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세계대공황의 원인과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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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설명] 2020년 들어 자본주의 역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대공황이 발발했다. 『사회주의자』는 이번 대공황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판단하여 세 편의 특집 기사를 통해 2020년 세계대공황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룬다. 그 순서는 아래와 같다.

2020년 세계대공황의 원인과 특징

2020년 세계대공황에 대한 자본가들의 대응

2020년 세계대공황 정세에서 노동자계급의 대응

세 편의 기사가 독자들로 하여금 이번 대공황의 의미를 인식하고 노동자계급 입장의 대응 방향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유럽, 미국 등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세계경제를 뒤흔들었다. 3월에 미국 증시는 폭락을 거듭했다. 미 연준이 3월 3일 기준금리를 0.5% 전격 인하하였지만 3월 9일 다우존스 산업 평균지수는 7.79% 폭락하였다. 3월 12일에는 9.99% 폭락하였다. 3월 15일 트럼프와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1% 인하하여 제로금리로 만들고 최소 7,000억 달러 규모의 양적 완화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하였지만, 다우존스 산업 평균지수는 3월 16일 12.93% 폭락하였다. 이 낙폭은 역사상 세 번째로 큰 규모였다. 현재 세계경제가 처한 위기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IMF 총재도 경고할 정도이다.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세계경제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상태라고 경고하고 IMF 회원국 189개국 중 170개국 이상이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세계경제는 사실상 세계대공황 상태에 있다. 공황시기에 나타나는 기업 파산이 본격화되지 않고 있지만 이것은 자본가정부들이 필사적으로 기업 파산을 막기 위해 유례없는 규모의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세계대공황은 앞으로 다양한 방향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영향을 미칠 것이다. 2020년 세계대공황은 자본가계급, 노동자계급 모두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때문에 2020년 세계대공황의 원인과 특징, 자본가계급의 대응을 정확히 규명하고, 이를 토대로 노동자계급의 실천적 대응방안을 수립하고 투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글에서는 먼저 2020년 세계대공황의 원인과 특징을 규명해 보도록 하겠다.

1. 2020년 세계대공황의 원인

현재의 세계경제 위기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의 낙폭의 크기나 각국의 정부들과 기관들이 취하는 조치의 규모(미 연준은 4월 9일 2조3천억 달러에 달하는 기업 및 지방정부 지원방안을 발표하였다.)에서 이미 2008년 대공황을 능가하고 있다. 다만 아직 2001년, 2008년 공황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났던 기업이나 은행의 디폴트, 파산현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지 않은데, 이것은 세계 각국의 정부들과 중앙은행들이 이를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여 지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기업 파산은 주로 석유, 가스업체, 백화점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디폴트 현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평가회사들은 줄줄이 회사채들의 신용등급을 하향해서 발표하고 있고(신용평가회사 피치는 5월 포드 자동차의 신용 등급을 투기등급으로 강등했다.) 2020년, 2021년 기업 디폴트의 물결이 다가오고 있다는 언론의 분석기사들이 빈번해지고 있다. 투자자 워렌 버핏은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의 주식 전량을 매각하였는데, 이는 버핏이 금융자본의 상태를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현재 세계경제는 사실상 대공황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2020년 세계대공황의 원인은 장기침체 상태에 있었던 세계경제에서 작년에 전세계적으로 경기후퇴가 발생한 데에 있다. 필자가 이미 여러 글에서 강조하였듯이 신종 코로나 발생은 2020년 세계대공황의 원인이 아니고 급속하게 상황을 악화시킨 방아쇠(trigger)의 역할을 했을 뿐이다. 이 점을 차례차례 살펴보도록 하겠다.

① 저금리, 양적 완화가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장기침체를 가져왔다.

2008년 세계대공황을 맞이하여 자본가정부들은 자본주의 체제와 금융자본을 살리기 위하여 막대한 규모의 구제금융과 기준금리 인하, 이른바 양적완화 조치를 취하였다. 그런데 이 낮은 기준금리와 양적완화는 당장은 세계자본주의를 파산의 위기에서 구하고 금융자본을 살리는 효과를 가져왔지만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구조적인 취약성과 모순을 증폭시켜 장기침체를 가져왔다. 인위적인 두 조치는 공황시기에 발생하는 과잉자본 파괴를 방해하였다. 그 결과 공황 이후의 침체시기를 유례없이 연장시키고 경기회복을 지체시키고 그 회복력을 약화시켰다. 파괴되었어야 할 거품은 파괴되지 않은 채 마치 인간 몸의 군살처럼 누적되어 경제의 체질을 허약하게 만들어버렸다. 자본주의적 생산에서 산업의 생애는 중간 정도의 활황, 번영, 과잉생산, 공황, 불황이라는 일련의 시기들로 구성된다. 공황은 자본주의의 내적 모순이 폭발하여 발생하는데 공황은 모순의 폭발일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가 재생산의 조건을 다시 확보하는 폭력적 방식이기도 하다. 공황을 통해 과잉생산, 과잉자본은 폭력적으로 파괴된다. 공황은 재생산의 조건을 다시 확보하는 자본주의의 특유한 방식이다. 공황 국면에서는 유동성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이자율이 상승하여 많은 자본이 파산하고 과잉자본이 파괴된다. 이것은 다른 측면에서 불황에 이은 활황의 조건을 형성한다. 그러나 인위적인 양적완화와 낮은 기준금리는 이러한 과정을 과도하게 왜곡하여 공황이 수행하는 역할을 축소시켰다.

