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노동자와의 인터뷰: ‘같이 일하는 사람이 동등한 대우를 받는 것, 그것이 우리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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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페이스북 페이지]

인상된 최저임금이 적용되자마자 자본가들은 이를 무력화하기 위한 온갖 꼼수를 부리고 있다. 청소노동자들을 신규충원하지 않고 단시간 알바 노동자로 대체하려는 연세대의 행태가 그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이에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연세대분회는 학교 측에 맞서 싸움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주의자』는 연세대 청소 노동자들을 찾아가 지금까지의 투쟁에 대해 듣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송영호(대우관-상경대학교), 권영민(중앙도서관) 등 조합원 두 분과 서경지부 조직부장 김삼영 동지가 인터뷰에 응해 주셨다. 귀중한 시간을 내주신 데 세 분께 감사드린다.

Q1. 우선 서경지부 연세대분회가 어떤 곳인지 독자들이 알 수 있도록 소개하는 시간을 짧게 가져보겠습니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든 시기와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

김삼영 조직부장 연세대분회는 2008년 1월 26일에 결성하였고요, 크게 청소, 경비, 주차관리, 시설관리 등 4개 직종으로 가입 되어 있습니다. 전부 용역업체를 통해서 고용된 간접고용노동자이며, 조합원 수는 330여명입니다. 처음에는 청소, 경비노동자만 가입 되었는데,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주차관리, 시설관리노동자까지 조합원으로 조직되었습니다.

노동조합결성 당시만 해도 현장소장 말이라면 무조건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현장소장이라는 자가 툭하면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 사역을 시키고, 몸이 아프거나 사정이 있어 사역을 못하는 노동자에게 부당행위를 가하는 등 여러 가지 불합리한 일이 많았어요. 또한 체불임금도 많았어요. 당시 월급이 60~70 만 원 정도였는데 인원 빼먹기를 통해 하청업체가 해당 인원에 대해 책정된 금액을 가로채는 수법을 썼어요.

[사진: 사회주의자]

Q2. 노동조합을 만들고 나서 어떤 투쟁을 해왔고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말씀해 주세요.

김삼영 조직부장 노동조합 결성이후 조합원의 권익을 위해 지속적인 투쟁을 벌여왔는데요, 대표적으로는 결성초기 체불임금투쟁 및 경비무인화 반대투쟁, 임금인상투쟁 등이 있습니다.

체불임금투쟁의 경우 당시 체불임금이 5억 정도 있었는데, 용역업체가 이것을 떼어먹고 도망간 거예요. 그런데 용역업체에서 체불임금과 동일한 금액을 학교발전기금으로 학교 측에 전달했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노동조합에서 투쟁을 했죠. 결국 학교 측에서 체불임금을 지불했어요.

그리고 7~8년 전에 학교 측에서 경비무인화를 시도했어요. 노동조합에서는 즉각적으로 경비무인화를 통한 정리해고 반대를 걸고 투쟁했지요. 그때 1차적으로 경비무인화 시도를 막아내고 지금까지 유지되어 온 건데 지금 또다시 시도를 하는 거지요.

학교 측은 주1회 이상 원하청 회의를 통해 복수노조법(2011년) 통과시기에 맞추어 사측 주도로 어용복수노조를 만들려고 시도했고 실제로 만들어졌습니다. 민주노조에서 반발하여 투쟁했고 그 과정에서 어용노조 결성을 둘러싼 공모 관계를 밝혀냈습니다. 결국 원청(학교 측)에게도 사과를 받아내고 악질적인 용역업체 소장 등 2명을 쫒아냈습니다.

권영민 조합원 복수노조가 만들어지면서 조합원들이 큰 탄압을 받았어요. 부당한 업무배치 라든지 잔업, 특근을 배치하지 않아 실질적으로 임금이 삭감됐고, 소장실에 불려가 민주노조 탈퇴를 종용당하고, 탈퇴 안한다는 조합원들은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어요. 그렇지만 조합원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버티면서 모든 탄압을 잘 막아 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330 대오를 유지하면서 투쟁할 수 있었지요.

