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냐 야만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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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현재 역사적으로 매우 특별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 우리는 21세기 들어 벌써 세 번째로 세계대공황을 대면하고 있고 코로나19로 거의 1년 동안 고통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고통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태에 놓여 있다. 두 가지 심각한 상황이 겹쳐져서 더욱더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지만 두 가지 심각한 상황이 겹쳐진 현상이 문제의 본질을 흐리게 하고 있는 측면도 있다. 많은 사람들은 현재의 심각한 상황이 자본주의체제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 코로나19라는 ‘자연재해’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언젠가 코로나19가 잦아들면 심각한 상황도 끝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의 현실은 이와는 완전히 다르다. 2020년에 발생한 세계대공황은 앞으로 본격화될 것이며,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생태파괴로 앞으로 더욱더 빈발할 가능성이 높다. 이 모두는 문제의 원인과 출발점이 자본주의라는 것을 가리키고 있다.

1.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진 자본주의

2008년 세계대공황 이후 이제 낮은 기준금리와 양적 완화는 자본주의 체제의 생존에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되었다. 자본주의체제는 낮은 기준금리와 양적 완화의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2015년 12월 미국에서 시작된 이로부터의 출구전략은 2019년에 사실상 포기되었다. 장기침체 상태 속에서 경기후퇴가 발생하자 출구전략이 아니라 정반대 방향의 정책이 실시되었다. 낮은 기준금리와 양적 완화는 이를 도입한 정책담당자들 스스로가 위기상황의 비정상적 조치라고 부른 것이었다. 그러나 이 비정상적 조치가 정상이 되어버렸다. 이것은 2020년에 더욱더 큰 규모로 고착화되었다.

3월에 전세계적으로 주가의 대폭락이 있자 자본가 정부들과 중앙은행들은 역대급의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미 연준은 4월 9일 2조3천억 달러에 달하는 기업 및 지방정부 지원방안을 발표하였다. 동시에 무제한의 양적완화 조치를 실행했다. 연이어 평균물가목표제라는 것을 도입하여 저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것임을 표명하였다. 즉, 필사적으로 금리를 내리고 돈을 풀어 상태의 악화를 억지로 막으려고 하였다.

극단적인 비정상적인 조치는 매우 기이한 현상을 만들어 내었다. 세계대공황국면으로의 돌입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주가의 고공행진 현상이 발생했다. 미국의 다우존스산업 평균지수, S&P 500지수는 연일 기록을 경신했고 애플 등 빅테크가 주가 급등을 주도했는데 애플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한때 무려 33까지 상승하고 애플 주가의 시가총액은 2조 달러를 돌파하였다. 이에 비해 미국의 실물경제는 공황상태에 빠져들었다. 이것은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그 결과 전세계적으로 현재 주식시장, 금융시장과 실물경제는 극단적인 괴리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것은 유례없는 규모로 실시된 조치의 약효가 떨어지면 계속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앞으로 주식시장과 금융시장이 붕괴되기 시작하면 위기는 더 큰 규모로 발생하게 될 것이고 자본가정부들과 중앙은행들은 이를 회피하기 위해 다시 정책수단을 동원하게 될 터이지만, 이때 쓸 수 있는 수단은 이미 그 효과를 다한 낡은 수단밖에 없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자본주의 세계경제를 기다리는 것은 그 규모가 점점 더 확대되는 악순환일 것이고 이러한 악순환에서 자본주의는 헤어 나올 수 없게 될 것이다.

자본주의체제는 2008년 세계대공황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저금리와 양적완화라는 생명유지장치를 뗄 수 없는 상태로 빠져들었다. 만약 앞으로 2~3% 정도만이라도 금리를 올리게 되면 자본주의체제는 곧바로 붕괴하게 될 것이다. 결국 자본주의체제는 장기간의 침체와 연이은 세계대공황이라는 운명을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2020년에 역대급의 규모로 취해진 조치는 조만간 급팽창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의 형태로 자본주의체제를 옥죄기 시작할 것이다.

