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노동자-청년 반자본주의 울산지역 연대방문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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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회주의자]

필자는 이번에 2021년 노동자-청년 반자본주의 울산지역 연대방문에 참여하게 되었다. 연대방문은 7월 16일과 7월 17일 양일간 진행되었다. 필자의 고향도 울산이라서, 방문하기 전에는 고향에 동지들과 함께 방문하여 투쟁한다는 사실에 설레었다. 그래서인지 7월 16일 아침 6시에 기상하여 천안역으로 아침 10시까지 집결하기까지 평소보다 훨씬 일찍 일어나서 먼 거리를 이동했지만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필자는 무궁화호를 타고 9시 56분에 천안역에 도착해서 10시 정각에 천안역 1번 출구에서 이미 모여 있는 동지들을 만났다. 그리고 마침내 단체티셔츠를 받아들었다. 티셔츠가 어떤 모습인지 사진으로 보았을 때에도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보니 그 인상이 더 강렬했다. 왼쪽 가슴 부분에 반자본주의라고 적힌 띠를 꽉 움켜쥐고 있는 주먹이 있었고, 그림 위로는 2021년 노동자-청년 반자본주의 울산지역 연대방문단, 그림 아래로는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그리고 티셔츠의 뒷면에는 커다란 글씨로 ‘문제는 자본주의다’라고 적혀있었다. 이 티셔츠에는 우리 모두가 무엇을 위해 모여서 울산으로 향하는지가 잘 드러나 있고, 활동 내내 모두가 이 티셔츠를 입었기 때문에 반자본주의를 위해 모두가 함께한다는 의미가 더해져서 뜻깊었다. 미리 티셔츠를 받았던 동지는 천안까지 오는 길에 단체티를 입고 왔는데, 사람들의 강렬한 시선이 느껴졌다고 했다. 아직까지는 그 시선에는 사회주의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의 인식이 담겨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사람들에게 반자본주의가 문제라는 문구를 눈에 띄게 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민중의 사회주의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어나가는 것이 우리가 나아갈 길이다. 이렇게 모든 동지들이 집결하여 버스를 타고 울산으로 향했다.

울산으로 향하는 버스에서 <파업전야>라는 영화를 보았다. 이 영화는 동성 금속의 생산 현장에서 파업이 일어나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은 한수라는 인물이었다. 처음에는 일을 열심히 해서 돈을 많이 벌고 가난에서 벗어나겠다는 환상이 가득 차 있었지만, 마지막에는 자본가에 맞서 싸우게 된다. 한수는 심지어 프락치 역할을 하기도 했었는데, 자본가들이 무력을 동원하여 노조를 만들려는 동료들을 탄압하는 것을 보고 마침내 각성하게 된다. 후에 알아보니 이 영화는 발표 당시에 상영을 하면 형사처벌을 하겠다는 발표가 있었고, 상영장소인 전남대학교에 경찰 당국이 상영을 막기 위해 사복경찰 12개 중대와 경찰 헬기까지 동원하는 등 영화사상 유례없는 탄압을 받았다고 한다. 영화가 그 당시의 현실을 잘 담고 있었다는 것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해프닝인 것 같아 씁쓸하고, 30년이 지난 지금에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아서 슬프다. 여전히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고, 이 때문에 우리는 울산으로 향했던 것이다.

우리 연대방문단은 첫 일정으로 현대중공업 정문 앞 현대예술공원에서 서진이엔지 하청노동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들은 지난 7월 30일부터 지금까지 1년이 다 되어가는 기간 동안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사측에 임금을 올려달라는 요구를 했을 뿐인데 현대건설기계에서는 서진이엔지의 작업물량을 축소시키고, 결국은 서진이엔지가 폐업하고 노동자들이 단체로 해고되는 상황에 처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본주의가 문제라고 외친 노동자 동지도 있었다. 간담회를 하면서 해당 동지에게 이러한 발언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물어보았는데, 그러한 생각은 지금까지도 변함이 없다고 대답해주셨다. 자본주의는 이렇게 오직 최대의 이윤을 추구하며 노동자들의 삶을 가장자리로 몰아가고 있다. 이미 기술력이 발달한 상황에서 현재의 노동시간의 절반 수준으로만 일해도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충분히 생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이윤의 대부분을 자본가가 차지하며 노동자를 착취하고 있다.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는 자본가가 권력을 쥐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가 착취당하는 것은 안타깝게도 필연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자본주의를 외치는 것이고, 그 대안으로서 사회주의를 제안하는 것이다.

