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침체 상태 속에서의 경기후퇴로 새로운 대공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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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가 2008년 세계대공황의 여파를 극복, 제대로 활력을 회복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전 세계적으로 경기후퇴가 발생하고 있다. 장기침체 상태 속에서의 경기후퇴로 새로운 대공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020년을 앞두고 현재 많은 경제기구, 경제연구소, 신용평가사들이 경제전망을 내놓고 있는데, 거의 모두가 성장 둔화, 경기후퇴, 경제 공황 등 공통적으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는 10월에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2019년 세계경제가 10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세계경제가 동반 둔화 상태에 있다고 진단하고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4%로 4월 전망보다 하향 조정하였다. IMF가 전 세계 중에서 내년에 경제가 호전되리라고 전망하는 곳은 몇몇 신흥 개도국들뿐이다. 이것도 이들이 과거 평균과 비교하여 그동안 심각한 곤경 상태 혹은 저성과 상태에 있다가 내년에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IMF는 세계경제의 성장이 전반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전망은 이보다 더 직설적이다. 경향신문의 11월 12일자 보도에 의하면 “무디스는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예측 불가능한 정치와 무역전쟁이 개방 및 수출 경제를 약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적대적 환경이 심화됨에 따라 글로벌 및 각국이 영향을 받고 결국 성장이 저하되고 위기 대응능력은 약화된다는 것이다. 무디스는 “밝은 희망은 거의 없고 부정적 결과의 위험은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국내의 경제연구소 역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2017~18년 세계경기 반등을 이끌었던 투자수요가 일단락된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확산으로 세계교역이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세계경기의 빠른 하향세가 이어지고 있다. 신산업 분야에서 중국에게 패권이 넘어갈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한 상황에서 내년에도 미·중간의 극적인 갈등 해소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무역제재와 이에 따른 교역차질이 이어질 전망이다. …… 특히 내년에는 수요위축 현상이 투자와 수출에서 소비로 확산되면서 경기하향의 골을 깊게 할 것이다. 주요 선진국의 실업률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이르면서 추가고용 여력이 떨어지는 데다 기업수익성 저하로 임금상승세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독일, 중국 등 제조업 중심국의 경기위축이 심했다면 내년에는 미국과 프랑스, 스페인 등 소비비중이 높은 국가들도 하향세가 뚜렷해질 것이다. 세계경제는 지난해 3.6%에서 올해 3.1%, 내년 2.9%로 둔화될 전망이다.

……

국내경제는 올해 세계경제보다 더욱 빠르게 성장활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세계경제 하향세가 교역과 투자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수출의존도가 높고 다른 제조국가들에 중간재와 자본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해온 우리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다. 세계교역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어 내년에도 우리 제조업 수출부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 저성장 기조와 함께 0%대의 낮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면서 우리나라가 디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는 더욱 확산될 것이다. 우리 경제는 올해 2.0%, 내년 1.8%로 성장세가 낮아질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 「2020년 국내외 경제전망」)

그런데 전 세계적인 경기후퇴가 세계경제가 2008년 세계대공황의 여파를 극복, 제대로 활력을 회복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발생하고 있다. 물론 2008년 세계대공황 이후 소규모의 경기 순환이 있었지만 세계경제는 2008년 대공황 이후의 침체상태를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2008년 이후 미국은 유로존이나 일본 등 다른 선진국 경제들보다 호(好) 실적을 보여 왔지만 이러한 미국도 여전히 2008년 이전의 성장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태에서 전 세계적으로 경기후퇴가 발생하면, 그동안 인위적으로 조성된 낮은 금리와 양적완화라는 조건에서 막대한 규모로 팽창한 부채의 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게 될 것이며 이것이 새로운 금융공황, 대공황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자본 살리기에 맞추어진 세계대공황에 대한 대처가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구조적 취약성, 모순을 증폭시켰다.

