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활동가가 꼭 읽었으면 하는 저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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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글들(“학습하는 노동자가 자본주의를 바꿀 수 있다”, “왜 『자본론』을 읽어야 하는가”)에서, 사회주의자가 가장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상적인 활동이 왜 사회주의학습 활동인지 그 이유를 충분히 설명했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전제로 해서 이 글에서는 사회주의 활동가가 꼭 읽었으면 하는 저작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사회주의를 학습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방식은 노동해방실천연대(준) 부설 노동자정치학교에서 강의교재로 발간한 『사회주의 핵심을 학습하자』와 같이 사회주의의 핵심을 요약한 책을 읽거나 강의를 듣는 것이다. 이런 교재는 대체로 교과서와 같이 최대한 군더더기 없이 핵심을 요약하여, 비교적 짧은 기간에 사회주의의 기본내용을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장점이 있다. 이와 비슷한 것인데, 가령 사적 유물론, 정치경제학, 국가론, 정치경제투쟁론, 사회주의혁명론, 전략과 전술론, 조직론, 사회주의노동운동사 등을 각각 잘 요약한 책들을 선택하여 꾸준히 읽어가는 방식도 있다. 이들 방식의 경우, 필자들이 독자나 강의를 듣는 학생이 가장 효과적으로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게 노력해서 교재를 만들기 때문에 이런 측면에서 강점을 갖는다.

이와는 다른 방식이 있는데, 사회주의의 핵심을 원 저작을 통해 학습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학습하는 데서 앞의 방식들보다는 시간과 노력이 더 들어간다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사회주의의 핵심을, 발전과정 자체를 생생하게 알아가면서 학습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요약된 교재에서와는 달리 똑같은 주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이러한 이유로 필자는 어느 정도 초보적인 학습이 된 사회주의 활동가들에게는, 보다 더 깊이 있게 사회주의를 학습할 수 있기 위하여, 또한 학습한 내용을 보다 더 구체적으로 현실에 적용하는 훈련을 할 수 있기 위하여, 시간을 내서 원 저작을 직접 읽어 볼 것을 권한다. 권하는 김에 덧붙이면, 가능하면 학습모임을 구성해서 여럿이 같이 학습하여 들어가는 노력을 절약하고, 토론을 통해 보다 더 정확하게 내용을 파악하기를 권한다. 필요하면 선행 학습자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러면 지금부터는 구체적으로 저작들을 추천해보겠다.

1) 사적 유물론은 잉여가치론과 함께 사회주의를 과학으로 만든 핵심 이론이다. 그래서 사회주의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사적 유물론이 최초로 완성된 저작인 『독일 이데올로기』를 읽기를 권한다. 권하면서 조금 걱정되는 것은, 이 저작이 맨 처음 읽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점이다. 그래서 생각해본 게, 다음에 소개하는 『임금노동과 자본』, 『자본론』Ⅰ을 먼저 읽거나, 아니면 『임금노동과 자본』을 읽고 나서 『독일 이데올로기』를 읽는 것이다. 어느 경우든 사적 유물론을 생생하게 파악하는 데는 이 저작이 매우 좋기 때문에 꼭 읽기를 바란다.

2) 정치경제학 비판을 학습하기 위해서는 『임금노동과 자본』, 『자본론』Ⅰ을 읽기 바란다.

물론 정치경제학 비판을 제대로 학습하려면 『자본론』을 학습하여야겠지만, 『임금노동과 자본』을 읽어도 자본가의 이윤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임금노동과 자본』을 먼저 읽고 『자본론』Ⅰ을 읽으면, 자본론 학습이 상대적으로 쉬워질 수 있다.

『자본론』을 읽을 때에 주의해야 할 것은 『자본론』Ⅰ~Ⅲ권 전체를 관통하며 맑스가 강조한 물신성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맑스는 『자본론』에서 자본주의에서 자본가와 지주계급이 노동자계급을 착취한다는 것을 폭로했을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가 착취를 은폐하고 왜곡하여 마치 착취가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는 점도 폭로하였다. 그 결과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과학의 도움으로 현상 뒤에 은폐된 본질이 폭로되지 않을 경우, 노동자계급의 의식이 현상에 매몰되어 기존질서를 벗어나야 한다는 의식에 이르지 못할 수도 있음을 폭로하였다. 『자본론』을 읽을 때 독자들은 이 점을 빠뜨리지 말고 인식해야 한다.

