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사회주의 학습 강좌: 노동자가 왜 변혁의 주체인지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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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회주의자. 이태하 강사가 학습강좌의 두 번째 주제인 임노동과 자본을 강의하고 있다.]

필자는 작년 11월 4일 창간 3주년 기념 “사회주의정당 건설 전망을 말한다” 특집기사 중 하나로 「사회주의 학습운동을 위한 강사단을 조직하자」라는 제목의 기사를 작성한 바 있다. 여기에서 필자는, 교육이나 언론 등 각종 이데올로기 장치를 통해 노동자들이 자본주의적 의식을 끊임없이 주입받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 의식이 자본주의에 물들지 않고 살아가려면 학습과 같은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필자는 해당 기사를, 노동자계급의 혁명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며 공상적 사회주의에 머무른 빌헬름 바이틀링에 대해 맑스가 일갈했던 말로 마무리하였다. “무지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다는 건 들어 본 적 없소!”

『사회주의자』에서는 창간 이래로 지금까지 노동자들이 자본주의적 의식을 타파하고 사회주의적 의식으로 각성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사업을 기획해 왔다. 올해 6월 2일부터 진행해 온 기초 사회주의학습 강좌도 그 중 하나이다. 이 강좌는 역사유물론, 임노동과 자본, 국가론, 정치경제투쟁론, 사회주의 혁명론, 전략전술론, 조직론, 사회주의노동운동사를 주제로 진행되고 있다.

사회주의의 핵심 내용들과 함께한 2개월

강좌의 첫 시작은 역사유물론(강사: 박남일)을 통해, 지배계급이 강요한 관념론에서 벗어나고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가 고정불변의 세계가 아니며 변증법적으로 끊임없이 변화 발전하는 세계임을 인식하는 데에서부터 출발하였다. 물질적 재화의 생산이 사회생활의 물질적 조건을 변화시켜 사회발전을 이끌며 이것이 모든 역사의 기본조건이라는 것이 역사유물론의 핵심이다. 또한 생산력 발전과 생산관계의 변화에 따라 사회가 변화해 왔다는 것이다. 계급이 존재하지 않았고 성별간 억압도 없었던 사회(원시공동체사회)가 있었으나, 생산력이 발달함에 따라 잉여생산물에 대한 사적 소유가 발생하고 이것이 계급사회를 출현시킨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 사회 역시 적대적 계급(자본가와 노동자)으로 구성되어 있고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모순에 직면해 있으며, 노동자계급이 자신을 해방시키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자본주의체제를 타파하고 사회주의체제로 나아가야만 한다는 결론도 이끌어낼 수 있다. 수강생들은 역사유물론 강의를 통해 기존에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사고가 사실은 관념론적 사고라는 것을 깨닫고, 생산관계를 중심에 놓고 보는 사고틀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었다.

임노동과 자본 강의(강사: 이태하)에서는 자본주의에서 어떻게 노동자에 대한 착취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이윤의 원천은 무엇인지를 학습하였다. 상품의 가치는 그 상품을 만드는 데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에 의해 결정된다. 노동력이라는 상품도 마찬가지인데, 노동력이라는 상품의 가치는 노동자의 노동력을 재생산하는 데 드는 생활수단의 가치에 의해 결정된다. 자본주의적 생산에서 자본가는 노동자의 노동력을 구매하여 생산을 하는데, 이 때 자본가는 노동자에게 자기 노동력 재생산에 필요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시간(필요노동시간)보다 더 긴 시간동안 일을 시킨다. 이렇게 노동력의 가치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시간(잉여노동시간)이 생겨나는데, 이 때 만들어지는 가치를 ‘잉여가치’라고 하며, 이 잉여가치가 바로 자본가의 이윤의 원천이 된다. 자본가는 이윤을 위한 생산을 하기 때문에, 생산과정에서 잉여노동시간이 반드시 발생하게 되고, 노동자에 대한 착취가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자본가와 노동자의 이해는 근본적으로 대립하며, 착취를 없애기 위해서는 단순한 임금투쟁만이 아니라 자본주의 자체를 폐지하기 위한 정치투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또한 자본주의에서의 생산력 증대는 ‘유기적 구성의 고도화’를 낳고, 이것이 고용 없는 성장을 유발하며 상대적 과잉인구를 창출하여 노동계급은 빈곤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학습하였다. 공황이 생산관계와 소유관계의 모순에 의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는 점 역시 살펴보았다.