2. 2020년에 발생한 세계대공황은 자본주의의 역사적 한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할 것이다.

2020년에 발생한 세계대공황은 자본주의의 역사적 한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할 것이다. 2020년 세계대공황은 이미 계급간 사회적 불평등을 격화시키고 있다. 한편에서 실업과 휴직, 폐업이 대규모로 발생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주가,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폭등하는 현상이 발생하여 매우 모순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고 사회적 불평등은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다. 2020년 세계대공황 전에 이미 불평등은 극한 지점에 도달하고 있었는데 2020년 세계대공황은 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의 마켓 워치 12월 18일자 기사, 「미국의 주식시장이 2020년 치솟을 때, 불평등은 기록적인 높이로 치솟았다」는 다음과 같이 미국에서의 불평등 확대를 묘사하고 있다.

사실, 세계적인 전염병이 부자 중의 가장 부자의 지갑을 두껍게 하였는데,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추정은 수많은 저명한 억만장자들이―그 리스트의 맨 위에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와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가 있다―그들의 부를 5,000억 달러 이상 늘렸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 부의 급상승은, 사업 록 다운과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코로나19의 확산을 제한하기 위해 취해져서 2,000만 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미국에서 봄에 전염병의 절정 경에 최소한 일시적으로 일을 잃었을 때 왔다.

2008년 세계대공황 이후에 일어난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는 미국에서 사회주의운동의 고양 못지않게 인종주의, 국수주의, 여성, 소수자 억압의 발흥의 온상이 되어왔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과 그 이후 발생한 반동적인 사회현상의 확대는 자본주의적 모순의 심화를 반영한 것이었다. 2020년 세계대공황의 발발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한편에서는 사회주의운동의 급속한 고양을 만들어내고 다른 한편에서 반동적인 사회현상의 가일층의 확대 현상을 만들어낼 것이다.

또한 2020년 세계대공황의 발발로 자본주의가 심각한 역사적 한계에 봉착하고 역사적 위기에 빠짐에 따라 내부의 계급투쟁을 가리고 시선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제국주의적 책동이 강화될 것이다. 과거의 역사에서 증명되었듯이 자본주의적 모순이 심화될수록 제국주의적 전쟁을 향한 지배계급의 충동은 고조되었다. 세계대공황은 제국주의세력간의 경쟁을 격화시키고 제국주의적 침략전쟁을 더욱더 빈번하게 만들 것이며 군비경쟁과 대량파괴무기의 비축을 재촉하고 새로운 세계대전의 위험을 고조시킬 것이다.

3. 자본주의에 의한 생태파괴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자본주의에 의한 생태파괴는 갈수록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그 심각성은 모든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중 가장 대표적인 문제가 기후위기이다. 전세계적으로 폭염과 가뭄, 산불, 긴 장마와 홍수 등 심각한 기후 위기가 매년 발생하는 일상적인 것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들의 배경에는 끊임없이 증가해 온 온실가스 배출이 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1958년 이래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고, 2017년에 최고치를 경신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에 또 한 번 최고치를 경신하기에 이르렀다. 만약 이런 추세를 막지 않는다면 문제는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세계은행은 2050년이 되면 기후문제로 인한 물 부족, 흉작, 해수면 상승, 해일 등의 재해로 발생할 난민이 1억 4천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기후위기는 심각한 생태계 파괴로 이어진다.

