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독자모임 7개월을 맞이하며: 사회주의 관점으로 세상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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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회주의자]

작년 12월 20일, 『사회주의자』 첫 수도권 독자모임이 열렸다. 이후로도 한 달에 한 번씩, 매달 셋째 주 수요일마다 비정규직·아르바이트 노동자, 대학생, 노동조합 활동가 등 다양한 구성원이 모여 모임을 진행해왔다. 모임 결성 반년을 맞이하여,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독자모임에 대해 소개하고, 매체 기사를 통해 새롭게 알게된 사실과 화두가 되었던 토론을 일부 공유하고자 한다.

먼저 내가 독자모임의 구성원으로서 참여하게 된 과정부터 이야기해보고 싶다. 나는 소셜 네트워크 상에 공유된 매체 기사를 읽고 처음 『사회주의자』를 접하게 되었다. 시중에 진보를 표방하는 많은 잡지들이 있는데, ‘사회주의’라는 이념을 제목에 직접적으로 내걸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흥미가 생겼다. 점차 ‘진보’와 ‘보수’라는 단어만이 넘쳐나는 정치뉴스들이 지겨워지면서 본격적으로 웹진에 올라오는 기사를 읽기 시작했다. 사실 웹진만 읽던 내가 오프라인 판 잡지 구독을 신청한 결정적 이유에는 감각적인 색상 편집과 세련된 표지 디자인이 큰 작용을 했다. 마음에 쏙 드는 표지를 하나씩 모으며 막 사회주의 관점에서의 세상을 접하던 작년 여름, ‘사회주의를 학습하자’ 강좌 소식을 듣고 흔쾌히 참여하게 되었다.

강좌를 수강해가면서 점차 나는 노동자로서의 계급의식을 갖게 되었다. 노동을 하고 살아왔으면서도 스스로를 노동자라고 생각하지 못했었다. 아마도 기름때 묻고 가난한 노동자로 살고 싶지 않다는 소부르주아적 편견에 기인했던 것 같다. 어렴풋이 불합리하다고 느꼈던 순간과 나를 둘러싼 억압의 원인들이 조금씩 뚜렷해져가면서, 자신을 탓하던 습관을 줄이게 되었다. 노력이 부족하다며 스스로를 비난하거나 마냥 돈이 많은 사람을 부러워하며 가난과 환경을 부끄러워하던 태도에서 벗어나,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무엇보다 더 이상 부르주아 자본가 계급에 열등감이나 부러움을 갖지 않게 된 것에 작은 기쁨과 해방감이 들기도 했다.

강좌가 끝난 이후 열린 두 번째 독자토론모임에서 수도권독자모임 결성 건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사회주의’라는 사상이 거대하고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처럼 나를 변화시킨 매체의 기사와 강좌를 계속해서 접하면서라도 발전시키고 싶었기에 독자모임에 참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 세 명의 독자와 한 명의 기자가 모여 첫 독자모임을 가졌다. 발제 맡은 기사의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을 때 혹시나 내가 다른 독자에게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하는 건 아닐까 싶은 염려와 지적받을까 싶은 두려움이 들었다. 그러나 걱정과 달리 오히려 서로가 독자이기 때문에 편하게 모르는 부분을 물어볼 수 있었고, 기사에 보완하면 좋을 점이나 아쉬웠던 부분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었다. 독자모임에 처음 참여하는 독자들도 첫 대면임에도 불구하고 활발히 의견을 개진하며 토론했다.

특히 여러 독자들이 매체에서 꾸준히 연재해오는 자유주의 세력을 비판하는 기사에 크게 호응했다. 자유주의 세력의 기회주의적 면모를 폭로하는 기사와 사회주의자들이 더욱더 반자본주의 투쟁을 앞장서 나가야한다는 문제의식에 적극 동의했다. 또한 투쟁 현장의 노동자 인터뷰 기사를 읽으면서는 실천의 방향을 고민했고 학습의 필요성을 절감하기도 했다.

한편 “사회주의로 다시보는 페미니즘 개념” 연재는 특별히 더 의의가 있다. 여성해방으로 가는 길은 페미니즘이 유일하다고 생각했던 내게 맑스주의 또한 여성억압을 설명하고 여성해방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억압들을 기계적으로 결합시키기보다 총제적으로 바라볼 때에 더 효과적인 실천이고 맑스주의에 입각한 이론 틀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설득력 있었다. 마찬가지로 페미니즘으로만 여성 억압을 학습해왔다고 밝힌 다른 독자 역시 맑스주의 역사유물론 관점을 통해 여성 억압의 기원, 즉 생산의 발전으로 인한 성별 분업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어 유익했다고 평했다.

이처럼 이 매체의 기사들은 역사적으로 바라보기를 거듭 강조해왔다. 북미회담을 앞두고 연재된 한반도 정세 특집에서도 역사적 맥락을 통해 한반도 문제를 바라보았다. 그러했기에 한반도를 놓고 부단히 제국주의적 이익을 실현해온 미국과의 관계 그 자체가 문제라는 것을 판단할 수 있었던 것이다. 독자모임에 참여하여 최신호의 기사를 모두 읽게 되면서부터 사상학습과 더불어 사회주의 관점에서 한반도 정세를 바라보고, 각광받는 이슈를 재검토해볼 수 있게 되었다.

매달 모임마다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열띤 토론이 이루어진다는 점과 모임의 구성원 다수가 청년층이라는 점은 앞으로도 계속될 독자모임과, 매체가 실천 중인 사상투쟁의 방향에서도 고무적이다. 그 뿐 아니라 독자들이 각자의 삶과 고민을 나누고 해결을 모색해가는 관계에서 깊은 위로와 힘을 받기도 한다. 혼자 시간 내어 매체의 기사를 전부 읽기란 쉽지 않지만, 한 달에 하루, 잠깐의 저녁에 여럿이 모여 함께 읽으면 전부 읽을 수 있다. 모르거나 어려운 부분이 생기면 다른 독자에게 부담 없이 물어볼 수 있고, 자유롭게 토론하며 사유를 발전시킬 수도 있다.

매체 기사들을 꾸준히 읽어온 독자라면, 자본주의가 야기한 극심한 모순 속에 허우적거리는 작금의 한국에 사회주의 보급과 확산이 시급하다는 점에 동의할 것이다. 책자로든 웹진으로든 한 번이라도 기사를 읽어본 적이 있다면 누구든 독자가 되어 모임에 참여하고 진행할 수 있다.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한 자리에 모여 기사를 함께 읽는 것이야말로 사회주의 확산과 보급의 시작점이자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사회주의 관점에서 세상을 마주하고 읽어낼 때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물결이 일어날 것이고, 여럿이 함께 할수록 물결은 더 빠르게 더 큰 파도가 되어 자본주의를 끝장내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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