자본주의 세계경제가 2008년 이후 뚜렷한 회복을 이루지도 못한 상태에서 10년 만에 전 세계적인 경기후퇴와, 새로운 금융공황, 세계대공황의 가능성에 직면한 이유는 2008년 세계대공황에 대한 대처가 철저히 금융자본 살리기에 맞추어졌기 때문이다. 2008년 사태가 급속하게 악화되자 미국 등은 구제금융, 이른바 양적완화와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금융자본을 파산위기에서 구하고 자산가격을 높여(양적완화를 통한 막대한 유동성의 공급은 자산가격 상승을 위한 손쉬운 수단이었다. 이자율은 자산가격과 반비례의 관계이기 때문에 낮은 기준금리는 자산가격의 상승을 가져왔다.) 금융자본이 빠른 시간 안에 2008년 이전 수준의 이윤을 회복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이 조치들로부터 대공황의 주범인 독점금융자본은 막대한 혜택을 누리게 되었고 곧바로 과거의 위상을 회복했을 뿐만 아니라 이후 더 강화된 힘을 바탕으로 국가의 경제정책을 자신들에게 최대한 유리하게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양적완화와 낮은 기준금리는 비상조치로 도입된 것임에도 지난 10년간 점차 일상적인 것으로 되어버렸다.

그러나 이 양적완화와 낮은 기준금리는 당장은 세계자본주의를 파산의 위기에서 구하고 금융자본을 살리는 효과를 가져왔지만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구조적 취약성과 모순을 증폭시켜 장기침체를 가져왔다. 우선 인위적인 두 조치는 공황시기에 발생하는 과잉자본파괴를 방해함으로써 공황 이후의 침체시기를 유례없이 연장시키고 따라서 경기회복을 지체시키고 그 회복력을 약화시켰다. 그 결과 파괴되었어야 할 거품은 파괴되지 않은 채 마치 인간 몸의 군살처럼 누적되어 경제의 체질을 허약하게 만들어버렸다. 참고로 말하면 자본주의적 생산에서 산업의 생애는 중간정도의 활황, 번영, 과잉생산, 공황, 불황이라는 일련의 시기들로 구성된다. 공황 국면에서는 유동성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이자율이 상승하여 많은 자본이 파산하고 과잉자본이 파괴된다. 이것은 다른 측면에서 불황에 이은 활황의 조건을 형성한다. 인위적인 양적완화와 낮은 기준금리는 이러한 과정을 과도하게 왜곡하여 공황이 수행하는 역할(파괴된 재생산의 조건을 다시 확보하는 자본주의의 특유한 방식)을 축소시켰다. 또한 낮은 이자율과 막대한 규모의 유동성 확대는 막대한 규모의 부채의 누적을 가져와 이 역시 경제의 체질을 허약하게 만들어버렸다. 또 하나의 문제는 세계자본주의 경제에서 2008년 전보다도 더 금융자본이 강화되고 이에 따라 자본주의의 투기성이 유례없이 강화되었다는 점이다. 이제는 국가가 금융자본과 융합되어 금융자본에게 막대한 투기자금을 대주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마지막으로 심각한 문제는 이제 양적완화와 낮은 기준금리가 자본주의체제의 생존에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되어 마치 자본주의체제의 생명유지 장치처럼 되어 버렸다는 점이다. 마치 아편에 중독된 사람이 아편을 끊을 수 없듯이 자본주의체제는 양적완화와 낮은 기준금리의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미국 기준 금리 재인하가 의미하는 것

미국의 FRB(연방준비이사회)는 2015년 12월 마침내 7년간 지속된 0~0.25% 수준의 기준금리를 ‘경기가 확장되고 고용시장이 개선’되었다며 인상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후의 인상은 매우 느린 속도로 진행되어 2018년 12월에 기준금리는 고작 2.25~2.50% 수준에 이르렀을 뿐이다. 이처럼 미미한 수준으로밖에 오르지 않은 기준금리도 오래가지 않아 2019년 7월에 2.00~2.25%로 재인하되기 시작하여 10월에 1.50~1.75%까지 인하되었다. FRB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낮추는 ‘보험성 인하’”라고 주장하였지만 그동안 오른 기준금리가 미미했던 점을 고려하면 낮은 기준금리 수준으로의 회귀라고 할 수 있다.

