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에 포위됐다’? 자유주의 정권의 본질을 감추는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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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문재인 정권, 계급적 본질이 드러나다

현 정권의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올해 5월의 여론조사에서 역대 대통령 최고의 지지율인 83%를 기록했지만, 그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더니 이번 8월의 여론조사에서는 50%대까지 떨어졌고,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도 55%에서 40.6%로 떨어졌다. 다만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아직 20%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위안꺼리일 뿐이다. 올해 초의 지지율은 남북정상회담의 영향이 컸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이후 지속적인 지지율의 하락은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이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 즉 촛불 투쟁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한편 그들의 무능한 계급적 본질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지지자들이 떠나고 있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최저임금 산입범위의 확대로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시킨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주휴수당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국민연금 개편안이나 양승태의 사법거래에 대한 태도, 국회의원 특활비 폐지 관련 여, 야 야합 등 역시 지지율 하락에 기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먹고 사는 문제는 그 문제대로, 정치적 개혁은 적폐세력 핑계를 대며 제대로 풀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개혁을 통해서 지지율 반등을 꾀하는 것이 상식적인 태도로 볼 수 있지만, 문재인 정권은 그러지 않고 있다. 보다 더 확실하게 우회전하고 있다. 바로 삼성 이재용에게 머리 숙인 경제부총리의 모습과 은산분리 정책을 직접 챙기는 것, 최근 발표된 20개 항목의 규제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 그것이다. 반면 선거 때 내걸었던 모든 개혁 공약은 파기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정권의 본질에서 나오는 문제를 남 탓으로 돌리는 논리들

문재인 정권이 ‘우향우’하고 있는 것만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이제 자신들의 계급적 본질을 드러내는 것일 따름이다. 우리는 그러한 문재인 정권의 본질에 대해 비판하면 된다. 문제는 문재인 정권의 급격한 우경화를 바라보고 있는 속칭 ‘진보개혁’ 세력들의 태도이다. 그들은 문재인 정권이 급격하게 우경화하고 있는 이유를 문재인 정권의 계급적 본질이 아니라 과거 이명박근혜 정권부터  똬리를 틀고 있던 적폐세력이나 관료세력 때문이라는 환상을 유포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그들은  현재의 착취 체제를 유지하려는 문재인 정권에게 면죄부를 주는 한편, 문재인 정권의 성공(?)을 바라고 있다. 이러한 ‘진보개혁’ 세력은 진보가 아니라 문재인 정권과 한 배를 타고 있는 자유주의에 불과하다. 그들의 태도는 계급적 분노를 조직하고 정권에 맞서 투쟁하려고 하는 노동운동의 앞길을 가로막고, 자유주의 정권의 계속 집권에 힘을 모으는 것이다.

“관료들에게 주도권을 뺏기면 안 된다”다며 문재인에게 충언하는 박용진은 이미 진보운동을 배신하고 뼛속까지 더불어민주당이니 그러려니 할 수 있지만, 나름 개혁적인 언론임을 자임하는 『프레시안』은 ‘진짜 권력집단은 관료’ 라는 관점을 유포하고 있고, 지역 진보언론 『뉴스민』조차 문재인 정권이 ‘달콤한 관료주의에 젖어들었다’ 는 시각의 글을 실었다. 이런 식의 기사가 최근 언론에 빈번히 게재되고 있다. 그야말로 혹세무민하고 있는 것이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아래서 체제의 위기를 노동자, 민중에게 전가하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았고 생존권 투쟁조차 폭력적으로 탄압받았는지 모르는가? 얼마나 더 많은 증거를 대야지만 문재인 정권이 노동자, 민중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권이 아니라 자본가계급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믿을 것인가?

적폐세력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적폐세력이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예를 들면 여론의 뭇매를 맞고 폐기될 때까지 여, 야는 자신들이 받던 특활비를 계속 존치시키고자 했다. 그러나 그것도 꼼수라는 것이 드러났다. 이런 여, 야의 결정은 더불어민주당 역시 적폐세력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관료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다고 하지만, 인사권자인 대통령이나 장관의 의지를 거부할 수 있는 관료가 몇이나 있을까? 그것은 인사권자인 대통령이나 장관이 묵인하고 있거나 관료들과 그 궤를 같이하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최근에 국민연금 개정에 대한 논란이 일자 13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대통령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문재인은 “국민연금 문제로 여론이 들끓는다는 보도를 보았다. 일부 보도대로라면 대통령이 보기에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마치 대통령도 모르게 해당기관 관료들이 중요한 국민연금 정책을 추진하려 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 말을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과연 있을까? 논란이 일자 슬쩍 끼어들어 자신의 뜻이 아니라는 비겁한 변명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결국 대통령과 정부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계획과 의지가 문제다. 그런데 그 계획과 의지가 어떠한 내용인지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명령에 따라 집행해야 하고 권력에 머리를 조아리는 것으로 생명을 유지하는 관료집단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정권의 계급적 본질을 꿰뚫어보지 못하게 한다. 이것은 문재인 정권이 성공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나온 정치적 행동이다. 당연히 거기엔 노동자계급의 입장에서 나오는 비판은 존재할 수 없다.

스스로 결단하고 투쟁해야 한다

보수정치세력인 자유주의세력에 무언가를 기대하고, 그들의 힘을 빌려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문제는 수많은 투쟁 과정에서 그 한계와 오류를 경험했는데도 대리주의를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실이 매우 고통스럽고 자신의 투쟁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어 패배주의에 젖는 순간이 많고, 스스로의 힘을 믿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소위 힘있는 정치세력에게(현실에서 힘있는 정치세력은 보수정치인일 수밖에 없다) 기대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높아질 수 있다.

대리주의는 그 대리자의 의지와 계획에 따라 자신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이므로, 노동자계급에게는 계급적 각성을 어렵게 만들어 치명적인 운동의 후퇴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이것은 ‘모든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라는 「공산주의자 선언」의 첫 구절과 ‘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의 힘으로 전취되어야 한다’는 「국제노동자협회 임시규약」의 첫 구절에 담겨있는 노동자계급 해방의 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다. 자본가계급의 위원회에 불과한 보수정치세력 문재인정권에 대한 계급적 태도를 분명하게 하여 그들과 분리된 독자적인 투쟁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노동자계급은 사회의 변화는커녕 자신의 생존권조차 제대로 보장받을 수 없다. 이제 그 지긋지긋한 미몽에서 깨어나야 한다. 문재인 정권의 성공을 바라는 자유주의세력과의 계급적 선긋기가 필요하다. 그래야 우리의 투쟁이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문재인 정권의 성공을 바라는 운동을 할지, 노동자계급의 해방을 위해 투쟁하는 운동을 할지 판단해야 한다. 그때서야 비로소 운동의 나아갈 방향이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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