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말로 레닌의 『제국주의, 자본주의의 최고 단계』를 학습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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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917년 출판된 레닌의 『제국주의, 자본주의의 최고 단계』 러시아 초판본 표지]

1. 레닌이 『제국주의, 자본주의의 최고 단계』를 쓴 주된 실천적 목표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참 진행 중이던 1916년 레닌은 『제국주의, 자본주의의 최고 단계』(이하 『제국주의론』)를 작성하였다. 레닌은 이 저작에서 제1차 세계대전이 제국주의전쟁임을 폭로하였다. 또한 당시 제2인터내셔널의 지도부 다수가 사회국수주의자가 되어 제국주의 전쟁에 찬성한 것은, 이들이 지배계급이 식민지초과이윤의 일부로 매수한 노동귀족의 이해를 대변하였기 때문이라고 폭로하였다. 이 두 가지가 이 저작에서 가장 실천적으로 중요한 주제들이다.

레닌이 『제국주의론』을 쓰게 된 것은 제2인터내셔널이 반전원칙을 훼손하고 배신의 길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1889년 창립된 제2인터내셔널은 이전 사회주의운동의 반군국주의, 반전의 투쟁 원칙과 전통을 계승하였을 뿐만 아니라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기 전에 개최된 세 번의 대회에서 군국주의와 제국주의 전쟁에 반대하는 결의를 채택하였다. 제2인터내셔널은 1907년 슈투트가르트 대회에서 다음과 같은 유명한 슈투트가르트 반전 결의를 채택하였다.

대회는 지금까지 인터내셔널의 여러 대회에서 채택된,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에 반대한 제결의안을 승인하고, 군국주의에 반대하는 투쟁이 일반적으로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계급투쟁과 분리될 수 없음을 여기에 거듭 선언한다.

자본주의국가들 사이의 전쟁은 각국이 세계시장을 획득하기 위해 경쟁하고 투쟁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왜냐하면 각국은 이미 소유하고 있는 시장을 확보하고자 애쓸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정복하고자 애쓰기 때문이며, 그 가운데서 외국의 주민과 국가를 예속시키는 것이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전쟁은 끊임없는 군비경쟁 때문에 일어난다. 군비경쟁이야말로 부르주아지의 계급지배와 노동자계급의 정치, 경제적 예속의 주요한 도구인 군국주의의 특징이다.

전쟁을 촉진하는 것은 지배계급이 자기 이익을 위해 문명국민들 사이에 체계적으로 조장하고 있는 민족적 편견이다. 지배계급이 그렇게 하는 것은 프롤레타리아대중의 눈을 그들 자신의 계급적 제 문제 및 국제적, 계급적 연대의 의무로부터 딴 데로 돌려놓기 위해서이다.

그 때문에 전쟁은 자본주의의 본질 그 자체의 하나이다. 자본주의 경제질서가 폐지되든가, 또는 군사기술의 진보에 의한 사람과 돈의 다대한 희생 및 군비가 야기하는 분노가 여러 국민을 재촉하여 이 질서의 폐지에 나서도록 할 때 비로소 전쟁은 없어질 것이다. (중략)

만약 전쟁발발의 위험이 다가올 경우, 그 국가의 노동자계급과 그 의회대표의 의무는 국제 사무국의 통일적인 활동에 도움을 받으면서 가장 효과적인 수단들을 사용하여 전쟁의 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그러한 수단은 물론 계급투쟁과 일반적 정치정세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취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이 발발했을 경우, 그들의 의무는 전쟁의 신속한 종결을 지향하여 간섭함과 함께, 전쟁이 야기한 정치, 경제적 위기를 이용하여 국민을 분기시켜 그것에 의해 자본주의적 계급지배의 철폐를 앞당기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것이다.(강조는 인용자)