서진이엔지 하청노동자와의 간담회를 하고 난 후에 우리는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반자본주의 선전전을 했다. 이 당시에 내가 발언을 했었다. 발언했던 내용을 설명하자면, 최근에 고등학교 동창이고 서울에서 자취하고 있는 친구를 만났는데, 공부를 열심히 해서 대학에 간 것이 억울하다고 했다. 친구의 중학교 동창은 특성화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특성화고 전용 전형으로 한 학기 동안 공부해서 바로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고, 다른 중학교 동창 하나는 울산에 있는 대학교에 진학하여 지방할당제의 혜택을 받아 공기업 입사 준비를 한다는 것이었다. 친구는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비교하며 자신의 노력이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아 억울하다고 했다. 이렇게 자본주의는 경쟁을 과열시키고, 청년들끼리 일자리를 가지고 서로 싸우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 노동시간을 주 30시간으로 단축하여 일자리를 나누는 것이 중요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자본가들은 최대한의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적은 수의 노동자를 고용하여 장시간 노동을 시킨다. 하지만 노동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나누면, 고용되어 있는 노동자들은 과로에서 벗어날 수 있고, 청년들은 실업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는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다. 과도한 노동으로 인해 근육이 녹아버리는 노동자들이 부지기수로 생기고 있는 상황에서, 이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전전 후 저녁식사를 하고 울산 노동자학습관에서 현대중공업 원하청 활동가들과 청년 활동가들의 반자본주의 좌담회를 가졌다. 좌담회에서는 원하청 공동투쟁에 대한 평가와 과제, 노동자와 청년이 반자본주의 투쟁을 하는 이유가 다루어졌다. 연대방문단의 황종원 단장 동지가 청년이 반자본주의 투쟁을 하는 이유에 대하여 발제를 하였다. 청중으로는 현대중공업의 청년 노동자들도 참여했다. 이 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 내용이 아주 인상 깊었다. 그 청년들은 둘 다 24살로, 다른 지방에서 울산으로 일을 하러 온 분들이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신들의 부서 동료들 중에서 가장 나이 차이가 적게 나는 분들이 40대라고 하셨다. 그 이야기를 듣고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동시에 이런 나이 차이가 가능한 이유는 그만큼 청년 고용을 별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을 하고 싶은데도 실업에 시달리는 청년 노동자들은 많고, 서진이엔지 노동자들처럼 부당하게 해고를 당한 노동자들도 많다. 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주 30시간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하여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 그리고 회사 내에서 회사에 맞서 싸우는 청년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더 열심히 투쟁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 일정을 끝낸 다음에 숙소로 이동하여 취침했고, 다음날 아침이 밝았다.

[사진: 사회주의자]
7월 17일에는 기상하여 아침식사를 한 다음에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농성장에 연대 방문을 했다. 내가 울산 출신이고 나의 지인 중에서도 울산과학대에 다니고 있는 학생이 있어서 더욱 관심이 갔다. 그분들은 8년이 다 되어가는 시간동안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하고 계신다. 2014년 6월 16일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20여명은 당시 최저임금이었던 시간당 5,210원인 급여를 시간당 6,000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이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 노동자들을 부당하게 해고하고, 이에 맞서 싸운 지가 무려 8년이다. 학교는 농성장을 네 번이나 강제철거했고,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해 노동자들에게 한 명 당 8,200만원의 배상금을 지불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투쟁을 이끄는 김순자 위원장이 도움을 구하기 위해 총학생회를 찾았을 때 들은 말은 “당신들을 도와주면 취업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2015년에는 울산과학대 총학생회가 청소노동자들에게 천막농성 중단을 요구하는 항의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나는 이러한 총학생회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울산으로 오는 버스에서 보았던 영화 <파업전야>에서 한수의 모습이 떠올랐다.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여 결국은 자신들의 동료와 맞서 싸우는 것이다. 사실상 학생과 청소노동자 둘 다 학교에 비해 약자의 위치에 서 있다. 심지어는 총장선출권조차 제대로 보장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내가 다니는 한국외대에서는 올해부터 학생도 투표를 할 수 있는데, 반영 비중은 5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95퍼센트는 각각 교수가 90퍼센트, 교직원이 5퍼센트이다. 울산과학대 총학생회 학생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결국 자본주의의 모순을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주의를 거리에 나가서 알리고, 학습강좌를 여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김순자 위원장은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이 처해있는 상황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하셨다. SNS를 활용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이 문제를 널리 알리고 함께 투쟁해나가야겠다.

다음으로는 울산 버스 활동가 연대회의와의 간담회가 있었다. 여기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적자비용을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제도를 악용하는 자본가의 추태였다. 버스요금에서 적자가 나면 해당 비용의 80%를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제도가 있다. 여기에서 만약에 적자가 100원이라면 신고를 120원 이상으로 부풀려 80%가 되어도 100원보다 오히려 더 많이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2015년 10월 6일 이언주 전국회의원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시내버스회사들은 버스준공영제 하에서 버스운영비용을 서울시로부터 모두 지급받고 있음에도 2010년~2014년까지 노동자들의 퇴직금이나 임금을 19억 2천만 원이나 체불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백신을 맞은 버스운전 노동자들에게 유급휴가를 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버스 운행 중에 백신의 부작용이 나타난다면 승객들의 안위 또한 위험해지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간담회 후에 꽃바위 버스 차고지 입구에서 반자본주의 선전전을 했다. 한 동지께서 차고지에 있는 동료들에게 다 들리는 것 안다면서, 왜 모른 척 하냐면서, 함께 맞서 싸우자고 했던 것이 인상 깊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이런 부당한 상황을 아예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피켓을 들고 서 있는데 한 버스 운전 노동자분께서 차고지에서 버스를 몰고 나오면서 우리를 향해 손인사를 해주시기도 하셨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모두가 연대하여 투쟁하기 위해서는 조직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2021년 노동자-청년 반자본주의 울산지역 연대방문은 그러한 조직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모든 민중이 연대하여 반자본주의를 외치고, 나아가 사회주의를 외칠 수 있도록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차원에서 노력하고, 개인 차원에서도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연대 방문은 그러한 측면에서 성공적이었고, 반자본주의 노동자-청년 연대의 앞으로 나아갈 길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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