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공개념,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로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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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문제가 연일 악화되고 있다. 집값을 잡겠다는 문재인 정권의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밝힌 바에 따르면 문재인 정권 3년간 서울 아파트값은 평당 평균 58% 상승하였고, 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 상승액의 4.5배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11월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세대책은 언제쯤 나오겠나’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 “날짜를 지정할 수는 없다. 확실한 대책이 있으면 정부가 발표했을 것”이라는 자포자기식의 답변을 하였다. 주택 가격, 전세가 상승으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기가 막힌 답변이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자신이 무주택자이며 한때 민주당 지지자였으나 이제 전세 난민이 되었고 더 이상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정부는) 자신 있다던, 정책이 많다던, 기필코 어쩌고 등등 계속된 거짓말로 무주택자를 거지로 만들고, 전세 난민으로 만들었다. …… 문재인 대통령은 하야하라”라는 내용의 청원까지 등장했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 11월 3~5일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무려 68%가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잘하고 있다’는 15%밖에 되지 않았다. 문재인 정권과 자유주의세력이 주거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하는 데 대한 민중의 불만이 매우 높은 것이다.

자유주의세력은 이와 같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 ‘토지공개념’과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를 해법으로 제시한다. 즉 토지와 주택에 대한 사적 소유 자체는 그대로 둔 채 토지나 주택의 공공재로서의 성격을 보다 강화하고, 토지나 주택 소유자로부터 세금 등을 걷어 지대를 환수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토지공개념과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토지공개념이란 무엇인가?

토지공개념이란, 토지는 다른 재화와 달리 공공재이므로 필요한 경우 토지 소유자의 재산권 행사를 제한하자는 것이다. 한마디로 “토지를 몰수할 필요는 없지만 지대는 몰수할 필요가 있다.”(이는 토지공개념을 처음 주창한 것으로 알려진 헨리 조지의 표현이다)로서, 토지에 대한 사적 소유는 인정하되 토지의 공공재로서의 성격을 보다 강화하자는 것이다. 현실에서 토지공개념의 구체적인 내용은 대부분 세금, 부담금 등을 부과하여 지대를 사후적으로 환수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가령 우리나라의 경우, 택지소유상한 초과 소유자에게 공시지가 기준 연 11%까지 부담금을 부과하는 ‘택지소유상한에 관한 법률’, 유휴토지 등으로부터 발생한 토지초과이득에 대해 50%까지 세금을 부과하는 ‘토지초과이득세법’, 토지로부터 발생하는 개발이익에 대해 50%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이 토지공개념에 기초한 조치들이었다(현재 위 법률들은 모두 폐지되거나 무력화되었다).

토지공개념을 처음 주창한 사람은 19세기 미국의 헨리 조지라는 경제학자다. 헨리 조지는 1879년 『진보와 빈곤』에서, 모든 사람이 토지에 대하여 동등한 권리를 가지며 토지는 공공재로 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토지로부터 나오는 지대는 개인이 갖기보다는 사회 전체가 나누어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헨리 조지는 토지를 국유화하기보다는, 토지에 대한 사적 소유권 자체는 유지한 채 ‘토지가치세’라는 세금을 부과하여 지대를 전액 환수하자고 하였다. “토지는 몰수할 필요가 없다. 지대만 몰수하면 된다.”는 것이다. 나아가 헨리 조지는 ‘토지가치세’만 남겨 두고 나머지 다른 세금은 모두 폐지하여 생산 활동을 촉진하자는 주장도 하였다. 이와 같이 지대를 전액 토지가치세로 환수하면, 투기 목적으로 토지를 과다하게 보유할 유인동기가 없어져 토지의 실수요자와 소유자가 일치하게 될 것이며, 그러면 임금노동자였던 사람도 자기 땅을 갖고 거기서 쉽게 소자본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헨리 조지의 구상이었다. 결국 헨리 조지가 지향한 것은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이 자기 토지를 가진 소소유자로 살 수 있는 세상인 것이다.

