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적 요구를 과감하게 제기하고 투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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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

들어가며

21대 총선을 거치면서 수구세력이 일부 정리됨으로써 지겹던 수구세력과 자유주의 세력 사이의 지리멸렬한 공방은 마침내 끝났다. 이제 이를 대신하여 현실에서 중요한 문제, 악화일로에 있는 민중의 삶의 문제와 그 해결이 현안 문제로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시대가 열렸다.

촛불집회를 배경으로 문재인 정권이 등장하였지만 문재인 정권은 촛불집회에서 제기된 요구를 실현하지 못하였다. 문재인 정권이 집권 초기에서 지자체 선거 시기까지 누리던 높은 지지율은 이 때문에 거의 반으로 줄어들었다. ‘조국사태’는 문재인 정권과 자유주의세력의 민낯을 드러나게 하였다. 문재인 정권의 지지율이 더 이상 폭락하지 않은 유일한 이유는 수구세력이 잔존하면서 갖은 시대착오적 망발을 하였기 때문이다. 총선에서의 수구세력의 일부 정리로 문재인 정권은 본격적으로 평가의 시험대에 오르게 되었다. 이제 문재인 정권은 더 이상 수구세력을 탓하거나 수구세력과 대비하면서 자신의 책임을 남에게 미룰 수 없게 되었다. 역설적으로 수구세력의 몰락은 문재인 정권과 자유주의세력의 한계를 온전하게 드러나게 하고 문재인 정권의 위기를 가속화할 것이다.

현 정세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세계대공황이 발발했다는 점이다. 작년에 전 세계적인 경기후퇴가 시작되고 이것이 장기침체와 맞물리면서 세계대공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었는데,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자본주의 경제위기를 급속히 악화시키는 방아쇠(trigger)의 역할을 함으로써 2020년 세계대공황이 발발했다. 이것은 한국의 기존질서를 뿌리 채 흔들 게 될 것이며 이 역시 문재인 정권의 위기를 가속화할 것이다.

민중들은 앞으로 문재인 정권에게 보다 엄격하게 평가의 잣대를 들이댈 것이며 문재인 정권이 자신의 기대를 실현시킬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는 순간 민중들은 더 이상의 미련을 접고 본격적으로 대안을 찾기 시작할 것이다.

1. 이러한 정세는 사회주의, 진보세력이 문재인 정권 이후의 대안세력으로 나설 각오로 활동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악화일로에 있는 민중의 삶의 문제는 대부분 자본주의체제가 만들어 낸 문제이다. 때문에 이 문제의 해결은 자본주의와의 투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수구세력, 자유주의세력 모두 자본가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자본가 정치세력으로서 자본주의체제에 손을 대려하지 않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능력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앞으로 한국사회에서 문재인 정권에 대해 대립구도를 형성하고 대안세력으로서 투쟁, 발전해갈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은 반자본주의를 기치로 내거는 사회주의세력밖에 없다. 수구세력은 자본주의체제에 손을 대기는커녕 이미 민중의 삶을 파탄 낼 대로 파탄 낸 과거정책으로의 회귀, 우로의 회귀를 주장함으로써 민중들에게 대안세력으로 전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의 지지율이 코로나19 대응으로 잠시 상승했다 다시 하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힘의 지지율이 상승하지 않고 낮은 수준에서 머무는 것은 이를 반영하는 것이다. 그 동안 한국사회는 촛불집회 이전에는 우로의 선회만을 되풀이 해왔다. 이제는 정반대의 방향, 좌로부터 대안이 나와야 한다. 이제 사회주의세력이 문재인 정권 이후의 대안세력으로 나서야 한다.

2. 대안세력으로 나서기 위해 사회주의세력은 기존의 사회주의 선전 보급 활동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사회주의적 선동과 투쟁을 적극화해야 한다.

사회주의세력은 지금까지 주체 역량의 문제로 사회주의적 선동과 투쟁을 적극화하지 못했는데 앞으로 이를 적극화해야 한다. 그동안 사회주의자들은 조합주의적 활동을 극복하고 사회주의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분투해왔다. 이 과정에서 사회주의자들은 부족하지만 사회주의의 선전 보급 활동, 자유주의와 기회주의를 폭로하는 사상투쟁, 사회주의 관점의 정세 분석과 과제 제시, 사회주의 여성해방론, 사회주의 생태론의 제시와 실천 등의 활동을 꾸준하게 실천해왔다. 또한 이를 통해 사회주의 주체역량을 강화해왔다. 이제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사회주의세력은 다음 단계로 전진해야 한다. 사회주의세력은 조직적으로 사회주의 대오를 형성하고 대중들 사이에서 사회주의적 선동과 투쟁을 적극화해야 한다. 사회주의세력은 기존의 선전 위주의 활동을 넘어 사회주의적 선동, 투쟁을 적극화하고 대중들 사이에서 유의미한 정치세력으로 등장하여야 한다.

