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은 준여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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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YTN 뉴스 캡쳐]

문재인 정권 출범 이래 정의당 관련 인사들의 인터뷰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질문이 하나 있다. 바로 현 정권과 정의당의 관계설정이다. 그리고 최근 신임 당대표에 선출된 이정미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1,2,3중대란 표현을 두고 협력할 것은 협력할 것이나 문재인 정권이 개혁에 주춤하거나 후퇴한다면 적극 비판할 것이라는 별반 내용없는 답변을 내놓았다.

‘야당공조’에서 ‘파트너십’으로

그러나 협력과 견제의 병행이란 상투적인 대답 이전에 정의당은 문재인 정권과 강한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일찍이 노회찬 원내대표는 당선 후 국회 당대표실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의당은 그동안 민주당 등 야당과 야당공조라는 이름으로 최대한 협력을 해왔고 협력에 앞장서왔다”며 “이제 위치가 좀 바뀌긴 했지만 그 정신은 20대 국회 내내 여전히 견지될 것을 여기서 약속드린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노회찬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준비된 대통령이 아니”라 “아주 준비된 대통령”이라 추켜세운 이래 친정부적인 태도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보다 정부의 입장을 잘 대변한다 하여 ‘문재인 지킴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일각에서는 그러한 태도가 정의당 전체의 태도로 비춰질까 우려하고 있으나, 이는 단순히 노회찬 의원 혼자만의 문제라기보다 ‘준여당’에 가까운 정의당의 정체성 그 자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아야 옳을 것이다.

일례로 이정미 대표는 취임식에서 “문재인 정부 왼쪽에 있는 유일한 야당으로 반개혁 세력과 맞서고 미흡한 개혁은 비판하는 진짜 야당이 되겠다”고 말하며 문재인 정권을 ‘좌견인’하면서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것이 정의당의 역할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19일 열린 여야대표 회담에서 이 대표는 언론과 국회에서 정의당을 뺀 야3당이란 말을 즐겨 쓴다고 푸념을 했다. 그건 그만큼 정의당이 진보정당이 아니며 문 정권과 차이가 없음을 주류 언론조차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진보정당’인가 ‘준여당’인가?

한편으로 정의당은 당 안팎으로 ‘진보정당’이라 칭해지고 있다. 그러나 모 일간지의 표현처럼 선거 때마다 노동을 대표한다고 말하면서도 더불어민주당 내 노동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을지로위원회와 정의당과의 차이는 분명치 않다. 특히 청년실업과 정리해고, 비정규직 문제에 있어 정의당은 더불어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이를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라기보다 부의 재분배로 축소시켜 대응하고 있다. 정의당은 대선 이래 노동이 당당한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집권여당과 별반 입장이 다르지 않다.

혹자는 문재인 정권보다 왼쪽에 있기에 진보적이란 수식어가 따라 붙을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진보’라는 정치적 정체성의 기준이 되는 것은 집권세력의 준여당으로 행세하는 것이 아니다. 노동자민중이 살고 있는 현실에 천착하고 자본주의 모순을 말하지 않고서도 ‘진보’라 말하고 다닌다면 ‘진보’라는 말은 껍데기에 불과할 것이다. 무엇보다 노회찬 의원 자신이 시사인과의 인터뷰 쇼에서 “정의당은 유럽에 가면 좌파라고 분류되기 어렵다. 중도 우파와 중도 좌파 사이 정도다”라고 밝혔다. 스스로 정의당은 진보정당이 아니라, 자유주의 정당에 다름 아니라는 점을 말한 것이다.

결국 정의당이 더불어민주당의 2중대, 준여당 등의 논란에 휩싸이는 건 본질적으로 당의 정체성이 더불어민주당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자진사퇴한 조대엽 노동부장관 후보자를 비판한 것을 두고 비판할 것은 비판한다고 생색을 내지만, 정작 갑을오토텍 노조파괴에 앞장선 사측을 변호한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사퇴에는 두 달째 별다른 요구가 없는 것이 정의당이다.

이런 행태를 답습하는 정의당, 과연 진보정당이라 부르는 게 옳은 것일까? 이제 정의당에 그에 걸맞는 이름을 찾아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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