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4일, 해방연대 국가보안법 탄압사건의 대법원 선고기일이 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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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회주의자]

노동해방실천연대(이하 해방연대)에 대한 국가보안법 탄압사건의 대법원 선고 재판이 5월 14일(목) 오전 11시, 제2호 법정에서 열린다. 2012년 5월 22일 해방연대 회원 4명(성두현, 이태하, 최재풍, 김광수)이 국가보안법상 국가변란선전동단체 구성 혐의로 긴급체포되고 같은 해 6월 기소된 후 지금까지 탄압사건이 마무리되지 않은 채 지속되어 왔다. 탄압사건이 발생한 이후 해방연대는 탄압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재판투쟁을 전개해 왔다. 해방연대에 대해 국가보안법을 적용하여 회원들을 체포한 것은 사회주의 활동을 억누르기 위한 공안탄압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해방연대 일인시위: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라!”, “대법원의 조속한 판결을 촉구한다!”」를 참조)

2013년 9월 12일의 1심 판결, 그리고 2015년 1월 22일에 있었던 2심 판결 모두, 해방연대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이런 판결에 불복하여 2015년 1월 28일 대법원에 상고를 하였고, 그 뒤로 지금까지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대법원은 판결을 미뤄왔다.

해방연대 재판 당사자들은 작년 4월과 9월, 신속한 심리 진행 및 종결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대법원에 발송하였다. 또한 재판 당사자들을 포함한 해방연대 회원들은 작년 8월 12일부터 대법원의 신속한 판결을 촉구하는 것과 함께 시대착오적인 국가보안법의 철폐를 주장하는 일인시위를 대법원 정문 앞에서 두 달 간 전개하였다.

이렇게 하고도 대법원에서 아무 반응이 없자, 재판 당사자들은 2020년 2월에 세 번째로 의견서를 발송하였고, 2월 17일에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였다. 이 기자회견에서 재판 당사자들은 법리검토만 하면 되는 대법원 판결을 5년간이나 진행하지 않고 질질 끌어온 대법원의 직무유기를 규탄함과 동시에 국가보안법 철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이 날부터 대법원 앞 일인시위를 두 달에 걸쳐 재차 진행하였다.

마침 대법원 앞에서 집회를 여는 것이 가능해졌다. 각급 법원 100미터 이내에서의 집회를 금지한 집시법 조항이 2018년 헌법재판소로부터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국회가 대체입법을 하지 않음으로써 해당 조항이 2020년 2월에 효력을 상실하였던 것이다. 해방연대 회원들은 이 조건을 활용하기로 했다. 지난 4월 8일 대법원 정문 앞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및 해방연대 사건의 조속한 판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어 대법원을 압박했다.

이러한 대법원 압박 활동이 계속되는 와중에 4.15 총선이 끝나고 채 한 달도 안 되어 대법원의 판결 선고기일이 5월 14일로 잡혔다. 해방연대 회원들이 처음 체포되었던 날로부터 8년 가까이 되어가는 동시에, 검찰이 2심 이후로 대법원에 상고한지 5년 3개월이 넘은 때였다.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여 탄압에 맞서 당당히 투쟁한 결과 마침내 그 결실을 본 것이다.

[사진: 사회주의자]

해방연대 사건에 대한 대법원 선고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대법원이 지금까지 판결을 미루고 있었던 것은 정치적인 이유에 의해서이다. 해방연대에 대한 공안탄압은 무리한 것이었고, 따라서 박근혜 정권 치하에서 진행되었던 1심과 2심에서조차 모두 무죄판결이 나올 수 있었다. 이 사건이 대법원에서도 무죄판결을 받을 경우, 이는 한국에서 사회주의를 공공연하게 내걸고 활동하는 정치조직이 국가보안법에 의해서도 무죄판결을 받는 최초의 일이 된다. 이 때문에 대법원은 사회주의 조직에 대해 무죄판결을 해야 하는 것에 대해 정치적 부담을 느끼고 차일피일 선고를 미뤄 온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의 이런 태도는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에도 바뀌지 않았는데, 이는 지금까지 수구세력의 눈치를 보고 있던 자유주의세력의 상태가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2020년 4월 15일에 치러진 제21대 총선에서 집권여당이 압승하여 다수당이 됨에 따라, 대법원은 더 이상 판결을 미룰 수 없게 되었다. 그렇기에 대법원은 이제 해방연대 사건에 대한 판결을 총선 직후 곧바로 이를 처리하기 위해 선고기일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해방연대가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을 경우, 그것은 중요한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 앞에서 밝혔던 바와 같이 이것은 사회주의를 공공연히 내걸고 활동하는 조직에 대해 최초로 국가보안법 무죄가 판결되는 사례이기 때문에, 바로 국가보안법에 중대한 균열을 내고 사회주의 정치활동의 자유를 확대하는 의미를 갖는다. 이는 향후 사회주의 활동의 활성화에 기여하는 뜻깊은 일이 될 것이다. 5월 14일에 열리게 될 대법원 선고 공판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반세기 넘게 국가보안법은 다른 모든 법 위에 군림하며 자본주의 체제에 조금이라도 저항하려는 움직임을 철저히 탄압해 왔고, 민중들의 사상까지도 검열 및 통제해 왔다. 자본주의의 모순이 격화되어 대공황이 임박함으로써 사회주의가 그 대안으로 등장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해진 지금, 그리고 한반도 평화가 진척되어가고 있는 지금, 국가보안법은 그 존재의 정당성을 잃어가고 있다. 민중의 절실한 삶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주의 운동의 확산이 필요하고, 그것을 가로막는 국가보안법은 반드시 폐지되어야만 한다. 곧 이루어질 해방연대 사건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국가보안법 폐지 및 사회주의운동의 확산을 위한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패스트푸드 업계의 노동자. 맑스 저작과 자본론 학습을 통해 사회주의를 배웠다. 사람을 '노동자 대 고객'이나 '상사 대 부하'의 관계로 만나는 것을 매우 싫어하며, 각자의 자유로운 발전만으로도 모두가 유익해지고 발전할 수 있게끔 되는 사회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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