한편 한국에서 토지공개념이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사용된 것은 박정희 정권 시기였다. 당시 신형식 건설부 장관이 1977년 8월 한국경제인연합회에서 “우리 같이 땅덩어리가 좁은 나라에서는 토지의 절대적 사유화란 존재하기 어렵고 주택용 토지, 일반 농민의 농경지를 제외한 토지에 대해 공개념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발언하였다. 그 이듬해인 1978년엔 물가 억제 대책인 8·8 조치를 통해 ‘토지공개념위원회’가 구성되기도 했다. 그러나 토지공개념을 반영한 조치들이 실제로 이루어진 것은 노태우 정권 시기다. 그 배경은 1988년 무렵 토지 가격이 급상승한 것이었다. 전국의 토지 가격은 1988년 1년 동안 28.4% 상승했으며 그 결과 주택 가격과 전세가 역시 각각 18.0%, 14.6% 상승했다. 이로 인하여 민중의 불만이 고조되자, 노태우 정권은 토지공개념 3법을 제정하였다. 앞서 언급한 택지소유 상한에 관한 법률, 토지초과이득세법,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이 그것이다.

이미 현실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난 토지공개념

그러나 토지공개념 3법은 모두 1997년 공황을 거치면서 폐지되거나 무력화되었다. 택지소유 상한에 관한 법률은 1998년 9월 폐지되었고, 이후 헌법재판소는 위 법률에 대하여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이유로 위헌결정을 하였다. 토지초과이득세법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가 1994년 7월 같은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였고, 마찬가지로 1998년 12월경 폐지되었다.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에 따라 부과되던 50%의 부담금 역시 1997년 공황이 한창이던 1998년 9월, 1999년까지 면제되었고, 2000년 4월 부담률이 25%로 낮아졌으며, 이후에도 수시로 감면, 면제 조치가 취해짐으로써 사실상 무력화되었다.

이후에 제정되었던 토지공개념 관련 법률들도 비슷한 운명에 처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10월 국회 연설로 토지공개념 검토를 밝혔고, 이는 2005년 종합부동산세법 제·개정, 2006년 5월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제정(2012년 1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부담금을 면제하였다)으로 이어졌지만, 헌법재판소는 2008년 12월경 종합부동산세법에 대해서도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였다. 결국 종합부동산세법은 대폭 약화된 내용으로 개정되었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권과 자유주의세력은 집권 초기부터 부동산 문제에 대해 토지공개념을 자주 거론하였다. 추미애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로 있던 2017년 9월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헨리 조지를 직접 언급하며 “지금 한국 경제는 ‘지대 추구의 덫’에 걸려 있다”며 “필요하다면 초(超)과다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보유세 도입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국 청와대 전 민정수석도 2018년 3월 21일 문재인 대통령 헌법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토지공개념을 헌법에 명시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이 외에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러 여권 인사들이 토지공개념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였다.

자유주의화된 사이비진보세력 역시 토지공개념이 부동산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정의당 박원석 정책위원회 의장 역시 지난 4월경 총선을 앞두고 “정의당은 토지공개념에 기초하여 보유세 강화 등 시장친화적인 방식으로 집값 문제를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말하였고, 녹색당도 지난 7월 23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주거’ 대책이어야」라는 성명에서 정부에게 “주거권 보장과 토지 공개념으로 정책의 근본적 관점을 재조정하길 촉구한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자유주의세력 및 자유주의화된 사이비진보세력은 토지공개념 관련 법률들이 모두 폐지되거나 무력화됨으로써 토지공개념이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 드러났음에도, 여전히 토지공개념을 부동산 문제의 해법으로 주장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이유

토지공개념 3법 등 토지공개념에 따른 조치들이 결국은 모두 폐지되거나 무력화된 데에서 알 수 있듯이, 토지공개념은 현실성이 없음이 이미 드러났다. 앞으로 문재인 정권이 다시 토지공개념에 따른 조치들을 도입하려는 시도를 하더라도 토지소유자들에 의해 무력화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토지공개념은 주장 그 자체에 큰 한계를 가지고 있다

