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엠의 오샤와 공장 폐쇄와 노동자들의 에너지 전환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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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자』는 최근 두산중공업 구조조정에 맞선 대안으로 두산중공업을 ‘에너지 전환 선도 공기업으로 전환하자’는 주장의 글을 실었다(황정규의 글 「두산중공업 노동자투쟁: 기후위기 시대 에너지 전환을 위해 싸우자!」를 참고). 탐욕스럽게 이윤만을 추구하며 기후위기 대응에 역행한 두산중공업은 구조조정을 통해 노동자에게 책임전가를 시도하고 있다. 이에 노동자들은 예전과 같이 고용안정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노동자들의 고용과 연결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기후위기에 맞선 투쟁과 노동자들의 고용을 지키는 투쟁은 밀접히 결합되어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주목할 만한 외국의 투쟁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 기사는 최근 캐나다에 있는 지엠 오샤와 공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오샤와 녹색 일자리 운동’(Green Jobs Oshawa)을 소개하는 내용인데, 오샤와 공장의 노동자들은 지엠에 공장을 유지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가 공장을 통제하고 사회적으로 필요한 생산을 해내겠다는 요구와 실천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아래 내용은 2019년 11월 29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기후파업에서 나온 발언이다.

오샤와 공장의 생산이 멈추도록 내버려 두지 말자! 우리는 역사적인 오샤와 공장에서 100년 이상 엄청난 이윤을 벌어들인 이후 생산공장, 부품공장 노동자들과 오샤와 지역을 버린 지엠의 범죄적인 행동을 기록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그러나 우리의 메시지는 단지 분노와 슬픔이 아니다. 1,000만 평방피트 조립공장과 생산장비들은 거의 완전히 놀리고 있지만, 여전히 생산능력이 있다. 수천의 숙련 노동자들과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있다. 정부의 전기차 생산 필요성과 공적인 생산으로의 전환이 외쳐지고 있다. 지엠의 오샤와 공장 폐쇄가 오샤와 공장의 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이 공장을 공공소유로 전환하여 전기차 생산공장으로 만들 기회가 있다. 전기차로 바꿈으로써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기회,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한국의 노동운동은 여전히 자본가들의 공장폐쇄와 정리해고에 힘겹게 투쟁하고 있다. 이 기사를 통해 한국의 노동운동이 자본가들의 공장축소와 폐쇄에 맞서 새로운 상상력을 발휘하는 투쟁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상상, 그리고 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한 투쟁이 노동자들의 주요한 투쟁으로 나타나야 할 것이다.

지엠의 오샤와 공장 폐쇄

2018년 2월 13일, 지엠은 한국의 군산공장을 폐쇄하겠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북미지역의 자동차 생산공장들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중 가장 큰 공장이 캐나다 온타리오에 있는 오샤와 공장이다. 오샤와 공장은 무려 100년 넘게 지엠의 자동차를 생산해왔던 곳이다. 잘 나가던 시절에 17,000~22,000명의 노동자를 고용해 운영해왔던 지엠 오샤와 공장은 2019년 11월 26일 마지막 트럭을 생산할 때에는 노동자 수가 2,500명으로 줄었으며, 2020년 말까지 300명으로 축소될 예정이다.

지엠은 오샤와 공장을 축소하는 동시에 오샤와 노동자들에게 지속적인 양보를 요구해왔다. 지엠은 신규 노동자들의 임금을 인하하고 연금을 줄이자는 요구를 했고, 오샤와 공장을 포괄하는 노동조합인 유니포(UNIFOR)는 일자리를 유지한다는 명분으로 이 양보안에 합의를 하였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지엠은 계속해서 오샤와 노동자들이 해왔던 일들을 외주화하자고 요구했다. 건물을 유지 관리하는 업무, 서브 조립 공정, 서열 공정, 시트, 타이어 등등의 업무에 대해 외주화를 요구했다. 외주화된 노동자들의 시급은 더 낮아졌다. 지엠은 이렇게 노동자들의 양보를 바탕으로 엄청난 이윤을 벌어왔지만, 결국에는 이윤만 빨아먹고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오샤와 공장의 폐쇄를 발표한 것이다. 또한 2009년 대공황 당시 지엠은 총 60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았는데, 그중 11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캐나다 정부로부터 받았다. 반면 현재까지 30억 달러나 되는 정부 빚을 갚지 않고 있다.

