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세력도 수구세력도 해결 못한 일자리 문제

0
378
[사진: 사회주의자]

지난 20여 년간 역대 정권들은 심각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각종 공약과 정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그 수많은 공약과 정책은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해 왔고, 오히려 상황이 악화되기만 했다.

일자리문제를 핑계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비정규직을 확대한 김대중 정권

이른바 ‘IMF 경제위기’로 실업자가 100만 명이 넘는 역대 최악의 실업난이 발생한 와중에 출범한 김대중 정권은 1998년 3월, “실업문제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그리고 같은 해에는 공공근로사업을 실시하였고, 그 다음 해인 1999년에는 “일자리 창출과 실직자 보호를 위한 실업대책 강화방안”을, 2000년에는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한 저소득층 생활향상대책 수립방안”을 논의하였다. 그러나 김대중 정권의 일자리 정책에는, 사실 이것이 노동자나 실업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본을 위한 것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점이 내재되어 있었다.

우선 실업문제종합대책을 보면, 이 대책의 취지는 “외환시장의 안정을 통하여 금리, 환율의 인하를 도모하고 자금난을 완화함으로써 전반적인 기업경영여건을 꾸준히 개선하고 기업의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것과,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정상경영을 뒷받침하고 기업들의 고용유지를 위한 노력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되어 있다. 그리고 해당 대책에서는 노동자들에 대해 노사정 대타협 정신을 들먹이며 “‘평생 동안 한 직장에서 일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평생 동안 고용되기 위한 스스로의 능력을 개발하도록 노력”, “동료들과 더불어 일하기 위해서는 임금삭감 등 기업의 고용유지 노력에 협조”, “기업이 살아야 직장도 유지될 수 있다는 노사간 동반자 의식을 바탕으로 산업평화 정착에 적극 동참”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는 대량의 실업자를 양산한 구조조정을 노동자들더러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라는 것이었다.

또한 여기에는 외국인투자 촉진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었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은 외국인에 의한 M&A(인수합병) 전면허용, 외국인기업전용단지의 임대료 감면 대상사업 요건 완화, 외국인지분 최저한도 요건 하향조정, 외국인 토지취득제한 폐지 등이다. 일자리문제 해결을 핑계로 외국자본이 한국에서 더욱 쉽게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그 밖에 김대중 정권이 시행한 공공근로사업이나 인턴사원 채용 활성화 정책과 같은 것도 일자리 문제 해결에는 큰 역할을 하지 못하였다. 공공근로사업은 도시가로정비, 쓰레기 처리, 산림정비, 문화유적지 정화, 도서관 자료정리 및 박물관 유물정리 등의 사업을 3개월간 한다는 것으로, 급조된 일자리의 성격이 강한데다가 기간마저 짧은 것이었다. 인턴사원 채용 활성화의 경우도 저임금의 열악한 일자리를 양산하여 자본으로 하여금 노동자에 대한 착취를 강화하는 길을 열어준 정책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김대중 정권은 파견제법 제정 등 본격적으로 비정규직을 대거 늘려나갔다. 그 이후로 한국의 비정규직 숫자는 통계청 공식 통계상으로 2003년 약 462만 명, 2007년 약 579만 명, 2012년 약 605만 명을 거쳐 2019년에는 약 748만 명에 이를 정도로 계속해서 증가해 왔다. 김대중 정권은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자본의 이익을 위해 열악하고 불안정한 일자리만 늘어나게 하는 기반을 닦은 정권이었다.

일자리문제 해결하겠다면서 자본의 편의를 봐준 노무현 정권

김대중 정권의 뒤를 이어 출범한 노무현 정권은 일자리 문제의 해결을 공약하였다. 그러나 노무현 정권의 일자리 정책 역시 자세히 살펴보면 자본의 사업영역을 넓혀주고 노동자에 대한 착취를 더욱 편리하게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정책이었다는 걸 알 수 있다.