① 토지에 대한 사적 소유를 유지하는 토지공개념

첫 번째로, 토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부동산 문제는 토지에 대한 사적 소유를 건드리지 않으면 결코 해결할 수 없는데, 토지공개념은 토지에 대한 사적 소유를 그대로 두기 때문에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토지 가격 상승에 대하여 ‘투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러한 투기를 가능케 하는 배경을 먼저 짚어야 한다. 성두현의 기사 「주거문제의 해결 방안, 토지국유화와 1가구 1주택 초과 소유 주택의 몰수」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듯이, 토지와 주택이 투기의 손쉬운 대상이 되는 것은 자본주의가 발전함에 따라 토지와 주택의 소유자가 아무런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자본주의 발전의 성과로 인해 지대와 지가가 상승하며 이것이 추세로서 계속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농업지대를 예로 들면, 차지농업자가 토지를 개량하면 이는 차지기간이 만료된 후 토지소유자의 것이 된다. 새로운 차지계약을 할 때 토지소유자는 토지에 합쳐진 자본에 대한 이자를 지금까지의 지대에 추가하여 지대를 인상한다. 토지소유자가 그 토지를 팔려고 하면 지대가 인상되는 것에 연동하여 토지의 가격이 상승한다. 이로 인해 토지소유자가 경제 발전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대와 토지가격이 상승한다(건축지지대 등 다른 지대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결국 토지소유자는 이런 과정을 거쳐 자기들이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은 사회발전의 성과를 차지하게 된다. 그 결과 새로이 창출된 사회 전체의 가치 중 지대가 차지하는 몫은 점점 커지고 지가는 계속 상승하는 경향을 갖는다.

이와 같이 자본주의에서는 토지의 사적 소유에 힘입어 지대가 계속 상승하며, 이러한 상승 추세가 배경으로 깔리기 때문에 투기 역시 기승을 부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거문제는 결국 자본주의에서 비롯된 것이고, 토지에 대한 사적 소유가 유지되는 한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러나 토지공개념은 앞서 살폈듯이 토지에 대한 사적 소유를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다만 토지가 공공재이니 사후적으로 세금을 부과하여 지대를 환수하자고 할 뿐이다. 이것으로는 주거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가령 지대가 사실상 경제적 의미를 갖지 못할 정도로 세금을 매겨야 하는데, 사적 소유를 이미 허용하는 상황에서 이는 현실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② 소소유자의 관점에 서 있는 토지공개념

두 번째로, 토지공개념은 기본적으로 소소유자의 관점을 취하고 있기에 오늘날 대두되는 부동산 문제에 대한 올바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토지공개념을 처음 주창한 것으로 알려진 헨리 조지는 앞서 살폈듯이 소수가 투기 목적으로 과다하게 토지를 보유하는 것을 규제하여 토지의 실수요자와 소유자가 일치하도록 하고, 궁극적으로 임금노동자들도 모두 자기 토지를 보유한 소소유자가 되는 사회를 지향하였다.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자기 토지를 경작하던 농민들은 상당수가 토지를 빼앗기고 임금노동자로 되었고, 다른 한편 자본의 집적과 집중이 진행되어 자본의 규모는 점점 더 커지며, 마찬가지로 토지 역시 토지소유자에게 집중되게 되었는데, 헨리 조지는 이러한 자본주의 이전으로 되돌아가고자 한 것이다. 이는 전형적인 소소유자의 관점, 소부르주아적 관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관점은 비현실적일 뿐 아니라, 변증법적 시각이 결여된 것이다. 맑스와 엥겔스는 변증법에 입각하여, 소소유자가 토지를 빼앗기고 몰락하여 임금노동자가 되는 현상의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 모두를 파악하였다.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소소유자가 몰락하여 이들이 자신의 토지를 갖지 못한 노동자로 되는 것은 한편으로는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 과정에서 등장한 노동자들은 이전의 소소유자와는 달리 계급 착취 자체를 종식시킬 힘을 가진 계급이 된다. 그렇기에 헨리 조지처럼 임금노동자가 다시 자기 토지를 갖고 소소유자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퇴보적인 주장이다. 프루동 역시 이와 같은 전제에 서서, 노동자가 각자 자기 주택을 소유하도록 하면 주거문제가 해결된다는 주장을 한 바 있는데, 프루동 식의 주장에 대해 엥겔스는 「주택 문제에 대하여」에서 다음과 같이 비판하였다.