기후위기와 같은 심각한 생태문제의 원인은 자본주의에 있다. 자본주의적 생산은 이윤을 위한 생산이다. 따라서 자본가들에게 이윤을 가져다줄 수 있는 생산물은 생태에 아무리 악영향을 끼치더라도 계속해서 대량으로 생산된다.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는 이윤을 계속해서 획득하기 위해 생산규모를 맹목적으로 확대시키려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화석연료가 주 동력원으로 사용되어 온 결과, 온실가스를 비롯한 각종 생태파괴 물질들이 끊임없이 대량으로 생산되고 생물종의 다양성에도 악영향을 끼쳐, 인간과 자연의 물질대사가 교란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또한 자본주의에 의한 무문별한 개발로 동물에만 있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지고, 박쥐나 원숭이 등을 숙주로 삼아 공존하였던 바이러스가 인수공통의 전염병으로 변형하여 짧은 주기로 팬데믹이 유행하고 있다. 최근의 코로나19도 자본주의에 의한 생태파괴가 그 원인이다.

이처럼 자본주의에 의한 생태파괴가 인류의 생존조차 위협하는 단계에 이른 것은 자본주의가 역사적 한계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또 다른 측면이다. 자본주의로 인해 인간은 자신도 그 일부인 자연과 공존할 수 없는 단계에까지 이른 것이다.

4. 사회주의냐 야만이냐?

이상의 사실들은 자본주의체제는 자본가들마저 인정하듯이 망가져서(“나는 자본가다. 그러나 심지어 나조차 자본주의가 망가졌다고 생각한다.”―170억 달러 규모의 재산을 가진, 세계최대의 헤지펀드 브리지워터(Bridgewater) 창립자 레이 다리오(Ray Dalio)의 말)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입증해주고 있다. 자본주의체제는 이미 망가져서 작동하지 않으면서 민중들을 실업과 빈곤과 굴욕의 고통 속으로 몰아놓고 전쟁과 생태파괴를 통해 세상을 황폐한 지옥처럼 만들고 있다.

자본주의는 현재 온갖 야만적인 상태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사회주의냐 야만이냐?’라는 20세기 초의 로자 룩셈부르크의 구호가 매우 절실한 것으로 다시 다가오고 있다. 제1차 제국주의 세계대전이 벌어지던 1915년에 로자 룩셈부르크는 옥중에서 「유니우스 팜플렛, 독일 사회민주주의의 위기」를 집필하여 ‘사회주의냐 야만이냐?’라는 구호로 시대적 과제를 압축하여 제시하였다. 참고로 이 저작이 집필된 시대적 배경을 먼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914년에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였는데 이 전쟁은 제국주의적 세계전쟁이었다. 원래 세계 노동자계급은 제국주의 세계전쟁의 위험이 고조되자 제2인터내셔널의 세 차례의 국제대회(슈투트가르트, 코펜하겐, 바젤)의 결의를 통해 제국주의적 전쟁에 반대하고 그러함에도 전쟁이 발발했을 경우, 전쟁의 신속한 종결을 지향하여 개입하고, 전쟁이 야기한 정치, 경제적 위기를 이용하여 국민을 분기시켜 자본주의적 계급지배의 철폐를 앞당기기로 결의하였었다. 그러나 실제로 전쟁이 발발하자 제2인터내셔널의 다수파를 형성하고 있던 기회주의자들은 사회국수주의자가 되어 국제대회의 결의와 노동자계급을 배신하고 자국의 부르주아지를 따라 ‘조국방어’를 외치기 시작하였다. 로자 룩셈부르크는 이런 사회국수주의자들과 달리 혁명적 사회주의의 입장을 고수하였고 그로 인해 독일 군부에 의해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옥중에서 로자 룩셈부르크는 「유니우스 팜플렛」을 집필했는데 「유니우스 팜플렛」의 제1장 소제목이 ‘사회주의냐 야만이냐?’이다. 이미 당시에 부르주아사회는 사회주의로 이행하거나 야만으로 퇴보하거나 하는 갈림길에 서있었는데 로자 룩셈부르크가 글을 쓰던 당시 야만으로의 퇴보는 바로 세계대전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당시 선택지는 사회주의로 이행하거나 야만으로 퇴보하는 것밖에 없었다는 것으로 만약 사회주의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단순히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과거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제국주의가 승리하고 고대 로마에서처럼 모든 문명이 붕괴하고, 인구가 감소하고, 황량해지고, 타락하는 것―대묘지가 되는 것’을 의미하였다.

