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만 배불리고 말 2차 긴급재난지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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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대공황으로 민중들의 삶이 갈수록 악화일로를 걷고 거기에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이런 상황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이에 대한 민중들의 삶이 계속 어려워지자 문재인 정권은 5월에 이어 재차 긴급재난지원금을 꺼내들었다. 9월 3일, 더불어민주당은 고위당정청회의에서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방안을 논의하였다. 3일 뒤인 9월 6일 당정청은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방안을 선별지급으로 하고, 고위험시설로 분류되어 집합금지명령을 받은 12개 업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 특수고용노동자 등 고용취약계층에 맞춤형 집중지원을 한다는 방침을 정하였다. 9월 10일 정부는 코로나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7조8천억 원 규모의 4차 추가경정예산 확정을 발표했고, 뒤이어 9월 11일에는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기준 대상을 발표했다.

“우린 왜 안 주나?” “효과가 있나?” 선별지급을 둘러싸고 불거지는 문제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2차 긴급재난지원금은 △소상공인·영세 자영업자는 ‘새희망자금’으로 100만원 지원,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고위험시설로 분류되어 영업이 중단된 12개 업종 중 유흥주점과 단란주점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에 대해서는 200만원 일괄지원, △미취업 청년에 대한 1인당 50만원 지원, △미취학 아동 및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구에 대한 20만원의 아동돌봄 쿠폰 지원, △13세 이상 전 국민에게 통신비 2만원 지원을 골자로 한다.

이번 긴급재난지원금을 선별지급으로 하게 된 것에 대해, 정부는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일부 업종 영업정지와 최근의 방역조치 2.5단계 격상으로 인해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피해가 막심하다는 것, 가장 어려운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해야 한다는 것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이유이다.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자본에 대해서는 아낌없이 지원하면서 민중들에 대해서는 온갖 핑계를 대며 지원을 하지 않으려는 문재인 정권의 자본가정권으로서의 계급적 속성에 있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문재인 정권은 지난번 1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위한 추경안을 제출했을 때에도 ‘예산 확대에 따른 부작용’을 운운하며 전 국민 지급이 아닌 하위 70%에게만 지급할 계획이었다가 비판이 거세지자 부랴부랴 추경안을 확대하여 전 국민 지급으로 방침을 바꾸었다. 그러면서도 자본에 대해서는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설치하여 40조원이나 되는 막대한 자금을 퍼 줄 수 있도록 했다.

이번 2차 긴급재난지원금에 있어서도 이런 모습은 달라지지 않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8월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앞으로 (재난지원금을) 주게 되면 100% 국채 발행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1차 지원금 형태로 2차 지원금 지급은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말을 하였다. 채무부담을 핑계로 민중들에 대한 지원액수를 가능한 한 최소화하려는 태도이다.

선별지급 방침에 대해 이번에도 여러 비판들이 나오고 있다. 우선, 지급대상자 선정기준의 모호하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의 경우, 기준의 모호함으로 인해 유사한 업종 사이에서도 지원대상인지 아닌지의 여부가 엇갈려,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지원대상을 특정한 것 자체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대학생 자녀를 둔 가구의 경우 등록금, 자취비용 등으로 많은 비용부담이 드는데 미취학아동 및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구에만 지원을 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비판, 자영업자들에게 고용되어 일하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은 영업시간 단축으로 인해 노동시간이 줄어들어 임금도 줄어든 상황인데 이에 대한 대책이 전무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이번 지원금의 실질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통신요금 2만원 지원에 대해서는 “왜 주는 것이냐”, “애들 장난”, “구색 맞추기”라는 비판적인 반응들이 나오고 있으며, 100~200만원의 지원금을 받게 될 자영업자들 역시 영업을 못 하더라도 임대료, 관리비, 시설비 등이 그대로 나가야 한다며 “턱없이 부족하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임대료로 건물주의 주머니에 다 흘러가고 말 긴급재난지원금

그런데 이번 2차 긴급재난지원금의 가장 큰 문제는, 이 지원금이 건물주에게 큰 혜택을 주는 것으로 귀결된다는 점이다. 자영업자들이 받게 되는 지원금이 결국 임대료라는 형태로 건물주들의 주머니로 흘러들어가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자영업자들이 이에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김모(34)씨도 “주위 노래방 업주들은 모두 수천만 원 빚까지 냈다가 이제는 보증금에서 밀린 임대료를 깎는 식으로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집합금지명령이 90일 가까이 이어졌다”며 “영업도 안하는데 임대료 500만원, 관리비 100만원, 전기세와 음원비 40만원이 매달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아무리 정부가 지원을 해 준다고 해도 포기하고 장사를 접는 게 사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해럴드경제, 「‘실효성 논란’ 휩싸인 2차 재난지원금..자영업자·직장인 다 ‘볼멘소리’」, 2020. 9. 11.)

