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이 급진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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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https://medium.com/]

우리 주변에는환경보호를 명목으로 여러가지 정책이나 캠페인이 시행되고 있다. 이 중 대부분은 차량 부제 운행 제도나 비닐봉투 규제와 같이 너무 파격적이지는 않으면서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다. 요즘에는플라스틱 프리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세계자연기금과 관광 서비스 관련 IT 기업 제주패스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추진한 캠페인으로, 몇몇 정치인이나 연예인 등 유명인사들이 참여하면서 SNS에서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 일회용 테이크아웃 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한다는 인증사진을 ‘#플라스틱프리챌린지라는 해쉬태그와 함께 SNS에 게시하면 참여가 완료되는데, 캠페인 초기에는 개인 SNS 계정을 위주로 시작되었으나 최근에는 기업들까지 자발적으로 나서서 캠페인에 동참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플라스틱 제품이나 일회용품이 지구에 많은 해를 끼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기에, 각자 일상에서 텀블러를 사용하고 주변에 이를 권장하는 것은 바람직한 행동이다. 이러한 실천들이 쌓이면 결과적으로 지구를 덜 파괴하는데 일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경각심을 느끼도록 하는 효과도 지니기 때문이다.

그런데세계 이산화탄소 농도 최고 경신…5 414.7ppm”, “역대급으로 녹는 북극올여름, 폭염·홍수 번갈아 온다같은 기사들은 보고 있자니, 과연일상적 실천만으로 현재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생태위기와 기후변화가 해결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지구가 처한 위기에 대한 강력하고 즉각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당장 몇십년안에 수억 혹은 수십억의 인구가 터전을 잃고 빈곤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개인의 일상적 실천이 모이고 커지다보면 지금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은 너무 안일한 태도일지도 모른다.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생태위기와 기후변화에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본질을 정확하고 날카롭게 인식해야만 한다.  『사회주의자』는 이제까지 생태위기 및 기후변화와 관련된 여러 편의 기사를 통해, 오늘날 지구가 처한 상황은 체제의 문제로 접근해야만 해결할 수 있음을 주장해왔다. 이러한 주장은 반자본주의 의식이 고양되고 있는 지역에서는 점차 익숙해지고 있으며 집단적 실천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이 점차 급진화되고 있는 세계의 흐름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기후변화가 아니라 기후위기다!

몇몇 사람들은 우리 모두가 기후위기를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또 다른 편리한 거짓말에 불과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죄가 있다면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책임이 있습니다. 일부 사람들, 특히 일부 회사와 일부 의사 결정자들은 막대한 돈을 얻기 위해 돈으로도 맞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를 희생시키고 있습니다

이 발언의 주인공은 기후변화를 기후위기라 칭하며 전세계 등교거부 운동을 주도한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이다. 툰베리는 올해 초 다보스 포럼 연설에서 위와 같이 말했다. 위 말대로라면, 툰베리는 자본가라는 단어를 쓰지는 않았지만 자본가를 위시한 지배계급이기후위기를 만들어낸 장본인들이라고 꼬집은 셈이다. 툰베리의 연설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기후변화를 위기로 인식하는 흐름은 매우 거세지고 있다. 최근 영국 하원에서는기후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결의안을 가결하기도 했으며, 얼마전 프란치스코 교황은 석유회사 CEO들을 향해 기후변화 대처를 촉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지난달 영국 매체 『가디언』에서는 “’기후변화대신에기후 비상사태기후위기’, 혹은기후붕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지구 온난화에 대해서는지구 가열이라는 표현으로 대체하겠다고 선언했다. 편집장 캐서린 바이너는기후변화라는 용어는 다소 수동적이고 평온한 것처럼 들립니다. 과학자들은 인류에게 다가올 파국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요.”라고 덧붙였다. 또한점점 많은 기후과학자들과 UN  및 영국 기상청과 같은 기구에서는 관련 용어를 바꾸고 있으며, 우리가 처한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더욱 강력한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우리가 경제위기를 단순히경제변화라고 뭉뚱그려 말하지 않듯, 기후변화에 대해서도 보다 구체적이고 엄밀히 표현할 수 있는 용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추세는 많은 사람들이 기후변화를 더이상 미래의 문제로 두지 않고 당장 해결되어야할 매우 중요하고 급박한 문제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과학계에서도 지금의 기후변화가 매우 급박하고 중대한 사안임을 확증하는 문건이 나오고 있다. 작년 10월 인천에서 진행된 제48 IPCC 총회에서는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채택하였다. IPCC는 매우 다양한 입장을 가진 전세계의 기후과학자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지구온난화에 매우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기구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보고서에서는지구의 기온 상승을 1.5℃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급속하고 광범위하며 전례없는 사회 모든 측면에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기후학자 마일스 앨런은이 보고서는 우리에게 세계 경제가 즉시 바뀌어야 함을 피력한다고 설명했다. IPCC 보고서에서 언급된사회 모든 측면에서의 변화는 사실 문제가 자본주의라는 것을 돌려말한 것에 불과하다.

