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해결에 역행하는 공공운수노조의 정의로운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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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의 ‘정의로운 전환’

『사회주의자』에서는 그간 매년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위기 상황과 관련한 여러 이슈들을 소개하고 사회주의적 관점에서의 기후위기 해법을 제시하는 기사들을 게재해 왔다. 또한 그 일환으로 한국의 기후운동에서 널리 회자되고 있는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기사들도 게재하였다. 이를 통해, 정의로운 전환은 정책과정에서 이해당사자의 참여와 의견 개진 보장 정도를 호소하는 ‘기후운동판 노동존중’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기존 계급 질서를 전혀 건드리지 않고 오히려 계급타협을 추구하는 것이며, 노동자를 변혁의 주체로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기존 체제 안에서의 한 자리를 요구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하였다. 더불어 금속노조가 내건 ‘정의로운 산업전환’에 대해서도 비판하였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황정규의 「[연재] 정의로운 전환, 기후운동판 ‘노동존중’을 넘어설 수 없다」와, 「금속노조의 ‘정의로운 산업 전환’: 계급협조에서 못 벗어나는 정의로운 전환」을 참조하라.)

현재 노동운동에서 금속노조뿐만이 아니라 공공운수노조에서도 정의로운 전환을 정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2021년 3월 22일 공공운수노조는 성명을 통해 ▲에너지 전환에 있어서 발전공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업 기획 및 집행 대폭 강화, ▲발전공기업의 민주화,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고용보장책 마련, ▲노동자와 시민사회의 참여가 보장되는 에너지 전환기구 설치 등을 요구하였다.

6월 22일에는 「정의로운 전환, 이제 문제는 ‘전환의 방향’이다」 칼럼을 통해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방안으로 ▲발전공기업 통합과 민영발전 공영화 ▲정의로운 전환의 가교로서의 LNG산업 공적역할 강화 ▲국가책임 기후 일자리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위한 노정교섭, 이렇게 네 가지 방안을 제시하였다.

7월 22일에는 성명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한 공정한 노동전환 지원방안”이 발전노동자들의 일자리 보장보다는 기업에 대한 지원으로만 점철되어 있다며 노동자와의 대화를 통한 정의로운 전환을 실현하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이렇듯 공공운수노조는 특히 에너지 전환 및 발전산업 노동자들의 일자리 문제와 관련하여 정의로운 전환을 기조로 하는 요구를 내걸고 있다. 그러나 공공운수노조의 정의로운 전환 역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내포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의 정의로운 전환, 무엇이 문제인가?

공공운수노조의 정의로운 전환이 지닌 문제점은, 그것이 기존에 『사회주의자』에 실린 기사들에서 비판했던 바 계급간 타협을 조장한다는 점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공공운수노조의 정의로운 전환이 기후위기 대응에 전혀 걸맞지 않다는 점도 매우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공공운수노조는 기존의 석탄화력발전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해가는 중간단계에서 가교 역할을 할 대안적 연료로 액화천연가스(LNG)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천연가스 역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연료로, 기후위기의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기후위기 상황을 더 악화시킬 위험성이 있다. 또한 공공운수노조의 정의로운 전환 정책을 보면 발전산업 정규직 노동자들의 일자리 현상유지에 머무는 성격을 갖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① 천연가스는 기후위기의 대안이 아니다

현재 기후위기는 나날이 전 세계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지구의 기온은 1945년 이후 급격한 상승 추세를 보여 왔고, 200여년의 기간 동안 지구의 평균 기온은 1.1℃ 상승했다. 이는 산업화 이후 화석연료 사용 증가에 의해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 배출이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1958년 측정이 시작된 이래 현재까지 한 번도 하락한 적 없이 계속 상승하였다. 1950년에 60억 톤이었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990년에는 227억 톤, 2015년 352억 톤으로 급상승했다. 이에 2015년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는 파리협약을 도출하고, 전 지구 평균 기온 상승치를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내로 막자는 목표를 설정하였다. 또한 2018년 인천 송도에서 개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제48차 총회에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가 채택되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 지구 평균 기온 상승치를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내로 제한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50% 수준까지 감축하고, 2050년까지는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를 달성해야만 한다는 실천적 결론이 나온다. 그럼에도 2019년에는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364억 톤으로까지 상승하였다.