노무현 정권은 2004년 3월 16일 “청년실업 종합대책”을 발표하였다. 청년실업 종합대책의 내용은 △단기대책으로 중소기업 취업 주선, 청년 구직자에게 청년채용패키지사업 및 취업캠프 참여 유도, 대학생 중소기업 현장체험 활동 활성화, 연수 및 인턴·직장체험 활성화, 시간제 강사 등 단기일자리 제공, 해외인턴 및 해외연수 프로그램 확대, 대학에게 산학협력연계기업 취업연계 등을, △중장기 대책으로 기업의 투자환경 개선, 외국인 투자 활성화,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대학에서 기업이 원하는 교육과정 도입, 산학협력 활성화 등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는 인턴이라는 이름의 불안정하고 열악한 일자리를 늘리고, 산학협력이라는 이름하에 자본의 이윤 추구를 지원하는 정책이다.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의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협력적, 사회통합적 노사관계를 정착시켜 국내외 투자 활성화 유도”가 포함되어 있다. 이는 이전 정권과 마찬가지로 노동자들에 대해 양보를 강요하는 것이다.

같은 해 3월 22일에는 “사회적 일자리 확충 방안”을 내놓았다. 여기서 노무현 정권은 ‘사회적 일자리’에 대해 ‘사회적 서비스를 정부 지원과 민간의 자원을 연계하여 제공하는 안정적인 상시 일자리’라고 설명하였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장애아동교육, 방과후교실, 국공립유치원, 지역아동센터, 방문보건사업, 숲가꾸기 사업 등에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는 일자리창출 방식이었다. 지자체가 직접 시행하는 것도 있지만 상당부분은 민간위탁이었던 것이다. 이미 공공부문의 민영화 및 민간위탁 비율이 높고 그로 인해 관련 분야 노동자들이 저임금과 비정규직 등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이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재원 마련 방법으로는 기업의 사회적 공헌 및 민간의 모금 등을 통한 민간 차원의 일자리 창출 노력 활성화 지원이 거론되었다. 결국 자본에 기대는 성격이 강한 정책인 셈이었다.

자유주의 정권인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 모두 일자리 문제에 있어서 자본의 이익을 대변하며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악화시키기만 하였다. ‘IMF 경제위기’가 시작된 1997년부터 노무현 정권 중반기였던 2006년까지 10년 동안 제조업부분에서의 취업비중은 489만 명에서 418만 명으로 71만 명이 축소되었고, 특히 대기업의 경우에는 ‘생산성 향상과 비용절감’에 전력을 다하면서 고용비율이 1993년 30%에서 2004년 17%로 감소하였다. 또한 노무현 정권 하에서 비정규직 숫자와 비율은 2003년 460여만 명(32.6%)에서 2007년 570여만 명(35.9%)으로 치솟았고, 비정규직 투쟁 역시 거세졌다.

일자리문제를 핑계로 노동유연화를 자행하고 실업자들의 자력갱생을 강요한 이명박 정권

건설사 사장 출신으로서 수구정당인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출마하여 당선된 이명박은 ‘비즈니스 프렌들리’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이렇듯 이명박 정권은 뼛속까지 자본가 정권이었으나, 심각한 실업문제, 특히 그 중에서도 더욱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를 아예 외면할 수는 없었기에, 여러 일자리 관련 정책들을 내놓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2008년에 “경제난국 극복 종합대책”을 내놓아 청년 인턴제를 2만 명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전 정권들과 마찬가지로 불안정한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09년에는 “고용을 통한 휴먼뉴딜 추진전략”이라는 것을 발표했는데, 그 내용은 노동시간 유연화를 포함하여 노사 상생의 양보교섭을 통한 워크쉐어링(Work-sharing) 활성화, 일자리창출 대안으로서 사회적 기업 붐 조성, 직업능력개발을 통한 취업가능성 제고와 같은 것들이었다. 이명박 정권은 워크쉐어링에 대해 공공기관과 대기업의 노동시간을 단축해 일자리를 나누는 취지라고 설명했지만, 여기에는 대졸자 초임의 30%를 삭감하여 일자리 문제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공기업에서는 이를 위해 의무적으로 인원의 10~15%를 감축해야 한다는 내용까지 있어, 강제 희망퇴직이 횡행했다. 사회적 기업 붐 조성이라는 것도 실상 실업자들에게 ‘취업이 안 되면 창업을 하라’고 한 거나 다름없는 것인데, 자영업의 폐업률이 높은 상황에서 창업을 유도하는 방식은 일자리문제를 해결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직업능력개발을 통한 취업가능성 제고 같은 것도, 결국 일자리를 얻기 위해 노동자 및 실업자들 개개인에게 스스로 노력하여 알아서 취업경쟁을 뚫으라고 요구하는 정책이라 할 수 있었다.

