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정당의 강령에 자본주의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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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세계대공황은 자본주의가 역사적으로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자본주의는 저금리와 양적완화라는 생명유지장치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계급적 불평등 역시 극한 지점에 도달했다. 한국에서도 실업문제, 부동산문제, 비정규직문제 등 자본주의로 인한 노동자 민중의 삶의 문제가 계속 악화되고 있으며, 자본가정치세력은 이러한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자본주의가 만들어 내는 이러한 야만적인 상태로 인해 20세기 초의 ‘사회주의냐 야만이냐’라는 말이 다시 현재의 절실한 구호가 되고 있다. 이제 사회주의세력이 대중 앞에 유의미한 정치세력으로 등장하고 사회주의 정당 건설을 향해 전진해야 하는 때다.

그런데 사회주의 정당 건설을 향해 전진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건설될 사회주의 정당의 강령의 내용에 대한 토론이다. 그러면 사회주의 정당의 강령에는 어떤 내용이 반드시 들어가야 할까?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겠지만 그 중 특히 중요한 것이 자본주의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다.

사회주의 정당의 강령은 자본주의를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정당의 강령은 그 정당의 정치적 목표와 임무를 규정하고 이를 대중에게 제시하는 문서다. 사회주의 정당의 정치적 목표는 노동자계급이 자본주의에 맞서 싸워 노동자 국가를 수립하고 사회주의를 쟁취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주의 정당의 강령은 기본적으로 노동자들의 투쟁대상인 자본주의에 대해 명확한 규정을 내리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사회주의 정당이 강령에서 그 투쟁대상에 대해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는다면, 그러한 강령은 노동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정치적 목표와 임무를 제대로 자각하고 투쟁하게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주의 정당의 강령에는 자본주의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반드시 서술되어야 한다. 자본주의의 규정에는 과학적 사회주의에 입각해 분석해낸 자본주의의 기본 특징, 자본주의의 발전 경향, 자본주의적 집적과 집중, 공황, 자본주의적 축적의 일반법칙이 들어가야 하고, 이를 토대로 사회주의 혁명의 필연성과 그 내용 및 의의, 노동자계급의 역사적 임무와 노동자 국가 수립, 사회주의자와 사회주의정당의 임무 등이 분명하게 들어가야 한다.

자본주의 규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와 임금노동제가 자본주의의 기본 특징이라는 점이다. 자본주의에서는 생산수단이 자본가계급과 지주계급에 의해 사적으로 소유되고 노동자계급은 생산수단의 소유로부터 배제된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생존을 위해서 자신의 노동력을 자본가들에게 판매하여 노동력의 가치인 임금을 받는 대신 그 이상의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이렇게 노동자들은 잉여가치를 착취당하고, 이러한 임금노동제가 노동자들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겪는 모든 착취와 억압의 근본 원인이다. 따라서 사회주의 정당의 강령에는 무엇보다 이러한 내용이 분명하게 서술되어야 한다.

강령에서 자본주의 규정이 명확히 들어가는 것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그러한 규정이 이루어져야 그것으로부터 사회주의 혁명의 필연성, 그 내용 및 의의, 노동자계급의 역사적 임무, 노동자 국가 수립, 사회주의자와 사회주의 정당의 임무 등이 도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와 임금노동제라는 자본주의의 기본 특징이 규정되어야 노동자계급은 자신에 대한 착취, 억압을 종식하기 위해 자본주의에 맞서 싸워 그것을 폐지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자본주의의 기본 특징이 분명히 규정되면 그로부터 노동자들이 왜 자본주의를 철폐해야 하는지가 명확해지는 것이다. 아울러 자본주의 발전 경향을 통해 사회주의 혁명의 객관적 조건으로서 생산력이 발전하고 생산의 사회적 성격이 강화될 뿐 아니라 그것의 주체적 조건으로서 노동자계급이 혁명적 계급으로 등장하게 된다는 것 역시 확실하게 드러난다. 자본주의의 임금노동제는 계급 착취의 최종적 형태이기 때문에 자본주의를 폐지하는 노동자계급의 사회적 혁명은 계급 일반을 폐지하는 혁명이고, 노동자계급뿐만 아니라 모든 피억압대중을 착취와 억압으로부터 해방시키는 혁명이라는 점도 자본주의 규정을 통해 드러나게 된다.