‘오샤와 녹색 일자리 운동’의 배경

이러한 지엠의 행태에 대해 캐나다 정부는 유감을 표시하는 정도에서 그쳤고, 노동조합의 상층 관료들도 지엠이 오샤와 공장을 버리지 말라는 호소만을 하는 것이 전부였다. 오샤와 노동자들은 이러한 상황에 좌절하지 않았다. 오샤와 노동자들은 더 과감한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더햄노동평의회(Durham Labour Council)’, 토론토에 기반을 둔 ‘사회주의자 프로젝트(Socialist Project)’와 같은 다른 조직과 연대하여 ‘오샤와 녹색 일자리 운동’(Green Jobs Oshawa)에 착수하였다. 이 계획의 목표는 오샤와 공장의 폐쇄에 맞서 다른 가능성과 대안을 연구하고 현실화시키는 것이었다.

네 가지의 기본적인 관점이 ‘오샤와 녹색 일자리 운동’이라는 과감한 운동을 만들어냈다. 그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지엠은 문제를 야기한 당사자이며, 문제 해결을 요구할 대상이 아니다. 다시 말해 지엠에게 오샤와 공장을 유지하라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는 뜻이며, 지엠 없이 공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관점이다. 실제 오샤와 공장 노동자들은 “지엠이 이곳에 남아있게 하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투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오히려 공장을 국유화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얘기한다. 둘째, 중국, 멕시코 또는 남미의 공장들과 경쟁하는 것은 대안이 아니다. 이 또한 전세계에서 상대적으로 저임금인 노동자들과 경쟁할 경우, 임금인하 등 양보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우려한 관점이었다. 셋째, 오샤와 공장을 살릴 대안을 마련하는 데 있어 사회적 중요성을 가진 생산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넷째는 일자리뿐만 아니라 오샤와 공장의 생산능력을 보존하는 것이다.

‘오샤와 녹색 일자리 운동’을 지원하는 더햄노동평의회 의장 티파니 발두치(Tiffany Balducci)는 “지엠에 수십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하면서, 왜 오샤와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지원할 수 없는가? 왜 기후위기에 대해서는 얘기할 수 없는가?”라고 운동의 의의를 말하고 있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시 물자를 생산하기 위해 캐나다 공장을 생산 전환한 경험을 이야기하며, “우리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생산 전환을 할 수 있었다면, 지금 우리는 지구를 구하기 위해 생산 전환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지엠 노동자인 토니 리(Tony Leah)는 “공장을 국유화하고, 민주적인 노동자들과 공동체의 통제 하에 두기를 원한다”고 말한다. 공공소유 아래 공장은 캐나다 우체국의 차량을 시작으로 공공영역에 필요한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다. 키치라는 이름을 가진 노동자는 “우리는 더 이상 더러운 조건에 놓이지 않도록 공공소유를 원한다. 우리는 몇몇 산업의 민주적 통제를 해야 한다. 우리는 기후위기를 상품화하려고 하는 기업들에 공장을 맡길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 더햄노동평의회]

‘오샤와 녹색 일자리 운동’의 요구

이러한 관점 아래 ‘오샤와 녹색 일자리 운동’은 경제, 환경, 사회적 영향이라는 세 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공장을 국유화 하는 것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진행하였다. 타당성 검토 내용을 보면, 14억~19억 달러의 투자로 오샤와 공장을 전기차 공장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경제공황 당시 지엠에 들어간 구제금융 규모나 지엠이 현재까지 캐나다 정부에 갚고 있지 않은 30억 달러의 부채를 감안한다면, 오샤와 공장을 정부가 인수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또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기차 공장으로 전환한 후 5년이 지나면 전기차량으로 대체된 자동차로 인해 그렇지 않을 경우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약 40만 톤이나 감소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같은 해 공장은 흑자로 전환될 뿐만 아니라, 협력업체를 포함해 13,000개 이상의 양질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는 결과도 나왔다. 5년 동안 150,000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보고되었다.

