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산재사고, 유해물질·발암물질 배출, 포스코가 책임져야 한다

0
503
[사진: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편집자 설명]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포스코의 노동억압적 경영에 맞서 2018년에 만들어진 민주노조다. 이미 사내하청지회는 그보다 일찍 만들어졌으나 정규직 현장 노동자들이 직접 어용노조와 별도로 민주노조를 건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포스코는 오랫동안 군사문화가 잔존해왔고 정경유착과 비리 속에서 노동자들 억압했다. 또한 작업 공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유독물질과 위험한 작업환경으로 노동자들과 지역 주민이 무수한 고통을 받아왔다. 지난 12월 10일 포항MBC는 ‘그 쇳물 쓰지 마라’라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이러한 포스코의 실태를 폭로하기도 했다. 『사회주의자』는 이런 포스코지회의 투쟁상황을 소개하고자 포스코지회 한대정 지회장의 글을 기고받았다.

2018년, 포스코 창립 이후 최초로 민주적이고 자주적인 노동조합이 설립되다.

무노조 50년의 침묵을 깨고 정규직 현장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 1968년 회사 설립 이래 최초로 포스코 노조를 설립하였다. 2018년 9월 16일 민주노조 설립 이후 현재까지 4명의 노동자가 해고되고 20여명의 노동자가 정직, 감봉 등 중징계를 받았으며, 해고자들은 “전국 자전거 복직투쟁”, 해고자 복직투쟁집회를 이어가면서 현장 노동자들과 함께 포스코 경영진의 부당함을 알리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해고자에 대해서는 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결이 내려졌지만, 사측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행정소송을 진행했으며 행정소송 1심에서 노동자에 대한 해고가 부당하여 복직시키라는 판결이 나왔다. 그러나 회사는 판결을 인정하지 않고, 항소로 응수하며 민주적, 자주적 노동조합을 부정하고 와해시키려 하고 있다. 시간을 끌면서 노조를 철저하게 무너뜨리겠다는 심산이다.

설립 시 3,317명이었던 노조원은 조합원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과 부서이동 등의 탄압으로 이제 수백명대 인원으로 줄었고, 민주노조 조합원이라는 이유만으로 현장에서 낙인찍혀 각종 불이익을 당하면서도 노동조합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투쟁 중이다.

포스코는 과거 들불처럼 일어나던 민주화 운동과 노동조합 설립이 두려워 노동조합 설립을 막을 목적으로 80년대 후반에 경영진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노동조합을 설립하였다(1988년 6월). 3대 노조(1990년 7월) 때 직선제로 민주파 노조 위원장과 집행부가 들어서자 회사는 자기 필요로 만들었던 어용노조를 불과 몇 개월만에 안기부와 함께 파괴하였으며, 당시 노조 위원장은 수년 후 포항 형산강에서 변사체로 발견되는 등 노동조합에 대한 기괴한 사건들이 있었다. 이 사건은 동시대를 살아왔던 선배노동자들에게 상처로, 노동조합에 대한 트라우마로 아직도 남아있다.

민주노조 설립의 도화선: MB 정부의 자원외교와 포스코 경영진의 심각한 비리

포스코는 일제 강점기에 대한 대일청구자금으로 세워진 회사로서, 역사적 책임과 의무가 있는 회사이다. 최대주주는 국민연금공단으로 사실상 공기업이다. 노동자들은 국민기업인 포스코에서 일어나는 정경유착, 노동탄압, 환경문제, 산업재해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침묵을 강요 당해왔고, 이명박 정부시절 자원외교라는 명목 하에 천문학적인 자산이 사라지는 것을 보았으며, 소문으로만 듣던 경영진의 추악한 실체를 보았다. 그리고 ‘더 이상은 경영진을 믿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노동자들이 직접 민주적이고, 자주적인 노조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필자는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사건이 노동조합 설립의 도화선이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하는 바이다.

故 박태준 회장이 사임한 이후로 취임한 역대 회장들 모두 비리경영으로 조사를 받던 중 사임하였고, ‘주인 없는 회사’로 정권이 바뀔 때 마다 매번 회사가 흔들렸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정준양 회장 재임 중(2009. 2. ~ 2014. 3.)에는 ‘자원외교’라는 이름으로 천문학적인 회사자산이 국외로 빼돌려지고 ‘인수합병’ 등의 명목으로 수년간 임직원들이 땀 흘려 모아온 회사의 피 같은 자산이 사라지는 등, 회사경영이 엉망이 되었고 노동자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하게 되었다.

