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4일 실업자 항의의 날―“청년과 실업자들이 요구한다. 이제는 사회가 일자리를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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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사상 최초로 공식 통계상의 실업자 수가 150만 명을 넘어섰다. 구직단념자들과 (사실상 해고상태인) 일시휴직자들의 수가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경신했다. 청년 실업률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각각 9.5%, 10.1%, 10%를 기록했는데, 이를 체감실업률로 환산하면 각각 27.2%, 26,8%, 25.4%에 달했다. 청년 서너 명 중 한 명이 실업상태인 것이다.

일자리 문제는 노동자 민중에게 있어 목숨이 걸린 문제다. 특히 이제 막 사회에 나와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청년들에게 실업 문제는 더욱 심각하게 생존을 위협한다. 이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태백’(이십 대 태반이 백수)을 거쳐, ‘N포 세대’를 지나, ‘청년 실신 세대’(청년들 대부분이 졸업 후 실업자 혹은 신용불량자)라 불리고 있는 것이 청년들의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배계급은 이러한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정권은 저임금 단기 일자리를 급조하며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며 자화자찬할 뿐이었다. 자본가들은 “규제를 풀어야 일자리가 생긴다”는 뻔뻔한 주장을 반복할 따름이었다. 그야말로 ‘노답’인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돌파하고,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본주의와 싸워야 한다는 주장을 더욱 공론화하기 위하여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는 “실업자 항의의 날” 집회를 준비해왔다. 그리고 이러한 취지에 동감하는 청년, 실업자들을 중심으로 “실업자 항의의 날” 기획단을 구성하였다.

알찬 사전행사들로 실업자 항의의 날을 만들어가다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와 실업자 항의의 날 기획단은 4월 24일 “실업자 항의의 날” 집회를 알려내고, 일자리는 시장에 맡겨서 해결되지 않으며 이제는 사회가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요구를 알리기 위해 다음과 같은 사전행사들을 진행했다.

4월 3일: “대공황과 청년 실업―코로나가 끝나면 일자리가 생길까”라는 주제로 기획단 자체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 날 세미나에서는 “지금은 코로나19 정세가 아니라 세계대공황 정세이며, 실업문제 자본주의의 문제다” 등의 이야기들이 활발하게 오갔다.

4월 5일-16일: 4월 5일 “코로나 이후는 달라져야 한다, 청년에게 일자리를!” 일인시위 돌입 선포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2주간 광화문 광장 일인시위가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청년과 실업자들, 사회에 일자리를 요구하며 나서다―“코로나 이후는 달라져야 한다, 청년에게 일자리를!” 기자회견 및 일인시위를 참고할 것). 일인시위 기간 동안 광화문광장을 지나는 시민들은 실업문제의 실태를 폭로하고, 사회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유심히 살펴보거나 사진을 찍기도 했고, 일인시위 참여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등 실업자 항의의 날 기획단의 요구와 주장에 관심 있는 모습을 보였다.

4월 16일: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청년 일자리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 날 토론회에서는 실업문제의 원인이 코로나19가 아닌 자본주의 세계대공황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고, 시장에 맡기면 일자리가 생긴다든지, 노오력하면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지배계급의 주장을 비판하였다. 또한 ‘공정성’이라는 자본주의 논리에 묶여 무한경쟁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사회가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어내라고 요구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4월 17일: 홍대입구역 9번 출구에서 실업자 항의의 날 기획단 선전전이 진행됐다. 이 날 선전전에서는 “이제는 사회가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어라”, “공공부문 대폭 확대하여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를 제공하라”, “노동시간 주 30시간으로 단축하여 일자리를 나누자”, “모든 해고 금지하고 비정규직 철폐하자”는 실업자 항의의 날의 주요 요구들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약 한 달간 바쁘게 진행된 사전행사들에 실업자 항의의 날 기획단원들은 적극적으로 결합했다. 청년들의 삶을 망가뜨리는 실업 문제의 원인은 자본주의이며, 이제는 무기력과 좌절에서 떨쳐 일어나 자본주의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사전행사들을 내실 있게 소화하며, 기획단원 동지들은 점점 더 자신감 있게 실업 문제의 주범은 자본주의라고 외쳤다.

