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는 지금까지의 미온적 태도를 버리고 항공산업 국유화 투쟁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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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회주의자]

항공산업의 위기, 국유화가 대안이다.

전 세계 항공산업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전세계 항공산업의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자본주의의 과잉생산에 있다(황정규의 글 「항공산업 위기의 원인과 전세계 항공산업 국유화 사례」를 참조할 것). 이에 더해 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유행으로 사람들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항공산업은 더욱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코로나19의 유행이 어느 정도 진정되더라도, 항공산업에 대한 여파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항공산업의 과잉생산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도 항공산업의 위기를 지속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항공산업이 자본가들에 의해 사적으로 소유된 상태에서 이윤 획득을 최고의 목표로 운영되는 한 지금과 같은 과잉생산으로 인한 주기적인 위기는 피할 수 없다. 또한 자본가들은 이러한 위기를 빌미로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노동조건을 후퇴시키는 등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강요해왔고, 항공산업이 사적으로 소유되어 있는 상태가 계속되는 한 앞으로도 이런 고통을 강요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은 항공산업을 자본가의 지배 아래 두는 것이 아니라, 국유화를 통해 사회적 소유로 전환하는 것이다. 특히 항공산업은 국가운영의 근간이 되는 기간산업이기에, 국가가 소유하고 운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사회주의자』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지난 2020년 11월 6일 ‘기간산업 국유화 투쟁방향’ 토론회를 진행했고, 필자 또한 『사회주의자』 매체를 통해 국유화투쟁을 주장하는 기사를 여러 편 기고하기도 했다.

특히 필자는 ‘기간산업 국유화 투쟁방향’ 토론회 발제문에서 국유화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내용에 더해, 왜 한국의 민주노조운동 내에서 국유화 투쟁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는지를 짚어보고 국유화 투쟁을 위해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유화 투쟁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원인으로 필자는 (1) 노동운동 내 만연한 조합주의, (2) 민주노총 등 상급노조의 노사협조주의, 개량주의, 관료주의, (3) 노동자들의 낮은 계급의식을 꼽았는데, 이를 극복해 나가는 것이 국유화투쟁에서 필요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공공운수노조에서 금기시되고 있는 국유화 주장

토론회 이후 필자는 지난 석 달간 항공산업의 국유화 투쟁에 관심을 가지고 항공산업 노동자들을 만나서 여러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의외의 이야기에 놀라게 되었다. 그 내용은 바로 공공운수노조에서 항공산업 국유화 주장을 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처음 들었던 것은 지난 12월 3일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주최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밀실합병 강행 규탄 기자회견’ 자리에서였다. 그 자리에서는 여러 연사가 산업은행을 규탄하고, 항공산업 위기에 대한 대안들을 이야기했는데, 당시 민주노총 부위원장,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등에서 국유화를 대안의 하나로 거론하기도 했다. 기자회견 후 필자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대한항공 노동자로부터, 공공운수노조 간부가 대뜸 와서 국유화 주장을 왜 하느냐고 문제제기를 하였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투쟁 당사자가 국유화 요구를 대안의 하나로 말하였는데, 그 요구가 자본가적인 요구여서 노동자의 입장에 반한다면 모를까, 국유화 주장을 했다고 상급노조 간부가 문제제기를 했다는데 필자는 솔직히 크게 놀랐다.

두 번째는 12월 7일 사회변혁노동자당, 노동해방투쟁연대 등 여러 단위들의 공동주최로 진행된 ‘항공산업 구조조정, 대안은 국유화다’ 토론회에서 나온 이야기이다. 당시 토론회에는 이스타항공 노조에서 박이삼 지부장이 토론자로 참가했는데, 박이삼 지부장은 토론 과정에서 ‘왜 공공운수노조가 국유화 주장을 못하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경험담을 얘기했다고 한다. 이쯤 되면 정말 공공운수노조 내부에서 항공산업 위기에 대한 대안으로 국유화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조직적 결정이라도 있었던 것인지 의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본의 구조조정을 용인하는 공공운수노조 간부의 대안

이후 공공운수노조가 항공산업 문제에 대해 어떤 접근을 하고 있는지 확인해보고자, 2020년 10월 30일 공공운수노조, 정의당 등이 주최한 ‘인천공항, 항공, 면세점 노동자 고용위기에 맞선 대안마련 토론회’ 자료집을 찾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공공운수노조 홈페이지에 게시된 토론회 기사를 보았다. 이 기사에 따르면 당시 공공운수노조 토론자로 참여한 수열 정책국장이 제안한 대안은 아래와 같다.

후속 발제자인 수열 공공운수노조 정책국장은 “항공산업의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회복을 위한 제언”을 통해 단기적 대책과 중·장기적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폴란드의 ‘일자리 보호 방안’처럼 고용유지라는 목표에 충실할 경우 대출금 탕감 등의 유인책 강화, 원하청 고용연계 방향으로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책 개선이 주요한 지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유휴인력 흡수 방안을 통해 일자리 보호와 확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중·장기적 차원에서 항공시장 공급 조절과 인수합병을 통한 대형화, 불합리한 소유구조와 외주화 다단계하청의 동시개선, 노동자가 참여하는 산업전략과 공적 개인 강화도 강조했다.