“2차 재난지원금 200만 원? 건물주만 배부르게 하는 일이다.” 경기도 안양과 군포, 의왕 지역에 산개한 650여 개 노래연습장의 업주들을 지원하는 일을 하는 김경민(안양군포의왕 노래연습장협회 지회장)씨가 10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긴 한숨을 쉬며 한 말이다. …… “200만 원은 한 달 임대료와 관리비밖에 안 된다. 강제로 영업이 중단된 업주들은 이미 가게 하나 살리겠다고 식당에 나가고 야채가게에서 야채를 팔고 있다” …… “지금은 돈을 받아도 밀린 임대료 말고는 어떤 조치를 취할 수도 없는 상태다.” …… 그러면서 김씨는 “지금은 임대료를 감해주거나 면제해주는 건물주도 찾을 수 없다”면서 “고통을 감내하려면 특정 업종만 하는 게 아니라 전 업종이 다 같이 고통을 감내해 코로나19를 이겨내야 했다”라고 강조했다.

(오마이뉴스, 「2차 재난지원금 200만 원? 건물주만 배부르게 하는 일」, 2020. 9. 10.)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통해 자영업자들은 업종에 따라 100~200만원의 지원금을 받게 될 것인데, 이것의 목적이 방역조치 강화로 인해 영업을 할 수 없게 되어 어려워진 자영업자들을 긴급히 지원하는 것이라면, 마땅히 해당 자영업자들에게 실질적인 지원효과가 발생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건물주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세입자들로부터 임대료를 받아 자기 배를 불리는 구조 자체는 그대로 남아있다면, 자영업자들의 입장에서는 영업조차 하지 못하는데 임대료는 이전과 다름없이 내야만 하는 상황이 지속되게 된다. 게다가 대부분의 건물주들이 자영업자들의 소득변화나 영업불가 여부는 전혀 아랑곳없이 이전과 다름없는 임대료를 받고 있다. MBC에서 9월 16일에 보도한 바에 따르면, 소상공인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0%는 ‘자신의 건물주는 임대료를 깎아달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다. 그런데도 자영업자들은 쫓겨날 것이 두려워 건물주에 대해 아무 문제제기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대로라면 자영업자들에게 지급된 얼마 되지 않는 긴급재난지원금은 고스란히 임대료의 형태로 건물주의 주머니에 들어가게 된다. 정부에서 거금을 들여 건물주들의 배를 불려주는 결과밖에는 되지 않는 것이다. ‘건물주를 위한 지원인가?’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이유로 사회 전체가 고통분담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로 인한 손실, 그리고 그 손실을 감내해야 할 책임은 노동자나 영세 자영업자들을 비롯한 민중들 개개인에게 떠넘기고 있다. 그러면서 건물주와 같은 그야말로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사회발전의 성과를 자기 주머니에 집어넣는’ 이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고통분담도 요구하지 않고 오히려 주머니를 더 두둑하게 해 주고 있다. 이런 행태는, 민중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아무런 능력도 의지도 없는 문재인 정권의 본질을 증명해줄 뿐이다.

임대료 인하 또는 한시적 임대료 면제 등 건물주가 경제적 어려움을 떠안는 조치가 필요하다

현행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1조에서도 “차임 또는 보증금이 임차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그 밖의 부담의 증감이나 경제 사정의 변동으로 인하여 상당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에는 당사자는 장래의 차임 또는 보증금에 대하여 증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세입자인 자영업자가 건물주에 대해 임대료 인하를 청구하더라도 거의 대부분의 건물주들이 무시하며, 소송을 통해 임대료를 인하해보려는 시도는 시간과 비용, 건물주가 재계약을 안 해 주거나 자신을 아예 쫓아낼 것에 대한 우려 등의 문제로 인해 자영업자들의 입장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단순히 법 조문상 권리가 보장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는 실질적인 권리가 전혀 보장될 수 없다. 또 그저 금전적인 지원을 하는 것으로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자 같은 사람들의 문제를 전혀 해결할 수 없다. 따라서 자영업자들이 당장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완화하기 위해서는 임대료 인하나 한시적 임대료 면제와 같이 건물주가 그 어려움을 떠안도록 하는 분명한 조치가 필요하다.

아울러 한국의 자영업자들이 처한 어려움은, 소수의 사람들이 건물 같은 부동산을 사적으로 소유하고는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임대료 등으로 이득을 취할 수 있게 보장하는 자본주의체제 자체에 그 원인이 있다. 자본주의에서 자영업자들은 소소유자라는 계급적 지위에 있고, 그들의 계급적 지위는 대자본에 의해 끊임없이 몰락당하며, 이번 긴급재난지원금 지원에서 분명히 드러나듯 지대라는 형태로 지주계급에 의해 수탈당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영업자는 이러한 자신의 처지가 악화되는 이유가 자본주의 자체에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노동자계급의 입장에 서서 자본주의와 싸워야 지금과 같은 곤란한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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