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왜 제조업 회귀 정책을 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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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제계에서는 온쇼어링(on-shoring)이 화제다. 온쇼어링은 해외에 있는 산업시설을 자국내로 재이전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미국 오바마 정권은 온쇼어링을 위해 기업에 대한 각종 혜택을 주는 한편 노동유연화 등 구조조정을 강도높게 추진했으며, 실제로 작년부터 GE를 비롯한 미국의 여러 기업들이 중국 등 다른 나라에 설립했던 생산시설을 다시 미국 국내로 재이전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아이폰 하청제조로 유명한 팍스콘도 이전까지는 대부분의 생산공장을 중국에 두고 있었지만, 최근 70억달러의 대미투자 계획 발표와 함께 캘리포니아와 텍사스를 중심으로 미국 국내에서의 생산도 늘려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트럼프 정권도 이 온쇼어링 정책을 계속해서 추진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최근 도요타의 멕시코 공장설립 계획에 대해서도 멕시코 대신 미국에 공장을 지으라는 압력을 가하였다. 일각에서는 이것을 미국이 세계화에 역행하는 보호무역주의를 시작한 것이라고도 이야기하고, 또 다른 일각에서는 선진국 정부와 기업들이 실업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여 자국의 실업을 해결하기 위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도 이야기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제조업 회귀 이면의 진실 ① : 선진국 노동계급의 삶의 조건 악화

이전까지는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이 인건비가 더 싼 중국이나 제3세계로 산업시설을 이전하는 것이 상식처럼 여겨져 왔지만, 최근의 온쇼어링 움직임으로 그 ‘상식’은 붕괴되는 듯 보인다. 여기에는 그간 미국을 비롯한 선진산업국 내의 조건 변화가 크게 작용하였다. 우선 2000년과 비교하여 3배가량 상승한 유가로 인해 수출입 시 운송비가 크게 상승하였고, 천연가스 등의 대체연료를 이용하게 됨으로써 미국 국내에서의 생산비가 크게 감소하였다. 이에 비해 해외생산에서는 본사와 생산공장 간 언어차이로 인한 소통의 어려움, 비숙련노동으로 인한 기술저하와 품질저하, 그리고 장거리 수송과정에서 반드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제품파손으로 인한 손실 등의 ‘숨겨진 비용’이 존재한다.

기술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혁신주기 단축으로 불과 2~3년도 채 되지 않아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이 나오는 추세가 되었다. 특히 스마트 기술의 발달로 기존에 이미 완성되었다고 여겨진 제품군도 점점 혁신을 거듭함으로써, 생산은 점차 복잡화되고 있다. 따라서 자본의 입장에서는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의 숙련도가 필요해졌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위한 시설을 설립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그렇게 설립한 생산시설도 사용주기가 점점 짧아지게 되었다. 이런 조건하에서 자본가들은 굳이 숙련도와 인프라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에 공장을 지을 이유가 없게 된다.

[사진 출처 : http://www.cnbc.com/2014/07/18/general-electric-posts-earnings-of-39-cents-a-share-matching-estimates.html]

각국의 노동계급이 처한 조건 변화도 온쇼어링 움직임에 한 몫을 담당하였다. 중국에서는 2000년에서 2005년에 이르는 기간동안 노동자들의 임금이 연간 10% 상승하였고, 2005년에서 2010년에 이르는 기간에는 연간 19%라는 상승폭을 보였다. 또한 중국 노동계급의 대(對)자본 투쟁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다. 반면, 미국에서는 금융위기와 그간의 달러 약세화로 인해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이 이전보다 하락하였다. 거기에 그간 오바마 정부가 추진해온 노동유연화를 비롯한 각종 구조조정으로 미국 노동계급의 힘은 크게 약화되었다. 미국 자본의 입장에서는, 숙련도와 생산성이 높은 노동력을 이전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제조업 회귀 이면의 진실 ② : 중국 노동계급을 약화시킬 전략무기

그러나 중국은 여전히 세계 자본주의 생산시스템의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선진국 자본은 여전히 중국에 많은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고, 여기에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고용되어 있다. 그렇기에 한편으로는 온쇼어링 정책을 추진하더라도,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 노동계급의 힘을 약화시키고 그들의 실질임금 및 복지수준을 낮추는 것이 여전히 선진국 자본의 관심사이자 요구사항이 될 수밖에 없다. 자본의 입장에서는 미국으로 대표되는 선진 자본주의 국가의 노동자들과 중국으로 대표되는 후발 자본주의 국가의 노동자들이 국제 노동시장에서 서로 경쟁하게 만드는 게 노동비용 절감이라는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 자본은 새로운 성장동력과 더 많은 잉여가치를 필요로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한때는 중국을 경제발전의 파트너이자 자신들의 공장으로 활용했었으나, 중국이라는 국가의 영향력 확대 및 중국 노동계급의 투쟁은 이것을 점점 어렵게 만들었다. 그래서 미국의 입장에서는 자국 자본의 이익을 위해 정치적, 군사적 수단을 포함한 다방면의 대(對)중국 ‘전략무기’가 필요하게 되었다.