슈투트가르트 대회의 반전 결의는 1910년에 개최된 코펜하겐 대회에서도 재확인되었다. 이 대회에서는 원래 차기 대회를 1914년에 개최하기로 결정하였지만 국제정세가 매우 긴박하게 돌아가자 1912년 바젤에서 임시회의가 소집되었다. 당시 제국주의열강들과 그 위성국들 사이에는 급속히 긴장이 고조되고 있었다. 1911년 7월 독일과 프랑스 사이에 모로코분쟁이 발생했고, 이어 트리폴리를 둘러싸고 이탈리아-터키전쟁이 발생했다. 1912년에는 발칸국가들 사이에 전쟁이 발발하였는데 이는 3국 동맹과 3국 협상 사이 전쟁의 전초전 성격을 띠었다. 바젤회의는 발칸전쟁의 확대를 막고 유럽의 전면적인 전쟁의 발발을 방지하기 위해 소집된 회의였다. 이 회의에서 제2인터내셔널은 바젤 선언을 채택하였다. 바젤선언은 전쟁이 임박한 시기의 결의로서 매우 구체적인 행동결의를 담고 있었다.

이처럼 제2인터내셔널은 세 번의 대회 결의를 통해 다가오는 전쟁이 제국주의전쟁임을 분명히 하고 이 전쟁을 막기 위해 투쟁하고, 그러함에도 전쟁이 발발하면 전쟁이 야기하는 위기를 이용하여 사회주의혁명을 위한 투쟁에 나서기로 결의하였다. 그래서 만약 이 결의대로 실천되었다면 제1차 제국주의세계전쟁은 저지되거나 발발했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세계사회주의혁명에 의해 중단되고 혁명으로 이어지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의 역사는 이렇게 진행되지 못하였다. 전쟁이 발발하자 제2인터내셔널의 다수파를 형성하고 있던 기회주의자들은 지금까지의 결의와 선언들을 종잇조각처럼 내팽개친 채 노동자계급을 배신하고, 자국의 부르주아지를 따라 ‘조국방어’를 뻔뻔스럽게 외치기 시작하였다. 제2인터내셔널의 주도세력인 독일사민당의 의원들 전원은 8월 4일 제국의회에서 부르주아지와 융커와 함께 임시군사예산에 찬성표를 던졌다. 오스트리아-헝가리, 프랑스, 영국, 벨기에 등의 사회주의당들도 독일 사민당의 길을 뒤따라 자국부르주아지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였다.

이들은 자국의 노동자계급으로 하여금 형제인 교전국의 노동자계급을 학살할 것을 선동함으로써 결국은 노동자계급 전체를 대량살육의 장으로 내몰았다. 이들은 말로는 사회주의를 떠들면서 행동으로는 자국 부르주아지의 부르주아민족주의를 추종하여 노골적인 국수주의자인 사회국수주의자들로 전락하였다. 카우츠키, 롱게, 마르토프 등 중앙파는 에베르트, 샤이데만, 레긴, 게드, 플레하노프 등 사회국수주의자들의 옹호자, 대변자가 되었다. 이들은 입으로는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떠들었지만 행동으로는 사회국수주의자들과의 통일을 주장함으로써 대중들에게 사회국수주의자들의 본질이 밝혀지는 것을 방해하고 이들이 영향력을 유지하도록 도왔으며, 이들을 완전한 정치적 파산몰락으로부터 구원하였다.

제국주의적 전쟁에 대해 원칙적이고 혁명적인 노동자계급적 입장을 지키고 투쟁한 것은 소수의 혁명적 사회주의자들뿐이었다. 세르비아 사회주의자들은 7월 31일 국회에서 임시군사예산에 반대투표를 하였다. 8월 8일 러시아의 볼셰비키 의원들은 제4차 두마에서 임시군사예산에 반대하여 투표하였을 뿐만 아니라 대중들에게 적극적으로 혁명적 선전을 행하였다. 불가리아 사회민주노동당(Tesnyaks)은 1914년 7월의 대회에서 불가리아 부르주아지의 병합 기도를 비난하고, 그들에게 발칸 연방 공화국 요구로 반대하였다. 디미트로프는 국민 의회에서 불가리아 국수주의를 공격하였다. 12월 2일 독일 제국의회에서 리프크네히트가 제국의회에서 유일하게 제국주의전쟁에 대하여 반대함을 선언하였다. 당시 국제적으로 이들은 소수였지만 어려운 조건을 구실로 타협하지 않고 매우 용감하고 단호하게 행동함으로써 노동자계급의 국제주의적, 혁명적 흐름이 여전히 힘있게 살아있음을 대중들에게 보여주었으며 이후 찜머발트 좌파를 구성하여 제3인터내셔널의 맹아가 되었다.