소문만 무성했던 시·도의원들과의 정경유착은 사실이었다. 포항지역 유력 정치인은 회사 경영에 개입하였고, 2008년에는 MB 정부 실세로 당시 지식경제부 차관인 박영준이 이상득 전 국회의원(이명박의 형)의 하수인으로 불리는 ‘포스코 도시락 납품업체’ 이동조 사장을 배석시켜 포스코 차기 회장후보를 면담하고 회장직에 낙점시키는 일이 있었다. 이런 포스코의 정경유착 비리의 실체가 만천하에 알려지자 노동자들은 분개하였으며, 이는 포스코를 지켜내고자 민주노동조합을 설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직도 MB 잔당들이 지역 유력 정치인으로 활동 중이며 회사 납품업체, 협력업체를 운영 중에 있다.

포스코의 군사독재문화 속에서 은폐되어 온 노동자 산재, 안전 문제

사실상 국영기업으로 봐야하는 포스코는 설립 자체부터 군인들이 주도하여 탄생하였으며 대부분의 초대 임원이 군인 출신으로 포스코를 경영하였다. 1968년 당시라면 모르겠지만, 밀레니엄이 지나 시대가 변하고 문화가 변한 지금까지도 군사 문화가 많이 남아 상명하복의 경영을 일삼고 있다.

“가급 보안시설” 이라는 명목 하에 포스코는 외부의 감시를 받지 않으며, 외부인의 출입자체가 어려운 시설이다. 패쇄적인 구조로 인해 외부 공공기관과 환경, 노동관련 단체에서는 노동자가 근무하는 공장 방문 자체가 어렵고, 이로 인하여 내부 환경, 노동, 인권문제에 대해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다.

  •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의 산재사망률은 몇 년째 국내에서 1, 2위를 다툴 만큼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노동자의 안전은 전혀 개선이 되고 있지 않다. 2018년과 2021년에 각각 1조원을 안전시설에 투자를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여전히 안전사고는 줄어들고 있지 않다. ‘군대식 조직문화’의 ‘보여주기식’ 전시 행정이 낳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또한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현장 노동자와 노조의 참여가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 상명하복, Top-Down식 경영이 일상화된 포스코에서는 이런 상황이 개선될 수가 없다.
  • ‘작업 환경 측정’ 등 ‘환경개선’ 문제에도 민주노조는 철저히 배재되어, 참여를 할 수가 없다. 노동자가 작업하고 있는 작업현장에는 유해물질이 배출되고 있고 작업 환경은 열악하다. 그러나 회사가 제시하는 ‘작업환경 측정결과’는 항상 문제가 없고 노동자에게 ‘안전’하다고 한다. 사내하청의 경우 원가 절감을 위해 안전보호구 마스크, 장갑 등을 제때 지급하지도 않아 개인 사비를 사용하거나 한 마스크를 며칠씩 사용해야 하는 일이 일상이다. 이는 국민기업 포스코에서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는 지극히 일상적인 일이다.
  • 하청에서 재하청으로 이어지는 구조로는 연이은 산재와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없다. 하청에서 20%를 공제하고 재하청으로 내려가면 50% 금액으로 작업이 이루어져야 하는 구조에서는 제대로 된 안전보호구나 안전장비를 지급할 여력이 없다. 서둘러서 작업을 하고 작업공정을 줄여야 이익이 남는 구조로는 연이은 안전사고와 사망사고, 그리고 부실시공으로 인한 화재, 폭발사고를 줄일 수 없다.
[사진: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포스코 작업환경 문제와 직업병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 피해 노동자들에 대한 보상과 치료를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는 노동조합

국가보안시설이라는 명목으로 민·관 단체의 포스코 내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니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제대로 측정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2019년 포스코 작업환경측정업체 (주)에어릭스는 작업환경측정 데이터 조작으로 환경부에 고발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희귀병인 루게릭병, 파킨슨병이 포스코에서는 유독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대로 된 역학조사가 이루어지거나 실태조사를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런 희귀병은 포스코나 협력회사 할 것 없이 제철소 퇴직자 중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질병이다. 지난 2년간 포스코지회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백혈병, 폐암, 루게릭병 등의 발병이 특히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지회에서 현직, 퇴직자 중심으로 집단산재신청 접수를 받고 있는 중이며, 근래 몇 달만에 직업성 질병으로 산재신청을 한 사람만 11명이다.

형식적인 작업환경측정과 안전 대책 발표로는 연이은 죽음의 행렬을 막을 수 없다. 국민기업 포스코에서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다. 안전보호구조차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작업현장에서 노동자들은 직업성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다. 국민기업 포스코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열심히 회사에서 일만 하다 죽어간 노동자의 산재 사망원인과 가장 위험한 유해물질, 발암 물질은 포스코 경영진이다! 설립 이후 단 한 차례도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던 포스코의 작업환경문제와 노동자들의 직업성 질병에 대하여 국가기관에서 전수조사를 하고 피해 노동자들에게 적정한 보상과 치료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포스코지회는 투쟁을 이어갈 것이다.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을 달아주세요!
이곳에 이름을 적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