올해 들어서는 상황이 더 심각해지고 있음이 드러났다. 8월 9일 발표된 IPCC 제6차 보고서는 향후 20년 안에 지구의 평균 기온이 19세기 말보다 1.5℃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하였다. 지난 시기에는 200년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이 1.1℃ 상승하였는데, 이제는 그보다 더 짧은 기간 사이에 이전의 상승세보다 더 가파르게 기온이 상승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제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는 2050년 이전에라도 급격한 배출제로를 달성해야 할 상황이 되었다. 한 마디로 지금은 심각한 기후위기 상황이며,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재생에너지로의 신속한 전환이 필요하다.

그러나 공공운수노조는 재생에너지로의 신속한 전환이 아닌 천연가스를 가교연료로 제시하고 있는 문제점들이 있다.

우선 근본적인 문제점은, 천연가스 역시 화석연료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점이다. 천연가스는 대부분 타르샌드(역청과 모래, 점토, 물 등의 혼합물)나 셰일가스에서 나오는 것을 이용하는데, 이들로부터 천연가스를 채취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둘째로, 천연가스 사용 증가는 이산화탄소보다 더 심각한 온실가스인 메탄의 배출을 증가시킨다. 메탄은 매우 강력한 온실가스로, 대기 중 체류시간이 짧고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차지하는 비중이 10% 정도이지만,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25배나 강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20년 3월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현재 대기 중 메탄 농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약 2.5배 증가하였다. 이전까지 메탄은 주로 축산업과 농업 부문에서 배출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실제로 가축들의 배설이나 벼 재배 등 관습적 농업, 나무 등 유기물의 연료 사용 등을 통해서 많은 메탄이 배출된다. 그러나 이런 부문에서의 메탄 배출은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증가해 온 반면, 최근 들어서는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 부문에서의 메탄 배출이 급증하고 있다. 2019년에 미국 환경 보호국(EPA)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국에서의 전체 메탄 배출 중 30%는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 부문에서 배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데이터로 본 우리 세계(Our World in Data)’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프래킹을 통한 석유·가스 추출에서 나오는 비산배출(대기 중으로 유해물질을 내보내는 것을 의미)로 발생하는 메탄 배출이 2006년에는 18억 톤이었으나 10년 뒤인 2016년에는 26억 톤으로 증가하였다. 이는 전통적으로 사용해 오던 석유 추출방법 외에 타르샌드나 셰일가스, 셰일오일과 같은 비전통적 석유 추출이 늘어난 것에 기인한다. 비전통적 석유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땅 속에 매장되어 있던 메탄이 유출되는 등의 일이 빈번해졌기 때문이다. 결국, 천연가스를 가교연료로 제시하는 것은 메탄 배출 증가로 이어지며, 이는 기후위기를 더욱 악화시킨다.

셋째로, 천연가스는 채취방식으로 프래킹(수압파쇄법: 고압의 액체를 이용하여 광석을 파쇄하는 채광 방법)을 이용하는데, 이는 지하수와 표층수의 오염, 대기 오염, 소음, 지진의 원인을 제공하는 자연파괴적 채취방식이라는 비판을 이미 크게 받고 있다.

넷째로, 천연가스는 화석연료 이용을 다른 방식으로 지속하여 자본의 이윤을 유지시켜 주는 수단으로 기능한다. 즉 석탄, 석유에 비해 탄소 배출이 적은 천연가스를 ‘청정’연료로 포장하여 화석연료 사용을 지속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미 1980년대 초반부터 미국에서는 자본가들과 그와 유착된 환경단체들이 천연가스를 가교연료로 제시해 왔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보았듯 천연가스는 그 자체로 연소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일뿐 아니라 채취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메탄을 유출한다.

