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회 후기] 사회주의자, 촛불정국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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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을 품에 안고 서둘러 도착한 강연장에는 벌써 마이크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이영수 편집위원장이 이제 막 정세강연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던 차였다. 2016년 12월 28일, 『사회주의자』 창간 기념 정세 강연회, <현 정세와 사회주의자의 과제>가 벌써 시작된 것이다.

성두현 운영위원장이 맡은 정세 강연은 제목 그대로 ‘현 정세’와 ‘사회주의자들의 과제’에 관한 이야기였다. 예정된 30분이 무색하게 1시간을 훌쩍 넘겼고, 또 이 역시 무색하게 청중들은 시간가는 줄 모르고 강연에 몰입했다. 그러고도 진행시간이 초과돼 질의 및 토론이 넉넉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스무 명 남짓에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앉은 모습은 훈훈한 온기를 내게 가져다 주었다.

촛불정국과 사회주의자의 역할

강연은 다음의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9차까지 이어진 촛불집회에 이 글을 읽는 사람 중 대다수는 참여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중들의 열기와 활기 띤 표정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구속을 향한 굳은 의지도 목격했을 것이다. 수 백만의 민중들은 무엇 때문에 거리로 나온 것일까? 세월호 참사, 국정 교과서 등 퇴보하는 역사를 지켜보며 팍팍한 삶 속에서 대중들의 분노는 누적되었다. 최순실 사건은 턱 끝까지 차오른 분노가 터져나올 수 있도록 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민중들의 이러한 분노의 원인은 ‘자본주의’라고 강연자는 말한다. 자본주의의 모순이 수 십 년 간 쌓여온 결과라는 것이다.

이번 정세에서 볼 때 대중들은 단순히 대통령 하나 바뀐다고 하여 삶의 고통이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박근혜 퇴진 이상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주의자들은 어떤 태도를 견지해야 할까? 사회주의자로서의 과제를 수행하기 이전에 명확히 해야 할 것이 있다. 사태를 수습하기에 급급한 자유주의 세력 역시 자본주의를 옹호한다는 사실을 민중들에게 명확히 알려야 한다. 또한 이들은 민중들의 요구와 달리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는 점을 밝혀 자유주의자들과 민중들 간의 틈이 확실히 벌어지도록 해야 한다. 즉 체제 변화를 민중들이 원하고 있음을 사회주의자들이 확실히 인식하고 그들의 요구가 실현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전제로 민중들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한 사회주의자들의 과제 5가지는 다음과 같다. 무조건적인 박근혜 퇴진과 구속을 요구한다. 민주주의 확장 투쟁을 실시한다. 진보세력의 거국내각 참여를 반대한다. 노동자, 민중의 체제 변혁 의지를 고양한다. 그리고 사회주의의 선전보급을 확대한다(강연 내용은 강연회 동영상 참고).

민중과 함께 한다는 것

질의 및 토론 시간에 이런 질문이 제기됐다. 과연 정말 이번 촛불정국에 참여한 이들이 민중이라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들이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에 분노한 것이라면 그 바로 직전 구의역 청년노동자나 백남기 열사의 죽음, 그리고 세월호 참사 등에는 왜 지금만큼의 반응을 보이지 않았을까. 나도 마찬가지의 의문이 들었다.

강연자는 이에 이렇게 답했다. 세월호 참사 등 여러 사항들에 민중들은 크고 작은 지지를 보내왔다. 또 지난 총선 당시 야당과 진보정당을 통해 억눌렸던 요구들이 표출되는 모습도 있었다. 정세변화는 있어왔고 그 기반 위에 최순실 사건이 도화선이 되어 촛불정국이 가시적으로 보이게 된 것이지 갑작스럽게 나타난 게 아니라는 것이다. 촉발된 민중들의 각성은 그 자체로 매우 중요한 것임을 일깨웠다. 이는 쉬이 꺼지지 않을 것이며 이미 다른 곳에서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때 사회주의자는 민중의 요구와 상황에 따라가며 과제를 수행해가야 한다.

온갖 불행을 겪은 나머지 분노에 가득 차 투쟁에 뛰어들 수 있는 민중에게 우리는 “당신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겠다”가 아니라 “당신들에게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니 자유와 행복을 당신들 것으로 만들기 위해 온 힘을 다해 투쟁하십시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강연 이후 카스트로의 이 말이 떠올랐다. 사회주의자로서 민중 투쟁에 함께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사회주의자』가 정세를 분석하고 사회주의자의 과제를 설정하는 데에 도움을 주어 민중 투쟁을 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일에 한 몫 해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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