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한국 사회는 자유주의와 사회주의가 대립 경쟁하는 구도로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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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YTN 뉴스 캡쳐]

1. 수구정치세력의 급속한 몰락

촛불집회에서 표출된 민중의 의지에 끝까지 반대하던 박근혜와 ‘친박’ 수구세력은 철저히 몰락하였다. 현재 박근혜는 구속되어 재판을 기다리고 있고, 친박은 재기불능의 상태에 놓여있다. ‘비박’ 수구세력은 박근혜의 탄핵에 찬성하고 바른정당을 창당하였지만 지지율에서 자유당에게조차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통틀어서 수구세력 전반은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로 급속하게 몰락하였다. 4월 10~12일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지율은 문재인 44.8%, 안철수 36.5%, 홍준표 8.1%, 심상정 2.8%, 유승민 1.7%이다. 수구세력은 합해서 10%도 안 된다. 경향신문 4월 15일자 기사 「대선은 포기? 갈기갈기 찢긴 보수세력」은 현재 수구세력이 처한 곤궁한 처지를 잘 요약하고 있다.

보수성향 유권자 49.6%가 안철수 지지… 자유한국당 지지자 중 28.5%도

22.7%.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1대1 대결을 벌였을 경우 득표율이다. 4월 2주차 리얼미터 정례여론조사(4월 10∼12일 조사/무선 전화면접/유·무선 자동응답 혼용)에서 나온 결과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 당시 탄핵에 반대했던 20%가량의 태극기 세력과 얼추 맞아 떨어진다. 하지만 홍준표-문재인의 1대1 대결구도가 실제로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보수보다 진보에 가까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이 홍 후보보다 높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과 달리 보수진영 내의 자중지란도 심각한 상황이다. 스스로 보수성향 후보임을 내세운 사람도 홍 후보 외에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조원진 새누리당 후보, 남재준 통일한국당 후보까지 4명이다.

그래도 보수 유권자 내에서 홍 후보가 확고한 우위를 얻고 있다면 보수의 분열이 이렇게 심각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위에 언급한 리얼미터 조사를 보면 홍 후보는 보수 유권자가 가장 선호하는 후보는 아니다. 리얼미터 조사의 다자대결 조사에서 자신을 보수성향이라고 응답한 사람 중 홍 후보 지지자는 23.2%에 불과했다. 반면 가장 많은 49.6%의 지지를 받은 사람은 안 후보였다. 자신을 자유한국당 지지자라고 밝힌 응답자 중 28.5%가 홍 후보가 아닌 안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

한편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를 지지하는 보수 인사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태극기 친박세력 쪽에서는 아예 “유승민은 보수 후보도 아니고, 단일화 대상도 아니다”라고 나오는 판국이다.

수구정치세력이 급속하게 몰락한 것은, 박근혜정권이 그만큼 시대착오적이고 반동적이었기 때문이다. 지배계급조차 박근혜정권 유형의 정권 재창출이 지배질서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판단할 정도로 박근혜체제는 낡은 것이었다. 그래서 지배계급조차 박근혜를 버린 것인데, 박근혜와 친박은, 민중뿐만 아니라 지배계급으로부터도 철저히 고립된 상황에서 끝까지 버티기를 고집함으로써 수구정치세력의 급속한 몰락을 재촉하였다. 이런 의미에서 이회창이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은 국민 앞에 엎드려 사과했어야 했다. 옛 새누리당 지도부도 청와대 앞에 가서 멍석 깔고 직언을 했다면 보수가 지금처럼 궤멸 상태에 빠지진 않았을 것이다”라고 발언한 것은 일면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수구정치세력은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몸부림 치겠지만, 이들의 몰락은 역사적인 몰락이라고 할 정도로 불가역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당분간 정세주도권을 갖기 어렵게 되었으며 결국 각자도생하며 이합집산을 반복하거나 자신의 몸을 의탁할 정치세력을 찾아 갈 것이다.