마지막으로, 천연가스를 가교연료로 제시하는 공공운수노조의 정의로운 전환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 다를 바가 없다. 8월 5일, 김부겸 국무총리가 위원장으로 있는 2050 탄소중립위원회는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공개하였다. 해당 초안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세 가지 안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의 체계와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기술발전 및 원・연료의 전환을 고려한 1안, 1안에 화석연료를 줄이고 생활양식 변화를 통해 온실가스를 추가로 감축한 2안, 화석연료를 과감히 줄이고 수소공급을 전량 그린수소로 전환해 감축하겠다고 하는 3안이다. 1안에 따르면 2050년의 온실가스 순배출량은 46.2백만톤, 2안대로라면 31.2백만톤, 3안대로 하게 되면 순배출제로(net-zero)가 된다. 이 때 1안의 경우는 2050년까지 수명을 다하지 않은 석탄발전소 7기를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하며, 2안도 천연가스발전을 긴급한 수요에 대응하는 유연성 전원으로 활용하는 것을 가정하였다. 이 시나리오가 발표되자, 곳곳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런데 공공운수노조의 정의로운 전환은 “재생에너지 전환에 맞춰 대비해야 할 백업전원은 공적 LNG 발전소를 통한 출력조절이 가장 가능한 대안”이라면서 “정의로운 전환의 가교로서의 LNG산업 공적역할 강화”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탄소중립 시나리오의 2안에도 똑같이 포함된 내용이다. 그리고 이 2안은 2050년까지 배출제로를 달성하지 않겠다는 안이다. 결과적으로 공공운수노조는 2050년까지 배출제로를 달성하지 않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안과 상통하는 내용을 요구로 내걸고 있는 셈이다.

요약하면, 천연가스를 가교연료로 제시하는 것은 ‘정의로운 전환’은 차치하고 기후위기 해결을 하지 않겠다는 말과 동일하다.

② 정규직 일자리 유지 이상을 넘지 못하고 있다

천연가스가 기후위기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왜 공공운수노조는 굳이 천연가스를 이용한 발전을 가교로서 제시하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거기에 발전산업 정규직 노동자들의 이해관계가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정의로운 전환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정의로운 전환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전체 노동자들의 고용 충격을 최소화하고, 그것을 위해 노동조합을 비롯한 노동자들의 입장을 반영한다는 개념이라고 주장한다. 공공운수노조가 내세우는 정의로운 전환도 이러한 주장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공공운수노조에서는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시 최소 약 8천여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정의로운에너지전환연구팀이 석탄화력발전소 발전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석탄발전소 노동자 중 본인이 일하는 발전소 폐쇄 시점을 정확히 아는 노동자는 단 8.7%에 불과했고 고용불안을 느끼는 노동자가 92.3%에 달했다.” 공공운수노조에서는 이들의 일자리 보장을 위해 발전공기업 통합과 민영발전 공영화를 요구하고, 재생에너지 부문에서의 일자리, 화석에너지를 대체할 재생에너지 제조·설치·유지관리 일자리, 자동차 중심의 사적 교통체계를 대체할 공공교통 확충에 따른 일자리, 에너지 효율과 단열 보강에 필요한 건물 리모델링 일자리, 생태적 농축어업 일자리 등의 창출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2021년 현재 전체 발전노동자들(25,112명)의 절반에 가까운 비정규직 노동자들(11,286명)의 고용에 대한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한다면, 산업전환에 있어서도 ‘비정규직 철폐’를 명시적으로 요구해야만 할 것이다. 위에 언급한 일자리 요구에 대해 공공운수노조에서 낸 이슈해설에서는 이런 명시적인 언급 대신 “△탈탄소 전환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거나 잃을 위험에 처한 모든 노동자에게 일자리가 제공되고 △이 일자리는 국가 또는 공공부문의 책임 하에 만들어져야 하며 △적절한 임금과 양질의 노동조건이 보장돼야 하는 3대 원칙이 철저하게 지켜져야 한다.”는 애매하게 돌려 말하는 식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적절한 임금과 양질의 노동조건’이 의미하는 바가 과연 무엇일지에 대해서도 알 수 없다.

