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잡월드분회, 꼼수 자회사를 거부하고 직접고용 투쟁을 결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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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회주의자]

[편집자 설명] 문재인 취임 후 추진한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은 ‘자화사로의 정규직화’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것은 사실상 비정규직의 임금, 고용 등의 변화가 거의 없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더 악화되는 ‘무늬만 정규직화’이다. 공공운수노조 한국잡월드분회가 그 대표적 사례이다. 한국잡월드분회는 지난 4월 1일 노동조합을 만들고 자회사 설립에 단호히 반대하고 직접고용을 외치고 있다. 『사회주의자』는 11월 15일 한국잡월드분회가 농성하고 있는 성남 한국잡월드를 방문하여 안채영 사무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한국 잡월드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그리고 잡월드에는 어떻게 들어오시게 되었나요? 들어오셔서 접한 비정규직의 문제점은 무엇이었나요?

한국 잡월드는 청소년과 어린이들에게 직업관 형성에 도움을 주기위해 체험관을 운영하는 곳으로서 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입니다. 저는 대학을 항공과를 졸업했어요. 원래는 승무원이 꿈이었는데 이런 기관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내 전공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쳐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이곳에 지원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잡월드에서 면접 보고 잡월드에서 일을 하는데, 소속이 달랐어요. 저는 포스코 산하에 있는 자회사(포레카) 소속이었거든요. 그래도 계약과는 다르게 그냥 나는 잡월드 일을 하니까 잡월드 직원이라고 생각하고 일을 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용역의 문제를 느꼈습니다. 우선 소통이 너무 안 된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기계 고장으로 체험하는데 문제가 발생해서 기계교체를 요구하면 용역회사는 “잡월드가 안 바꿔줘, 잡월드가 돈이 없대, 우리는 잡월드에게 요구할 수 없어”라고 합니다. 또 이런 경우도 있었는데 선생님들 중에서 체험실에 문제가 있어서 용역회사 관리자를 부르면 그 관리자는 잡월드 관리자를 불러요. 세 명이 있는데서 선생님이 문제해결을 요구하면 잡월드 관리자는 용역관리자 하고만 대화를 해요. 사람을 앞에 두고 유령취급을 하죠. 왜냐하면 이렇게 직접 애기하면 불법파견 시비에 걸릴 수 있고 불편하니까.

나중에서 노·사·전 협의회를 하면서 확실히 알았지만 그들은 우리를 같은 직원이라고 인정하지 않아요. 그 자리에서 “너희와 우리는 문화적 차이가 있어서 한 부대에 담길 수 없다”라는 발언까지 했어요. 그 문화적 차이라는 것이 우리는 처음부터 용역하청업체 직원이고 자기들은 정규직으로 처음부터 달랐으니 한 부대에 담길 수 없다며 직접고용을 거부하는 거죠. 그런 마인드를 갖고 아예 소통하려 하지 않으니 거리도 벌어지고 이제는 노노갈등이 되는 거죠.

지금 잡월드에는 390여명이 일을 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50여명이 잡월드 정규직이고 나머지는 다 하청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어요. 그것도 직군별로 7개 하청업체로 나뉘어져 있어요. 저희 강사직군(270명)은 서울랜드 소속이예요. 저희 경우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 단위 계약서를 매년 써요. 매년 사직서와 계약서를 새롭게 쓰는 거죠. 이곳 잡월드는 아이들의 직업체험을 운영하는 곳인데 그것을 가르치는 강사들을, 그것도 노동부 산하기관에서 최저임금, 비정규직으로 채용한다는 게 정말 비정상적이고 모순이라고 생각합니다.

Q2.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이 추진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한국잡월드에서도 정규직 전환 논의가 시작되었는데요, 그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었습니까?

7월 20일 선언이 있고 난 후 저희는 기대를 많이 했죠. 저희도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우리가 해당이 될까? 안될까? 너무 궁금했어요. 그런데 회사 안에서 아무도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고 우리에게 이야기해주는 사람도 없었어요.

그런데 8월에 1차 노·사·전 협의회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시작 됐더라고요. 3차까지도 우리와 콜센터는 배제되고 나머지 직군들(고령친화 직종인 환경, 미화, 시설 등)만 참석해서 진행이 되었어요. 4차 때부터 우리가 참석했는데, 딱 들어가자마자 분위기를 느꼈어요. 아, 이거는 이전에 이미 다 애기를 끝냈구나. 1, 2, 3차까지 고령화 직군들이 먼저 진행했기 때문에 그분들을 회유했다고 생각해요. “자회사로 가면 65세 정년이고, 직접고용하면 60세 정년이다.” 이런 식으로 애기를 한 거예요. 고령화 직종 분들은 지금 자기 나이가 60세인데 직접고용하면 다 해고되는 거잖아요. 당장 내 자리가 없어질 텐데. 그러니까 그분들은 자회사를 선택을 한 거죠.

