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과 뻔뻔함의 이유―낡은 기득권 자본가정치세력 민주당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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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시스]

꼼수 당헌개정이 책임정치?

10월 3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당헌개정에 착수했다.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하여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의 기존 당헌에 “단 전 당원 투표로 달리 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추가하기 위함이었다. 민주당이 갑자기 당헌을 고치기로 한 까닭은 오는 2021년 4월 서울·부산 시장 재·보궐 선거에 후보를 공천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대중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의 이유가 민주당 소속 시장 오거돈과 박원순의 성추행 혐의와 관련 있었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이들이 개정하려는 조항은 지난 2015년 문재인이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시절 새누리당 소속 군수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사퇴한 것을 비판하며 만든 것이었다. 당헌개정에 대한 비판에 당대표 이낙연은 “후보를 내는 것이 책임정치”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속전속결로 치러진 당원 투표의 결과, 86.64%의 찬성으로 당헌은 개정됐다. 하지만 전 당원 투표라는 말이 무색하게 투표율은 26%에 불과했다. 오죽하면 당 내에서 ‘이제는 국민의힘보다 낫다는 자부심도 잃었다’는 의미심장한 반응까지 나올 정도였다. 결국 민주당은 자신들이 내세우던 원칙마저 시장 자리를 위해 내던져버린 것이다. 이에 대한 수구세력의 비판이 계속되자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탄핵 후) 조기 대선에서 국민께 일언반구도 없이 뻔뻔하게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꿔 대통령 후보를 공천했다”는 논평을 내며 스스로를 합리화했다.

사실 민주당의 이런 행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조국의 법무부장관 임명을 둘러싸고 벌어진 이른바 ‘조국 사태’는 그토록 개혁과 정의를 외쳤던 인사조차 불평등한 사회의 꼭대기에서 온갖 혜택을 누리고 살아왔다는 것을 폭로했다. 그러나 대중들이 느낀 박탈감 앞에서 민주당은 “불법은 아니었다”, “관행이었다” 따위의 변명만 늘어놓을 뿐이었다. 그것으로 모자라서 ‘검찰적폐’와 ‘언론적폐’를 들고 와 수구세력과의 정쟁을 이어가고 있다.

그후에도 민주당은 스스로의 기득권을 계속 ‘셀프 폭로’했다. 주택문제에 대한 노동자 민중의 불만이 높아지자 문재인은 “투기를 잡겠다”며 고위 공직자들에게 “다주택 소유분을 처분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민주당의 다주택보유자들은 ‘집이 아닌 직’을 내놓거나, 서울의 ‘똘똘한 한 채’만 남기고 비교적 싼 집을 처분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노동자 민중이 겪는 주거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져가는 상황에서 주택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자유주의자들은 면모는 투기꾼이자 ‘알뜰한 건물주’였던 것이다.

이러한 모습들은 민주당으로 대변되는 자유주의자들 또한 수구세력과 함께 자본주의 사회의 기득권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대중들의 눈에는 ‘그 놈이 그 놈’인 것이다.

민주당은 꾸준히 할 일을 해왔다, 자본가 입장에서!

지난 10월 25일, 삼성의 자본가 이건희가 ‘공식적으로’ 사망했다. ‘가족장’으로 치러진 장례식장에는 정권의 고위관료들과 여야 핵심인사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재밌는 것은 ‘재벌이 문제다’라고 얘기했던 민주당 소속 인사들의 반응이었다. ‘재벌해체’를 공공연하게 외치고 다녔던 경기도지사 이재명은 개인 SNS 계정에 “질곡의 현대사에 고인이 남긴 족적을 돌아보고 기억하겠다”며, “기업들이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회가 공평하고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경영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야말로 고인의 넋을 기리는 일이자 우리가 짊어져야 할 과제일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평소 ‘삼성저격수’를 자처했던 민주당 박용진은 이건희에게 조문을 다녀온 뒤, ‘우클릭’이라는 비판이 일자 “국민의 삶을 바꾸려면 운동장을 넓게 써야한다”는 식의 대답으로 뭉개고 넘어갔다. 삼성 임원 출신인 민주당 양향자의 “손톱만한 반도체에 세계를 품으신 분”이라는 찬사는 담백하게 여겨질 정도였다.

사실 민주당이 ‘재벌 개혁’을 외치며 부르짖은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경영환경’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철저하게 자유주의자들의 이상에 근거한 것이다. 자본의 이윤이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를 전제한다는 점에서 미루어볼 때, 이들의 주장은 ‘공정한 착취 경쟁이 가능한 경영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일 뿐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민주당은 노동자들의 삶과 관련된 공약들을 후퇴시켰다. ‘최저임금 1만원 정책’은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산입으로 누더기가 됐고, ‘비정규직 제로’ 선언은 자회사를 밀어붙이며 산산조각 났다. 급기야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마저 ‘산안법 개정’으로 가닥을 잡으며 원청과 사용자에 대한 처벌이 아닌 벌금 부과로 퉁치려 하고 있다. 착취와 죽음, 차별로 얼룩진 노동자들의 현실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손 댈 생각이 없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비정규직을 만연화시킨 파견법과 비정규직 보호법이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작품이며,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을 일상화시킨 정리해고법과 공공부문 민영화 또한 IMF를 극복하기 위해 김대중 정부가 도입한 것이었다. 자유주의 세력 민주당에게 있어 위기는 언제나 ‘자본 이윤의 위기’였으며, 그 유일한 해결 방안은 노동자 민중의 생존을 흔드는 것뿐이었던 것이다. 무릇 급할 때 제일 손 뻗는 방향이 그들의 본질을 증명하는 법이다.

나가며

자본주의의 위기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노동자 민중의 고통 또한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곳곳에서 민주당의 ‘배신’을 이야기하고 있다. 심지어 ‘변질’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앞서 살펴봤듯 민주당은 이미 불평등한 자본주의 체제의 꼭대기에서 철저히 단물을 빨아먹는 기득권 세력이다. ‘변질’이 문제가 아니라 ‘자유주의 세력’이라는 ‘본질’이 문제인 것이다. 수구세력과의 오랜 경쟁 또한 자본가 세력 내에서의 ‘자리싸움’에 불과했다. 수구세력이 정치적으로 재기가 힘들어진 상황에서 이제 자유주의 세력이 기댈 곳은 사라지고 있다. 책임을 회피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이다.

더 이상 민주당을 ‘규탄’하거나 그들의 ‘각성’을 촉구하지 말자. 양들이 아무리 규탄한다고 이리 떼는 사냥을 멈추지 않는다.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이 폭발하고 있는 지금, 저들은 자기 자리에 서서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 더 이상의 고통을 끝장내려면 노동자 민중 또한 서야 할 자리에서 해야 할 싸움을 만들어야 한다. 오래된 길의 끝에 낭떠러지만 기다린다면, 이제는 새로운 길을 뚫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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