현대의 혁명적 프롤레타리아트 계급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노동자를 여전히 토지에 매고 있던 탯줄을 끊어 버리는 일이 절대로 필요했다. 자기의 수직기와 함께 자기의 소가옥, 작은 채마밭, 작은 경작지를 갖고 있던 수직공은 온갖 불행과 온갖 정치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 마음 속 깊은 데까지 철저하게 노예였다. 토지에 묶여 있던 노동자를 전혀 가진 것이 없고 전래의 온갖 사슬로부터 풀려나 새처럼 자유로운 프롤레타리아로 만든 것은 바로 현대의 대공업이며, 노동계급에 대한 착취가 그 최후의 형태에서, 즉 자본주의적 생산에서 전복될 수 있게 될 유일한 조건을 창조한 것은 바로 이러한 경제 혁명이다. …… 현대의 대공업에 의해 창조되었고, 자신들을 토지에 묶어 놓았던 것을 포함한 상속받은 모든 사슬로부터 해방되어 대도시로 함께 쫓겨난 프롤레타리아트만이, 위대한 사회 변혁을 완수하여 모든 계급 착취와 모든 계급 지배를 끝장낼 수 있다. 가옥과 화덕이 있는 옛날의 농촌 수직공은 결코 그럴 수가 없었고, 그런 생각조차 떠올리지 못했을 것이며, 더군다나 그런 일을 실행한다는 것은 바라지도 못하였을 것이다. 반대로 프루동에게는 지난 백 년 동안의 산업 혁명 전체, 즉 손 노동을 기계로 대체하고 노동생산력을 천 배나 높인 증기력과 대공장은 지극히 불쾌한 사건이며, 본래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어떤 것이다. 소부르주아 프루동은, 즉각 사용 가능하며 시장에서 교환 가능한 별개의 독립적 생산물이 제작되는 그런 세계를 주장하고 있다. …… 그러나 이러한 프루동 식의 최선의 세계는 이미 그 봉오리 상태에서, 전진하는 공업 발전의 발길 아래 짓밟혀 버렸으니, 이 공업 발전은 모든 대공업 부분에서 개별 노동을 이미 오래 전에 절멸시켰고, 비교적 소규모인 부문 및 가장 소규모인 부문에서는 나날이 절멸시키고 있다.

따라서 모두가 각자 자기 토지를 보유하는 소소유자의 세상으로 돌아가자고 하는 토지공개념은 퇴보적인 관점으로서, 현재의 주거문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사진: 위키피디아]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 역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부동산 문제를 이야기할 때마다 토지공개념과 더불어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것이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다. 이 역시 토지공개념과 유사하게, 부동산 소유자가 얻는 지대를 주로 세금 등으로 국가가 환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현미 국토부장관,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의 여권 인사들뿐만 아니라 진보를 표방하는 단체들도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를 이야기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을 정도로,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는 당연히 필요하고 좋은 것으로 널리 이해되고 있다. 가령 민주노총을 포함한 76개 시민사회단체들이 가맹되어 있는 ‘2020 총선주거권연대’는 총선 국면에서 주거문제에 대한 요구안으로 “부동산 불로소득을 개발, 보유, 처분 전 단계에서 철저하게 환수”를 내걸었다. 심지어는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사회변혁노동자당조차 “변혁당과 만난 세입자들과 함께 토지 불로소득 환수, 공공임대주택 확대, 주택 국·공유화를 위한 실천에 나설 것이다.”(서울시당 주거위원회, 「더 이상 이런 데서 살 수는 없다: 세상을 바꿀 세입자를 찾습니다」, 2020. 4. 1.), “다주택자, 임대사업자의 토지불로소득을 환수하고 이를 공공임대주택 공급에 사용해야 한다.”(2020. 6. 3. [서울시당 성명] 코로나19 위기, 주거세입자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등으로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한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 주장 역시, 토지에 대한 사적 소유는 건드리지 않고 지대를 세금의 형태로 사후적으로 환수하자는 주장이기에 그 한계가 명확하다. 사실 세율을 올리거나 세금을 신설하여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고 집값을 잡자는 것은 십 수 년 전부터 지겹도록 되풀이되었던 주장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부동산 가격, 전세가다. 앞서 강조했듯이 자본주의가 발전함에 따라 토지와 주택의 소유자가 아무런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자본주의 발전의 성과로 인해 지대와 지가가 상승하며, 토지 소유자는 이를 자기 주머니에 집어넣을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부동산 투기가 횡행할 수 있는 배경이다. 따라서 자본주의를 문제 삼지 않고, 토지에 대한 사적 소유를 건드리지 않고 단지 지대에 대한 세금만을 걷는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로는 부동산 문제가 해결될 리 없다.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라는 말은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부동산 소유자가 토지나 주택으로부터 얻는 지대만이 ‘불로소득’이고, 자본가가 얻는 이윤은 그렇지 않다는 착각을 강화한다는 점이다.