“4월 24일 실업자 항의의 날”―청년, 실업자들이 거리에서 실업문제 해결을 촉구하다!

4월 24일, 실업자 항의의 날 집회가 홍대입구역 인근 어울마당로 광장무대에서 개최되었다. 이 날 집회는 정부의 방역조치로 10인 이상 집회가 불가능한 상황을 돌파하고자 오프라인 발언과 더불어 온라인 참여자들의 발언을 LED방송차량으로 송출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집회에 앞서 사회를 맡은 실업자 항의의 날 기획단 황종원 기획단장은 현재 청년들의 삶을 옥죄고 있는 실업문제의 심각성을 폭로하고, 정부와 자본이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비판하며 집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서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 추진위원장 성두현 동지의 여는 발언과 함께 본격적으로 실업자 항의의 날 집회가 시작되었다. 성두현 동지는 4·7 재보궐 선거를 언급하며,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에서 혹독하게 심판 받은 것은 심각한 부동산 폭등 뿐 아니라, 심각한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고용계수 등 다양한 통계자료를 인용하며 시장에 맡기면 일자리가 생긴다는 말이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또한 지난 이십 년간 역대 정권들 모두 일자리 문제 해결을 공언했지만 하나같이 실패해왔고, 이는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돈이 되는 것만을 생산하는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성두현 동지는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해서 이제는 사회가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하고, 사회의 운영원리가 이윤이 아닌 사회 구성원들 모두가 잘 사는 것이 목표가 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대 양당 모두 자본가 정치세력이며 기득권이기 때문에 노동자 민중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이제는 민중들이 직접 제2의 촛불 집회를 통해 직접 절박한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싸움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마지막으로 성두현 동지는 추후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더 많은 청년, 실업자들과 함께 “실업자의 날”이라는 대규모 집회를 만들어 나가자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온오프라인 참가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온라인 발언자들은 대구, 전주, 울산, 춘천 등에서 발언을 신청한 분들도 있었다. 지면의 한계 상 발언을 모두 옮길 수 없으므로, 인상적인 발언들의 일부를 간추려 인용한다.

이석훈: “2008년 세계대공황 이후 세계경제는 장기침체를 겪어왔습니다. 2018년에 이미 세계의 부채는 GDP의 230%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코로나는 작은 스파크에 불과하고, 그 아래에는 자본주의라는 폭탄이 숨어 있습니다.”

서지희: “이제 우리 실업자들이 당당하게 사회에 요구 할 때입니다. 일자리는 사회가 만들면 생기는 것인데 왜 만들지 않고 우리를 이토록 힘든 구렁텅이 속에 몰아넣고 있느냐고 화를 내야 할 때입니다. 우리 실업자들이 모여 한 목소리로 사회에 요구해야 합니다.”

한연화: “(본인이 참여한 취업성공패키지를 비판하며)청년들이 실험대상도 아니고, 실험대상보다 못한 처지입니다!”

이용권: “일자리 문제에 있어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두 정당 모두 무력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일자리 문제는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의 결과입니다.”

김대영: “이렇게 비정규직이 많고, 정규직 일자리는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듯 어렵고 한 것이 과연 개인의 노력이 부족해서입니까? 아닙니다. 오로지 돈이 최고인 자본주의 사회가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박한솔: “주판알을 튕기며 손익계산에 몰두하는 자본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고용을 청탁하는 일은 더 이상 무의미합니다. 잇따르는 실업과 비정규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청년 모두가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를 요구하는 투쟁에 나서야 합니다!”

박은미: “(최근 업무과중으로 숨진 대구의 한 초등학교 돌봄 노동자의 이야기를 언급하며)한 편에서는 청년들의 일자리가 없다고 실업자 항의의 날 집회를 열게 되었는데, 한 편에서는 업무과중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신선은: “지금 우리 사회는 청년들에게 오직 노력만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년들이 노력을 한다고 해도 일자리 수는 너무나도 적고, 청년들은 계속 힘겨워하고 있습니다.(…)현재 홍대 길거리에 지나다니고 계시는 많은 분들께서도 청년으로서 같은 고충을 겪고 있으실 것입니다. 함께 외칩시다. 공공부문 대폭 확대하여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라!”