사회주의 운동의 역사를 보더라도, 중요한 사회주의 정당의 강령은 모두 자본주의를 제대로 규정했고, 그 규정을 통해 사회주의 혁명과 노동자계급의 임무, 노동자 국가 수립, 사회주의자와 사회주의 정당의 임무 등을 올바로 설명할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맑스와 엥겔스의 「공산당 선언」에는 자본주의에 대해 상세히 기술되어 있고, 그래서 노동자계급이 착취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자본주의와 싸워야 하며, 사회주의혁명이 계급 일반을 폐지하는 혁명, 모든 피억압대중을 착취와 억압으로부터 해방시키는 혁명이라는 점, 이를 위해서는 “지배 계급으로 조직된 프롤레타리아트”라고 표현되는 노동자 국가를 수립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충실하게 들어가 있다.

다소간의 한계는 있지만 최초의 체계적인 사회주의 정당 강령이라 할 수 있는 1891년 독일 사회민주당 에어푸르트 강령 역시 그렇다. 에어푸르트 강령은 자본주의가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와 임금노동제를 기본 특징으로 함을 규정했다. 그 후에 자본주의의 발전 경향 등도 규정하였다. 이를 토대로 노동자계급이 자본주의를 폐지하는 사회주의혁명의 주체라는 점과 노동자계급뿐 아니라 현재의 상태에서 고통 받는 전체 인류의 해방, 계급 자체의 폐지라는 사회주의혁명의 의의도 강조하고 있다.

1903년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 강령 역시 마찬가지다.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 강령은 러시아 사회주의자들의 활동의 궁극적인 목적이 “근대부르주아사회의 성격과 그 발전경향에 의해 결정”된다고 하며, 상품생산,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 임금노동제라는 자본주의사회의 기본 특징을 명확하게 서술한다. 이어서 자본주의의 발전 경향, 과잉생산과 공황, 산업침체, 자본주의적 축적의 일반법칙이 설명된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노동자계급의 사회주의 혁명이 사회의 계급으로의 분열을 폐지하고 그리하여 피억압 인류의 전체를 해방시킬 것이라고 명확하게 말하고 있다.

사회주의 조직과 정당들의 강령 검토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단체나 정당의 강령 또는 강령에 준하는 문서는 자본주의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을까? 이를 위해 최근 공개된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의 발족선언문(안)과 노동당, 사회변혁노동자당의 각 강령을 통해 살펴보자.

①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 발족선언문(안)

먼저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는 2021년 3월 15일 발족선언문(안)과 발족선언문(안) 해설을 공개하였는데, 발족선언문(안)에 대해 많은 점에서 사회주의 정당의 강령초안에 준하여 작성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의 발족선언문(안)을 살펴보면 원리적 부분 중 ‘자본주의와 사회주의혁명’ 부분에서 자본주의에 대한 규정을 하고 있다. 먼저 자본주의사회의 기본특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명확히 하고 있다.

자본주의적 상품생산사회에서 생산수단의 주요한 부분은, 수적으로 소수인 자본가계급과 지주계급이 소유하고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계급은 생산수단의 소유로부터 배제된다. 이러한 경제적 지위 때문에 노동자들은 자신의 노동력을 자본가들에게 판매하여 노동력의 가치인 임금을 받는 대신 그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여야만 자신의 가족과 함께 생존해 갈 수 있으며 이들 잉여가치는 자산 소유자계급의 차지가 되어 이들의 부를 형성한다. 임금노동제는 모든 자본주의적 착취와 억압의 근원이다.

