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 투쟁의 미래는 우리 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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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회주의자]

이강래 사장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문재인 정권과 싸워야 한다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들이 자회사를 거부하고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얼마 전 대법원에서는 요금수납 노동자들을 한국도로공사에서 직접고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을 보고 어떻게 할지 판단하겠다던 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은 자회사 전환을 거부한 요금수납 노동자 1,500명 모두의 직접고용이 아닌 이번 대법판결의 소송당사자인 368명을 포함한 최대 499명까지만 직접고용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직접고용된다고 해도 이전의 업무인 요금수납 업무가 아닌 다른 업무를 배정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대법원 판결을 수용하길 거부한 것이다.

이강래 사장은 이미 대법원 판결 이전에도 직접고용에 대해 자기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지난 7월 9일 이강래 사장은 기자 오찬 간담회에서 “직접고용은 불가능하다. 하루 빨리 자회사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입장이 청와대와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자회사라는 방식 자체가 문재인 정권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이 직접고용을 거부한 것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문제인 정권 자체가 직접고용을 거부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우리는 문재인 정권의 비정규직 정책이 지닌 기만적인 모습을 인천공항의 사례에서 이미 확인할 수 있다. 문재인이 직접 찾아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했던 인천공항의 비정규직 중 직접고용된 비정규직은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이전의 노동조건과 차이가 없는 상태에서 단지 소속만 하청에서 자회사로 바뀌었을 뿐이다. 현 정권은 공공부문 정규직화 비율이 84.9%라며 자화자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공공기관에서는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 비율이 41%로 매우 높다. 물론 이 결과도 총 3차에 걸친 정규직 전환 중 1차 전환에만 해당한다. 또한 기존의 정규직과 임금과 승진 등에 차별을 두는 직무급제 등이 포함되어 있어 실질적인 정규직 전환이라고 할 수 없다.

자회사는 정규직화가 아니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권이 자회사 방식을 고집하는 이유 중에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직접고용이 민간시장에 미칠 파장을 두려워하는 점도 있다. 공공부문의 정규직화는 곧 민간시장에서 자본가계급에게 정규직화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은 최소한의 인원만 정규직으로 직접고용하고 나머지는 자회사의 방식으로 전환하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 싸움은 한국도로공사와의 싸움을 이미 넘어섰다. 문재인 정권에 맞선 투쟁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 세상에 허드렛일이란 없다.

노동이란 이 세상을 운영하는데 가장 필수적인 인간행위이다. 노동이 없으면 아무것도 생산할 수 없고, 세상은 단 하루도 굴러갈 수 없다. 또한 노동은 사회적 노동이다. 사회적 노동이란 수많은 노동이 서로 협력하면서 하나의 완결된 노동으로 실현되는 것을 말한다. 그럼에도 자본은 정규직 노동과 비정규직 노동으로 갈라치기를 하면서 마치 노동에 중요한 일과 중요하지 않은 일이 있는 것처럼 만든다. 중요한 노동과 중요하지 않은 ‘허드렛일’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도로공사에서는 요금수납 업무가 허드렛일라 여기고 그 일은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맡겼다. 그러나 만약 요금수납 업무가 존재하지 않거나, 그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이 없다면 어떨까? 요금수납 업무가 없다면 그들이, 또는 많은 사람들이 중요한 노동이라 여기는 것―저들이 말하는 중요하며 핵심적인 노동(업무)이 무엇인지 정말 궁금하다―에서 이윤이 나올 수 있을까? 한국도로공사는 이윤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요금수납 업무에서부터 많은 다른 업무들이 파생한다. 요금수납 업무를 통해 요금을 징수해야만 전산망도 유지할 수 있고, 시설의 유지관리도 가능하고 그 업무를 수행할 (관리직을 포함한)노동자도 채용할 수 있다. 요금수납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한국도로공사를 유지하게 하고, 한국도로공사 측이 중요하며 핵심적인 업무라고 주장하는 사무, 전무직을 먹여 살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투쟁은 이 사회에서 규정하고 있는 노동에 대한 잘못된 정의를 노동자의 입장에서 새로 규정하는 이데올로기 투쟁이기도 하다

1,500명을 넘어 모든 요금수납 노동자들의 직접고용을 쟁취하자

시민사회단체뿐 아니라 최근에는 국제노총에서도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나섰다. 그리고 민주노총이 이 투쟁을 책임지겠다고 한다. 이제 이 싸움은 1,500명의 직접고용을 넘어서는 싸움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 투쟁이 커지면서 투쟁의 목표가 분명해지고 있다. 모든 비정규노동을 폐지하는 투쟁, 노동 사이의 차별을 정당화하고 있는―최소한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을 정당화하고 고착화하고 있는―정부의 가이드라인인 자회사 정책을 폐기하는 투쟁이 그것이다. 그럴 때만이 차별 없는 직접고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싸움이 확장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러나 그만큼 이 싸움은 날카로워야 한다. 그리고 단호해야 한다. 이미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갈라 치려는 한국도로공사의 책동을 노동자의 단결로 물리친 바 있다. 이 투쟁에 함께 하고 있는 한국노총 소속 노조 위원장과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 위원장이 비밀리에 이강래 사장과 독대를 했으나 연대투쟁은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노총 소속 노동자들은 위원장의 복귀 지침을 거부하고 한국도로공사 점거농성에 열정적으로 연대하고 있다. 노동자의 단결이 집행부의 비민주적인 태도와 유약함을 제어한 것이다.

지금까지 캐노피와 본사 점거농성을 지속하는 것으로 조합원은 투쟁 주체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그들은 지금 1,500명의 직접고용을 위해서 단호하게 투쟁하고 있다. 그러나 이 투쟁을 승리하기 위해서라도 자회사에 동의한 노동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조직이 필요하다. 자회사가 존재하는 한 투쟁하는 조합원들이 직접고용이 된다고 하더라도 매우 어려운 투쟁 조건 아래 놓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자회사 폐기, 모든 요금수납 노동자의 직접고용 투쟁으로 확대할 것을 결의하자.

당사자인 노동자들이 이렇게 투쟁한다면 남은 것은 민주노총과 소속 산별노조의 의지와 계획이다. 이 투쟁이 확대되면서 시민사회단체와 국제적인 지지로까지 이어지고 있으나, 그것만으로는 자회사를 고집하고 있는 문재인 정권에 맞서 온전하게 승리할 수 없다. 민주노총과 소속 산별노조가 투쟁의 중심에 서야 한다. 상급조직이 톨게이트 수납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엄호하는 수준을 넘어서, 그것을 전조직적인 투쟁으로 만들기 위한 결의를 가지고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아야 할 때이다. 언제까지 당사자들의 헌신적인 투쟁과 여론의 추이에만 의존할 것인가? 이제 이 투쟁이 “모든 비정규직의 싸움이 되고 있다”는 말에 걸맞게 민주노총과 상급연맹의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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