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론』 읽기 ⑥: 화폐의 기능들 파헤치기(축장, 지불수단, 세계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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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론』 읽기 ①: 상품의 두 요소와 상품에 체현되어 있는 노동의 이중성

『자본론』 읽기 ②: 가치형태 또는 교환가치

『자본론』 읽기 ③: 『자본론』의 핵심, 물신성 문제의 시작―상품의 물신적 성격과 그 비밀

『자본론』 읽기 ④: 교환과정과 화폐물신성

『자본론』 읽기 ⑤: 화폐의 기능들 파헤치기(가치의 척도, 유통수단)

『자본론』 읽기 ⑦: 화폐가 ‘자유로운 노동자’를 만나 자본이 된다

『자본론』 읽기 ⑧: 자본주의 착취구조의 해명―절대적 잉여가치의 생산

『자본론』 읽기 ⑨: 노동시간(노동일)을 둘러싼 노동자계급과 자본가계급의 계급투쟁

『자본론』 읽기 ⑩: 제10장 노동일 제2~4절―자본주의에 대한 맑스의 통렬한 고발장

『자본론』 읽기 ⑪: 표준노동일을 위한 투쟁―장기간에 걸친 노동자계급과 자본가계급 사이의 다소 은폐된 내전

『자본론』 읽기 ⑫: 상대적 잉여가치의 생산―필요노동시간 단축에 의한 잉여가치의 생산

『자본론』 읽기 ⑬: 매뉴팩쳐―분업의 도입

『자본론』 읽기 ⑭: 기계와 대공업(1)―노동자의 저항을 무력화시킨 기계의 도입

『자본론』 읽기 ⑮: 기계와 대공업(2)―자본주의에서 기계는 노동자에게 적대적인 힘으로 작용한다.

『자본론』 읽기 ⑯: 기계와 대공업(3)―교육, 가족, 여성, 생태문제의 해결 방향을 담고 있는 보물창고

『자본론』 읽기 ⑰: 절대적 및 상대적 잉여가치의 생산

『자본론』 읽기 ⑱: 자본주의적 착취를 은폐, 왜곡하는 임금형태

『자본론』 읽기 ⑲: 단순재생산―“로마의 노예는 쇠사슬로 얽매여 있었지만, 임금노동자는 보이지 않는 끈에 의해 그 소유자에게 얽매여 있다.”

『자본론』 읽기 ⑳: 확대재생산―“상품생산의 소유법칙인 자기노동에 기초한 소유가, 자본주의적 취득법칙인 타인의 불불노동에 기초하는 더 많은 불불노동의 취득으로 전환된다.”

『자본론』 읽기 ㉑: 자본주의적 축적의 일반법칙(1)—자본가계급측의 부의 축적은 노동자 계급측의 빈궁, 노동의 고통, 노예상태의 축적이다

『자본론』 읽기 ㉒: 자본주의적 축적의 일반법칙(2)—자본주의적 축적에 대한 생생한 폭로

『자본론』 읽기 ㉓: 이른바 본원적 축적(1)—생산자와 생산수단 사이의 역사적 분리과정

『자본론』 읽기 ㉔: 이른바 본원적 축적(2)-자본주의적 사적 소유의 조종이 울린다. 수탈자가 수탈당한다

『자본론』 읽기 ⑤에 이어 ⑥에서는 화폐의 축장, 지불수단, 세계화폐의 기능을 다룬다.

화폐

가치척도로서 화폐는 관념적 화폐일 뿐이고 관념적 금일뿐이다. 단순한 유통수단으로서 화폐는 상징적 화폐이고 상징적 금이다. 그러나 금이 금이라는 몸체로 나타나야만 화폐로서 기능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화폐는 개체로서 일반적 부이다. 제3절은 이런 경우의 화폐를 검토한다.

(a) 축장(Schatzbildung)

상품유통의 최초의 발전과 함께 제1변태의 산물, 금을 확보하려는 필요성과 열망이 발생한다. 그리하여 상품은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품형태를 화폐형태로 바꾸기 위해 판매된다. 이러한 형태변환은 물질대사를 매개하는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이 된다. 화폐는 소장품(schatz)으로 화석화되며 상품판매자는 축장자(Schatzbilder)로 된다. 상품유통이 시작된 바로 그 초기에는 사용가치의 잉여분만이 화폐로 전환된다. 이와 같은 소박한 형태의 축장은 전통적인 자급자족적 생산방식에 대응해 욕망의 범위가 고정되고 제한되어 있는 민족들 사이에는 영구화되고 있다(예: 인도인들의 은 축장).