또한 세계대공황에 대한 비상조치로 도입된 저금리와 양적완화는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낮은 기준금리와 양적완화는 2008년 대공황 이후 유례없이 장기간 유지되고 있다. 비상조치가 일상적인 것으로 된 것이다. 이제 낮은 기준금리와 양적완화는 자본주의 체제의 생존에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되어 마치 자본주의 체제의 생명유지 장치처럼 되어 버렸다.

당연한 것인데, 낮은 이자율과 막대한 규모의 유동성 확대는 막대한 규모의 부채의 누적을 가져와 이 역시 경제의 체질을 허약하게 만들어버렸다. 낮은 기준금리와 양적완화를 통해 2008년 세계대공황 이후 전세계적으로 기업, 정부, 가계의 부채가 엄청난 규모로 누적되었다. 특히 기업부채가 크게 누적되었다. 얼마전에 발표된 세계은행의 보고서, 「부채의 세계적 물결」에 의하면 2010년 이후 세계 부채는 2018년에 GDP의 230%까지 증가했다. 부채의 증가는 특히 신흥 개발도상국에서 빨랐다. 2010년 이후 10년도 되지 않아 이들 경제에서 총부채는 54%가 증가해서 2018년에 GDP의 약 170%라는 역사적 최고점에 이르렀다.

② 장기침체 상태에서 작년에 전 세계적으로 경기후퇴가 발생하였다.

10여 년 간 장기침체 상태에 놓여있던 세계경제에서 작년에 전 세계적으로 경기후퇴가 발생하였다. 독일 등 유럽과 일본 등이 경기후퇴 양상을 보였는데 미 연준이 소폭 인상했던 기준금리를 다시 낮춘 것은 이를 반영하는 것이었다. 이미 유럽은 제조업 침체가 서비스업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었고 일본에서도 경기후퇴가 나타났다. 미국은 기준금리 재인하로 이에 대비했다.

③ 장기침체 상태에서 경기후퇴가 발생함으로써 한계에 몰린 기업들이 파산할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었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저금리와 양적완화로 전 세계에 역사적인 규모라고 할 정도의 규모로 부채가 누적되었다. 이것은 언제 폭발할지 모를 시한폭탄처럼 전 세계에 누적되어 있다. 이 중에서 특히 위험한 것이 기업의 부채이다. 손쉽게 차입하여 경영할 수 있었던 기업들 중 한계기업(좀비기업)이 경기후퇴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파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었다. 먼저 좀비기업이, 이어 이보다는 낫지만 좀비기업과의 경계선이 애매한 기업들이 파산할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었다. IMF는 작년 10월에 발표한 「반기 세계금융안정보고서」에서 이미 “세계 경제가 10여 년 전 세계금융위기 때의 절반 정도만 침체해도 부실채권 규모가 19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는 주요국 전체 회사채의 40% 수준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④ 결정적인 순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하여 위기를 증폭시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하지 않았어도 세계대공황이 발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생 이전에 IMF조차 경제 위기를 경고하고 있었다. 이처럼 자본주의 세계경제가 취약한 상태에 있는 결정적인 순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하여 위기를 증폭시켰다. 이러한 전후 맥락을 분명하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현재 많은 자본가들과 자본가 정부들이 현재의 경제위기를 코로나 위기로 부르면서 마치 코로나로 인해 경제위기가 발생한 것처럼 초점을 흐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런 방식으로 비판의 초점이 자본주의 체제 자체에 맞추어지는 것을 회피하고 또 다시 막대한 규모의 지원을 금융자본에 제공하는 것을 호도하려고 하고 있다.

이러한 전제 아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왜 자본주의 체제에 치명적 타격을 가하고 있는지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팬데믹이 분명하게 보여준 것이 있다. 자본주의 경제가 아무리 고도로 기계화되고 자동화되고 AI화된다고 해도 결국 사람들이 이 경제가 돌아가게 만든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모여서 협업하고 교류하지 않고서는 경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기본적인 진실이 역설적으로 이번에 다시 확인된 것이다. 자본주의 경제는 협업을 필수적인 것으로 하는 생산양식이다. 이 점이 이전의 생산양식과 대비되는 특징이다. 또한 자본주의 경제는 세계화를 고도로 진행시켰기 때문에 사람들 사이의 교류 역시 필수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경제에 치명적인 것은 이 바이러스가 사람들이 모이고 교류하는 것을 철저히 방해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것을 통해서 보면, 이 바이러스는 매우 전파력이 높다. 사람이 모이기만 하면 짧은 시간 접촉해도 곧바로 전파된다. 이 바이러스의 또 다른 특성은 비교적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당초 예상과 달리 이 바이러스는 상당히 오랫동안 사람들을 괴롭힐 것 같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쉽게 짧은 기간 안에 종식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⑤ 2020년 세계대공황은 2008년 세계대공황의 연장선에 있다.