2. 자유주의 정치세력간의 경쟁

수구정치세력이 급속하게 몰락하면서 정세의 주도권이 자유주의정치세력에게 넘어가자 자유주의정치세력 사이의 경쟁이 격화되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현재, 대표적인 자유주의 정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사이에서는 집권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경쟁에서 특기할 만한 것은, 수구정치세력이 자신의 집권 가능성이 사라지자 자유주의정당 중 상대적으로 오른쪽에 있는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전략적 선택’을 주장하고 있고, 국민의당이 이들의 지지를 노리고 자유주의수구연합을 암묵적으로(공식적으로는 이를 부정하지만)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수구적 이데올로그인 조갑제는 “지난해 총선을 치르며 안철수 후보가 많이 달라졌다. 안 후보가 변화했다는 것을 보수세력이 인정해야 한다”며 “최악이 문재인 후보라면 차악은 안철수 후보”이므로 수구세력이 안철수를 지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다른 한편 안철수는 연일 수구세력의 구미에 맞는 정책들을 내놓고 있으며, 촛불집회의 요구인 ‘적폐청산’조차 반대하고, ‘협치와 통합’을 시대의 기치로 내걸고 있다. 이로써 지배계급내의 정세주도권 싸움은 현재는 자유주의 대 자유주의수구연합의 대립의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3. 본격적으로 자본주의체제의 문제가 전면에 떠오르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수구정치세력이 급속하게 몰락하면서 이른바 민주 대 반민주의 정치구도는 과거의 것이 되었다(물론 이것이 민주주의 확장투쟁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으로 해석되어서는 안된다. 촛불집회에서 확인된 요구 중의 하나로서 민주주의의 확장 요구는 철저히 실현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이제 과거의 구도에서는, 실제로는 매우 중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뒷전으로 밀릴 것을 강요당했던 문제, 자본주의체제의 문제가 전면에 떠오르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그런데 이미 촛불집회의 과정에서 우리는 촛불집회의 거대한 동력 자체가 자본주의체제가 만들어낸 문제에 의해서 야기되었음을 확인하였다(자세한 내용은 필자의 작년 12월 7일자 글, 「현 정세에 사회주의자들은 무엇을 해야 하나?」와 올해 2월 15일자의 글, 「지금은 민중의 요구를 확장시킬 때이다」를 참조하기 바란다.). 이미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가 야기한 삶의 고통이 민중의 분노를 만들어내고 이것이 촛불집회의 거대한 동력을 형성한 것이다.

촛불집회의 과정에서 이미 민중은 박근혜의 퇴진만으로는 삶의 고통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 박근혜 퇴진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때문에 민중은 박근혜가 탄핵된 현재 앞으로 자신들의 고통스런 삶에 변화가 오기를 기대하고 있고, 이를 위해 투쟁할 의지도 갖고 있다. 수구정치세력의 급속한 몰락으로 민주 대 반민주의 구도가 과거의 것이 되면서 민중들의 기대와 투쟁의지는 더욱더 커지고 강해질 것이다.

실제로 대선 이후 악화일로의 삶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둘러싸고 정치세력간, 계급간 치열한 투쟁이 벌어질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집권이 유력시되는 자유주의정치세력은 자신들이 집권하면 청년실업 문제, 일자리 문제, 저출산 문제, 양극화 문제 등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호언하면서 민중들에게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문제는 몇 개의 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들 문제는 단순한 정책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체제의 문제이다. 때문에 수구정치세력 못지않게 자유주의정치세력 역시 과거 20년의 자본가정권들이 그래왔듯이 이들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자세한 내용은 「20년 동안 약속하고도 지배계급이 해결에 실패한 문제들-청년실업, 저출산, 고령화, 비정규직, 주택문제」를 참조). 김대중, 노무현이 못한 것을, 유사한 정책을 반복할 그 후배들이 해결할 수 있겠는가?

이것은 집권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폭로되게 될 것이며 민중은 기대가 무너지는 것에 실망하여 문제 해결의 새로운 길을 찾게 될 것이다.

4. 향후 한국 사회는 자유주의와 사회주의가 대립 경쟁하는 구도로 가야

촛불집회는 역사적 사건으로 오래 동안 침체에 빠져있던 한국사회에 커다란 자극과 충격을 주었다. 당연히 촛불집회를 계기로 하여 미래의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를 둘러싸고 정치세력간, 계급간 투쟁이 벌어지고 있고 벌어져야 한다. 촛불집회에 의해 부정된 것을 무엇으로 규정하는지는 미래의 사회의 발전방향 설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부정된 것에 대응하여 미래의 대안이 설정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하나의 주요 사례로 자본가계급의 입장을 반영하는 중앙일보의 주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앙일보의 논설주간 이하경은 비교적 촛불집회의 초기인 작년 11월 22일자 칼럼, 「‘촛불 시민’은 앙시앰 레짐 해체를 원한다」에서 “이제 민심은 앙시앵 레짐을 전면적으로 대체할 새로운 시대의 틀을 요구하고 있다. ‘박근혜’라는 실패한 대통령을 만든 ‘박정희 패러다임’의 폐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주장하였다. 같은 신문 11월 23일자 카드뉴스 형식의 기사는 보다 분명한 형태로 주장을 펼쳤다. 이를 인용해 보면 “‘박정희 패러다임’은 죽었다”, “지금 한국사회의 진정한 열망은 ‘박정희 패러다임’의 폐기입니다”, “그 동안 한국 사회를 지탱해온 ‘박정희패러다임’은 권위주의체제의 유산이자 한국의 앙시앵 레짐입니다”, “촛불의 민심은 ‘박정희 패러다임’의 폐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박근혜 이후’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때입니다”라는 것이다.

