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7조부터 폐지가 아니라 완전 철폐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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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회주의자]

국가보안법은 완전히 폐지되어야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12월 1일이 다가오고 있다. 1948년 12월 1일 이승만 정권이 국가보안법을 제정한 지 꼭 72년이 되는 날이다. 이승만 정권이 4·3제주항쟁과 여순봉기를 계기로 소위 ‘좌익세력’, 정권반대세력을 탄압하기 위해 만든 국가보안법이 지난 72년 동안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가보안법으로 인한 탄압은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국가보안법의 존재 자체는 언제든 이 법이 다시 사용될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국가보안법이 이미 사문화된 것 아니냐고 말하지만, 지배계급이 자신의 지배체제를 지키기 위해서는 200년이 더 된 법도 꺼내든다는 것을 최근 “흑인 생명이 소중하다” 운동에 대한 트럼프의 탄압 조치에서 알 수 있다. 트럼프는 1807년에 제정된 봉기진압법(Insurrection Act)을 근거로 시위진압에 연방군을 투입하려고 시도했다. 2012년 5월 해방연대가 국가보안법 탄압을 받았을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의 말을 통해 사회주의 운동이 크게 성장하면 지배계급이 어떤 반응을 할지 가늠할 수 있다. 그 검사는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해방연대는 “국가변란 선전선동단체인데 만일의 경우 정말로 사회주의 정당이 등장하면 그것은 반국가단체”라고 말했다. 한 마디로 사회주의정당이 등장하면 반국가단체로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황정규,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에 적극 나서지 않는 사회주의 운동은 허구다.」)

사실상 국가보안법은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는 반민주악법일 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를 막는 분단체제 유지 악법이고, 노동자 민중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한 진보적인 노력을 억압하는 반민중악법이다. 특히 자본주의의 모순의 폭발로 발생한 대공황이 노동자 민중의 삶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는 지금, 사회주의 운동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데, 사회주의 세력이 지배계급에 위협이 되는 상황이 오면 언제라도 국가보안법은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보안법을 사실상 사문화되어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국가보안법은 반드시 폐지되어야 하는 것이다.

국가보안법 7조부터 폐지 운동은 국가보안법 존치로 귀결될 뿐이다.

최근 국가보안법 철폐 운동 내에서 다른 흐름들이 나타나고 있다. 국가보안법을 완전히 철폐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국가보안법 7조부터 폐지하자는 흐름이 그것으로, 대표적으로 ‘국가보안법 7조부터 폐지운동 시민연대’가 있다.

‘국가보안법 7조부터 폐지운동 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는 올해 5월 21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인 국가보안법 7조 위헌 심판 청구사항에 대하여 시대정신과 헌법의 정신에 따라 조속한 시일 내에 위헌 심판할 것을 촉구하며, 이번 총선으로 구성된 21대 국회에서 국가보안법을 반드시 폐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결성한다고 그 취지를 밝혔다. 민변 역시 국가보안법 7조 위헌 심판 청구에 참여하며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자유주의의 기준으로 보아서도 국가보안법은 폐지되어야 할 야만적인 법이다. 자유주의 세력인 문재인 정권 안에도 과거에 국가보안법으로 탄압을 받은 인사들이 많다. 게다가 문재인 정권은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은 국가보안법 폐지를 완전히 외면해왔다. 이를테면 지난 4월 총선 직후 더불어시민당 우희종 공동대표는 “국가보안법 철폐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말을 페이스북에 올렸으나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해찬은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깊이 반성한다”며 국가보안법 철폐 문제가 여론화되는 것을 차단했다. 또한 당시 수석대변인이었던 강훈식은, “우리 당에선 국가보안법 폐지와 관련한 일체의 논의가 없다”며 국가보안법 폐지 의지가 없음을 확인해 주기까지 했다.