상품생산이 더욱 발전함에 따라 상품생산자는 누구나 사회가 제공하는 담보, 즉 화폐를 확보해두지 않으면 안 된다. 그의 욕망이 끊임없이 갱신되고 다른 사람의 상품을 끊임없이 구매해야 하지만, 그 자신의 상품의 생산과 판매에는 시간이 걸리고 또 그것은 우연에 의해 좌우된다. 그래서 화폐의 축장이 필요하게 된다. 교환가치를 특정상품의 모습으로 보유하고, 저장할 수 있는 가능성과 함께 금에 대한 갈망이 일어난다. 상품유통의 확대에 따라 언제라도 이용할 수 있는, 절대적으로 사회적인 형태의 부인 화폐의 권력이 증대한다.

금은 놀라운 물건이다! 그것을 가진 자는 자기가 원하는 모든 물건을 지배할 수 있다. 금은 영혼을 천국으로 가게 할 수도 있다.

(콜롬버스의 자메이카로부터의 편지, 1503년)

화폐는 그 자신이 상품이며, 누구의 사유물로도 될 수 있는 외적인 물건이다. 그리하여 사회적 힘이 개인의 사적인 힘으로 된다.

축장하려는 충동은 그 성질상 한이 없다. 화폐는 어떤 상품으로도 직접 전환될 수 있기 때문에 물질적 부의 일반적인 대표라는 점에서 질적으로 무제한적이다. 그러나 동시에 현실의 화폐액은 모두 양적으로 제한되어 있다. 화폐의 이러한 질적 무제한성과 양적 제한성 사이의 모순은 축장자를 축적의 시지프스적 노동으로 끊임없이 몰아넣는다.

축장은 금속 유통의 경제에서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가장 친밀한 기능은 금, 은 주화의 유통조건으로부터 발생한다. 화폐의 유통량은 쉬지 않고 증감한다. 현실적으로 유통하는 화폐량이 항상 유통 분야의 흡수력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일국 안에 존재하는 금, 은의 양은 주화의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 금, 은의 양보다 많아야 한다. 이러한 조건은 화폐의 축장형태에 의해 충족된다. 축장 저수지는 화폐가 유통으로 흘러들어가고 유통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수로로 되며, 이리하여 유통하고 있는 화폐는 결코 그 유통수로에서 범람하지 않는다.

(b) 지불수단

지금까지 고찰한 상품유통의 직접적 형태에서는 주어진 가치량이 항상 두 개의 모습으로―한 쪽 끝에는 상품으로, 반대쪽 끝에는 화폐로―존재했다. 그러나 상품유통의 발전과 더불어, 상품의 양도를 상품가격의 실현과 시간적으로 분리시키는 사정들이 발전한다. 판매자는 현존의 상품을 판매하는데, 구매자는 장래의 화폐의 대표자로 구매한다. 외상매매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 경우 판매자는 채권자로 되고 구매자는 채무자가 된다. 이 경우 화폐는 지불수단이 된다.

여러 지불이 한 장소에 집중됨에 따라 지불의 결제를 위한 독특한 시설과 방법이 자연발생적으로 발달한다. 예컨대, 중세 리용의 어음교환소와 같은 것이 그것이다. B에 대한 A의 채권과 C에 대한 B의 채권, A에 대한 C의 채권 등은 서로 대면하기만 하면 일정한 금액까지는 정의 양과 부의 양으로 상쇄될 수 있다. 그리하여 나머지 채무차액만이 청산되면 된다. 지불들이 많이 집중되면 될수록 그만큼 차액은 상대적으로 적어지며, 이에 따라 유통되는 지불수단의 양도 적어진다.

