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권교육 자사고를 폐지하라!―평학 이종훈 사무처장과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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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회주의자]

[편집자 설명] 최근 자사고 문제를 두고 큰 논란이 일고 있다. 6월 김승환 전북 교육감이 상산고의 자사고 재지정 취소 방침을 밝혔고, 7월 9일 서울에서는 13개 자사고에 대한 재지정 평가를 발표했는데 8개교가 재지정 탈락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사고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전체적으로 수구세력은 자사고 존속 입장이고 자유주의세력 역시 자사고 존속에 반대하지 않는 실정이다. 7월 26일에는 교육부가 상산고 재지정 평가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자사고 유지 입장을 내놓았다. 문재인 정권이 대선 때 자사고, 특목고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는 점에서, 상산고에 대한 자사고 유지 결정은 문재인 정권의 노골적인 공약 파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교육운동 진영에서는 자사고를 특권교육으로 규정하고 오랫동안 그 폐지를 주장해왔다. 평등교육실현전국학부모회는 특권교육 폐지 입장을 오랫동안 견지해온 학부모단체이다. 우리 매체는 지난 7월 18일 평학 사무실에서 이종훈 평학 사무처장과 특권교육 자사고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Q1. 우선 자립형 사립고의 등장에 대해 말씀 듣고 싶습니다. 자사고는 이명박 정권 시절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란 이름의 교육정책으로 도입된 제도로 알고 있습니다. 그 당시부터, 그리고 그 후에도 자사고는 귀족교육, 특권교육이라는 비판을 꾸준히 받았습니다. 자사고 등장 배경과 안착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자사고 등장 이후 드러난 문제점이 무엇인지 이야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995년 김영삼 정부시절 5.31 교육정책이 등장했는데, 능력에 따른 경쟁과 차별을 강조하는 이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이 자사고 등장 배경이라고 봅니다. 이 당시에 민주화운동세력들, 소위 말하는 386세대조차도 이런 교육정책에 동조를 했죠. 물론 대놓고 동조 하지는 않았어도 이런 이데올로기에 많이 현혹되었습니다. 이후 김대중, 노무현정부 시절에도 그러한 교육정책이 계속 유지되었고, 정점을 찍은 것이 이명박 정부 때였죠.

그때 고교 다양화 정책이 실시되면서 30여 년간 유지되어 오던 고교평준화 정책이 무너졌습니다. 경쟁과 차별의 교육정책들이 쏟아지고 그 결과 특권학교, 귀족학교인 자사고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 특권학교의 등장으로 고등학교의 불평등이 엄청 심화되었죠. 부모가 부자인 학생들은 특권학교에 다니고 서민가정 학생들은 일반학교에 다니게 된 것입니다. 또한 엄청난 사교육을 통해 우수한 성적을 받는 학생들은 특권학교에 몰리고 상대적으로 학업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은 일반고로 진학할 수밖에 없죠.

그러다보니 일반학교에서는 교실 붕괴현상이 생기게 되는 겁니다. 선생님이 수업하면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다 자요. 그럼 선생님들은 자는 학생들 놓고 수업을 하는 거예요. 이런 일이 현실로 되고 있는 거죠. 그래서 우리 평학에서는 특권학교를 폐지해야 한다, 그래야 교육의 양극화와 불평등의 심화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겁니다.

[사진: 사회주의자 | 특권학교 자사고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이종훈 평학 사무처장]

Q2. 이번 상산고에 대한 자사고 재지정 취소 직후 리얼미터에서 진행한 자사고에 대한 여론조사를 보면 자사고에 대한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사고·특목고 축소 찬성 여론이 43%, 반대 여론이 37%였습니다. 반면 일부 층에서 학생들을 힘든 경쟁으로 내모는 교육환경, 반인권적 교육환경에 대해서는 반대하지만 내 아이는 보다 나은 교육 기회를 제공받길 바라면서 자사고, 특목고의 존치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속물적 태도를 왕왕 접합니다. 특권학교 자사고의 문제는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긴급하게 여론조사를 했음에도 이런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은 그만큼 국민 대다수가 특권학교에 대한 반감이 크기 때문이라고 보입니다. 그런데 주류 언론에서는 이런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 보도를 안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평학은 특권학교 폐지를 위해 더 많이 알리고, 열심히 싸워야죠.