이명박 정권은 2009년에 중소기업 청년 취업인턴제를 도입하였는데, 이는 중소기업이 청년 인턴을 채용하면 정부는 3개월간 1인당 월 6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청년 인턴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해당 기업에 6개월간 65만원씩을 추가 지원한다는 제도였다. 그러나 이후 진행상황을 보면, 이것 역시 일자리 문제의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못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턴으로 만들어지는 일자리는 업무 강도가 높거나 작업장 환경이 열악한 일자리인 경우가 많았으며, 정규직 전환이 보장되지도 않았다. 한 취업포털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09년 상반기 인턴 참여 경험자의 51.9%가 다시 인턴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 이유는 ‘인턴십을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비율이 너무 낮아서’가 31.2%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는 ‘대부분 단순업무만 주어지기 때문에’(28.1%), ‘업무강도에 비해 임금이 너무 낮고 근로조건이 열악해서’(26.9%), ‘취업하는데 인턴경험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아서’(17.4%) 순이었다. 더군다나 상당수의 사업주는 정규직 전환 후에도 노동자에 대해 인턴 당시의 낮은 임금 수준을 기반으로 임금을 지급하였고, 결국 정규직 전환 후 6개월이 지나서까지 노동자가 남아 있는 비율은 78%, 1년 후에는 57%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인턴기간이 끝난 뒤에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한 청년들은 다시 실업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인턴제 자체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 대책도 내놓지 못하였다.

열악하고 불안정한 일자리만 양산한 박근혜 정권

과거 군사독재정권의 후예로서 이미 정권 초기부터 정당성을 상당히 상실한 상태로 임기를 시작한 박근혜 정권은 자신의 취약한 정당성을 만회할 목적으로 ‘고용률 70% 달성’을 비롯한 일자리 문제 관련 공약들을 내걸었다. 2014년에는 ‘청년고용대책’을 통해 청년 일자리 정책의 큰 틀을 내놓았는데, 이는 현장에서 실무 교육 제공, 인턴제 확대, 정규직 전환 시 기업에 보조금 지급 등을 골자로 하는 것으로, 이전 정권들이 비슷하게 시행하였으나 일자리 문제 해결에는 거의 효과를 보지 못한 방책을 답습하는 것들이었다. 청년 해외취업 촉진방안으로 해외취업, 인턴, 봉사 등 청년 12,000명에 대해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능력중심사회 조성의 일환으로 학교와 기업현장을 오가며 배우는 도제식 직업고 시범운영, 전문대 졸업 후 바로 취업하는 취업약정형 주문식 교육과정을 확산시킨다는 정책을 내놓았지만, 이것 역시 열악한 일자리를 양산하는 정책에 불과했다. 상당수 직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은 현장실습이라는 이름으로, 자신들 전공과의 관련성이 없이 기업들의 저임금 단기·파트타임 인력 확보 목적으로 노동현장에 동원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임금체불, 장시간 노동, 휴일 출근, 사적 업무 지시 등 노동기본권 침해를 빈번하게 당하였다. LG 유플러스 콜센터에서 ‘현장실습’을 하다가 사망한 특성화고 현장실습노동자의 사례가 그런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다.

2015년에는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으로서 공공일자리 4만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2017년까지 일자리 20만개를 만들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것 역시 초기부터 여러 비판에 직면하였는데, 새로 만들겠다는 일자리 20만개 중 신규 채용은 7만5천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직업훈련과 인턴으로 채워질 예정이었기 때문이었다. 인턴이라는 이름의 열악한 일자리를 늘리고는 그것으로 일자리 문제를 해결했다고 자처하는 역대 정권들의 태도와 하나도 다를 것이 없는 부분이었다.

그 외에도 박근혜 정권은 청년 해외취업 사업, ‘일·학습병행제’나 ‘고용 디딤돌 프로그램’이라는 청년 일자리 사업을 추진하였는데, 모두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였다. 청년 해외취업 사업의 경우는 해외로 나간 청년 1,222명 중 과반(52%)이 2년도 안 돼 직장을 떠났다. 일·학습병행제는 청년 취업희망자가 ‘학습근로자’로 채용돼 현장에서 일하면서 실무교육을 받고, 동시에 교육기관에서 이론교육을 받아 해당 산업계가 인정하는 자격증이나 학위를 취득하는 제도였다. 2014년 9월 기준으로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한 전체 1,721개 기업의 학습근로자 평균 임금은 163만원에 불과하여, 열악한 일자리 양산으로 귀결되고 말았음을 드러냈다. ‘고용 디딤돌 프로그램’의 경우에도 여기 참여한 청년들 중 2017년 10월 기준으로 고용이 유지된 이들은 38.4%에 그쳤으며, 그마저도 저임금에 산업재해가 잦은 일자리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박 정권 시절의 평균 청년실업률은 7.7%로, 이전 정권인 노무현 정권 시절의 7.9%에 비해 거의 나아지지 않았다. 박근혜 정권 시기에는 평균 청년실업률이 9%를 기록하여, 청년실업은 이전보다 더 악화되었다. 수구세력 역시 그 이전에 집권했던 자유주의세력과 마찬가지로 일자리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한 것이다.