‘오샤와 녹색 일자리 운동’은 캐나다의 연방정부와 지방정부에게 지엠이 놀리고 있는 공장부지와 생산설비들을 인수하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오샤와의 생산장비들은 전기차 생산을 위해 전환될 수 있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기차들은 시장에서 이윤을 위해 판매되는데 의존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관여하고 있는 부분들에 필요한 물품으로 정부가 직접 구매하도록 하자고 요구했다. 예를 들어 오샤와 공장에서 만들어진 전기차들은 우편배달을 위한 전기차량으로 사용될 수 있고, 수소전기 밴, 통학버스, 구급차, 경찰차에 이르는 범위를 포괄할 수 있다. 이를 기본으로 하여 추가적인 생산여력이 있다면, 공장은 개인 소비자를 위한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고, 친환경적인 다른 생산물을 생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샤와 녹색 일자리 운동’에 대한 연대

‘오샤와 녹색 일자리 운동’은 오샤와 노동자들만의 투쟁으로 국한된 것이 아니라, 환경운동단체, 다른 영역의 노조 등과의 연대로 이루어지고 있다.

캐나다 체신노조(The Canadian Union of Postal Workers)는 ‘오샤와 녹색 일자리 운동’에 체신노동자를 참여하게 하고, 공개적으로 오샤와 공장의 국유화를 옹호하고 있다. 캐나다 체신노조는 2015년 이래 근본적으로 우체국을 개조하는 과감한 요구를 내걸고 활동하고 있다(활동프로그램 이름은 ‘우편취급전력프로그램(Delivering Community Power program)’라고 한다). 이 프로그램은 우체국 차량을 전기차로 바꾸는 것과 함께, 전국 곳곳에 있는 우체국에 태양광 판넬을 설치하여 우체국을 전기에너지 생산자로 탈바꿈시키는 것, 우체국 외부에 공공 주차장을 확충하고 전기차 충전시설을 갖추는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우체국 은행을 통해 기후전환기금을 만들어 약탈적인 금융기관을 몰아내며, 은행이 없는 시골이나 토착민 마을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적인 공공서비스를 옹호하는 풀뿌리조직인 ‘공공서비스의 벗(Friends of Public Services)’은 ‘오샤와 녹색 일자리 운동’과 같은 것들이 급속히 늘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기존의 공공서비스를 지키는 것을 넘어 공공서비스의 확대가 어떻게 부를 재분배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속가능한 경제의 기초를 놓을 수 있는지 더 많이 상상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엠 공장의 국유화와 같은 상상이 공공영역에도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쉽지 않았던 ‘오샤와 녹색 일자리 운동’

그러나 이러한 운동이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어려움도 존재했다. 우선 지엠이 오샤와 공장폐쇄를 발표했을 때 오샤와 노동자들은 분노했지만 그러한 분노가 행동으로 곧바로 전환되지 못했다. 그 이유는 공장이 수년간 점차적으로 쇠퇴하는 것을 경험하였고 노동조합이 지엠과의 단체협약에서 양보를 반복하였기 떄문이다. 상당수 노동자들은 대안을 찾기보다 스스로 살아남기 위한 생존모드로 바뀌었다. 뿐만 아니라 ‘오샤와 녹색 일자리 운동’을 접하게 된 노동자들은 그 운동이 제안하는 내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도, 경쟁과 사적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것이 실현가능한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캐나다 환경운동의 한계도 존재했었다. 캐나다 환경운동가들은 다가오는 환경재앙에 대한 인식을 고양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그들은 노동자들 다수를 그들 편으로 이끌어내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기후위기와 일자리 문제가 서로 대립한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기후위기로 지구가 망가진다면 일자리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기후위기도 노동조합의 주요 관심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발전해갔다.

‘오샤와 녹색 일자리 운동’은 자신의 운동을 확대하기 위해 여러 가지 활동을 벌였다. 기본적으로 그 운동을 소개하는 홈페이지를 만들고, 노동자들의 폭넓은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홍보물을 배포하고, 강연회, 공개포럼 등도 개최하였다. 구호로만 존재하는 요구로 머무르지 않기 위해 전문적인 타당성 검토를 진행했으며, 수많은 인터뷰도 진행했다. ‘오샤와 녹색 일자리 운동’은 아직 성공하진 못했지만, 오샤와 공장을 되살리기 위한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여전히 조립라인, 차체공장, 도장공장, 1,000만 평방피트의 작업공간 등의 생산시설이 존재한다. 오샤와와 그 근방에는 자신의 숙련된 기술이 사용되기를 원하는 노동자들이 풍부하며, 다양한 도구들을 생산하는 공급자들과 그들의 지식을 사회적으로 유용한 생산에 접목시키고 싶어 하는 젊은 기술자들이 많다. ‘오샤와 녹색 일자리 운동’은 지금도 계속해서 여러 사업을 만들고 그 가능성을 토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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