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이냐 해결이냐―한반도 문제 해결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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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putnik International]

1. 향후 본격화할 북미간 협상

지난 4월 한반도에서 마치 곧 전쟁이 일어날 것 같은 위기감이 고조되었다.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추가 핵실험이 확실시될 경우 미국이 선제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론들이 보도하였다. 트럼프 정부가 GBU-43 폭탄으로 아프카니스탄을 폭격한 것은 대북 경고 메시지라는 분석도 있었다. 만약 미국의 선제공격이 이루어진다면 이에 대해 북한이 대응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한반도가 곧바로 전쟁상태로 빠져들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었다. 다행히도 북한이 이를 의식해서인지 4월에 6차 핵실험을 감행하지 않아 실제 전쟁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북한이 5월 14일 중장거리 전략탄도미사일(IRBM) ‘화성-12’를 발사하면서 새롭게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의 발표에 의하면 화성-12는 ‘최대고각’으로 발사되어 고도 2천111.5㎞까지 상승비행하여 787㎞거리의 공해 상에 떨어졌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의하면 이 미사일은 정상각도로 발사되었을 경우 사거리는 4천500에서 5천km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었다. 또한 이번 발사 실험에서 북한은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어, ICBM 개발 단계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되었다(이미 북한이 ICBM을 보유했다는 주장도 있다. 이 주장을 한 사람이 다른 사람도 아니라 해리스 미 태평양 사령관이라는 점에서 그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다. 2016년 11월 16일자 KBSWORLDRadio 기사, 「미국 태평양 사령관 ‘북한 ICBM 보유’ 평가 믿어 … 최악 가정하에 대비」 참조 바람). 그리고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과거처럼 똑같이 UN에서 새로운 대북제재가 논의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위기감 고조는 최근의 한반도 정세 흐름의 맥락을 이해하면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것이었다. 필자는 작년 11월에 쓴 기사, 「선제타격이라는 망상」에서 미국에서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된 후 미국이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인데 협상을 위해서 대통령 취임 초기에 오히려 강경책이 더 대두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실제로 미국이 선제타격을 선택할 확률이 매우 낮음에도, 글에서 선제타격론을 비판하는 것은,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 망상인지를 환기시키고, 향후 전개될 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이다. 미국의 대선 이후, 한반도 문제는 미국에게는, 과거와 달리 우선 다루어야 하는 주제가 될 것이다. 앞으로 미국은 비록 원하지 않더라도, 결국 북한과 협상하는 길로 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순순히 협상으로 전환하지 않을 것이다. 협상을 하기 전에, 그리고, 협상을 위해서도 미국은 차기 정권 초기에 지금보다 더한 강경책을 쓸 가능성이 있는데, 이때 선제타격론은 북한에 대한 위협용으로 지금보다 더 자주 등장하게 될지 모른다. 그리고 여기에 부화뇌동하여 국내의 수구세력은 이를 증폭시키려 할 것이다. 하지만 선제타격론은 협박으로 끝나고, 미국은 협상의 길로 갈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 점을 잘 읽고, 냉정하고 자신감 있게 대응해야 한다. 한편에서는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전쟁 위험을 증폭시키려는 미국의 책동에 반대하여 단호하게 투쟁해야 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있을지도 모르는 한반도 정세의 추가적인 악화라는 일시적 현상에 현혹되어 위축되지 말고, 한반도 정세에 새로운 돌파구를 열기 위해 자신감을 갖고 투쟁해야 한다.

대체로 글에서의 예측은 현실과 맞아 들어가고 있다. 요란했던 4월 전쟁위기설을 뒤로 하고 미국은 북한과의 협상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즉, 현재의 국면은 본격적인 협상을 앞두고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북한과 미국이 치열하게 기 싸움을 벌이는 국면인 것이다. 물론 기싸움 중에 자칫 치킨게임 양상이 벌어져서 파국적 재앙이 벌어지는 것을 경계해야겠지만, 기싸움 중에 교환되는 상호공방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고 전체 맥락 속에서 그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사태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다.

트럼프는 취임 초기에 여러 선택 수단들의 타당성 검토를 마친 후 선제타격 등이 가져올 결과를 충분히 인지하고, 일단 북한에 대한 압박과 협상의 병행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정상각도가 아닌 ‘최대고각’ 발사를 한 것은, 미국의 선제공격과 중국의 원유공급 중단이 언급되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정면충돌은 피하되 핵․장거리미사일 개발과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자신의 행보는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금 북한과 미국은 모두 본격적인 협상을 염두에 두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주도권 싸움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양측은 이미 5월 8~9일 오슬로 1.5트랙 접촉에서 협상을 앞두고 상호 탐색전을 마친 상태이다.