송영호 조합원 개인적으로는 2010년 입사해서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활동했는데, 우리 스스로가 당당해진 것이 큰 변화예요. 예전에는 청소도구를 업체에서 지급하지 않고 그 비용을 가로챘어요. 그래서 개인들이 사서 썼어요. 불합리하다고 생각했지만 우선은 일하는데 불편하기도 하고, 현장소장 말이 법인 것처럼 따랐어요. 우리가 무지했지요. 그런데 노동조합을 통해서 알게 됐지요. 그동안 우리의 인권이 진짜 존중받지 못했구나.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이제는 현장소장도 우리를 함부로 무시하지 못합니다. 투쟁을 통해서 공부 많이 했어요. 새롭게 태어난 거죠. 또 해마다 단협투쟁을 통해서 임금도 오르고 노동조건도 개선되었지요. 하지만 사측(학교 측)은 끊임없이 노동조합을 무력화 시키려고 하니 계속 투쟁해야지요.

Q3. 교육기관인 연세대가 노동자에게 대하는 태도는 여느 자본가 못지않은 것 같습니다. 학교측은 노동조합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권영민 조합원 어떠한 일에 대해서 상의하거나 중요한 문제가 있어 부딪힐 경우, 실제 용역업체는 힘이 없어요. 학교 측에서 시키는 대로 하기 때문에. 이번처럼 인력 감축을 한다거나 단협의 중요한 사항에 대해 원청인 학교 측과 실제로 교섭이 필요가 있을 때는 다 도망갑니다. 우리가 본격적으로 투쟁에 돌입하게 되면 하루 두 세 차례 집회를 하거든요. 그럼 학교 측에서 낌새를 차리고, 본관을 폐쇄하고, 집기를 빼고, 담당하던 사람들도 어디론가 사라져요. 또 얼마나 교묘하고 기만적인지, 우리가 2주 넘게 투쟁을 하면서 수없이 요구사항이 외쳤는데도 지금까지 딱 한번 부처장이라는 사람과 면담이 있었어요. 그 자리에서 부처장이 “너희 요구가 뭐냐고” 묻더래요. 기가 막힐 노릇이죠. 그러면서 주말에 다들 연세도 있고 하니 집에서 편히 쉬다 나오래요. 문 안 잠그겠다고. 그래서 그 말을 믿고 월요일에 출근하니 구조조정 대상인 GS칼텍스관과 산악협동관에 새벽에 알바를 투입시키고 문을 잠그고 ‘코비’라는 알바용역업체를 앞세워 조합원들 출근을 막았어요. 그 과정에서 몸싸움이 일어났고, 조합원 1명이 다쳐 지금도 병원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Q4. 작년 ‘최저임금 1만원’ 요구도 열심히 하셨던 것 같습니다. 최저임금 1만원이 청소 노동자에게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송영호 조합원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거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향상 요구한 것은 생활임금이었어요. 생활임금을 요구하다 보니까 1만원을 요구한 거죠. 1만원은 돼야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잖아요. 그동안 임금을 조금씩 올려왔는데 작년에 임금 폭이 조금 더 올랐어요. 그것도 연세대학교가 맨 마지막으로 올랐어요. 그러면서 이런 꼼수를 기획했네요. 그거 조금 올려 주는 것도 아까운지 우리 같은 사람들 일자리마저 빼앗아 알바로 채우려 하고 있는거죠.

Q5. 최근 학교 측이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하기 위해 퇴직자를 충원하지 않고 단시간 아르바이트 대체, 기존 노동자 고용승계 거부 등의 행패를 보여 투쟁에 나선 것으로 압니다. 이번 투쟁에 대해 좀더 자세히 설명해주시겠습니까?

김삼영 조직부장 2015년부터 증축하는 건물에서부터 ‘코비’라는 알바업체가 들어와서 알바를 고용하고 있었어요. 정년퇴직이 70세인데 계속 정년퇴직자 충원을 하지 않고 알바로 채우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거죠. 학교 측은 현재 있는 인원에게 알바수당을 주겠으니 더 일하라고 요구하고 있고 우리는 그렇게 못하겠다, 알바는 절대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는 거죠.