중앙일보는 이런 식으로 부정되어야 할 것을 규정함으로써 ‘박정희 패러다임’을 폐기하기만 하면 촛불집회에서 제기된 문제는 기본적으로 해결되고 사회는 새롭게 발전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본가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신문답게 촛불집회가 제기한 문제를 매우 협소하게 설정함으로써, 한국사회의 기본골조는 건드리지 않은 채 일부를 개조하는 개혁안을 대안으로 제출하고 이를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 연장선에서 중앙일보는 정치학자 최장집의 입을 빌려 ‘적폐청산’에 반대하고(최장집은 ‘적폐청산’이 민주주의에 반하는 것이라는 수준 이하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합리적 진보와 합리적 보수(최장집은 탄핵에 찬성한 ‘비박’을 합리적 보수라고 극찬하고 있다)가 협치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중앙일보식 규정은 결국 촛불 이후의 대안을 ‘합리적’ 자본주의 수준으로 설정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다.

이러한 중앙일보식 규정과 달리 우리는 촛불집회에서 부정된 것이 단순히 ‘박정희 패러다임’만이 아니라 ‘헬조선을 만든 자본주의체제’라고 규정하여야 한다. 이렇게 규정함으로써 우리는 자연스럽게 “문제는 자본주의다”, “지배계급은 민중의 기본적인 삶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이미 상실하였다”, “사회주의가 답이다”를 새로운 패러다임, 시대의 화두로 만들고 이를 공론화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 화두는 주관적인 규정이 아니라 한국현실에 가장 적합한 규정이다. 왜냐하면 이미 민중은 촛불집회에서 삶의 고통을 야기하는 ‘헬조선’의 현실을 부정하고 새로운 사회가 와야 함을 행동으로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패러다임 하에 우리는 향후 한국사회를 자유주의와 사회주의가 대립 경쟁하는 구도로 만들어 가야 한다. 추측컨대 중앙일보식 구상에 따르면, 미래의 바람직한 정치구조는 부르주아 양당제 혹은 다당제, 여기에 보조적인, 말뿐인 진보정당이 구색을 맞추는 ‘의회중심제’의 협치(지배계급이 사생결단식으로 싸우지 않고 권력을 나누어 갖는)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 구조는 ‘헬조선’을 만든 한국자본주의체제와 자본가들의 안정적인 지배를 고착화시키는 것으로 노동자계급의 이해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이와 달리 우리가 추구해야 할 구도는, 한편에서는, 당분간은 주도적인 세력으로 역할할 자유주의세력이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자본주의체제자체를 극복하려는 사회주의세력이 있어 서로 대립경쟁하는 구도이다. 즉, 자유주의 대 사회주의의, 진정한 진보 대 보수의 구도를 만드는 것이다.

5. 이를 위해 사회주의자들과 진보세력이 해야 할 것들

이상의 주장은 현재 급변하고 있는 정세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할 경우, 비현실적인 것으로 들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불과 1년여 전에만 하더라도 집권여당으로 갖은 패악질을 하던 수구정치세력이 합해서 10%의 지지율도 확보하지 못하게 추락할 정도로 정세는 급변하고 있다. 현재의 질서도 고정적인 것이 아니며 지금까지 사회주의세력이 처한 불리한 위치도 마냥 지속되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촛불집회와 같은 커다란 역사적 사건을 전후해서는 시대의 방향이 문제가 되는 것이고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는 세력은 급속하게 성장하고 잘못된 방향을 설정하는 세력은 반대로 급속하게 몰락하게 된다. 이러한 시각에서 앞에서 언급한 과제들을 실현하기 위해서 사회주의자들과 진보세력이 해야 할 것들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앞의 과제들의 실현을 가로막는 주체적 조건부터 살펴보도록 하겠다. 급변하는 정세에서 정의당류의 사이비 진보세력은 이것들의 실현을 반대하는 세력으로 기능할 것이다. 이들은 자유주의와 대립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주의세력이 주도하는 연립정부에 참여하거나 혹은 자유주의정부 밖에서 적극 협력함으로써 자유주의추종세력으로서 자유주의정치세력을 돕는 역할을 할 것이다.