일의 실제 진행이 이러하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다음과 같은 의문들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과연 미국 경제가 머지않아 비상조치로 도입된 양적완화와 낮은 기준금리를 끝내고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게 될 것인가? 과연 FRB는 그런 길로 가게 될 것인가? 이에 대해 답해보면, 만약 FRB가 기준금리를 머지않아 2008년 공황 이전 수준으로 올리고 과도하게 팽창한 유동성을 환수한다면 아마 미국경제는 현재의 경제규모를 유지하지 못하고 붕괴하게 될 것이다. 주식과 채권 등 자산가격의 거품은 허무하게 붕괴되고 기업과 가계는 줄지어 파산하게 될 것이다. 때문에 FRB는 이것을 감수하지 않고 현재의 입장을 지속하려 할 것이다. 또한 금융자본은 FRB가 이런 길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만들 것이다. 그 결과 금융자본의 이해를 위해 미국 경제는 지금의 장기적 침체 상태를 벗어날 수 없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미국의 경제 상태를 전망할 수 있을 것인데, 이것은 세계경제에도 별 차이 없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비대해질 대로 비대해진 금융자본은 이들과 한통속이 된 국가와 함께 자신의 이해를 위해 경제를 장기적 침체의 수렁 속으로 이미 몰아넣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이를 지속하려고 할 것이다. 이들은 가능하면 이렇게 할 것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으로 금융자본의 바람대로 현재의 상태는 지속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장기적 침체 상태에서 전 세계적으로 경기후퇴가 발생하고 있어 세계경제는 장기침체 상태보다 더 악화되어 대공황이 발발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장기침체 속에서의 경기후퇴는 감당할 수 없는 부채로 인한 파산사태를 속출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2008년 공황시기와는 달리 중국 역시 5%대의 성장이 예상되면서 당시와 달리 전 세계적인 경기후퇴를 상쇄시킬 만한 경제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대공황 발발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사멸해가는 자본주의

독점과 은행자본이 융합한 금융자본이 지배하는 자본주의는 19세기까지의 상승하는 자본주의가 아니라 노쇠한 사멸해가는 자본주의이다(금융자본의 본질에 대해서는 필자의 글, 「지금이야말로 레닌의 『제국주의, 자본주의의 최고 단계』를 학습할 때이다」를 참고하기 바란다). 사멸해가는 자본주의에서 투기와 기생성은 더욱더 심해진다. 2008년 세계대공황에 대한 대처 과정에서 자본주의국가들은 금융자본을 살리기 위하여 이들에게 막대한 규모의 금융투기자금을 공공연히 대주었다. 자본주의국가들은 이른바 양적완화와 낮은 기준금리로 금융자본을 살리는 대신 세계자본주의를 장기 침체의 수렁 속으로 몰아넣었다. 이런 방식으로 금융자본과 이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자본주의국가들은 스스로의 존립기반 자체를 붕괴시켜 왔다.

그러나 이렇게 한다고 해서 자본주의의 모순이 사라지거나 회피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제 전세계적으로 경기후퇴가 발생하면서 양적완화와 낮은 기준금리라는 생명유지 장치에 의존하며 생명을 연장하던 자본주의에 심각한 타격이 가해지고 있다. 지체된 모순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더 큰 모순으로 발전해 자본주의의 역사적 운명을 결정할 정도의 새로운 대공황으로 위협하고 있다. 대공황은 점점 더 사회화되어가는 생산이 자본주의적 사적 소유와 충돌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금융자본은 자신의 이해를 위해 사멸해가는 자본주의를, 양적완화, 낮은 기준금리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어떻게든 지속시키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무망한 것이며 사멸해가는 자본주의는 노동자, 민중의 투쟁에 의해 사회주의로 대체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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