일자리문제가 더 악화되기만 한 무능한 ‘일자리 정부’ 문재인 정권

박근혜 정권 탄핵 뒤에 출범한 문재인 정권은 “일자리 정부”를 자처했다. 문재인 정권은 일자리문제 해결을 공약하면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하고 대통령 집무실에 일자리상황판을 만들었다. 그리고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에,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화하겠다는 공약까지 내걸며 사람들의 기대감을 고취시켰다. 그러면서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방문하는 등의 ‘쇼’를 하였다. 그러나 공공부분 정규직화는 자회사 고용, 무기계약직 전환 같은 ‘중규직화’로 귀결되었다.

실업문제에서 문재인 정권은 아무런 실효성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였다. 2020년 세계대공황으로 해고와 실업, 무급휴직이 만연하자 문재인 정권은 고용유지지원금 제도를 시행하였는데, 이는 사업주가 감원 대신 노동시간 단축이나 휴업·휴직으로 고용을 유지하고 노동자에게 휴업수당 등을 지급할 경우 정부가 지급액의 3분의 2를 사업주에게 지원하는 제도다. 그러나 여전히 사업주가 스스로 부담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에 이것은 완전한 고용유지 대책이 되지 못했다. 무엇보다 유급휴직에 대한 지원만을 규정한 이 제도로는 무급휴직을 막을 방법이 없어, 특히 무급휴직의 피해를 크게 받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이 전무하다는 것이 제도 시행 초창기부터 문제로 지적되었다. 비록 서울시에서 2021년 2월에 무급휴직 노동자 1만여 명에 대한 지원을 발표하였으나, 그 내용을 보면 1인당 월 50만원을 최대 3개월간 지원한다는 것으로 ‘말라붙은 논밭에 물 한 바가지’ 수준에 불과한데다가, 고용안정이 되게 해 줄 대책은 전무한 상황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이러한 제도가 결국 노동자들의 고용을 사회가 직접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선의를 발휘하는 사업주들을 지원’하는 것이기에, 이윤을 우선시하는 자본주의 논리 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밖에 문재인은 2021년 2월 16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중앙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이 합심해 1분기까지 90만 개 이상의 직접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3월 고용현황을 보면 신규 취업자의 대부분이 단기 일자리 사업에 집중되었으며, 30대 취업자 수는 17만 명, 40대 취업자 수는 8만 5,000명 감소했다. 또한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2020년 2분기부터 2021년 1분기까지 취업자가 분기 평균 38만 6,000명 줄었으나 주 15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초단시간 일자리가 3만 명 증가했다. 문재인 정권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실업은 오히려 더 심각해지고 불안정한 일자리만 늘어난 것이다.

또 문재인은 4월 13일 국무회의에서는 “적극적 재정 지출을 통해 취약계층과 저소득층 지원, 고용 유지와 일자리 창출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며, “민간 기업이 더 좋고, 더 많은 일자리 창출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을 강화해 주기” 바란다는 발언을 하였다. 그리고 창업 벤처가 새로운 일자리의 보고가 되고 있다며 “디지털, 데이터,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분야 등 미래산업 인력을 양성하는 직업훈련을 강화하여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나가는 노력을 특별히 기울여” 달라는 발언을 하였다. 이전 정권들과 마찬가지로 자본에 대해 자금지원을 해주면서 일자리 문제의 해결을 자본에 맡기고, 개인의 창업을 권장하는 방식으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태도인 것이다.

문재인 정권 시기 연간 평균 실업률은 계속 높아져, 2021년 1월에는 실업자 수 157만 명, 실업률 5.7%까지 치솟았고 4월에도 4.0%에 이른다. 전체적으로 실업문제가 가장 심각했던 1990년대 말 2000년 초 이후로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청년 확장실업률을 보면 2021년 1월 27.2%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기까지 했다.