이와 같이 발족선언문(안)은 자본주의의 기본 특징에 대해 상품생산사회라는 점,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 임금노동제 및 잉여가치의 착취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자본주의사회의 발전경향에 대해, 지속적인 기술의 발전으로 대규모 생산의 중요성이 증대하고 소생산자들이 축출되어 일부가 노동자들로 전환됨으로써 자본이 갈수록 소수의 자본가계급에 집적, 집중되고 노동대중들의 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다는 점 등을 설명하고 있다. 기술의 진보로 노동력에 대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착취도가 상승한다는 것도 기술되어 있다. 나아가 착취의 강화, 노동력에 대한 수요의 상대적 감소, 자본간 경쟁의 지속적 증가로 과잉생산이 나타나고 과잉생산은 산업공황과 산업침체로 나타나며 이는 다시 소생산자들의 파탄, 자본주의적 집적과 집중의 심화, 노동대중의 생활조건의 상대적, 절대적 악화를 야기한다고 하고 있다.

그리고 자본주의적 축적의 일반법칙에 대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술의 개선은, 더욱더 큰 사회적 부를 창출하지만,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대중의 부와 행복을 증대시키는 것이 아니라 …… 노동대중의 온갖 고통과 굴욕의 원인이 된다. 노동대중은 노동할수록 자신의 처지가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더욱더 악화되어 간다.”고 규정하고 있다.

발족선언문(안)은 이와 같이 자본주의가 어떤 사회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서술한 뒤 이를 토대로 사회주의 혁명의 필연성을 명확히 하고 있다. 자본주의적 모순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에 비례하여 노동자계급의 불만과 분노, 수적 힘과 연대는 증가하고 착취자에 대한 투쟁은 점점 더 날카로워진다고 하고 있다. 동시에 “자본주의적 생산관계의 발전은 생산과정을 점점 더 사회화함으로써 자본주의적 생산관계가 사회주의적 생산관계로 대체될 물질적 가능성, 즉, 사회적 혁명을 가져올 가능성을 창출한다.”고 하고 있다.

이어서 사회주의 혁명의 내용과 의의, 노동자계급의 역사적 임무를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

노동자계급의 사회적 혁명은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를 폐지하고 이를 사회적 소유로 대체함으로써, 시장을 위한 생산, 상품생산을, 사회의 모든 구성원의 완전한 복지와 자유롭고 전면적인 발전을 보장할 사회적 생산의 계획적인 조직화로 대체함으로써 수천 년간 지속된 사회의 계급으로의 분열을 완전히 폐지하고 피억압 대중 전체를 착취와 억압으로부터 해방시킬 것이다.

또 “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자신의 행위가 되어야 한다.”는 문구를 통해 혁명을 다른 누군가가 대신해줄 수 없으며 노동자계급 스스로가 혁명의 주체가 되어야 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후 이러한 사회적 혁명의 필수적인 조건이 “노동자계급이 노동자국가를 수립하는 것”이라고 하며 부르주아국가 폐지, 노동자국가 수립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를 위한 사회주의자들과 사회주의정당의 임무 역시 서술되고 있다.

이러한 내용들을 살펴보면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 발족선언문(안)은 사회주의 정당의 강령이 갖추어야 하는 기본적인 내용들을 충실히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② 노동당 강령