특권학교의 근본 원인은 대학서열화에 있다고 봅니다. 특권학교에 반대하더라도 자신의 자녀에 관해서는 대학입시 경쟁을 비켜갈 수 없는 상황인거지요. 자사고를 가려는 사람들의 생각은 S·K·Y나 의대에 가기 위한 것이죠. 상산고 관련 뉴스에 나왔잖아요. 거기 학생들은 의대가려고 그 학교에 간 것이지 일반대에 가려고 간 것이 아니거든요. 그러다보니 학교가 아니라 학원이 되어버렸어요, 학원. 우리가 보통 12년간 초·중·고 학교를 다니면서 배워야 하는 것이 입시를 위한 교육만은 아니죠. 인성도 배우고, 올바른 역사의식도 배우고, 공감능력도 배우고. 그런데 자사고가 생기면서 교육이 오로지 입시만을 위한 학원교육으로 변질된 겁니다. 또한 대학입시도 그런 특권학교에 맞춰지게 되는 겁니다. 상산고 학생들 수준 정도가 되어야 점수를 딸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지는 거죠.

얼마 전 한국에서 세계적인 수학자 대회가 있었는데, 어느 대학 총장이 수학자들에게 수능고사 수학 30번 문제를 풀어보라고 했답니다. 그런데 그 세계적인 수학자들이 하나같이 이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 자기들도 못 푼다고 말했답니다. 일반고에서는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학생들이 얼마 안 되고, 웬만한 선생님들도 못 풉니다. 그런 문제를 수학 30번 문제에 배치하고, 그걸 맞히느냐, 못 맞히느냐로 학생들을 걸러내는 것이죠. 그 한 문제를 위해서 자사고나 학원들은 주력을 하죠. 참고로 수시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수능이 이렇게 강화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수능 결시율이 10%가 넘어요. 엄청 높은 편이죠. 그럼에도 수능을 살리는 이유가 그것이 학생들을 걸러내는 기능을 하기 때문인 거죠. 사교육업체도 덩달아 배불리고. 그래서 자사고에 간 아이들이 의대, S·K·Y에 가고, 상층계급이 대물림, 고착화되는 것이죠.

영어, 수학만 잘한다고 훌륭한 사람은 아니잖아요. 평범한 학생들, 이 아이들도 다 자기의 재능이 있을 겁니다. 음악을 잘할 수 있고, 만드는 것을 잘할 수 있고 창의력이 뛰어난 아이들도 있고. 이런 다양한 재능이 있는 아이들이 입시위주의 교육 때문에 사장되는 거죠. 특권학교가 생기면서, 입시정책이 오로지 소수를 위한 것으로 왜곡되어 많은 학생들이 들러리로 전락되어 가는 폐해만 생겼을 뿐입니다.

Q3. 상산고의 자사고 재지정 취소의 의미를 어떻게 보시나요? 그리고 서울에서도 8개교가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했는데, 서울에서는 자사고 재지정 문제가 어떻게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보시나요?

상산고와 서울의 8개 자사고 취소는 특권학교 폐지를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이 아주 조금 반영된 것이고 이제 시작이라고 봅니다. 상산고의 경우를 살펴보면, 자사고 평가에서 기준 점수가 70점이예요. 그래서 전주 교육청에서 일반고를 샘플링했는데 다 70점이 넘더래요. 그러니까 70점을 기준으로 잡는 것은 의미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80점으로 올렸다고 합니다. 일반고가 70점이 넘는다면 자사고는 그것보다는 기준이 더 높아야 한다는 생각에서죠. 이 예를 보았을 때 전북교육감은 특권학교 폐지에 대한 의지가 있는 것입니다.

서울도 그렇게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어떤 자사고는 어차피 가만히 놔둬도 학생 정원이 미달 돼서 자사고 유지가 어렵다고도 합니다. 어느 지역에서는 자사고를 스스로 반납한 학교도 있어요. 그리고 자사고 재지정 여부를 학교평가에 의해서 결정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입니다. 특권학교 자체가 ‘악’인데 굳이 평가의 공정성을 내세워서 평가하는 방식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입니다. 교육당국이나 정책담당자들이 의지를 가지고 대통령 공약대로 그냥 폐지하는 게 맞는 거죠.

[사진: 사회주의자 | 상산고가 지난 6월 전북교육청이 실시한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하면서 자사고 문제가 큰 사회 이슈로 부상했다. 7월 초에는 서울시 8개 자사고가 재지정에서 탈락했다. 문재인 정권은 대선 시기 자사고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북 교육청의 조치에 반대하고 결국 평가과정 상의 문제를 들어 상산고의 자사고 유지를 결정했다. 특권교육 문제에서도 문재인 정권의 기만적인 태도가 드러난 것이다]

Q4. 이제는 특권교육, 자사고 문제에 대한 자유주의세력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 해봤으면 합니다. 문재인은 2017년 대선에서 자사고, 특목고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는 자사고 폐지에 미온적입니다. 상산고 재지정 취소에 대해 민주당은 강하게 비판했고, 청와대도 우려의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이런 자유주의세력의 태도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문재인대통령과 민주당의 태도에 대해서 실망 하지 않을 수 없죠. 저 같은 경우에는 대통령이 특권학교 폐지한다니까 초기에는 믿어보자는 생각이 컸습니다. 그런데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도 그렇고 뭐하나 지키는 게 없는 거예요. 그야말로 특권학교 폐지에 대한 대중들의 보편적 요구를 알고 이를 표를 얻는데 이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정권이 노동자 민중의 입장보다는 기득권, 특권층의 입장에 서있다는 게 드러났다고 봅니다. 배신감을 느끼고, 분노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실망만 하면서 주저앉을 것은 아니고, 평등교육을 지향하는 저희들은 끝까지 공약 지키라고, 특권학교 폐지하라고 요구하면서 맞서 싸워야죠.