3. 사회주의대오를 형성하고 사회주의적 선동과 투쟁을 적극화하는 수단이자 하나의 방편으로 사회주의세력은 최대강령 수준의 요구뿐만 아니라 과도적 요구를 제기하고 투쟁해야 한다. 과도적 요구는 주체적 역량 부족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세력이 사회주의적 선동과 투쟁을 적극화할 수 있게 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1) 과도적 요구의 의미

일반적으로 노동자계급이 내거는 요구에는 일상적인 개량적 요구와 자본주의자체를 부정하는 궁극적 요구가 있다. 요구가 자본주의의 틀 자체를 넘어서지 않는 것이냐 넘어서는 것이냐 라는 기준에 의해 전자는 보통 최소강령적 요구로 불리고 후자는 최대강령적 요구로 불린다. 가령 노동력의 판매가격인 임금의 인상요구가 자본주의체제의 골간을 형성하는 임노동제의 철폐요구에까지는 이르지 못하는 최소강령적 요구라면 임노동제의 철폐와 이를 가능하게 하는 생산수단의 사회화요구는 최대강령적 요구에 해당한다. 과도적 요구는 이러한 기준틀에 의하면 독특한 특성을 갖는다. 과도적 요구는 그 자체로는 최대강령적 요구는 아니지만 용어자체가 함축하듯이 최대강령적 요구로 발전해가는 전망을 갖는 요구이다. 즉, 엄밀한 의미에서는 그 자체로서는 자본주의의 틀을 벗어나는 요구는 아니지만 적극적으로 이러한 요구로 발전해가려는 전망 속에서 제출되는 요구이다. 예를 들면 은행과 기간산업의 국유화 요구는 그 자체로는 최대강령적 요구가 아니다. 그러나 이 요구는 투쟁의 발전 속에서 주체의 노력에 의해 생산수단의 사회화라는 요구로 발전해갈 수 있는 요구이다. 이런 의미에서 은행과 기간산업의 국유화 요구는 생산수단의 사회화와 같은 최대강령적 요구로 접근발전해갈 수 있는 ‘과도적인’ 요구이다.