『제국주의론』은 이러한 주객관적 조건에서 ‘기회주의자들의 전쟁 옹호와 궤변에도 불구하고 당시 진행 중인 전쟁의 본질은 제국주의 전쟁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다시 확인하고 ‘제2인터내셔널의 지도부 다수가 사회국수주의자가 되어 제국주의 전쟁에 찬성한 것은, 이들이 지배계급이 식민지초과이윤의 일부로 매수한 노동귀족의 이해를 대변하였기 때문’이라고 폭로하였다. 『제국주의론』은 이러한 절박한 실천적 목표를 갖고 쓰인 저작이다. 이러한 실천적 목표를 인식하고 이 저작을 읽으면 이 저작의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왜 레닌이 카우츠키의 초제국주의론을 그토록 치열하게 폭로하는지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실천적 목표를 추구하면서 레닌은 제국주의의 경제적 본질이 독점자본주의라는 것을 당시 입수할 수 있었던 자료들을 통해 설득력 있게 입증하고 있다. 또한 제국주의가 자본주의의 최고단계로서 프롤레타리아 사회혁명의 전야라는 것도 밝히고 있다. 이때 레닌은 맑스가 『자본론』에서 사용한 변증법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면 다음 2번 항목에서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며 『제국주의론』의 주요내용을 요약해 보도록 하겠다.

2. 『제국주의론』의 주요내용

① 『제국주의론』에서 레닌이 가장 먼저 밝힌 것은 생산의 집적에 의해 독점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경쟁은 독점으로 전화한다. 그 결과 생산의 사회화가 현저하게 진전된다. 특히 기술의 발명이나 개선과정도 사회화된다.(레닌, 『제국주의론』,53쪽, 백산서당, 이하에서는 모두 이 책자를 인용한다.)

자본주의는 제국주의단계에 이르러 생산의 전면적인 사회화에 바짝 접근한다. 말하자면, 자본주의는 자본가들을 그들의 의지나 의식에 반하여 어떤 새로운 사회질서, 곧 완전한 자유경쟁으로부터 완전한 사회화로의 과도적인 질서로 끌어들이는 것이다.(53쪽)

독점! 이 단어는 ‘자본주의 발전의 최근국면’을 정확히 표현해주고 있다.(58쪽)

여기서 특별히 주목해야 할 점은 경쟁이 그 대립물인 독점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경쟁 자체가 독점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독점은 이런 의미에서 자본주의 발전의 산물이다. 독점은 생산의 사회화가 크게 진행된 것을 의미하며 그만큼 사회주의의 물질적 조건이 성숙한 것을 의미한다.

② 레닌이 다음으로 밝힌 것은 은행이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되고 은행자본과 산업자본이 유착하여 금융자본이 발생했다고 하는 것이다.

은행업무가 발전하고 소수의 수중으로 집적됨에 따라, 은행은 중개자라는 소극적 역할로부터 탈피하여, 거의 모든 자본가와 소경영주의 화폐자본 및 한 나라 혹은 여러 나라의 생산수단과 원료자원의 대부분을 지배하는 강력한 독점체가 된다.(59쪽)

소수의 자본가를 위해 당좌계정을 개설할 때 은행은 이를테면 순수히 기술적이고 완전히 보조적인 활동을 한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이 엄청난 규모로 성장하면, 한 줌의 독점체가 전체 자본주의사회의 모든 상업적·산업적 활동을 그들의 의지에 종속시키게 된다.(64쪽)

은행업 발전에서의 마지막 말도 역시 독점이다.(70쪽)

은행의 새로운 역할과 함께 은행과 산업 사이의 유착은 강화된다.

생산의 집적, 이로부터 생겨나는 독점체, 은행과 산업의 합병 혹은 유착, 이러한 과정이 바로 금융자본의 발생사이며 금융자본이라는 개념의 내용이다.(78쪽)

이어서 레닌은 금융과두제를 여러 자료들을 사용하여 밝히고 있다. 지주제도에 이어 레닌은 금융자본이 회사설립, 유가증권의 발행, 국채 등을 통하여 점점 늘어나는 막대한 이윤을 얻으며, 금융과두제의 지배를 강화하고 전체 사회로부터 공물을 징발하여 독점체를 살찌우는 예를 들고 있다.