실제로 미국은 아시아 지역에서의 군사활동을 점차 확대시켜나가고 있다. 남한에 사드(THAAD :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추진하는 것과 함께, 향후 미 해군 함대의 60%가 아시아에 배치될 예정이다. 또한 미국은 태국, 필리핀, 인도, 베트남, 캄보디아 등 아시아 국가들과의 군사협정도 늘리는 추세이다. 특히 미얀마에 대한 제재까지 푸는 한편, 동티모르에 대한 전범행위를 저지른 인도네시아와의 군사적 협력까지 추진하고 있다. 오바마 정권 때부터 추진된 이런 전략은 트럼프 정권 출범 이후 중국과 북한에 대한 직접적 적대자세로 더 노골화되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오바마는 이것을 동맹국과 그 국민들의 삶을 위한 것이라고 포장했던 반면, 트럼프는 인종주의적 적대감과 미국 우선주의를 솔직하게 내뱉으며 동맹국들을 압박하는 식의 ‘세련도’의 차이일 뿐, 본질적인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 중국을 제외한 다른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 및 TPP(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를 체결하는 한편, 미 태평양함대를 증설하고 남한에 사드를 배치하거나, 중국 주변국 및 환태평양 국가들에게 무기를 수출하고 합동 군사훈련을 추진하는 등의 움직임은 표면적으로는 해당 국가들의 경제발전과 안보를 보장하겠다는 구실을 대고 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중국정부를 압박하여 선진자본주의 국가들의 이익을 보장하게 만들겠다는 이유에서 나온 것이다.

[사진 출처 : http://www.dw.com/en/foxconn-admits-to-using-child-labor/a-16310926]

온쇼어링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는 산업재편 역시 중국정부를 압박하는 전략무기로 기능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정부는 자국에 대한 외자유입률이 점점 낮아지자 외국계 기업에 대한 진입장벽 완화와 지적재산권 보호를 포함한 각종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것은 중국경제 및 고용의 상당부분이 선진국 자본과의 합자를 통한 생산에서 창출되고 있다는 점을 이용한 압박의 결과로, 한 마디로 선진국 자본이 중국 노동계급의 생존을 인질로 잡고 중국정부를 압박하는 형국인 것이다.

실업문제나 경제문제 해결이 아닌, 착취를 위한 것이다

한편에서는 선진국들의 해외이전 산업의 국내 복귀, 또 한편에서는 미국의 아시아지역 군사활동 증가. 이들은 겉으로 보기에 전혀 무관한 다른 차원의 문제들로 보일 수 있다. 전자는 경제문제, 후자는 정치문제인 것으로 인식하기 쉽다. 그러나 이 둘은 사실 ‘자본의 이익’이라는 같은 새의 두 날개이다. 그리고 이는 해당 국가의 정부나 자본가들이 늘상 겉으로 내세우는 ‘자국민이나 동맹국 국민의 이익’과는 전혀 무관하다.

미국의 인프라와 기술수준 및 숙련도는 높아졌지만, 금융위기와 달러화 약세 및 노동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미국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하락하고 노동계급의 힘도 약화되었다. 이러한 조건은 해외에 진출했던 산업이 다시 자국내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기반을 제공하였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본은, 제3세계 국가들에 비해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갖춰진 중국의 인프라와 숙련된 노동력을 이전과 같은 저렴한 수준으로 이용할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자본의 이러한 이해관계 속에서 온쇼어링과 군사적 패권 확대라는 두 날개는, 중국과 아시아 전체를 위협하는 불새의 날개로 작용하게 되었다.

[사진 출처 : http://dcwhispers.com/tag/foxconn/]

산업의 해외이전도, 국내귀환도 모두 자본의 이익과 제국주의적 패권을 위한 것이며, 자국 인민의 이익에 더 봉사하겠다는 마음을 품어서가 결코 아니다. 자국의 취업난을 해소하겠다는 사명을 이행하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더 많은 잉여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곳, 더 착취하기 쉬운 곳을 찾아가는 것뿐이다. 겉으로는 마치 자본이 스스로 세계화에 역행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상 ‘동맹국’ 정부와 자본들끼리의 결속 자체는 더 굳어지고 있다. 미국 주도의 제3세계로의 투자경쟁, 중국 포위 군사망 및 경제망 구축도 결국 중국의 경제구조를 인질로 잡고 자국 자본의 이익을 보장하겠다는 행동이며, 중-미간의 갈등도 큰 틀에서 보면 각국의 자본들의 이익을 위한 힘겨루기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자본주의 체제의 국가와 정부야말로 자본가들의 대행기관에 불과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재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패권’은 자본의 이익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강대국의 국수주의적이고 제국주의적인 행보를 볼 때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외교적 마찰이나 군사적 갈등의 측면만 볼 게 아니라, 언제나 그 이면에 있는 자본의 이익이라는 요소 및 각국 노동계급의 상태에 눈과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만 타국에 대한 인종주의적 선동이나 ‘자국민을 위한다’는 식의 사탕발림에 속지 않고 노동계급의 정치적 독자성을 유지해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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