이미 몇몇 과학자들은 기후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작년 10월 핀란드의 한 독립연구단체 BIOS UN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는 자원 및 에너지 사용으로 발생하는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행성 생태계의 능력을 소모했으며기후변화는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매몰비용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오늘날의 지배적인 경제이론과 경제 정책은 끊이지 않는 정력적이면서도 물질적인 성장을 전제하고 있으며, “작금의 혼란을 설명하기에는 부적합하다고 설명한다. 또한 결론에서는에너지, 교통, 식량, 주택이 생산되고 소비되는 방식 자체가 변화해야 함을 말하고 있다. 이 말은 결국, 무제한적으로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지구를 수탈해야만 하는 자본주의가 지금의 기후위기라는매몰비용을 만들어 냈으며, 자본주의와 그를 비호하는 주류 경제이론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하고, “생산되고 소비되는 방식”, 즉 자본주의 체제 자체가 변화해야 한다는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사진: 기후변화를 기후위기라 칭하며 전세계 등교거부 운동을 주도한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체제변화의 필요성을 직감하기 시작한 사람들

툰베리가 지난해 여름 폭염을 견디지 못해 스웨덴 의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이후, 전세계 수많은 청소년들이 “Friday for Future(미래를 위한 금요일)”라는 이름으로 기후파업을 단행하기 시작했다. 현재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발전한 ‘미래를 위한 금요일’은 자체 홈페이지까지 개설하여 전세계 청소년들의 파업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의 수많은 청소년들이 참가하고 있다. 국제 학교 파업을 결의했던 지난 3 15일에만 무려 135개국에서 총 200만명의 청소년들이 파업에 동참하였다. 파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의견이 100% 일치할 수는 없겠지만, 파업 전반을 꿰뚫고 있는 대중적인 기조는 바로 ’기후변화가 아니라 체제변화(System change not climate change)’라는 구호이다. “이 시스템 내에서 해답을 찾기 힘들다면, 시스템 자체를 변경해야 할 것”이라는 툰베리의 연설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기후파업 현장에서도 위와 같은 문구가 담긴 피켓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기후위기와 경제 및 정치 체제의 관계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두터워짐에 따라 많은 사람들은 현재의 기후위기가 체제로부터 야기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으며, 체제 자체를 바꿔야한다는 외침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바꾸고자 하는 체제는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모두가문제는 자본주의다라고 속시원하게 외치고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그들이 파업 현장과 토론장에서 묘사하고 비판하는 내용은 분명히 자본주의를 가리키고 있다. “매우 소수의 사람들이 어마어마한 돈을 끊임없이 벌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 문명이 희생되는 체제, “부유한 이들의 사치스러운 삶을 위해 생물권이 희생되고 있는체제, “소수의 사치에 대한 대가로 다수가 고난을 치르는체제가 자본주의가 아니라면 무엇일까? 이들은 다른 어떤 곳에서 주입받은 것을 그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삶에서 직접 보고 느끼고 겪은 것들을 그대로 내뱉는 것일 뿐이다. 단지 그 삶의 토대가 바로 자본주의 체제에 있기 때문에, 자본주의 체제가 지닌 모순을 본능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그들 스스로 자신있게 반자본주의를 외칠 날도 머지 않았다. 지금 기후파업에 참여하는 청소년들 중에서도 분명한 반자본주의 입장을 가지고 투쟁하는 이들이 존재하며, 지금 현재까지도 바뀌어야 할 체제에 대한 토론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현재 벌어지고 있는 기후파업이 매우 강력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이유는 참가자들 스스로가 대중이 지닌 힘을 강하게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동주의에 빠지는 대신 정치인들에게 투표하라는 지적에, 그들은 정치인들에게는정치적 의지가 없으며정치가 아무 곳에서도 보이지 않을 때자신들은 무엇을 해야하냐며 반문한다. 그리고우리는 세계의 지도자들에게 관심을 구걸하려는 것이 아니, “싫든 좋든 변화가 오고 있다는 것을 당신에게 알리려 할 뿐, 진정한 힘은 사람들에게 달려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자신의 잇속만 챙기는 자본가와 정치인을 위시한 지배 세력에게 지구를 내맡길 수 없다는 생각을 공공연히 표출하기 시작했고, 오직 대중들의 단결과 실천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품은 채 행동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지난 파업들을 성공적으로 이끈 청소년들은 9 20일에 재개될 파업에서 더 큰 대중적 역량을 얻기 위해 성인들의 참여까지도 촉구하고 있다.

체제변화의 시작은 반자본주의로부터

기후변화의 탓을 우리 자신에게로 돌리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 기후파업에 나선 청소년들은 플라스틱 대신 친환경 제품을 쓰는 것, 자가용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걸어다니는 것, 고기를 덜먹고 지역의 식재료로 식생활을 유지하는 것과 같은 개인적 활동만으로 기후변화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세계 탄소 배출의 70%가 단지 100개의 회사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러한 거대 자본은 오직 이윤 창출을 위해서만 움직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지구에 막대한 해를 가할 것이라는 점 또한 알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구조가 바로 자본주의 체제에서 비롯된다는 것 또한 깨닫고 있다. 그들이 파업에 성인들을 동원하고 더 많은 대중의 역량을 확보하고자 하는 이유도 바로 지금의 이 체제를 멈추기 위함이다. 오직 이윤을 위해 지구상의 모든 것을 학대하는 자본주의를 멈추려는 것이다. 점점 가속화되어가는 위기속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더 강한 목소리로 체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 민중 모두가 단결하여 반자본주의를 외치는 순간이 눈 앞에 있다.

가진자들의 이윤 추구를 위해 노동자 민중을 착취하고 지구를 수탈하는 이 시스템을 멈추기 위해서는 이제 반자본주의를 자신있게 외쳐야 한다. 자본가들의 욕망을 위해 돌아가는 공장을 멈추고, 노동자 민중의 민주적인 통제 아래 생산과 소비가 이뤄질 수 있는완전히 새로운 방식의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한 새로운 사회, 지속가능한 생태계와 인간사이의 차별과 억압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극소수의 지배 계급이 독점하고 있는 사회의 모든 생산력을 민중의 손으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 지구에게는 더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무제한적 성장을 전제한 자본주의를 멈춰야만 지구 생태계의 파국을 막을 수 있다. 그러므로 오늘날의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체제변화는 반자본주의를 외치는 것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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