따라서 공공운수노조의 정의로운 전환 정책에 포함된 천연가스 발전과 연동하여 생각해보면, 산업전환 과정에서 전체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지키는 것보다는 정규직의 일자리 지키기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 천연가스 발전설비는 내구연한이 20~30년으로 긴 편이다. 거기에 대규모 시설이기 때문에 새로 건설하는 데에도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그렇기에 주요 발전설비를 천연가스로 전환하고 나면 고정성과 저항성이 생기게 된다. 이는 재생에너지를 비롯한 다른 발전형태로 나아가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급격한 기후위기 악화에 대응할 수 없게 발목을 잡는 요소가 될 것이다. 결국 공공운수노조의 정의로운 전환은, 석탄발전은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게 되자 탄소배출이 비교적 적은 다른 화석연료인 천연가스로 주요 원료를 바꿔 화석연료 발전을 지속하면서 일자리를 유지하자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배출제로 목표 시점은 30년 이후이고, 그때쯤이면 현재 발전소 정규직 노동자들은 대부분이 자연 퇴직할 것이다. 이들로서는 화석연료 발전이 지속되어 기후위기를 해결 못하는 상황이 되더라도 아쉬울 것이 없다. 그렇기에 천연가스를 통해 일자리를 지키는 방안은 기후위기에 대해 아무 것도 안 하면서 현재의 정규직 일자리를 지키겠다는 주장밖에는 되지 않는다.

탈화석연료의 과정에서 크게 영향을 받는 발전산업 전체 노동자들의 고용,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에 대한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이 문제는 단지 정부에게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덜 가게 하는 산업전환 정책을 추진하라고 요구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 스스로 내부 단결을 강화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 자기 혁신을 해야만 해결이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 발전산업 공기업들과 여기에 고용된 정규직들이 보이는 태도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점도 지적해야 할 것이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해 발전사들은 백신 접종 필수인력 명단을 넘겨달라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요청을 받았는데, 발전사들은 비정규직인 자회사와 파견업체 직원은 제외한 채 정규직 직원 정보만 넘겨 비정규직을 차별하였다. 더군다나 故김용균 노동자의 사망 이후로 터져 나온 요구인 발전산업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대해서도 하청업체를 통한 고용과 같은 문제가 여전히 지속되어 해결이 더딘 상황인데, 이에 대해서도 정규직 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내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발전산업 노동자들은 차치하더라도(발전소의 경우 발전노조는 교섭권이 없으며, 어용노조인 기업별노조에게 힘이 모두 넘어간 상태이다) 공공운수노조에서 노동자들의 단결을 도모하고 잘못된 노동자들의 태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러한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 평소 비정규직 일자리 문제에 미온적이었으면서 탈탄소 전환 과정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면, 그 진정성이 의심되지 않을 수 없다.

정의로운 전환을 계속 이야기하는 한, 그들의 ‘녹색’과 우리의 ‘녹색’은 여전히 동색이다

날로 심각해져가는 기후위기 상황 속에서, 천연가스를 이용한 발전은 기후위기의 대안이 될 수 없다. 천연가스는 생산과정 및 사용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이런 이유에서 공공운수노조의 정의로운 전환은 정의로운 전환 자체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 기후위기 해결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큰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런 천연가스를 가교연료로 제시하는 데에는 에너지산업 전체 노동자들이 아닌 발전산업 정규직 노동자들의 협소한 이해관계가 반영된 것이다.

공공운수노조의 칼럼에서는 주요 탄소 배출원이던 자동차, 철강, 발전회사들이 문재인 정부의 탄소중립위원회에 이름을 올린 것을 두고 “그들의 ‘녹색’과 우리의 ‘녹색’이 다르”다며, “바야흐로 초록은 동색이 아닌 시절이 왔다”고 비판하였다. 그러나 공공운수노조의 정의로운 전환이 그들의 녹색과 비교해서 얼마나 다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기후위기를 제대로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또 이를 위해 기존의 시스템과 자본의 이해관계를 건드리지 않은 채 그것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을 내걸게 되면, 아무리 ‘그들의 녹색과 우리의 녹색은 다르다’고 주장한다 한들 초록은 여전히 동색일 뿐이다.

패스트푸드 업계의 노동자. 맑스 저작과 자본론 학습을 통해 사회주의를 배웠다. 사람을 '노동자 대 고객'이나 '상사 대 부하'의 관계로 만나는 것을 매우 싫어하며, 각자의 자유로운 발전만으로도 모두가 유익해지고 발전할 수 있게끔 되는 사회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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