지불수단으로서의 화폐의 기능에는 하나의 내재적인 모순이 있다. 여러 지불이 상쇄되는 한, 지불수단으로서의 화폐는 계산화폐 또는 가치척도로서 오직 관념적으로 기능할 뿐이다. 그러나 현실적인 지불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되는 한, 화폐는 유통수단[즉, 상품교환의 오직 순간적인 매개물]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노동의 개별적 화신, 교환가치의 독립적 존재형태, 일반적 상품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이 모순은 산업·상업의 공황 중 화폐공황의 국면에서 폭발한다. 이 화폐공황은, 지불들의 연쇄와 지불결제의 인위적 조직이 충분히 발전한 경우에만 일어난다. 이 메커니즘에 전반적 교란이 일어날 때, 화폐는 계산화폐라는 순전히 관념적인 모습으로부터 갑자기 그리고 직접적으로 경화로 변해 버린다. “사슴이 신선한 물을 갈망하듯이 부르주아의 영혼은 유일한 부인 화폐를 갈망한다.” 공황에서는 상품과 화폐 사이의 대립은 절대적 모순으로까지 격화된다.

지불수단으로서의 화폐의 기능으로부터 신용화폐가 직접 발생하는데, 그것은 구매한 상품에 대한 채무증서(어음, 수표 등) 그 자체가 유통됨으로써 발생한다. 신용제도가 확대되면 지불수단으로서의 화폐의 기능도 확대된다. 지불수단으로서의 화폐는 여러 가지 특유한 존재형태를 취하는데, 이 형태의 화폐는 대규모 상거래 분야에서 사용되고, 금과 은의 주화는 소매상업의 분야로 밀려나간다. 신용화폐는 현재에 이르러 천문학적 규모로 확대되어 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수많은 파생금융상품이 발행되고 있다. 공황의 격화에 신용 제도의 역할이 매우 크다. 자본론』 Ⅲ에서 본격적으로 신용제도가 다루어지는데 신용제도의 발전에서 신용화폐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상품생산이 일정한 수준과 범위에 도달하면, 지불수단으로서의 화폐의 기능은 상품유통의 영역을 뛰어넘게 된다. 화폐는 모든 계약의 일반적 재료로 된다. 지대나 조세 등은 현물납부로부터 화폐지불로 변한다.

지불수단으로서의 화폐가 발전하면 채무의 지불기일에 대비하기 위한 화폐축적이 필요하게 된다. 부르주아사회의 발전과 함께 독립적인 치부형태로서의 축장은 사라지지만 지불수단의 준비금이라는 형태로서의 축장은 증대한다.

(c) 세계화폐

화폐는 국내 유통분야의 범위를 넘어서자마자 국내에서 가지고 있던 국지적 기능[즉, 가격의 도량표준이나 주화, 보조화폐, 가치상징 등의 국지적 기능]을 벗어버리고 귀금속의 원래의 덩어리 형태로 되돌아간다. 이제 화폐는 달러, 파운드 스털링, 엔 등의 지역적 치장을 모두 벗어버리고 금 덩어리로 되돌아간다. 세계시장에서 비로소 화폐는 [그 현물형태에 추상적 인간노동이 직접적으로 사회적으로 실현되어 있는] 상품으로서 완전히 기능한다. 국내 유통분야에서는 오직 어떤 한 상품이 가치척도로 역할 함으로써 화폐가 된다. 그러나 세계시장에서는 두 개의 가치 척도[즉, 금과 은]가 지배한다.

세계화폐는 일반적 지불수단, 일반적 구매수단, 그리고 부 일반의 절대적․ 사회적 체현물로 기능한다. 세계화폐의 주된 기능은 국제수지의 결제를 위한 지불수단이다. 금과 은이 국제적 구매수단으로 역할하는 것은 주로 여러나라들 사이의 생산물 교환의 종래의 균형이 갑자기 파괴되는 때이다. 세계화폐가 부의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사회적 체현물로 역할하는 것은, 구매나 지불에서가 아니라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부가 이전되는 경우이며, 그리고 상품형태에 의한 부의 이전이 상품시장의 경기상황이나 이전 목적 그 자체 때문에 불가능한 경우에 그러하다.

각국은 국내유통을 위해 준비금을 필요로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세계시장의 유통을 위해서도 준비금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축장의 기능들은 부분적으로는 국내의 유통수단과 지불수단으로서의 화폐의 기능으로부터 발생하며, 부분적으로는 세계화폐로서의 화폐의 기능으로부터 발생한다. 이 후자의 역할을 위해서는 언제나 현실적인 화폐상품, 즉 금과 은의 실물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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