③ 레닌은 구자본주의의 전형이 상품 수출이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독점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최근단계의 전형은 자본수출이라는 것을 밝혔다.

자본수출은 20세기 초에 막대한 규모에 이르렀다. “이것이 곧 세계의 대다수 나라와 민족에 대한 제국주의적 억압과 착취의 토대이며, 한 줌밖에 안 되는 부유한 국가들의 자본주의적 기생성의 토대인 것이다!”(95쪽)

자본수출국들은 은유적인 의미에서 자기들 간에 세계를 분할했다. 그러나 금융자본은 세계를 실제로 분할한 것이다.(95쪽)

④ 레닌은 자본수출에 이어 독점자본가 단체들에 의한 세계분할을 자료를 통해 구체적으로 밝혔다.

⑤ 그런데 세계분할은 종국에는 자본주의 거대열강에 의한 전세계의 영토적 분할과 그 완료에 이르게 된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한데 영토적 분할이 완료되고 나서 남는 것은 재분할밖에 없고 제국주의 하에서 재분할(이미 남이 갖고 있는 것을 자기 것으로 하는 것)은 힘에 의해서만, 전쟁에 의해서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레닌은 『제국주의론』의 서문에서 이 소책자를 ‘짜르의 검열을 의식하면서’ 썼다고 밝히고 있다. 때문에 표현이 제약된 부분이 많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레닌의 다음 구절은 재분할이 전쟁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을 레닌이 분명하게 표현한 부분이다. 이를 통해 레닌은 당시 진행 중인 전쟁이 제국주의 전쟁임을 말한 것이다.

“한편으로는 생산력의 발전과 자본축적 간의 불균형, 다른 한편으로는 식민지분할과 금융자본의 세력권 간의 불균형을 극복하는 방법으로서, 자본주의 하에서 전쟁 이외에 어떠한 것이 있을 수 있겠는가?”(132쪽)

⑥ 제국주의는 자본주의의 독점단계이다.

이상에서 밝힌 내용들을 총괄하며 레닌이 내린 결론은 제국주의는 자본주의의 독점단계라는 것이다.

제국주의의 정의를 내리면서 이와 관련해서 레닌은 카우츠키를 비판하고 있는데 이중 초제국주의에 대한 비판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카우츠키는 레닌이 인용한 것처럼 “순수히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면, 자본주의가 새로운 국면, 즉, 카르텔 정책이 대외정책에까지 확장되는 초제국주의의 국면을 거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레닌에 의하면 “이 초제국주의, 곧 초월 제국주의 국면이란 곧 전세계 제국주의들 간의 투쟁이 아닌 연합의 국면이고, 자본주의하에서 전쟁이 종식되는 국면이며, “국제적으로 연합한 금융자본에 의한 세계의 공동착취”가 일어나는 국면을 말한다.”(127쪽)