사실은 노동자가 부를 창출하면, 자본가가 창출된 부 중 노동자의 노동력 가치만큼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모두 잉여가치로 착취해가며, 이 중 일부가 지대의 형태로 토지 소유자에게, 이자의 형태로 대부자본에게 분배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지대뿐 아니라 이자, 이윤 역시 ‘불로소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에서는 이 점이 드러나지 않고, 오히려 거꾸로 전도되어 나타난다. 즉 실제로는 생산과정에서 노동자가 새로이 창출, 추가한 가치가 임금, 이윤, 이자, 지대로 나누어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상품의 가치가 임금, 이윤, 이자, 지대의 합계로부터 초래되는 것처럼 나타나서, 임금은 노동자가 생산에 기여한 대가이고, 이윤은 자본이 생산에 기여한 대가, 이자는 대부자본이 생산에 기여한 대가, 지대는 토지 소유자가 생산에 기여한 대가인 것 같은 착각을 만들어낸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지대만을 특정하여 ‘불로소득’이라고 칭하고 불로소득이므로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게 되면, 이윤, 이자가 불로소득이 아닌 것 같은 환상은 더욱 강화된다.

이와 같이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뿐 아니라, 부동산 문제에 대해 ‘불로소득이 문제이고 그것을 환수해야 한다’는 프레임으로 접근하는 것은 이윤 역시 착취로부터 나오는 ‘불로소득’임을 은폐하는 결과를 낳는다.

부동산 문제는 자본주의와 싸워야 해결된다, 토지국유화와 1가구 1주택 초과 소유분 몰수,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을 요구하며 투쟁하자!

토지공개념,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는 얼핏 들으면 모두 좋은 이야기처럼 들린다. 토지의 공공재로서의 성격을 강화하고, 부동산 소유자가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챙긴 소득을 환수하자는 것이 뭐가 잘못되었다는 것인가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토지공개념,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는 모두 토지와 주택에 대한 사적 소유를 건드리지 않고, 자본주의를 전혀 문제 삼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토지공개념의 경우 소소유자의 입장을 반영하는 퇴보적인 관점이고,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 주장의 경우 마치 지대만이 불로소득이고 이윤은 불로소득이 아닌 것 같은 환상을 조장함으로써 자본주의의 본질을 은폐한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부동산 문제는 자본주의 체제로부터 비롯되는 문제다. 자본주의에서 지대와 지가는 상승하는 경향이 있고, 그렇기에 토지소유자는 손 하나 까딱 하지 않고 사회발전의 성과를 자기 주머니에 챙겨 넣을 수 있다. 따라서 부동산 문제는 자본주의와 싸워야 해결된다. 토지와 주택에 대한 사적 소유를 건드리지 않고, 자본주의를 문제 삼지 않고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환상이다. 토지공개념이나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가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이유다. 지금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근본적인 대책이다. 모든 토지를 국유화하고, 1가구 1주택을 초과하여 소유하는 주택을 몰수하여 이를 공공임대주택으로 저렴한 임대료로 민중들에게 공급해야 한다. 토지국유화와 1가구 1주택 초과 소유 주택의 몰수,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을 요구하며 투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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