거기다 협의회에 배석한 전문가라는 사람도 한몫했습니다. 특별위원이라고 해서 동화노무법인 이라는 곳에서 나온 노무사를 고용노동부에서 섭외한 거로 알고 있어요. 이 사람이 1회차 만 참석을 해서 “이렇게 많은 비정규직이 있는 곳에서는 직접고용보다 자회사가 낫다”라고 계속 발언을 했다고 해요. 특별위원이라는 사람이 계속 그런 애기하니까 고령직종 노동자들은 더 그쪽으로 회유될 수밖에 없었던 거고 그런 판에 우리가 끼워 맞추기 식으로 들어가게 된 거죠. 그 후 3주 만에 졸속으로 자회사 협의가 되었어요.

처음에는 자회사라는 것을 사측이 먼저 써먹는 줄 알았어요. 사업장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자회사로 가야 더 잘 운영이 될 수 있는 곳도 있을 거잖아요. 그래서 예외적으로 자회사를 끼워 넣는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우리는 직접고용이 되어야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직군인데 정규직을 자회사를 통해 할 수 있다는 가이드라인이 있으니까 사측이 밀어 붙이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문재인 정부가 이런 여지를 만들어 놓고 방관하면서 사측에게 더 활로를 열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진: 사회주의자]

Q3. 사측과 정규직화 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느낀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잡월드는 지금 표면적으로 볼 때 팀장들이 너무 강해요. 이사장이나 본부장등 결정권자들의 결정권은 아예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이번 노·사·전 협의회가 이사장, 본부장이 공석인 채로 진행되고, 공석인 채로 자회사 결론이 났어요. 그 과정에서 팀장과 정규직들의 힘이랄까 이런 것들이 더 강해졌고, 이사장이나 본부장은 이러한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는 듯 느낌을 받습니다.

가장 문제는 협의회에 들어오는 팀장들이 조금도 대화나 타협을 하려 하지 않아요. 7명의 팀장과 2명의 정규직 노조원이 노·사·전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협의회 안에서 이들은 우리에게 대표자격이 없다고 하면서 우리가 말을 해도 듣지 않고 한숨을 쉰다던가, 잔소리를 하면서 이야기조차 꺼내지 못하게 합니다. 저희 노동조합이 올해 4월 1일 결성되었는데 노동조합을 만들기 전부터 노·사·전 협의회에 우리도 들어가자고 했는데 그들이(팀장과 정규직위원) 다 반대했어요.

협의회에서 전원합의를 목표로 했지만 다수결 합의로 만들어서 자회사 결정도 다수결로 해버렸어요. 또 저희가 십시일반 돈을 모아서 노무사를 고용했지만 그 노무사가 배석조차 못하고 문밖에서 기다렸어요. 그렇게 다 우리 의견과 주장이 묵살되어 왔죠. 정확히 하자면 정규직 전환 협상을 한다고 하면 우리 비정규직 대표와 사측(잡월드) 대표가 직접적인 협상을 해야 하는 것이 맞는데, 팀장과 정규직 노조원들이 참여해서 정규직전환을 반대한다는 것은 그들이 사측 입장을 대변하는 사측위원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것이죠. 사측은 그들을 실세인 것처럼 내세우면서 뒤로 빠져서 노노갈등을 일으킨다고 봅니다.

Q4. 현재 한국잡월드는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화를 추진하여 채용공고까지 나왔습니다. 그러나 조합원들은 모두 자회사 입사원서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매우 많은 고민 속에 나온 결론으로 보이는데, 이런 결정을 한 이유는 어떠한 것입니까?

사측(팀장과 정규직위원 포함)은 항상 ‘좋은 자회사’, ‘예쁜 자회사’를 만든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 내용은 뭘까? 아무리 생각하고 들여다봐도 그런 사람들이 만든 자회사라면 지금 하청용역과 다를 게 없다고 봐요. 다른 하청업체 노동자들도 똑같이 말씀하세요. 임금도 안올려 주고 교섭도 힘들고 여전히 소통도 안 되고 오히려 용역 때보다 더 쉽게 해고 시킬 수 있는, 말이 좋아 탄력적 운영이지 노동자들은 더 고통스럽죠.

그것도 그렇지만 우리 강사직군 노동자들은 우리가 여기서 핵심 업무를 하는 핵심인력이라 직접고용 하는 것이 정말 당연한데 왜 회사를 따로 가야하는지, 우리가 이곳에서 7년 동안 아무런 문제없이 일을 해왔는데 왜 우리를 굳이 자회사에 보내려 하는지 당연히 불신이 생기죠. 노조가 없을 때에는 그냥 그런가보다, 잡월드 정규직과 우리는 좀 다른가 보다 하고 일상처럼 지나갔어요.

그런데 노조결성 후 노동자 의식이 조금씩 생기고 보니 그들과 우리가 다르지 않다는 것과 여기서 똑같이 일하고 핵심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래서 더욱더 직접고용을 결의하게 되었습니다. 잡월드에서 자회사를 추진한다고 계속 공고를 내고 있어요. 원서접수를 하지 않으면 추후에는 또 다른 채용기회는 부여하지 않는다고 하면서요. 그런데 저희 조합원들은 그런 자회사 갈 바에 투쟁한다, 더 세게 투쟁한다고 결의를 하고 원서접수를 하지 않았습니다.