Q5. 서울시 조희연 교육감은 그동안 자사고 폐지에 대한 의지가 약해보였습니다. 2014년 선거 당시 자사고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자사고 자체는 존치하면서 학생 모집이 어려워져 문제가 불거진 자사고들을 정리하는 정도로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7월 9일 서울시 13개 자사고 중 8개교가 재지정에서 탈락했고, 17일에는 조희연 교육감이 자사고, 특목고 폐지에 대해 공론화로 결정하자는 방안을 냈습니다. 조희연 교육감의 자사고 정책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제가 강서구에 사는데, 처음 조희연 교육감이 교육감 선거에 나왔을 때 지역 주민들과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어요. 물론 대가없이 했죠. 당시 특권학교, 자사고 폐지 공약을 내걸었고, 우리는 그걸 믿고, 조희연을 지지한 것이죠. 그런데 결과적으로 약속을 안 지켰습니다. 조희연교육감의 자사고 정책도 민주당과 똑같습니다. ‘특권학교를 폐지해야 한다’, ‘평등교육을 해야 한다’고, 어느 자리에서든 말로는 늘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정권 눈치 보면서 자기 자리보전에만 관심이 있다고 생각해요. 1기 때도 한 것이 없어요. 그래서 2기 때 조희연을 지지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마땅한 선택지가 없었어요. 서울의 자사고 재지정 문제와 관련하여 시민들의 눈치를 보는 척은 하겠죠. 오늘 조희연 교육감이 자사고 공론화를 해보자는 발표를 했거든요. 아무래도 민주당 정권의 눈치를 보는 교육감이라 민주당 차원의 공약은 지켜야 되겠고, 그렇다고 반대하는 쪽의 눈치도 안볼 수는 없는 그런 상황 같습니다.

어제(7월 17일) 자사고 폐지를 위해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1조 “자립형 사립고등학교 조항을 삭제하자”라는 조희연의 제안은 일단 환영을 합니다. 평학 등 교육단체들이 줄기차게 주장해 왔던 요구이기 때문에요. 그러나 현재 특권학교에 대해서 그냥 폐지를 하면 되는데 폐지를 위해서 또 무슨 ‘공론화’를 하자고 하는 것은 문제라고 봅니다. 자기 소신이 특권학교 폐지라면 폐지하면 됩니다. 전북교육감처럼 권한도 있잖아요. 그런데 공론화니 뭐니 하면서 자기는 제3자처럼 결정에서 발을 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교육감은 폐지를 하고 싶다, 그렇지만 기왕이면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자’ 이런 식으로 피해나가는 거죠. 또 자사고 폐지 대안으로 내놓은 학교의 특별한 프로그램을 보면 다 쓸데없어요. 우리는 이런 대안이라고 제시된 것들이 일반고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형태만 달리하고 특권학교를 이어가겠다는 꼼수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희연 교육감의 자사고 해결 방안에 대해 전부다 무조건 동의할 수만은 없습니다.

Q6. 평학은 특권교육 철폐를 위해 그동안 어떤 투쟁을 해 오셨는지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앞으로 자사고 재지정 취소와 관련해 어떤 대응을 하실 생각이신가요?

많은 교육단체들이 특권학교 폐지를 주장하면서 싸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특권학교 완전 폐지에 대해 어렵지 않느냐, 조금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도 좋지 않으냐는 식의 의견을 내기도 합니다. 우리 평학의 입장은 단호합니다. 자사고 특권학교는 없어져야 합니다. 만약에 일부라도 존치한다면 그게 또 특권학교, 특특권학교가 되고, 그게 불씨가 돼서 더 확대 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조건 특권학교 폐지를 주장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특권학교 폐지를 위해서 오랫동안 많은 일들을 해왔습니다. 차별교육 조장하는 일제고사 반대 운동, 특권학교를 반대하는 학부모들의 입장발표 등, 학교교육에 있는 차별적인 것들에 대해 학부모 입장에서 반대를 조직하고 함께 싸워왔습니다. 예전에 일제고사 반대행동에 함께 했던 학생들이 성인이 되어 지금도 바뀐 것이 없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 평학은 특권학교, 자사고 폐지 투쟁만큼은 최선을 다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할 겁니다. 그래서 꼭 평등교육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많이 관심 가져 주시고,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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