[사진: 뉴시스]

자유주의세력과 수구세력은 일자리 문제 해결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

역대 자유주의정권들과 수구정권들은 일자리 문제에 대해 수많은 대책들을 내놓았다. 2018년에 당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0년(2008~17년)간 정부가 총 21회에 걸쳐 청년고용대책을 추진”하였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자유주의세력과 수구세력이 경쟁적으로 내놓은 그 많은 대책들은 전혀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이렇게 자유주의세력과 수구세력이 모두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이 양대 지배세력 모두가 ‘시장에, 민간에 맡기는 방식’을 취해왔기 때문이다. 수구세력이든 자유주의세력이든 모두 일자리는 기본적으로 민간이, 즉 자본이 만드는 것이라는 관점을 전제로 하여, 정부는 이들 자본에 대해 보조금 등의 형태로 지원을 하고, 실업자들 개개인은 시장질서에 적응해서 취업이 되기 위해 능력을 계발하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관점으로 일자리 문제에 대해 접근해왔다. 즉, 일자리를 의식적으로 창출하려 하지 않고, 자본주의의 틀 안에서, 자본주의의 방식을 따르는 식으로만 간 것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하에서 일자리 문제는 단순한 예외적 현상이 아니며, 자본주의의 발전에 의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다. 자본주의는 발전할수록 자본 중에서 생산수단에 투자되는 자본인 불변자본의 비중이 높아지고, 노동력의 구매에 사용되는 가변자본의 비중이 줄어든다. 맑스는 『자본론』을 통해 이것이 자본의 유기적 구성 고도화이며, 자본주의 발전의 필연적 결과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래서 자본이 늘어나도 고용은 이에 비례해서 늘어나지 않거나, 줄어들기도 하는 것이다. 실제로 산출액 10억이 늘어날 때 고용이 몇 명 늘어나는지를 의미하는 고용계수 통계를 보면 그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한국은행이 2019년 5월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품목별 고용계수는 2000년 8.0에서 2015년에는 4.5로 감소하였다. 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고용 없는 성장’이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결국 실업을 비롯한 일자리 문제의 근본 원인은 자본주의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 원인인 자본주의 그 자체를 건드려야 한다는 결론은 어렵지 않게 낼 수 있다. 그러나 자유주의세력이건 수구세력이건 모두 자본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자본가 정치세력이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자본주의 체제를 건드릴 의지도 이유도 전혀 없다. 그렇기에 아무리 이들이 정권을 잡고 온갖 대책을 내놓아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이미 실패했음이 명백하게 입증된 대책들만 계속 답습하는 것이다. 예건대 서울과 부산에서의 보궐선거 과정 및 그 이후에도 자유주의세력과 수구세력은 자신들이 청년실업을 해결하겠다면서 온갖 공약을 내걸고 있으나, 그 내용을 보면 자본에 대한 보조금 확대나 무이자대출 확대 등, 모두 이전의 실패한 방식인 ‘시장에, 민간에 맡기기’를 답습하는 것에 불과한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

이제는 일자리를 사회가 만들어야 한다

이제 일자리는 지금까지의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회가 직접 만들어야 한다. 자본을 지원해서 그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하거나, 민간영역을 확대하거나, 불안정 저임금의 열악한 일자리만 늘리거나, 실업자 개개인들에게 취업을 위한 ‘노오력’을 강요하는 방식은 지난 20년간 계속 실패해 왔다. 우리 사회의 생산력은 이미 모든 사람들에게 정규직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정도로 발달해 있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필요하지만 이윤 논리 때문에 생기지 않고 있는 일자리를 사회가 직접 만들어서 실업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다만 이윤을 위한 생산을 제1의 목표로 하는 자본이 그것을 가로막고 있을 뿐이다.

이제 실업자들과 노동자들이 직접 나서서 자본주의적 생산방식 그 자체를 건드릴 수 있는 요구를 내걸고 투쟁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요구로는 모든 해고 금지, 비정규직 철폐, 공공부문을 대폭 확대하여 보육·교육·의료·생태·산업안전과 같이 사회적으로 필요한 일자리들을 정규직으로 제공할 것, 임금 삭감 없이 노동시간을 주30시간으로 단축하여 일자리 나누기를 시행할 것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자본가 정치세력에게 기댈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사회가 만들 것을 요구하며 투쟁해야 한다.

[사진: 사회주의자]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을 달아주세요!
이곳에 이름을 적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