2) 과도적 요구의 가교로서의 역할

이러한 과도적 요구 제시와 투쟁이 하는 핵심적인 역할은 노동자, 민중의 현실의 주체적 상태에서 출발하되 이 주체적 상태를 빠르게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상징적으로 표현하면 가교(다리)의 역할이다. 현재의 실제로 낮은 주체적 상태와, 객관적 위기에 걸맞게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주체적 상태, 의식, 조직 수준 사이의 간극, 격차를 이어주는 가교의 역할이 과도적 요구의 핵심적 역할이다. 이러한 과도적 요구는 노동자계급의 현재의 주체적 상태를 적극적으로 고려하되 현재의 주체적 상태가 갇혀있는 한계지점을 노동자계급이 돌파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점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현시점에서 과도적 요구를 적극적으로 제기해야 하는 이유는, 한국 자본주의의 모순이 누적되면서 노동자, 민중의 삶의 고통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고, 이에 따라 현 체제에 대한 노동자, 민중의 불만이 계속 늘어가고 있지만 노동자, 민중의 주체적 상태는 자본주의체제에 대한 명확한 반대의식과 적극적인 반대행동으로까지 발전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객관적 조건은 노동자, 민중이 자본주의체제에 반대하는 의식과 행동으로 나서게 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지만 노동자, 민중의 주체적 상태는 객관적 조건에 맞는 높은 수준으로까지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객관적 조건은 노동자, 민중의 폭발적인 분출의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게 하고 있지만 실제의 양상을 보면 노동자, 민중의 분출은 제한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의 예로 보면 2016, 2017년 최순실 국정농단을 계기로 급속한 속도로 촛불집회가 확대된 것은 노동자, 민중의 불만이 그만큼 누적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촛불집회 이후에도 악화일로의 삶의 문제가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아 노동자, 민중의 불만은 촛불집회때 보다도 더 누적되어 있다. 사회적 불평등이 더욱더 심화되고 있는 것은 노동자, 민중들의 눈에 더욱더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세계대공황 상황임에도 발생하고 있는 주택가격의 폭등은 가장 대표적인 예이다. 점점 더 커져가는 불만은 체제에 대한 노동자, 민중의 비판적 의식도 높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 노동자, 민중은 악화일로의 삶의 문제가 정확히 자본주의체제의 문제라는 것을 대중적으로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고, 또한 현 체제를 극복할 대안적 체제를 상상하지 못하고 있으며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적극적인 반대행동으로까지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과도적 요구는 이러한 객관적 조건, 주체적 조건의 괴리를 극복하고 주체적 조건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가령 세계대공황이 발발한 현재 정부는 기간산업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등 대자본을 막대한 규모로 공공연하게 지원하고 있는데, 기간산업의 국유화 요구는 노동자들의 의식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또한 주택가격 폭등 문제가 심각한 상태에서 토지 국유화와 1가구 1주택을 초과하는 주택의 몰수, 저렴한 공공임대 주택의 공급 요구는 토지와 주택의 사적 소유에 대한 노동자, 민중의 문제의식을 급속하게 고양시킬 수 있고 나아가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에 대한 노동자, 민중의 문제의식을 급속하게 고양시킬 수 있다. 현 시기에 과도적 요구를 제기하고 투쟁하자는 이유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과도적 요구는 그 자체로는 자본주의체제를 넘어서는 최대강령적 요구는 아니지만 과도적 요구를 제시하고 투쟁하는 것은 노동자계급의 의식을 자본주의자체에 대한 명확한 의식으로 발전시키고 노동자계급의 투쟁을 자본주의자체에 대한 반대투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사진: 사회주의대오 추진위원회]

3) 그 동안 사회주의세력은 사회주의 선전 위주의 활동을 통해 자본주의를 폭로비판하고 사회주의를 선전해왔다. 사회주의세력이 이러한 활동을 넘어 사회주의적 선동과 투쟁을 적극화할 때 과도적 요구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과도적 요구는 그 특성 상 한편에서 노동자계급의 현재의 상태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노동자, 민중의 당장의 절박한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한편에서 과도적 요구는 최대강령적 요구로 발전할 수 있게 배치되기 때문에 변혁적 성격을 가질 수 있다. 그 결과 과도적 요구는 곧바로 당면한 사회주의적 선동, 투쟁의 내용이 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과도적 요구는 사회주의세력이 주체 역량의 부족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적 선동, 투쟁을 적극화할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맺으며

과도적 요구가 그 특성상 가지는 강점은 사회주의세력이 대중들의 일상적 요구와 체제의 궁극적 변혁을 연결 지어 한 측면에서, 아직은 낮은 차원에 머물고 있는 대중의 의식수준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게 하고 다른 측면에서는 대중들의 일상적 요구투쟁을 변혁적 투쟁으로 발전시킬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사회주의세력은 과도적 요구를 제시하고 투쟁함으로써 현재의 일상적 요구투쟁과 궁극적 과제 사이에 만리장성을 쌓는 것이 아니라 대중의 현재의 일상적 투쟁에서 출발하되 이를 궁극적 과제 실현이라는 길로 인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수구세력의 일부 정리로 문재인 정권에 대해 민중들은 보다 엄격한 평가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또한 2020년 세계대공황이 발발하여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가 격화되고 있다. 이 모두 때문에 문재인 정권의 위기는 앞으로 격화될 것이며 민중들은 새로운 대안을 본격적으로 찾기 시작할 것이다. 이러한 정세는 사회주의, 진보세력이 문재인 정권 이후의 대안 세력으로 나설 각오로 활동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안 세력으로 나서기 위해 사회주의 세력은 기존의 선전 위주의 활동을 넘어 대중들 사이에서 사회주의적 선동, 투쟁을 적극화해야 한다. 과도적 요구는 대안세력으로 나서려고 하고, 사회주의적 선동과 투쟁을 적극화하려는 사회주의 세력에게 강력한 투쟁무기가 될 수 있다. 시급히 지금까지의 이론적, 실천적 활동을 기반으로 과도적 요구를 마련하자! 날카롭게 벼려진 과도적 요구를 과감하게 제기하고 적극적으로 투쟁에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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