2020년 세계대공황의 원인을 규명하다 보면 분명해지는 것은 2020년 세계대공황의 씨앗은 2008년 세계대공황과 이에 대한 자본가들의 대처 과정에서 이미 뿌려졌다는 점이다. 2008년 세계대공황에 대한 대처과정에서 국가는 금융자본을 살리기 위해 모든 자원을 쏟아 부었다. 금융자본이 살아남은 후에도 국가는 금융자본을 위해 저금리, 양적완화를 오히려 강화하였다. 국가와 금융자본의 유착은 유례없이 심화되었다. 연준은 금융자본의, 금융자본을 위한, 금융자본에 의한 기구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었다. 이 모든 것이 가리키는 것은 금융자본, 자본주의 체제가 국가를 직접적으로 동원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사실이다. 자본주의가 사멸해가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규정을 강조하는 이유는 이렇게 규정해야 현재에 진행되는 자본주의의 구체적 양태를 과학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야 우리는 이번 세계대공황이 자본주의의 역사적 운명을 결정할 정도의 세계대공황이라는 것, 이제 노동자, 민중이 새로운 사회발전단계로 이행해야 할 역사적 시기에 들어섰다는 것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⑥ 이번 세계대공황의 궁극적 원인은 자본주의 자체에 있다.

2008년의 대공황은 막대한 규모의 거품, 빈부격차의 확대, 채무에 의존해서만 굴러가는 경제라는 자본주의의 구조적 위기가 폭발하여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자본가들과 자본가 정권들은 이러한 문제를 더욱더 확대하는 정책으로 공황에 대응하였고, 그 결과 위기의 규모를 더욱더 확대하여 2020년 세계대공황을 초래하였다. 인위적인 저금리와 양적완화는 사실상 연준이 나서서, 즉 국가가 나서서, 금융자본에게 천문학적인 투기, 사기자금을 대준 것과 같다.

새로운 세계대공황이 발생한 궁극적인 원인은, 생산은 점점 더 사회화되는데 자본주의적 사적 소유가 여전히 지배하고 이윤이 1차 목표로 머무는 자본주의의 기본 모순이 갈수록 커졌기 때문이다. 맑스는 그의 자본론 3권에서 “자본주의적 생산의 진정한 제한은 자본 그 자체이다”라고 말했는데, 맑스의 이 말만큼 현재의 사태를 요약하는 말도 없을 것이다. 바로 자본주의가 새로이 발생한 세계대공황의 궁극적 원인인 것이다.

2. 2020년 세계대공황의 특징

이번 세계대공황은 이전 공황들 특히 2001년 공황, 2008년 공황과 다른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번 세계대공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이러한 특징들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이전의 두 공황은 번영의 정점을 거친 후 발생하였는데 이번 세계대공황은 이렇다 할 번영의 정점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하였다. 장기침체 상태에서 세계대공황이 발생한 것이 첫 번째 특징이다. 다음으로 공황 이전에 나타난 고금리 현상이 존재하지 않았다. 2001년 공황 이전에는 금리가 6.5%, 2008년 공황이전에는 5.25%였는데 2019년 10월에 1.50~1.75%에 불과하였다. 장기침체 상태에 저금리 상태에서 공황이 발생하는 것은 매우 특이한 현상인데 이것은 그만큼 자본주의가 유례없이 취약한 상태에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세 번째 특징은 이번 공황에서 전 세계적으로 이미 누적되어 있는 부채는 앞에서 언급한 세계은행의 보고서가 밝혔듯이 역사적 규모라는 점이다. 이 부채는 앞으로 연쇄적으로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네 번째 특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변수가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이 특징은 자본주의 변호론자들이 초점을 피하기 위해서 가장 강조하는 특징인데 실제로 그만큼의 중요성을 갖는 특징은 아니다. 다섯 번째의 특징은 어느 나라도 세계대공황의 양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1년 공황에서는 중국, 인도가 예외였고, 2008년 공황에서는 중국의 고도성장이 세계대공황의 충격을 완화했는데 이번에는 중국도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마지막 특징은 이번 세계대공황이 자본주의의 역사에서 차지하는 위치이다. 21세기에 들어서 벌써 세 번의 공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 갈수록 공황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 자본가 정부들이 이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정책수단인 저금리와 양적 완화를 미친 듯이 맹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점은 자본주의가 그 역사적 운명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개의 댓글

  1. 세계대공황의 한 가운데 있는데도 소위 ‘사회주의자’들이나 ‘좌파’라 자처하는 사람들은 전혀 대응 태세를 찾지 못하고 있다
    물론 기존의 활동들에다 사회주의 활동이라는 포장만 바꾸어 달고 있는 듯하다

    이번 대공황은 자본주의 체제에 심각한 균열을 일으킬 수 밖에 없다

    자본가들도 큰 타격을 받겠지만 늘 그렇듯이 문제는 노동자민중들이 고스란이 그 고통을 뒤집어 쓴다는 것이다

    정신차리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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