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광장을 열자!”―청년과 노동자들이 집회·시위를 억압하는 정부 당국을 규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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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회주의자]

코로나바이러스를 핑계로 ‘가만히 있으라’는 정부당국

지난 주 금요일인 6월 5일 12시30분,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는 ‘집회·시위와 청년·노동자 투쟁을 억압하는 정부 당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주최로 진행되었다.

기자회견을 주최한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은 청년들이 모여 ‘문제는 자본주의다, 사회주의가 답이다’라는 이야기를 당당하게 하고, 청년들이 절박한 삶의 문제 해결을 위한 과감한 요구를 제기하고자 하는 취지의 청년발언대회를 6월 5일에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발언대회 개최를 위하여 5월 8일 종로경찰서에 집회신고를 하자 5월 9일 종로경찰서장은 ‘서울시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한 도심 내 집회 제한 고시’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를 이유로 집회 금지통고를 하였다.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에서는 △이 발언대회의 예상 참가자 수가 50명 내외이고, △개최장소인 세종문화회관 계단은 참가자 수에 비해 넓은 곳이어서 참가자 간 2미터 거리두기가 가능하기에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며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으며, △비슷한 인원이 참가하는 기자회견이나 각종 캠페인은 이미 광화문 일대에서 문제없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집회금지에 대한 이의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5월 16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의신청을 기각하였다.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측은 고등학교 개학이 시작된 뒤인 5월 22일에 종로경찰서장에게 재차 집회신고를 하였으나, 이에 대하여도 5월 23일에 금지통고가 이루어졌다. 때마침 종로구청은 정리해고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케이오지부 노동자들의 농성장을 폭력적으로 철거하였으며, 노동자들이 농성장을 다시 설치하고 투쟁하자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핑계로 농성 장소 인근을 표적으로 삼아 그 일대에서의 집회 금지를 고시하였다.

6월 5일의 기자회견은 이와 같이 서울 도심에서 청년들, 노동자들의 집회만은 무조건 안 된다며 금지하고 탄압하는 정부 당국의 태도를 규탄하기 위해 개최되었다.

청년과 노동자들이 집회를 금지하는 정부당국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다

이날 기자회견의 여는 발언을 한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김민재 운영위원장은 세계대공황으로 청년들과 노동자들이 실업, 해고, 빈곤으로 고통받는 지금 “평소 같았으면 저 광화문 광장이 분노한 청년들, 노동자들로 가득 찼을 것”이라는 이야기로 발언을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정부 당국이 청년 발언대회는 충분히 방역수칙을 지키며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는 집회였음에도 불구하고 금지통고를 한 것,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케이오지부 노동자들의 농성장을 표적으로 삼아 집회 금지 고시를 한 것을 통해 볼 때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은 핑계일 뿐 사실은 집회 시위와 청년 노동자 투쟁을 억압하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하였다. 김민재 운영위원장은 “바로 지금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가 더 광장으로 나가고 싶은 때”이며, 더 이상 참지 말고 청년과 노동자가 앞장서서 집회와 시위의 권리를 쟁취하고 광장을 열자고 강조하였다.

이어서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회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의 민현기 운영위원은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이제 더 이상 포기할 것도, 포기할 수도 없는 청년들이 스스로 광장에 나가 목소리를 내려 하는데 정부 당국이 집회를 금지함으로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더욱 힘든 청년과 노동자 민중들에게 재갈을 물리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에 있어서도 정부 당국은 일관되게 자본의 편이며, 청년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능력도 의지도 없기에 청년들, 노동자들이 직접 광장에 나가서 요구를 외칠 필요성이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광장을 되찾고, 우리를 힘들게 만드는 근본적 원인인 자본주의에 맞서 투쟁에 나설 것”이라는 힘찬 선언으로 발언을 마무리하였다.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황종원 회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도화선에 떨어진 기름 한 방울”일 뿐이며,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이전부터 청년들과 노동자들은 자본주의 체제로 인해 고통 받아 왔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그러면서 출퇴근길 대중교통, 닭장 같은 콜센터, 밤낮없이 돌아가는 쿠팡 물류센터의 집단감염은 문제 삼지 않으면서 집회만 안 된다는 정부 당국의 행태야말로 진짜 궤변이라고 비판하였다.

