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 정권이 ‘허락’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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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설명] 이 기사는 『사회주의자』 창간 3주년을 기념하여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독자투고 모집에 응모한 글로, 편집위원회의 심사결과 당선작으로 선정되어 온라인에 게재되었다. 독자투고에 응모해준 성가연 동지에게 감사드리며, 향후에도 독자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 드린다.

문재인 정권은 출범 초기부터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웠다. 이는 정권 출범 후 첫 행보로 인천공항을 방문하여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선언하는 쇼맨십을 보인 데서 잘 드러난다. 매체 『사회주의자』는 이와 관련하여 기사 「문재인의 “비정규직 제로” 선언, 공염불로 끝나나」, 「좋은 비정규직이란 없다: 문재인의 ‘비정규직 제로시대’ 약속에 부쳐」 등에서 문재인 정권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하지 못하고 있음을 비판하는 기사들을 활발하게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기사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 투쟁의 미래는 우리 손에 달려있다」에서는 “우리는 문재인 정권의 비정규직 정책이 지닌 기만적인 모습을 인천공항의 사례에서 이미 확인할 수 있다. 문재인이 직접 찾아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했던 인천공항의 비정규직 중 직접고용된 비정규직은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이전의 노동조건과 차이가 없는 상태에서 단지 소속만 하청에서 자회사로 바뀌었을 뿐이다. 현 정권은 공공부문 정규직화 비율이 84.9%라며 자화자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공공기관에서는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 비율이 41%로 매우 높다. 물론 이 결과도 총 3차에 걸친 정규직 전환 중 1차 전환에만 해당한다.”며 취임 3년차인 문재인 정권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의 한계에 대해 짚은 바 있다.

자유주의 정권의 보여주기식 정규직 전환 정책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의 정규직 전환 과정은 문재인 정권의 정규직 전환 정책의 한계를 잘 드러내는 사례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는 광고판매대행, 방송광고 균형발전 및 방송광고산업 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방송통신위원회 산하의 공공기관이다. 문재인 정권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1차 전환 대상 공공기관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 몇 해 동안 정규직 전환에 대한 움직임이 전혀 없어서 이에 정규직 전환 대상자인 용역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을 즉각 실시하라고 본사에 항의 방문을 하자 노무 담당자는 이렇게 말했다. “문재인한테 가서 말하세요.”

즉, 정규직 전환 정책은 문재인 대통령이 실시하라고 ‘하달’한 것에 불과하며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는 이에 대해 책임지고 싶지 않다는 입장이다. 물론 이는 소속 용역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잘못된 태도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문재인 정권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이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에 대한 올바른 관점 없이 그저 보여주기식 면피용 정책으로 내놓은 정책에 불과하기에 공공기관 또한 소속 용역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에 대하여 이런 입장을 내놓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 이런 회피적인 태도를 보였던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는 몇 달 지나지 않아 용역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서 발표했다. 발표 당일에 진행된 필자와의 통화에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는 이런 말을 했다. “올해 초부터 기관 내에 자회사 TF팀을 꾸려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규직 전환을 위한 형식적 절차인 노사전 협의회를 통해 표면적인 의결 과정을 거치기 전에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는 이미 자회사로 답을 정해놓은 것이다. 물론 이 또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는 ‘하달’된 ‘정부 지침’을 제대로 따랐을 뿐이다.

더군다나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정규직 전환을 위해 진행 중인 노동자, 사용자, 전문가 협의회에는 총 14명의 참석자 중 현장 용역 노동자 대표가 1명에 불과하다. 전체 노동자 대표 6명 중 1명은 정규직 노조 참석자, 4명은 용역 노동자들을 관리하는 사측의 입장에서 노무 관리를 하는 현장 소장인 중간 관리자들이 참석하고 있다. 단 1명만이 현장 용역 노동자로서 정규직 전환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민원에 고용노동부는 “문재인 정권의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문재인 정권의 가이드라인은 이러한 사항에 대해서 ‘노사가 충분히 협의할 것’이라는 모호한 표현을 써 노동자들이 노동자로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현실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다. 가이드라인에 부합한 자회사, 가이드라인에 부합한 노동자배제. 이것이 문재인 정권이 ‘가이드’하는 현실이다.

자회사로의 전환은 문재인 정권의 지침

문재인 정권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관련: 바람직한 자회사 설립·운영 모델(안)」은 이렇게 시작한다.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은 “정규직 전환 방식으로 직접 고용과 자회사, 제3섹터 방식을 제시하고 있고”, 개별 기관이 “공통된 기준 없이 자회사가 설립되다보니 자회사로 인한 현장의 노-사, 노-노 갈등이 빈발”하며, 이에 정부는 “바람직한 자회사 설립 및 운영방안을 제시”하며 “자회사가 전문적 업무수행 조직으로 기능”하도록 하기 위해 자회사 설립·운영 모델을 제시한다.

불가피할 경우 자회사로의 전환을 허용하는 자회사 가이드라인이 아닌 공통된 기준으로 자회사를 설립하라는 것이 문재인 정권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의 실체인 것이다. 애초에 공공부문 비정규직들을 ‘단계’로 위계화하여 정규직 전환 대상자를 가리는 것에서부터 문재인 정권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대한 태도는 이미 잘 드러난 바 있다.

따라서 현재 발생하고 있는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의 자회사 전환 문제는 사측과 노측의 대립이 아니라 정부가 주도하는 정규직 전환의 한계 때문이다.

하지만 인천공항에 방문한 행위에서 잘 드러나듯 문재인 정권은 이런 말도 안 되는 자회사로의 정규직 전환을 정권 초기부터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의 첫 발걸음이라며 대대적으로 포장했다. 맨 위에는 가장 화려하고 향긋한 과일이 자리하고 있지만, 안은 온통 썩어가는 과일들로 가득한 과일 선물 상자 같은 문재인 정권의 정규직 전환 정책의 한계는 이미 기층 노동자들이 절실히 깨닫고 있다.

깨어나는 노동자 계급의식

곳곳에서 진행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은, 오히려 그동안 본인들이 처한 상황에서 큰 의식 없이 살아가던 노동자들이 계급의식을 깨닫고 각성하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당사자인 노동자를 배제하는 일방적인 진행 절차, 정규직 전환이 되어도 별다른 노동조건 개선이 없는 현실은 노동자들이 처한 계급적 상황을 도리어 일깨워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현실을 자본가계급이 해결해줄 수 없음을 피부로 깨닫고 있다.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과 궁극적인 노동해방은 노동자 스스로 해내야 하는 것임을 절실히 알게 된 것이다.

사측의 일방적인 자회사로의 정규직 전환에 맞선 투쟁을 진행 중인 60대의 고령 여성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저 먼 김천에서 투쟁하는 한국도로공사 노동자들은 단지 본인들의 사업장만을 위해서 저렇게 싸우는 것이 아니다. 자신들의 투쟁이 다른 이들의 투쟁과 이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그토록 치열하게 싸우는 것이다. 우리의 투쟁은 비록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하지만 우리가 노동자로서 끝까지 잘 싸워야 다른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끝까지 싸워 이겨야 한다.

이처럼 자유주의 정권의 위선적이고 기만적인 정책은 오히려 자유주의 정권의 본질을 폭로하고 노동자들로 하여금 노동자 계급의식을 다지고 투쟁의 대오에 합류하도록 하고 있다. 이제는 이 투쟁이 더 큰 투쟁으로 이어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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