두 번째로 노동당 강령을 살펴보겠다. 노동당 강령에는 자본주의가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와 임금노동제를 기본 특징으로 하는 체제라는 규정 자체가 없다. 불안정노동의 확산, 일자리의 고갈, 노동소득 분배율의 하락, 금융적 수탈, 자본과 자본의 경쟁 격화 등등 자본주의에서 나타나는 부정적 현상들은 나열되어 있다. 그러나 사회주의 정당의 강령에서 중요한 것은 노동자들이 겪는 이러한 고통들이 모두 근본적으로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와 임금노동제라는 자본주의의 기본 특징에서 나온다는 점을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다. 노동당 강령은 이러한 자본주의의 기본 특징조차 규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주의 강령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자본주의의 발전 방향, 공황 등이 전혀 체계적으로 규정되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국제 호혜의 원리에 따라 시장을 사회의 통제 아래 둘 때에만 현재의 위기가 해소될 것”이라는 부분을 보면 사회주의에서 시장의 존립을 허용함으로서 자본주의를 극복하려는 문제의식 자체가 약하다 볼 수 있다. “신자유주의 위기의 시대를 넘어 사회주의 대전환을 달성할 때까지”나 “우리 당은 …… 다양한 사회운동들을 사회적 생태적 전환의 목표 아래 하나로 묶어 신자유주의를 종식시킬 것이다.”라는 부분을 보면 자본주의보다는 신자유주의를 더 문제 삼고 있다.

자본주의 자체를 제대로 규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주의혁명의 필연성, 의의, 노동자계급의 역사적 임무, 노동자 국가 수립의 과제, 사회주의자와 사회주의 정당의 임무 등에 대한 규정도 있을 리 만무하다. 사회주의는 생태주의, 여성주의, 평화주의 등 다른 여러 ‘주의’들과 병렬적으로 나열되는 데 그치고 있다. 또한 “우리 당은 노동자·농민·빈민의 정당이고, 불안정노동자·실업자·영세상공인 등 피억압 대중들의 정당”이라고 하며 여러 피억압집단들을 병렬적으로 나열한 후 “우리 당은 자본주의 체제로부터 고통 받으며 이를 극복하고자 투쟁하는 모든 이들의 정당이다.”라고 하고 있다. 노동자계급을 사회주의 혁명의 주체로 보고 있지 않는 것이다.

이와 같이 노동당 강령은 자본주의의 기본 특징조차 규정하고 있지 못할 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자본주의를 극복하겠다는 문제의식 자체가 약하고 노동자계급을 사회주의 혁명의 주체로 제대로 규정하지 못하고 있다. 노동당 강령은 사회주의 정당의 강령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내용 대부분을 갖추고 있지 않은 것이다.

③ 사회변혁노동자당 강령

세 번째로, 사회변혁노동자당(이하 ‘변혁당’) 강령의 경우 노동당 강령과 비교하면 자본주의를 반대한다는 문제의식은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자본주의를 제대로 규정하고 있지 않은 것은 노동당 강령과 마찬가지다.

변혁당 강령에 “자본-임노동관계”나 “생산수단의 사회화” 등이 언급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변혁당의 강령 체계는 전문이라 할 수 있는 부분에서 당의 지향을 말한 후 각종 부문 요구들을 병렬적으로 나열하는 구성으로 되어 있어, “착취”, “자본-임노동관계”, “생산수단의 사회화”, “계급관계의 폐절” 등의 용어들이 자본주의에 대한 전반적 규정 속에서 체계적으로 서술되는 것이 아니라 부문 요구들 속에 여기저기 산만하게 배열되어 있다. 그 결과 변혁당 강령은 용어나 표현에 있어서는 사회주의 정당의 강령에 들어갈 내용이 얼핏 들어가 있는 듯 하지만, 자본주의 규정과 사회주의혁명의 필연성, 노동자계급의 역사적 임무 등등의 내용이 전혀 설명되고 있지는 않은 강령이 되었다.