레닌의 초제국주의에 대한 비판의 요점은 20세기 초 구체적인 경제현실이 이를 반박한다는 것, 카우츠키가 “사람들의 주의를 현존하는 심각한 대립으로부터 다른 데로 돌리려는 반동적인 목적”으로 이런 추상을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 카우츠키가 제국주의세계대전이 진행되고, 이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며 고통을 겪고 있는 와중에 이의 본질을 폭로하고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 초제국주의론으로 초점을 흐리고 전쟁을 반대하는 투쟁에 나서지 않은 채 국제카르텔에 의한 평화로운 자본주의의 가능성이라는 헛소리를 늘어놓은 것에 대한 레닌의 분노는 바로 앞에서 인용한 구절, “식민지 분할과 금융자본의 세력권 간의 불균형을 극복하는 방법으로서, 자본주의 하에서 전쟁 이외에 어떠한 것이 있을 수 있겠는가?”에서 독자들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⑦ 레닌의 『제국주의론』은 연이어 자본주의의 기생성과 부후화를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제국주의의 한 측면은 기생성이다. 레닌은 독점이 새로운 기술의 도입을 막는 사례로 오웬스의 병 제조 특허권을 들고 있다. 오웬스의 병제조법은 혁명적인 것이었는데 독일의 병 제조업 카르텔이 그것을 사들여 묵혀두고 그 이용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레닌은 제국주의에서 금리생활자 계층의 비정상적인 성장, 금리생활국가의 발생을 기생성의 출현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 이 기생성은 노동운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이것은 제2인터내셔널 지도부 다수의 배반과도 연결되어 있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러한 거대한 초과이윤 중 일부를 사용하여 노동자지도부와 노동귀족 상층부를 매수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리고 ‘선진’국 자본가는 실제로 이러한 일을 하고 있다. 즉 그들은 직접·간접으로, 또 공개·비공개로 그들을 매수하고 있는 것이다.
이 부르조아지화한 노동자층 혹은 ‘노동귀족’층은 매우 속물적인 생활양식, 소득규모, 세계관을 가지고 있으며, 제2인터내셔널의 주요한 지주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노동계급운동에 있어서 부르조아지의 실질적인 하수인이자 자본가계급의 노동관리인이며, 개량주의와 배외주의의 실질적인 전달자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프롤레타리아트와 부르조아지 사이의 내전에서 필연적으로, 그리고 적지 않은 수가 부르조아지의 편에 가세하며, ‘코뮌파’에 대항하여 ‘베르사이유파’에 참여한다.
이러한 현상의 경제적 근원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 정치적·사회적 의미를 올바르게 평가하지 못할 때 우리는 공산주의운동 및 임박한 사회혁명의 실천적 임무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39쪽)

제국주의는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특권층을 창출하여 이들을 광범한 프롤레타리아트 대중으로부터 분리시키는 경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141쪽)

수많은 산업분야 중에서 어느 한 분야, 또는 수많은 나라 중에서 어느 한 나라의 자본가들이 높은 독점 이윤을 수취함으로써, 이들은 경제적으로 노동자의 특정 부분, 때로는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노동자들까지도 매수할 수 있으며, 이들 노동자를 다른 모든 노동자들과 대립시켜 특정 산업분야 또는 특정 나라 부르조아지의 편으로 회유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세계의 분할을 위한 제국주의 나라들 간의 대립과 격화는 이러한 경향을 더욱 강화한다. 이렇게 해서 제국주의와 기회주의의 결합이 이루어진다.(164쪽)

여기서 가장 위험한 사람들은, 기회주의에 대한 투쟁과 불가분하게 결합하지 않을 경우 제국주의에 대한 투쟁은 사기와 협잡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 자들이다.(164쪽)

⑧ 제국주의는 프롤레타리아 사회혁명의 전야이다.

레닌은 『제국주의론』의 마지막 장에서 제국주의의 역사적 위치를 규정한다. 레닌은 제국주의를 이행기의 자본주의, 사멸해가는 자본주의로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제국주의를 자본주의체제로부터 보다 높은 사회경제적 질서로의 과도형태로 규정하고 이로부터 “제국주의는 프롤레타리아 사회혁명의 전야”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점을 사회주의자의 용어로 앞의 내용들과 결합해서 다시 요약해서 표현하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자본주의의 경쟁은 독점을 만들어내었다. 이 독점은 생산의 사회화의 산물이자 사회화를 더욱 촉진한다. 독점은 은행자본과 융합하여 금융자본을 발생시키고 금융자본은 생산의 사회화를 더욱 더 높은 단계로 이끌었다. 금융자본의 발전과 함께 금융과두제의 지배가 강화되었다. 독점이 지배하는 자본주의에서 자본수출이 급증하고 금융자본가 단체들은 세계를 분할하였다. 세계분할은 종국에는 자본주의 거대열강에 의한 전세계의 영토적 분할에 이르렀다. 20세기초에 영토적 분할은 완료되고 재분할을 둘러싼 제국주의 열강의 대립은 제1차 세계대전을 가져왔다. 제국주의에서 자본주의의 기생성과 부후성은 두드러진 측면이 되었다. 제국주의는 생산의 사회화와 사적 소유 사이의 모순을 극단적으로 심화시켰다. 생산의 사회화의 급속한 진전과 사적 소유 사이의 모순은 사적 소유의 폐기를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제국주의는 사멸해가는 자본주의로 자본주의체제로부터 보다 높은 사회경제적 질서로 가는 과도형태이며 제국주의는 프롤레타리아 사회혁명의 전야이다.