조분이: “실업자가 넘쳐나도 자본가들은 고용을 늘리지 않으므로, 청년실업과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청년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사회가 일자리를 제공해야 합니다. 또한, 장시간 노동 피해자들의 착취가 더는 당연시되고 청년들이 일의 노예가 아닌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바입니다!”

박서정: “85년 전 영국이나 지금 우리나라나 여전히, 기득권은 자기 밑에 깔린 사람들이 사람다운 생활을 하도록 보장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들이 노동자의 삶과 권리, 행복을 보장하도록 사회가 강제해야 합니다.”

나미선: “저 뒤쪽 벽에 ‘우린 젊다’는 문구가 쓰여 있습니다. 우린 젊습니다. 우린 젊기 때문에 더 이상 스스로를 깎아먹지 않고 이 사회를 바꾸는 것이 필요합니다.”

강성모: “문재인 정권이 마치 세상을 바꿀 것처럼 얘기했지만 정권 말기의 세상을 보십시오. 그 전이나 지금이나 바뀐 것은 없고 재벌들에게 끌려 다니기만 하고 있습니다. 노동자 민중의 삶을 바꾸기 위해서는 사회주의 정당이 건설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방세진: “전 세계 자살률 3위, OECD 부동의 1위에 출생률은 198개국 중 2년 연속 꼴찌인 나라에서 이런 집회 등을 통해서 사회가 일자리를 만들어내라고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파다: “저는 청년들이 실업자들이 더 이상 스스로를 학대하며 경쟁하지 말고 함께 자본주의에 맞서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습니다.”

김민재: “실업 문제 해결하는 것이 사회주의라면, 42만 청년 실업자들이 단 하루라도 실업의 고통에서 벗어나 인간답게 사는 것이 사회주의라면 사회주의 해야 한다고 답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박준규: “2000년대 초반 아르헨티나에서는 실업자들이 직접 거리로 나와 사회가 일자리를 만들라고 요구하면서 ‘정권이 문제다. 자본주의가 문제라’라는 의식이 성장했던 사례가 있습니다. 한국의 청년들이라고 못할 것이 없습니다!”

두 시간 가량 진행된 “실업자 항의의 날” 집회는 다양한 참가자들의 다양한 발언으로 채워졌다. 다양한 주제의 발언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자기 삶의 경험에 의거하여 자본주의는 결코 실업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이제는 사회가 일자리를 만들어라!”, “공공부문 대폭 확대하여 사회적으로 유용한 일자리를 청년들에게 제공하라!”, “노동시간 30시간으로 단축하여 일자리를 나누자!”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 또한 참가자들의 발언을 관심 있게 지켜보기도 하였고, 박수를 치기도 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일자리 문제의 주범 자본주의에 맞선 투쟁의 흐름을 만들어나가자!

오랜 시간 청년들은 실업으로 고통 받아왔다. 2020년 세계대공황이 몰고 온 실업광풍으로 청년들의 고통은 더욱 심화됐다. 때문에 이제는 어떤 정치세력도 일자리 문제, 특히 청년 일자리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실업자 항의의 날”은 이러한 현실 속에서 청년 실업 문제의 실태를 폭로하고, 실업문제의 원인은 코로나19가 아닌 자본주의 그 자체라는 것을 선전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제는 사회가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요구를 선도적으로 제기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만성적인 실업 문제의 주범은 자본주의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진다고 실업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때문에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는 추후 코로나19가 종식되거나 잠잠해져 대규모 집회가 가능한 시점에 더 많은 청년, 더 많은 실업자. 더 많은 노동자들과 함께 “실업자의 날”을 개최하여 자본의 이윤이 아닌 사회 구성원들의 필요에 따라 사회가 일자리를 만들어내라는 요구를 더욱 강력하게 주장할 것이다. 민중들이 실업의 고통에서 벗어나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삶은 자본주의와 공존할 수 없다. 이제는 실업 문제의 주범 자본주의에 맞선 커다란 투쟁의 흐름에 배를 띄울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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