국가론 강의(강사: 김민걸)에서 강사는 <마우스랜드(Mouseland)>라는 영화를 보여주며 강의를 시작하여 수강생들의 흥미를 이끌어내었다. 이 영화는 쥐들이 고양이를 지도자로 뽑는데, 그 고양이에게 문제가 있어도 다음 지도자로 다른 고양이를 뽑는다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강사는 국가란 원래부터 존재하던 것도 아니었고 영원불변한 것도 아니며, 계급지배를 위한 도구로 만들어진 것임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사는 국가는 부르주아 국가이며, 착취, 억압, 계급을 폐지하기 위해서는 노동자국가를 수립해야 하고, 계급대립이 없다면 계급지배의 역할을 하는 국가 역시 없어질 것이라는 결론을 이끌어내었다.

정치경제투쟁론 강의(강사: 성두현)에서는 자본주의 극복을 위해 정치투쟁과 경제투쟁을 결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노동자의 생활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경제투쟁은 임금노동제 자체나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 자체를 폐지할 수 없기 때문에 의의와 한계를 동시에 지닌다. 그래서 노동자국가를 수립하기 위한 정치투쟁이 필요하고, 담론투쟁과 같은 이데올로기 투쟁도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정치투쟁과 경제투쟁의 결합은 노동자들이 목적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잘 이루어지지 않는데, 자본주의사회에서는 정치와 경제가 분리된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동자계급은 정치투쟁을 중심으로 경제투쟁을 결합시켜야 하고, 역사적으로도 정치투쟁과 경제투쟁은 밀접히 상호결합하여 서로를 상승시키며 발전해왔기에, 정치투쟁과 경제투쟁의 사민주의적인 이분법적 분리, 사회주의정치를 부정하는 대신 협소한 조합주의정치를 옹호하는 경제주의, 정치투쟁과 정당 및 노동자국가수립에 대해서 부정적인 무정부주의, 노동조합과 경제투쟁을 경시하는 경향에 대해 모두 배격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주의 혁명론 강의(강사: 김광수)를 통해서는, 자본주의에서 노동자계급은 다수이자 생산력의 담지자가 되는 등 자본주의가 만들어놓은 조건에 의해 사회변혁의 주체로 나설 수 있고, 자신의 해방을 통해 보편적 인간해방을 이룰 수 있는 혁명의 지도적 계급이라는 점을 학습하였다. 그리고 파리코뮌과 러시아혁명의 역사를 짚어보면서 사회주의 혁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하는지를 살펴보았다. 파리코뮌은 프랑스 부르주아 계급이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패배하여 자신들의 역할조차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노동자계급이 전면에 나섬으로써 등장하였고, 여러 혁명적인 조치들을 취하였으나 농민과의 동맹을 이루어내지 못한 등의 한계가 있었다. 이에 비해 러시아혁명의 경우에는 노농동맹이 잘 이루어졌고, 노동자들의 자주적 기관인 소비에트는 민주적으로 대표를 선출하고 대중의 상태를 충실히 반영하는 기구가 됨으로써 혁명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는 점이 이야기되었다.

전략전술론 강의(강사: 이영수)에서는 지금까지 학습한 내용들을 실제 사회주의 당운동에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학습을 하였다. 사회주의 당운동의 전략이란 하나의 역사적 단계에서 취할 기본 정치노선을 의미하며, 이를 위해서는 생산력 발전수준과 모순의 발현정도에 대한 분석, 계급세력의 분포와 배치에 대한 분석, 주요 공격방향의 설정, 동맹세력의 설정이 필요하다. 전술이란 전략에 복무하게끔 설정되는 것으로, 당면의 과제 해결을 선도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구체적인 상황에서의 정치적 행동, 조직의 형태, 투쟁의 방법 등이 포함된다. 그리고 사회주의 전략전술의 이론적 토대는 맑스주의이다. 이러한 내용을 응용하여, 강사는 현재 한국의 계급세력 분포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그리고 한국에서 사회주의 운동이 전술수립을 하기 위해서는 객관적 요인과 주체적 요인을 잘 파악해야 한다는 점도 살펴보았다.