3. 지금 『제국주의론』을 학습해야 하는 이유

『제국주의론』은 제1차 세계대전이 진행 중이던 1916년에 쓰여 진 저작으로 이후 세계사회주의운동에 많은 영향을 미치었다. 『제국주의론』은 1920년에 코민테른 제2회 대회에서 채택된 「민족·식민지문제에 대한 테제」와 함께 전세계 민족해방투쟁에 많은 영향을 미친 문건이기도 하다.

이미 100여 년 전의 문건이지만 『제국주의론』은 여전히 현재적인 저작이다. 그 이유는 제국주의가 역사에서 사라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아직도 전세계 민중과 피억압민족을 착취 억압하며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제국주의세력이 만들어내는 전쟁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제국주의의 본질을 인식하는 데에서 『제국주의론』만큼 과학적 지침을 주는 문건은 아직 없다.

이미 한국에서도 광주민중학살을 자행한 전두환 일당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경험하면서 미국을 무조건 우호적으로 보는 시대는 오래 전에 지나갔다. 이미 대중들은 한반도의 분단에 가장 책임이 큰 세력이 미국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반도가 반미의 무풍지대였던 시대도 이미 오래전에 지나갔다. 그리고 이제 미국 대통령의 입에서도 미군철수가 가볍게 나오는 시기가 되었다.

그런데 미국이 왜 한반도를 분단시켰고 왜 미국이 문제인지, 왜 미국은 미일동맹을 축으로 하여 여기에 한국을 보조자로 집어넣고 있는지, 왜 미국은 끊임없이 동북아의 위기를 조장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알려면 우리는 미국이 제국주의국가이며 제국주의국가 중에서도 가장 패권주의적인 제국주의국가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여야 한다.

한반도 문제가 해결의 조짐을 보이면서 현재 우리는 『뉴욕타임즈』와 같은 미국의 주류 언론들이 북미회담에 대해 매우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잘 알게 되었다. 이들뿐만 아니라 미국 내 많은 세력들이 한반도의 현상유지를 바라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현실에서 이들이 미국의 제국주의적 이해를 유지하기 위해 겉으로의 표현과 달리 매우 제국주의적 행태를 보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시기에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인식하기 위하여 제국주의의 본질이 독점자본주의이며 이러한 점에서 미국의 많은 세력이 제국주의적 행태를 보이는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점을 『제국주의론』을 통해 정확히 알아야 한다.

또한 민족주의적 시각에서 나오는 반미의식은 한계가 있으며 단순한 반미가 아니라 제국주의로서의 미국에 반대하는 태도를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동안 진행되어온 반미투쟁의 많은 부분이 반제국주의적 관점이 불분명하여 철저하지 못하였다. 우리는 미국일반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며 미제국주의에 반대하는 것이고 미국의 민중은 우리의 연대세력으로 대하여야 한다. 그리고 미국의 제국주의적 행태가 미국 독점자본과 군수산업자본, 군산복합체의 이해와 밀접히 결합되어 있다는 것을, 미국 자본주의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인식하고 투쟁해야 한다. 때문에 우리의 반제국주의투쟁은 당연히 반자본주의 투쟁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자본주의는 이미 오래전에 독점자본주의단계에 돌입하였으며, 이로 인해 제국주의적 특성을 보이고 있다. 이런 특성과 함께 『제국주의론』에서 폭로한 기회주의와 노동귀족 현상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이를 레닌이 말한 것처럼 우연한 현상으로 바라보지 말고 그 근원을 파헤쳐야 한다.

이 모두는 우리가 지금 『제국주의론』을 학습해야 하는 이유이다. 『제국주의론』은 활동가들조차 생각만큼 많이 읽지 않은 저작이다. 많은 사람들이 『제국주의론』이 『자본론』의 연장선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 못하다. 다행인 것은 『제국주의론』은 『자본론』보다 훨씬 책의 부피도 작고 쉽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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