즉, 이것은 사회주의로 전진하지 않으면 야만이 출현하게 될 것임을 의미했다. 역사는 실제로 이것을 입증하였다. 당시 자본주의의 발전으로 생산의 사회화가 고도로 진행되고 생산력이 발전하였다. 또한 노동자계급의 역량이 발전하여 노동자계급이 자신의 권력을 수립하고 사회주의로 이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만약 당시에 노동자계급과 사회주의정당들이 이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사회주의혁명의 길로 나아가고 제2인터내셔널의 다수파가 변질되지 않았다면, 노동자계급은 여러 난관이 있었겠지만 이를 뚫고 세계사회주의혁명에 성공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발생한 것은 이것이 아니었다. 제2인터내셔널의 다수파를 형성하던 기회주의자들은 실제로 전쟁이 발생하자 사회국수주의자가 되어 전쟁에 찬성하였고 참혹한 전쟁은 이들의 배신으로 저지되지 못하였으며 노동자계급은 서로를 죽이는 형제살인의 길로 내몰렸다. 또한 러시아에서 마침내 1917년에 최초로 사회주의혁명이 발생하자 사회국수주의자들과 중앙주의자들은 전쟁찬성에 이어 반혁명의 편에 서서 사회주의혁명에 반대하였고 이로 인해 국제적인 혁명적 정세에도 불구하고 세계사회주의혁명은 성공하지 못하였다. 결국 그 대신 출현한 것은 현상유지나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역사에서 악명을 떨친 나찌즘과 파시즘의 승리라는 야만이었다.

로자 룩셈부르크의 구호는 현재 인류의 앞에 놓인 엄정한 선택지를 보여준다. 자본주의의 모순은 사회주의로의 이행을 통해서 극복되어야 한다. 노동자계급과 인류가 이루어낸 위대한 성과는 사회주의로 이행하는 것을 통해 온전히 미래로 이어져야 한다. 자본주의 단계에서 노동자계급과 인류는 착취와 억압 속에서도 수많은 성과를 이루어 냈다. 이 성과는 미래의 자산이 될 수 있고 또 되어야 한다. 그러나 만약 자본주의가 지속되며 그 모순을 증폭시키면 노동자, 민중은 자본주의가 만들어 내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다. 실업, 휴업, 저임금 비정규직, 불평등의 심화, 굴욕적 삶의 지속에서 노동자, 민중은 벗어날 수 없다. 이것뿐만 아니다. 생존을 위협하는 전쟁과 생태의 파괴 역시 피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혁명과 같은 노동자계급과 인류의 성과물은 자기 파괴의 수단으로 돌변하여 노동자계급과 인류를 파멸과 야만의 상태로 몰아넣을 것이다.

희망적인 것은 2008년 대공황 이후 전 세계적으로 민중들이 자각하여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지옥 같은 현실에 저항하여 투쟁에 나섰다는 점이다. 민중들은 대공황 이후의 사태전개과정에서 모든 혜택은 소수의 금융자본가들이 독점하여 누리고 대공황 수습과정의 모든 고통은 자신들이 전담하였다는 사실에 분노하여 자본주의체제와 투쟁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민중들은 2020년 세계대공황의 발발 이후 더욱 악화되는 불평등에 대해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지 않고 투쟁하고 있다. 비정상이 정상이 되어버리고 인류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 놓고 있는 자본주의가 가져오는 것은 야만밖에 없다는 것을 민중들은 전세계적으로 자각하고 자본주의와 투쟁하고 있다.

자본주의를 대체하는 사회주의 말고는 야만으로부터 벗어날 길은 존재하지 않는다. 현 시기는 노동자계급과 사회주의자들이 ‘사회주의냐 야만이냐?’라는 20세기 초의 구호를 다시 현재의 절실한 구호로 내걸고 투쟁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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