다음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뒤쳐진 정세인식으로 인해 소극적인 실천에 머물면서 실제로는 자유주의세력에 끌려가는 세력들이다. 이들 세력은 이미, 자본주의체제자체가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자본주의에 반대하고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태도를 아직 분명히 하지 못함으로써 자신의 주관적인 의도와는 달리 결과적으로 자유주의정치세력에 협조하게 된다. 과거 러시아 혁명의 시기에 이미 정세의 변화에 따라 당면과제가 사회주의적 과제로 변화했음에도 2월 혁명 이후에도 낡은 도식에 머물며 부르주아임시정부를 지지했던 ‘고참 볼셰비키’의 오류와 같은 종류의 오류를 이들은 결과적으로 반복하게 된다. 진보를 표방하지만 촛불정세 이후에도 자본주의에 반대하고 사회주의를 분명히 추구하는 정체성을 아직 확립하지 못한 세력 모두가 여기에 해당된다.

따라서 사회주의자들과 진보세력이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촛불정세가 만들어 낸 과제를 명확하게 표현하고 이를 공론화하여 주체를 재정비하는 일이다. 이미 자유주의세력과 함께 할 것이 분명한 정의당류의 사이비진보세력은, 이들의 본질을 폭로함으로써 이들을 노동자민중으로부터 분리시켜야 한다. 다른 한편 이들과 달리 아직도 정세인식이 뒤쳐진 상태에 있는 진보세력은 태세를 전환하도록 치열하게 동지적 사상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이것은 가장 기본적인 일이다. 이런 기본적인 일을 토대로 해서, 사회주의정당을 건설하기 위한 사회주의역량을 강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핵심적인 것은 견실한 사회주의자들을 양성하는 일이다. 사회주의의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실천에 적용할 수 있는 사회주의자들을 양성해야 실제로 사회주의정당을 건설할 수 있다. 사회주의자들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사회주의 선전보급활동부터 착실하게 실천해야 한다. 촛불집회는 사회에 커다란 자극과 충격을 주었는데 촛불집회를 계기로 사회 전반에 새로운 의식의 각성의 물결이 일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라 사회주의운동에 참여하려는 신참활동가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을 역량을 갖춘 사회주의자로 육성하기 위해 사회주의자들은 대대적인 사회주의학습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보론

글을 마무리하기 전에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보론적인 내용을 덧붙이려고 한다. 이 글은, 촛불정세를 통해 이미 민주 대 반민주의 구도는 과거의 것이 되었고, 촛불집회의 기본동력도 실제로는 자본주의적 모순의 폭발에 있기 때문에 이제 사회주의적 과제를 전면에 내걸고 활동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점을 올바로 인식하고 실천하지 않는 활동은 의도와는 무관하게 자유주의정치세력에 끌려가게 되고 예로 든 중앙일보식 구도에, 즉 자본가들의 구도에 말려들게 될 것임을 강조했다.

그런데 이러한 강조가 수구정치세력의 척결투쟁, 민주주의 확장투쟁이 중요한 투쟁과제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오해되어서는 안 된다. 글의 앞부분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수구정치세력은, 급속하게 몰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차악 선택’ 전술을 통해 재기를 노리고 있고, 수구정치세력은 사회 곳곳에서 여전히 근거지를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순순히 시대의 흐름에 따를 가능성은 전혀 없다. 촛불집회에서 대중적으로 공유된 ‘적폐청산’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적폐청산’이 되어야 향후 자유주의 대 사회주의의 구도도 가능하다. ‘적폐청산’이 이루어지 않으면 오히려 구도는 자유주의 대 자유주의수구연합의 구도로 갈 가능성이 높다. 지배계급이 바라는 구도는 이것일 것이다. 한국 사회는 역사적 과도기에 들어서 있다. 이런 시기에는 민주주의적 과제와 사회주의적 과제가 동시에 제기될 수밖에 없다. 사회주의자들과 진보세력은 이 두 과제를 잘 결합해야 한다. 글에서 후자를 강조한 것은 이제 후자의 과제가 전자보다 주된 과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또 하나를 덧붙이면 이 글에서는 당면의 사회주의투쟁을 수행할 수 있는 조직의 문제, 이 조직과 사회주의정당건설과의 관련 문제들을 다루고 있지 않다. 이런 내용들은 앞으로 사회주의자들이 적극적으로 토론하고 공론화하여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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