이 날 기자회견에는 바로 얼마 전 농성장을 폭력적으로 철거당하고 집회금지 통고까지 받은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케이오지부 및 인권운동공간 ‘활’에서 결합하였으며, 이들 연대단위의 발언도 진행되었다. 아시아나케이오지부 김계월 부지부장은 정부 당국이 광화문 일대를 집회 금지 구역으로 지정까지 하면서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고 있는 아시아나케이오지부 해고 노동자들의 입마저 틀어막고, 재벌가 회장 박삼구를 비호하고 있다고 발언하였다. 또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이사장과 정부 당국이 코로나 19를 핑계로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할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이 부당해고에 맞서 싸우는 천막농성장까지 철거하려고 법을 들먹이며 노동자들을 두 번 죽이려 하고 있으며, 박삼구는 지금 당장 정리해고를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인권운동공간 ‘활’의 랑희 활동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상황에서 집회의 권리는 오히려 더욱 필요한 것이 되었다고 지적하며, 정부 당국이 집회를 금지하며 마치 생명, 안전과 집회의 권리가 서로 대립하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을 비판하였다. 랑희 활동가는 감염병에 취약한 사람들, 감염병의 위기가 삶의 위기로 이어진 사람들 등은 자신의 문제를 드러내고 해결하기 쉽지 않은데 집회를 통해 이들이 겪는 문제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의 문제, 사회의 문제임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 집회를 통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를 계기로 확인된 불평등, 편견과 혐오 같은 사회적 모순들을 더욱 드러내고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우리의 삶과 안전의 문제에 대해 말하려는 사람들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말로 발언을 마무리하였다.

기자회견의 마지막 순서로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신주은 회원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였으며, 참가자들은 “집회·시위 금지하는 정부당국 규탄한다!” “청년·노동자 투쟁 억압마라, 집회·시위의 권리 쟁취하자!” “청년·노동자 앞장서서 광장을 되찾자!”라는 구호를 힘차게 외쳤다.

한편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에서는 기자회견 외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핑계로 집회의 자유를 억누르면서 청년들과 노동자들의 투쟁을 가로막는 것에 대해 보다 폭넓은 항의를 조직하고자 “집회·시위와 청년·노동자 투쟁 억압하는 정부 당국 규탄 선언 연서명”도 진행하고 있다.(참여하러 가기 -> https://forms.gle/4LcJeCYAaAHN2Vyy5)

[사진: 사회주의자]

더 이상 청년과 노동자의 입을 틀어막지 말라, 광장을 열자!

현재 정부 당국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이유로 서울 도심에서의 모든 집회와 시위를 금지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2월 26일부터 ‘서울시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한 도심 내 집회 제한 고시’를 통해 서울역 광장에서 서울광장, 청계광장, 광화문광장, 효자동삼거리로 이어지는 광장, 도로 및 주변 인도 등에서의 집회를 금지해왔다. 이에 따라 일선 경찰서에서도 서울 도심 일대의 집회신고에 대하여 계속 금지통고를 하고 있다. 그 이후로 민중들은 거의 반 년째, 자신들의 당연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목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침묵과 칩거를 강요당해 왔다.

표면적으로 정부 당국이 내세우는 집회 금지의 이유는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이다. 그러나 정부 당국은 집회 장소, 인원 수 등으로 볼 때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안전한 집회가 명백히 가능한 경우에조차 모든 집회를 금지하고 있다. 청년발언대회에 대한 금지통고 및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을 볼 때, 정부 당국이 내세우는 논거인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은 사실상 핑계이며, 실제로는 집회·시위의 권리를 박탈하고 청년과 노동자의 투쟁을 억압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반면 정부 당국은 자본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노동자 민중의 건강이 아무리 위험하더라도 신경쓰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매일 출퇴근시간마다 인원이 밀집될 수밖에 없는 지하철과 버스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없으며, 구로 콜센터나 쿠팡 물류센터와 같이 노동자들이 밀집되어 일할 수밖에 없는 노동환경, 그리고 아파도 쉴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지에 대해서는 일체 문제시하지 않으면서 오로지 집회에 대해서만 안 된다고 금지하는 태도는 그야말로 궤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광장을 되찾아야 한다. 세계대공황이 발발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공황을 증폭시키는 방아쇠 역할을 함에 따라 노동자 민중의 삶은 실업과 빈곤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모순으로 가득한 이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불만 역시 누적되고 있으며, 삶의 절박한 문제를 외치고 사회적 해결을 요구하고자 하는 열망도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중들은 거의 반 년 동안이나 광장에 나가지 못한 채 참아만 왔다. 이제 광장을 되찾기 위한 투쟁이 필요하다. 특히 서울시가 표적으로 삼아 집회를 금지하고 있는 서울 광화문 광장은 2016년 촛불투쟁을 통해 박근혜를 끌어내렸던 뜻 깊은 곳이기도 하다. 6월 5일 청년과 노동자들이 소리높여 외쳤듯이, “이제 광장을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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