3) 『제국주의론』은 정치경제학 비판의 연장이지만, 그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별도로 다루도록 하겠다. 레닌은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참 진행 중이던 1916년에 제1차 세계대전이 제국주의전쟁이며, 당시 제2인터내셔널의 지도부 다수가 사회국수주의자가 되어 전쟁에 찬성한 것은, 이들이 식민지초과이윤의 일부로 지배계급에 의해 매수된 노동귀족의 이해를 대변하였기 때문이라고 폭로하였다. 레닌의 이 저작은 이후 러시아 혁명과 제3인터내셔널 창립의 이론적 토대가 된다. 내년이 러시아혁명 100주년이 되는 해인데 러시아혁명과 이후의 사회주의 운동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도 이 저작을 읽을 필요가 있다.

4) 『가족, 사적소유, 국가의 기원』은 국가론에서 고전에 해당하는 저작이다. 엥겔스의 이 저작과 맑스의 『고타 강령 비판』의 일독을 권한다.

5) 『민주주의혁명에서의 사회민주주의의 두가지 전술』과 『공산주의에서의 좌익 소아병』은 전략, 전술을 다루는 데서 참고해야 할 레닌의 저작들이다. 이 두 저작은 쓰여진 시점이 현재와는 역사적 배경이 다르지만 노동자계급의 헤게모니, 연속혁명, 노농동맹, 전술론을 학습하는 데서 생생한 자료를 제공해준다.

6) 『무엇을 할 것인가』는 조직론을 학습할 때 참고해야 할 저작이다. 이 저작이 문제적 저작인 것은 노동자계급의 사회주의의식이 자연발생적으로 발생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계급적 정치의식은 외부로부터만, 경제투쟁의 외부로부터만, 다시 말하자면 고용자와 노동자의 관계라는 영역의 외부로부터만 노동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기 때문이다. 이른바 ‘외부도입론’인데 많은 사람들의 오해와 달리, 레닌의 이 견해는 1905년 혁명을 경과하면서 변화한다. 1905년 11월 러시아 1차 혁명이 진행 중이던 시기에 쓰인 『당의 재조직』에서 레닌은 “노동자계급은 본능적으로, 자발적으로 사회민주주의적이며, 사회민주주의의에 의해 수행된 십여년의 사업으로 이러한 자발성은 상당부분 의식성으로 변화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자계급의 사회주의의식발생에 대한 보다 과학적인 해명을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자본론』의 물신성문제와 연관지어 생각할 필요가 있다. 맑스는 과학의 도움으로 노동자계급의 의식이 물신성을 깰 수 있다고 말하였다. 즉, 맑스는 노동자계급의 의식이 과학의 도움으로 충분히 사회주의의식에 이를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부르주아지식인 출신의 사회주의자들이 사회주의를 도입함으로써 노동자계급이 비로소 사회주의의식에 이를 수 있음을 말한 것이 아니다.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무엇을 할 것인가』의 의의와 한계를 동시에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상에서 사회주의 활동가가 꼭 읽었으면 하는 저작들을 소개해 보았다. 당연한 것인데 이 소개목록은 필자가 ‘생각하는’ 꼭 읽었으면 하는 저작들이다. 이를 감안해서 사회주의 활동가들이 가감하여 학습하기 바란다. 아래에서는 독자들이 쉽게 저작을 구할 수 있게 저작이 실린 책과 출판사 등의 정보를 추가한다.

소개목록

○ 맑스, 엥겔스, 「독일 이데올로기」, 『칼 맑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저작 선집』 1권, 박종철출판사, 191~264쪽
○ 맑스, 「임금노동과 자본」, 『칼 맑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저작 선집』 1권, 박종철출판사, 533~572쪽
○ 맑스, 『자본론』Ⅰ, 김수행 역, 비봉출판사
○ 레닌, 『제국주의론』, 백산서당
○ 엥겔스, 「가족, 사적 소유, 국가의 기원」, 『칼 맑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저작 선집』 6권, 박종철출판사, 11~197쪽
○ 맑스, 「고타 강령 비판」, 『마르크스․ 엥겔스 저작선』, 김재기 편역, 거름, 225~260쪽
○ 레닌, 『민주주의혁명에서의 사회민주주의의 두가지 전술』, 이채욱․이용재 역, 돌베개
○ 레닌, 『공산주의에서의 좌익 소아병』, 김남섭, 돌베개
○ 레닌, 『무엇을 할 것인가』, 최호정 역, 박종철출판사
○ 레닌, 「당의 재조직」, 『레닌의 합법정당론』, 두레, 25~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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