1차로 전환하신 환경, 미화직군 노동자들 자회사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서를 보니까 정말 말도 안 되는, 법에 위배 되지 않는 선에서 최저수준의 내용이었어요. 유급휴일의 경우 주휴일과 노동절, 명절 3일씩. 제가 서울랜드 소속인데 서울랜드는 성탄절, 어린이날 등 웬만한 공휴일은 다 쉬었거든요. 하청업체 보다도 못한 수준인거죠. 그리고 임금도 오히려 기본급이 깎였어요. 미화노동자들 경우 기존에 158만원 이었는데, 157만원으로 계약서가 작성되었어요. 그래서 저희 노동조합에서 어떻게 정규직이 되었는데 모든 조건이 하락이 될 수 있는지 전단을 만들어서 돌렸어요. 그랬더니 잡월드 사측에서 부랴부랴 잘못된 월급명세서를 보고 썼다는 황당한 해명을 내놓았어요. 이런 자회사는 당연히 거부해야죠.

그래서 저희가 열심히 투쟁 중입니다. 현재 전면파업 28일차, 천막농성 121일차, 경기지청(지청장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 21일차, 청와대 앞 노숙농성 23일차가 되었습니다. 조합원 80% 이상이 힘 있게 투쟁하고 있습니다. 이곳 본사 로비에 들어오기 전까지 청와대 앞에서 매일 40여명이 노숙농성을 했고요, 저희는 자회사 원서접수 하루 전날 ‘직접고용 지원서’를 만들어서 노경란 이사장에게 직접 접수하기 위해 이곳 로비로 들어왔고, 쭉 농성하면서 이사장 면담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여기를 들어와서 정말 기막힌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요, 여기 사무실 동이 있어요. 이곳은 출입카드가 없으면 못 들어가는 곳인데 저희는 카드가 없어요. 농성을 하면서 들어가게 되었죠. 들어가서 봤더니 정규직들만 쓰는 휴게실이 있는데 한 20여 평 되는 넓은 공간에 샤워, 운동시설, 발마사지기, 심지어 몇 백만 원 하는 소파, 전기장판, 침구세트 등 그야말로 휴식에 필요한 모든 것이 다 갖춰져 있더라고요. 정말 전혀 몰랐어요.

저희 휴게실은 귀퉁이에 책상과 싱크대. 그나마 남자 휴게실은 그런 것도 없고 냉난방시설도 없고, 창고랑 같이 쓰이는 비좁은 공간이거든요. 그걸 보니까 너무 괴리감이 들고 화가 나더라고요. 그들과 우리가 뭐가 달라서 이런 차별을 받아야 하는지? 우리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정말 중요하고 직접적인 일을 하는데, 정말 더 열심히 투쟁해서 직접고용을 꼭 이뤄야겠다. 그런 각오를 다시 한 번 다지게 되었어요.

[인터뷰는 현재 노동자들이 농성하고 있는 한국잡월드 로비에서 진행됐다. 사진: 사회주의자]

Q5. 현재 공공부문에는 비슷한 처지에 놓인 곳이 적지 않습니다. 노조가 앞으로 투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가야 할 것인데, 어떻게 투쟁해 나가실 생각이신가요?

우선 한국 잡월드 노경란 이사장은 저희와 대화하려 하지 않아요. 그 위에 노동부도 한통속입니다. 대화는커녕 오히려 회유하려고 하죠. 저희는 노동조합을 4월 1일에 만들었어요. 아직까지 제대로 된 노동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거든요. 어찌 보면 신생노조인데 강아지가 태어나자마자 뛰라고, 전력질주 하라고 하는 격이었죠. 앞으로 농성투쟁을 함께 하면서 더 많이 이야기하고 조합원의 결속력을 더 다져서 정부, 청와대를 압박하는 투쟁을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서 좀 더 강한 투쟁이 배치되어야 하고 또 그러기 위해서 조합원의 결의가 더 강해져야 할 시기이기도 한데 그게 지금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장은 민주노총 총파업 투쟁을 함께 할 계획입니다. 개별 사업장 투쟁도 중요하지만 공공운수노조, 민주노총 등 함께 하는 투쟁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렇게 해나갈 것입니다. 특히 ‘1100만 비정규직 그만 쓰개’ 투쟁에 저희 이주용 부분회장이 가장 선두에 서서 자회사문제, 비정규직 정규직화 문제를 가지고 함께 투쟁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신생노조인데 정말 연대, 지원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공공부분(고용노동부 산하)사업장에서 선두에 서서 투쟁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지지해 주시고 연대해 주시니까 혼자 싸우고 있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그래서 조합원들이 힘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현재 조합원들은 8일 자회사 원서마감을 계기로 오히려 투쟁의지가 많이 올라와있는 상태입니다. 직접고용에 대한 우리 목표가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8일 이후 직접고용 손도장을 찍으며 해고를 결의를 하고, 이후 투쟁 역시 힘차고 당당하게 해나갈 것을 결의했습니다. 연대해주신 모든 동지들께 감사합니다. 직접고용 쟁취!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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