(공공운수노조 홈페이지, 「인천공항, 항공, 면세점 노동자 고용위기에 맞선 대안 모색」)

이 토론회에는 노동부 관계자들도 토론자로 참석하였는데, 전반적으로 무급휴직에 놓인 노동자들, 폐업 위협이 상존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노조의 요구안으로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대상 확대, 특별고용지원업종 확대 등 단기적인 현안 대책에 대한 논의가 주요한 논의 주제였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외에도 현재 항공산업 전반에 대한 대안들도 발제문에 제시되어 있다. 공공운수노조 정책국장이 제시한 대안들을 보면, 이는 전체적으로 항공산업이라는 기간산업에 대해 자본의 지배를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한 대안이다. 또한 자본의 구조조정을 용인하는 대신 노동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수준으로, 노동자들의 이해에 반하는 대안일 뿐이다.

이를테면 과잉상태인 항공시장 공급을 조절하겠다는 것은 공급을 축소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쉽게 말해 항공산업의 구조조정을 용인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항공산업에 대해 인수합병을 통한 대형화를 주장하고 있는데, 이 또한 구조조정을 용인하는 것으로 이미 항공산업 자본과 문재인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항공산업 구조조정의 방향이다. 고용유지를 위한 대출금 탕감 등의 유인책 강화,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책 개선은 위와 같은 구조조정으로 인한 노동자의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것에 불과하다. 결국 노조의 요구안인지 자본가들의 요구안인지 구별하지 못할 정도의 내용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불합리한 소유구조 개선도 마찬가지다. 이미 자본이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을 소유하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되고 있다. 예컨대 국제적으로는 항공산업 국유화가 하나의 흐름으로 등장하고 있고 이탈리아나 캐나다에서는 노조가 먼저 나서서 국유화를 요구했다. 한국에서도 대한항공이나 이스타항공 노동자들 속에서 국유화 주장이 자연스레 나오고 있다. 그러나 위 발제문의 내용은 자본의 소유 자체를 전혀 문제 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기간산업에 대한 자본의 소유를 인정한 상태에서 자본주의적 소유구조 합리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정도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위 공공운수노조 정책국장은 본인의 대안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이야기할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현실성이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항공산업의 과잉을 불러온 것도, ‘불합리한’ 소유구조를 만든 것도 모두 자본의 사적 소유가 만들어 낸 것이기 때문이다.

공공운수노조가 항공산업 국유화 투쟁에 적극 나서야 한다!

최근 공공운수노조는 임원 선거를 통해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이제부터라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저가항공사, 지상조업사업장 등 항공산업의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고용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투쟁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현재 항공산업은 전반적인 위기임에도, 노동자들의 경우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정규직과 비정규직, 폐업 위기에 처한 노동자들과 상대적으로 구조조정의 위기가 덜한 노동자들 등 여러 편차가 있다. 그 결과 투쟁은 각개약진으로 진행되고 이다. 아시아나KO와 같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이스타항공과 같은 항공사 노동자들의 투쟁, 인수합병으로 인한 구조조정의 위기에 부딪힌 아시아나항공 노동자 등이 투쟁하고 있지만, 전체 항공사 노동자 투쟁으로 발전하지는 못하고 있다. 새로 당선된 공공운수노조 집행부는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가장 먼저 위기의 항공산업과 그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국유화를 노조의 요구로 가져가야 한다. 국유화 요구는 항공산업 노동자 전체를 하나의 투쟁전선으로 묶어세울 수 있는 요구이다. 이러한 요구를 통해 항공산업 전체 노동자들의 고용을 지켜나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국유화 요구는 기간산업을 일개 자본가들이 소유하고 운영하여 나타나고 있는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민주노조의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미 현재 항공산업에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되고 있다는 점, 대한항공 재벌 일가의 갑질 횡포나 아시아나항공 재벌 일가의 경영실패에도 불구하고 이들 자본가들에게 공적자금 투입과 같은 막대한 특혜를 주는 것에 노동자 민중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국유화 요구는 대중적 호응을 만들어 낼 가능성도 높다. 현재 공공운수노조 소속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노조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에 반대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어떻게 싸워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한다면 결국 국유화 요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공공운수노조는 항공산업 노동자들의 국유화 요구를 금기시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국유화 요구를 내걸고 투쟁을 이끌어가야 할 것이다.

한개의 댓글

  1. 공공운수노조가 한국노총처럼 국유화에 반대한다면 해고자는 어쩌자는 것인지? 코로나를 핑계로 국가 재정을 날로 자본가가 꿀꺽하자는 것에 전폭적으로 도움을 주자는 이야기인지 명확하지 않다. 공공운수노조는 자신들이 도출한 해고자 복직방안과 공공에 의한 항공 통제 그리고 항공산업 합리화방안도 제시하지 않는 채 국유화에 무조건 반대하자는 친자유주의 반노동 여론몰이를 모순적으로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과잉생산과 과잉생산으로 인한 노동자 생계파괴를 용인하자는 이야기인가? 노조는 왜 해고자를 구제하지 않는가? 공공운수노조와 노조 간부는 왜 과잉생산 한계기업을 국유화하면 안되는지를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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