이런 민주당도 더 이상 국가보안법의 존재를 외면하기 어려워졌는지, 민주당 소속 이규민 의원이 7조 폐지 입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지난 11월 5일에는 국가보안법 7조부터 폐지운동 시민연대는 민주당 홍익표, 설훈, 이학영, 도종환, 박주민, 이재정, 이규민 의원 등과 함께 “‘표현의 자유’와 국가보안법”이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가보안법 7조부터 폐지하자는 운동은 사실상 국가보안법을 존치시키고 향후 국가보안법 폐지 투쟁을 어렵게 만들 것이다.

우선 국가보안법 존재 자체가 반민주 반민중 악법이다. 국가보안법은 그 자체로 하나의 법으로 완결된 법이기 때문에, 일부조항을 먼저 폐지한다고 반민주, 반민중적인 성격을 없앨 수 없는 일이다. 일부조항의 폐기는 언제라도 쉽게 다른 형태로 되살아날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일 뿐이다. 또한 7조가 폐지되고 점차 국가보안법 전체가 폐지될 것이라고 보는 것은 환상이다. 오히려 7조부터 폐지 주장은 향후 국가보안법 자체의 폐지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7조 폐지는 국가보안법을 자체 합리화하여 존치의 근거를 마련해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보안법 완전 철폐를 위해 끝까지 투쟁하자!

국가보안법을 7조부터 폐지하자는 운동은 그 취지와 달리 국가보안법 완전 철폐의 징검다리가 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보안법을 존속시키는 것으로 귀결될 운동이다. 또한 노동자, 민중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확대되어야 할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운동이다. 노동자들 사이에서 국가보안법 철폐 서명운동을 진행하면 의외로 많은 노동자들이 쉽게 동의해주었다.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이들을 ‘빨갱이’라고 낙인찍고 가두는 법이라는 주변의 설명에 손쉽게 국가보안법 폐지의 필요성을 이해하였다. 이러한 흐름을 확대해서 국가보안법 완전 철폐를 주장하며 나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 7조부터 폐지를 내세우며 자유주의 정치인들의 입법활동에 기댄다면, 국가보안법은 형태를 달리해서 존속하게 될 뿐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최근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단체들은 공동으로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서명에 들어갔다. 지난 11월 11일부터, 노동해방실천연대(준),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이 공동 주최를 하여 진행하고 있는 ‘사상의 자유 억압하는 국가보안법 철폐 서명운동’(이하 서명운동)이 그것이다. 또한 이번 서명운동의 결과를 가지고 국가보안법 제정일 하루 전날인 11월 30일에 국가보안법 철폐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서명운동의 취지에서는 “국가보안법은 일부 조항을 수정하거나 삭제한다고 해서 그 성격이 변화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국가보안법 완전 철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인터넷 서명운동 사이트: https://forms.gle/DKPKAms3gH9f8iEi6)

그동안 국가보안법은 분단 냉전 체제를 유지하는 법으로 작동해왔다. 국가보안법은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을 가로막는 방해물로써, 사라져야 할 구태가 되어 있다.

더 나아가 지금은 자본주의의 모순이 극에 달하여 세계대공황까지 발발하였고, 실업과 빈곤으로 민중의 삶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그 대안으로서 사회주의에 대한 목소리가 커져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국가보안법은 민중들의 주체적인 사고와 행동을 가로막아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사회주의와 같은 새로운 사회를 상상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보안법은 당장 완전히 폐지되어야 한다. 국가보안법은 일부 조항을 수정하거나 삭제한다고 해서 그 성격이 변화하는 것이 아니다. 70년 넘게 존재해온 악법이 더 이상 존재해야 할 이유는 없다. 국가보안법을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버리자!

(‘사상의 자유 억압하는 국가보안법 철폐 서명운동’ 취지 중)

그 동안 진행된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과 달리 이번 서명운동에는, 사회주의 세력이 국가보안법 철폐투쟁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7조부터 폐지하자는 잘못된 운동방향에 비판을 가하는 의미도 있다. 이번 서명운동과 기자회견은 비록 부족하지만, 더 많은 노동자 민중이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본다.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해 끝까지 투쟁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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