2. 미국은 지체된 협상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이미 오바마 임기 만료 1년 전부터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 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은 공화당, 민주당을 불문하고 인정되고 있었다.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는 사실상 무대응의 대책으로 북한의 핵무장력만 강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전략적 인내’가 실패했음에도 오바마는 지난 1년간 여전히 제재강화조치를 반복하면서 협상을 회피하였다. 취임 후 ‘전략적 인내’가 실패했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트럼프는 오래지 않아 선제타격 등이 무망한 수단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북한과의 협상을 시작하려고 하고 있다.

그런데 이 협상은 매우 오래 동안 지체된 것이다. 그리고 협상이 지체된 만큼 북한은 그동안 급속하게 강화된 핵무장력을 보유하고 있고 과거보다 대미 협상에서 훨씬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은 협상에서 많은 대가를 지불해야 할 위치에 놓여있다. 협상이 속도를 내느냐 아니냐는 미국이 이것을 현실로 인정하는 속도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 한반도 문제 해결 원칙의 재확인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북미관계의 역사와 북한과 미국이 바라는 목표의 상이함을 감안할 때 북미간의 협상은 앞으로 많은 우여곡절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자는 굳이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그래서 후자에 대해서만 말하면 북한은 협상에서 핵보유국 인정, 북미관계정상화, 주한미군철수, 평화협정체결을 요구하고 미국은 북한의 핵포기와 비핵화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요구 사이에는 한눈에 보아도 그 간극이 매우 크다. 김정일 정권 시기만 해도 북한은 핵보유국 인정을 요구하지 않았지만, ‘전략적 인내’ 시기에 축적한 핵무장력을 토대로 김정은 정권은 이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달리 미국은 북한의 핵포기를 요구하고 있다. 북한은 주한미군의 철수를 주장하고 있지만 동북아에서의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은 주한미군을 계속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 또한 이에 더하여 사드배치를 기정사실화하려 하고 있다.

협상에서 우여곡절이 예상될 뿐만 아니라 협상이 우여곡절을 겪는 동안 한반도에서는 언제라도 다시 위기가 급속히 고조될 수 있어 4월처럼 전쟁위기가 실제의 위협으로 다가 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때마다 위기는 규정력을 발휘하며 모든 문제를 뒷전으로 몰아 놓을 것이다.

때문에 그때그때마다 동요하지 않고 북미간의 협상이 한반도 문제 해결로 귀결되고 전쟁상황을 막기 위해 우리는 몇 가지 한반도 문제 해결의 원칙을 재확인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 이러할 때 우리는 사태를 악화시키는 어떤 세력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경고하고 투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첫 번째 원칙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고 북미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다. 또한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미군을 철수함으로써 미국의 오랜 한반도 개입을 끝내는 것이다.

두 번째 원칙은 한반도 비핵화의 원칙이다. 북한은 핵보유국 인정 요구를 포기해야 한다. 북한이 핵보유국 인정을 고집하면 한반도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협상의 진전을 위해서 핵동결조치가 선행될 수 있지만, 궁극적 귀착점은 한반도 비핵화가 되어야 한다.

세 번째 원칙은 어떤 경우에도 전쟁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반도에서는 당사자 어느 한쪽의 오판에 의해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그 결과는 극히 참담한 것이 될 것이다.

이상의 원칙을 재확인하는 것은 복잡하게 꼬인 한반도 정세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갈팡질팡하지 않고 일관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한반도 정세는 현재, 한반도문제의 해결이냐 파국이냐의 극단적인 양자택일의 기로에 놓여 있다. 우리 사회주의자들과 진보세력은 사태의 엄중함을 철저히 인식해야 한다. 비록 우리 사회주의자들과 진보세력이 북한과 미국을 당장 제어할 힘을 갖고 있지는 못하지만, 우리는 파국을 막고 한반도 문제의 해결을 위해, 사태를 악화시키는 행동을 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반대하여 민중들과 함께 단호하게 투쟁해야 한다.

말 그대로 한반도 상황은 종반전의 국면에 놓여있다. 향후 본격화될 북미간 협상이 한반도 문제 해결의 계기가 되도록 적극적으로 투쟁하자!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가져오는 한반도 문제 해결의 길로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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