이를테면 ‘II. 우리의 실천’ 중 ‘1. 노동해방 사회’ 부분에서 “우리는 자본-임노동관계에 기초하여 노동자를 착취·수탈·억압하는 자본주의를 종식시키고, 자본-임노동관계의 폐절을 통한 노동해방을 지향한다.”고 쓰면서 임금노동제를 언급하고는 있다. 그러나 임금노동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하고 있지 않다. 또 변혁당 강령은 ‘II. 우리의 실천’ 중 ‘8. 민주적 계획경제’ 부분에서 “사회주의는 ‘생산수단의 사회화와 민주적 계획경제’로 운영된다.”고 하며 생산수단의 사회화를 언급하고 있다. 그런데 생산수단의 사회화를 말하려면 그 이전에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에 대한 설명과 그것을 철폐해야 하는 이유가 설명되어야 한다. 그러나 변혁당 강령은 그러한 내용이 없는 채로 갑자기 ‘민주적 계획경제’ 부분에서 생산수단의 사회화를 말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강령을 서술하고 있기 때문에, 변혁당 강령에서는 자본주의에서 노동자가 왜 착취를 당할 수밖에 없고, 또 왜 노동자가 자본주의를 철폐하는 사회주의 혁명의 주체로 나서야하는지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게 된다. 변혁당 강령은 ‘I. 우리의 지향’ 부분에서 “노동자계급이 전체 민중의 선도적·지도적 계급으로 자신을 세워나가면서, 궁극에는 자본주의를 극복하고 사회주의를 건설하는 정치의 주체·권력의 주체로 서나가도록 활동한다.”라고 하고는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변혁당 강령은 노동자가 사회주의 혁명의 주체임을 애매하게 만드는 ‘노동자민중’이라는 용어를 남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II. 우리의 실천’ 도입부에서 “우리가 노동자민중과 함께 건설할 사회주의의 상”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을 뿐 아니라 ‘9. 노동자권력’ 부분에서도 계속 노동자권력의 주체를 ‘노동자민중’으로 기술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위에 언급한 ‘I. 우리의 지향’ 부분의 문장은 전체 강령 속에서는 그 의미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 요컨대 변혁당 강령은 “노동자민중”이라는 말을 남발함으로써 사회주의 정당의 계급적 성격을 분명히 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외에도 변혁당 강령은 “사회주의 사회의 건설은 궁극적으로 계급지배의 도구인 국가의 소멸을 추구하는 노동자권력의 수립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라고 하며 노동자국가를 명확하게 말하는 대신 노동자권력이라는 완화된 표현을 쓰고 있다.

나가며

사회주의 정당의 강령은 자본주의를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가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 임금노동제를 기본 특징으로 하며 여기서 노동자는 착취를 당할 수밖에 없다는 점과 자본주의의 여러 중요한 특징들이 제대로 기술되어야 노동자계급이 착취를 종식하기 위해 사회주의 혁명을 하고 노동자국가를 수립해야 한다는 점이 명확히 제시될 수 있다. 이런 강령이어야 노동자계급이 자신의 역사적 임무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자본주의를 극복하고 사회주의를 쟁취하는 투쟁에 나설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보았듯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의 발족선언문(안)은 자본주의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하고 있고 그로부터 사회주의 혁명의 필연성과 그 내용 및 의의, 노동자계급의 역사적 임무, 노동자 국가의 수립, 사회주의자와 사회주의 정당의 임무 등을 체계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반면 노동당 강령과 사회변혁노동자당 강령은 공히 사회주의 정당의 강령이라면 가장 기본이 되는 자본주의에 대한 규정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자본주의가 임금노동제와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를 기본 특징으로 한다는 것부터가 규정되어 있지 않고, 그 결과 여기서 도출되어야 하는 중요한 내용들이 제대로 서술되어 있지 않다. 이는 사회주의 정당의 강령이 마땅히 갖추어야 하는 기본적인 내용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글은 사회주의 정당의 강령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를 하기 보다는 우선적으로 왜 사회주의 정당의 강령에 자본주의 규정이 들어가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이에 비추어 여러 사회주의 조직과 정당들의 강령을 살펴보았다. 사회주의 정당 강령에서 자본주의 규정이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가지기 때문이다. 이 글을 기회로 앞으로 사회주의자들 사이에서 강령 논의가 활성화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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