조직론 강의(강사 황정규)는 ‘사회주의 정당을 어떻게 만드느냐’를 주제로 진행되었다. 사회주의 정당은 사회주의를 하기 위해 정치권력 획득을 하려는 정치적 결사체로, 그 구체적 내용으로 새로운 사회주의의 추구, 노동자계급의 선진적 부위로서의 당이 되어야 한다는 점 등을 학습하였다. 또한 사회주의 정당은 노동자들의 의식을 발전시켜나가야 하고, 노동자들이 주체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게 언급되었다. 그리고 흔히 전위정당과 대중정당을 이분법적으로 나누어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둘은 함께 가는 개념으로, 사회주의 정당은 전위정당이면서 대중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되었다.

사회주의노동운동사(강사: 성두현) 강의는 과학적 사회주의의 출현부터 제 2인터내셔널까지 다룬 1강이 마무리되고 두 번의 강의가 더 남아 있으며, 전체 강좌 일정은 9월 1일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학습과 교류를 통해 성장하는 사람들

이번 기초 사회주의학습 강좌에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여주었다. 수강신청 기간에는 2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수강생으로 등록하였으며, 강좌가 거의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는 지금도 평균적으로 10명 정도가 꾸준히 강좌에 참여하고 있다. 수강생들 역시 매우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노동자들을 비롯하여 정당이나 단체에서 활동하는 활동가, 대학생, 청소년 등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의 사람들이 강의를 함께 듣고 있다.

14주간의 결코 짧지만은 일정으로 진행되는 강좌에서 수강생들은 활발하게 질문과 토론을 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매번 강의가 마무리될 때에는 질의응답 및 토론을 진행하는데, 이 때 수강생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오면서 지금까지 자신들이 당연하게 생각해 온 것들이 강의를 통해 흔들림으로써 발생하는 여러 의문들에 대해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그리고 강사들은 이에 대해 최선을 다해 답변해주면서 수강생들이 과거의 의식을 깨고 더 높은 단계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왔다.

강의실에서의 강의와 토론뿐만이 아니라 강사와 수강생들 사이의 교류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매번 강의가 끝나면 뒤풀이를 통해 강의에서 못 다했던 질문과 토론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강좌가 절반 정도 진행된 7월 11일에는 강사와 수강생들의 단합을 위해 우이동 인근의 서울 둘레길로 야유회를 다녀왔다.

수강생들 역시 강좌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는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한 수강생은 강사분들이 모두 열정적이고 기존 사회에서 배워온 의식을 깨 주는 강의 내용도 모두 인상적이라는 말과 함께, 아직은 아는 게 부족하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 좋다는 소감을 밝혔다. 대학에 다니고 있는 또 다른 수강생은 이번에 사회주의에 대한 내용을 처음으로 들어봐서 초반에는 생소한 감정이 느껴졌지만, 강사분들이 수강생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강의를 진행해주셨고 뒤풀이에서도 여러 자세한 부분을 물어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지금은 감사함이 느껴진다는 말을 하였다. 덧붙여, 이 강좌를 수강하기 전에는 사회주의에 대해 현실성이 없다고 냉소했었지만 강의를 들으면서 맑스주의에 기초한 이론들이 치밀하고 과학적이라는 점을 느꼈고, 동시에 자기 자신이 딱 강좌에서 지적하는 오류에 해당하는 생각들을 하고 있었다는 점을 크게 느낄 수 있었다는 말을 해 주었다. 직장인으로 일하면서 이 강좌를 듣고 있는 다른 수강생은 강의내용에 대한 강사분들의 이해수준이 매우 높다는 점이 인상적이고 좋았다고 하면서, 무엇보다 좋았던 점으로 사회주의를 지식인이 아닌 우리 노동자들이 스스로 우리의 말로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먼저 각성하며 깨우친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점을 꼽았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러한 강의들을 각자가 있는 곳에서 스스로 조직한다면 새로운 세상을 더 빨리 열 수 있을 것 같다며 해방감을 표출하였다.

자본주의로 인해 발생한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그 자체를 타파해야만 한다. 그것은 그냥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당면한 경제투쟁만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노동자가 자본주의체제의 본질에 대해 명확히 알고 노동자계급으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자각하며, 어떤 사회를 만들지에 대한 전망을 갖고 운동할 때 비로소 사회주의 사회는 가까워질 수 있다. 이는 학습을 통한 부단한 노력을 통해서 가능하다. 또한 이런 활동을 통해 새로운 주체들이 형성되는 것은 사회주의 활동이 확대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제는 노동운동을 비롯한 사회 곳곳에서 노동자들 스스로가 학습하는 기풍을 만들어야 할 때이다. 앞으로 노동자들이 함께 학습하고 각성하는 자리가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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