을 해 보고 싶어서 참여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또 다른 기획단원은 “일자리 문제를 ‘코로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게 아니라는 걸 폭로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기획단 참여 동기를 밝혔다. 방송 관련 직업에 종사하는 한 기획단원은 “방송 리서치 관련 일을 시작하였는데, 근무시간도 일정치 않은 등 노동조건이 너무 열악하다. 그런 데에서 문제의식이 생겼다”며 기획단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실업자 항의의 날” 기획단에 모인 기획단원들은 이미 문제의식과 취지를 깊이 공유하고 이를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모였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업자 항의의 날” 기획단은 이러한 결의와 문제의식들을 모아 4월 24일 실업자 항의의 날 집회와 앞서 언급한 여러 사전행사들을 힘차게 만들어나갈 것이다. 기획단에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실업자 항의의 날” 취지에 공감하는 분들은 누구나 위에서 언급한 주요 일정에 참여할 수 있다(참여를 희망하는 분들은 실업자 항의의 날 기획단 제안서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기 바란다). 엉킬 대로 엉켜진 일자리 문제는 자본주의라는 매듭을 끊어야 풀어낼 수 있다. “실업자 항의의 날”은 그러한 투쟁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일자리 문제, 청년실업 문제는 시장에 맡겨서도, 정권에 맡겨서도 해결할 수 없다. 이제 더 이상 참지 말고 일자리 문제의 주범 자본주의에 맞서 투쟁하자!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을 달아주세요!
이곳에 이름을 적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