송영호 조합원 우리는 우리가 지금까지 싸워서 쟁취한 임금, 노동조건을 우리나라 전체 청소노동자까지는 아니더라도 같은 울타리에서 일하는 연세대 노동자들은 모두가 동등하게 적용받으며 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삼영 조직부장 이번 투쟁의 핵심은 현재인원으로 잡혀있는 사람에 대해서 8시간 전일 노동제를 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임금 및 노동조건이 우리가 10여 년간 투쟁해서 쟁취한 임단협 기준에 맞는 사람들이 채용돼서 일해야 한다, 나쁜 일자리 만들지 말라는 것입니다. 홍익대의 경우 4명이 해고를 당했지만 연세대의 경우 실제로 해고당한 사람은 없어요. 그래서 학교 측에서는 “기존에 일하고 있는 분들의 근무조건이나 임금이 하향된 것도 없고 피해도 주지 않았는데 왜 그러느냐”고 말하는데 우리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죠. 똑같은 일을 하는데 어떤 사람이 3시간만, 그것도 불안정하게 일하고 싶겠어요. 물론 사측에서는 사정이 있는 사람만 선별해서 오전시간만 채용한다고 주장하겠죠. 하지만 우리가 바라는 것은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은 동등한 대우받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 힘이라고 봅니다. 이렇게 정년퇴직으로 하나, 둘씩 빠지면 당연히 우리 노동조합의 힘도 약화되고 기세도 꺾이게 되겠지요. 그리고 우리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비정규직철폐를 외치잖아요. 매일같이 비정규직 철폐를 이야기 하면서, 우리도 비정규직인데 우리보다 못한 비정규직을 만들려고 하는 것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Q6. 자본가들은 노동자의 힘에 밀려 조금 내주는 척하다가도 다시 모조리 빼앗으려고 합니다. 이런 자본가의 속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권영민 조합원 정말 많이 속상하고 화가 납니다. 그 사람들은 몰라요. 머리로만, 생각으로만 우리의 주장을 알 수 없어요. 그래서 그런 차이가 안 좁혀져요. 그렇기 때문에 투쟁을 통해 알려줘야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있는 것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조금이라도 더 갖으려고 온갖 힘을 다 동원 하는데, 우리는 단결밖에 없잖아요. 더 굳게 단결해야죠.

[사진: 사회주의자]

Q7. 자신의 권리를 당당히 요구하고 투쟁으로 쟁취하는 것은 어렵지만 노동자로서 뿌듯한 일이기도 합니다. 노동자로서 자신을 위해 투쟁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묻고 싶습니다.

권영민 조합원 우리도 존중받아야할 인권이 있는 인간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 가장 뿌듯한 일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항상 갑이 시키는 대로 그것이 법인줄 알고 살아왔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죠. 우리도 인간으로서 존귀하다는 것, 우리일이 꼭 필요한 일이고 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것을 노조활동과 투쟁을 통해 확실히 알았기 때문에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부심도 생겼어요.

송영호 조합원 누군가는 우리를 과격하다고 깡패 같다고도 말합니다. 그렇지만 노동조합이 없는 곳에서 일하는 지인들에게 노동조합은 우리의 삶을 모든 면에서 향상시키고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간다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그런 말을 하는 내 자신을 보고 내가 나도 모르게 노동자로서 많이 성숙해지고 성장했구나라고 느끼면서 스스로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Q8. 학교를 보면 학생들은 취업이 안 되서 고생하고, 각박한 삶을 사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잘 안 되는 것을 자기 능력 탓으로 돌리는 분위기가 만연합니다. 이런 학생들의 처지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 있으시다면?

송영호 조합원 맘이 너무 아프죠. 학생들도 학교 다니면서 비정규직 알바를 하잖아요, 그래서 한편으로는 우리 심정도 많이 알고 이해하죠. 자기들도 졸업해도 정규직으로 가기 어렵고, 인턴이 된다고 무조건 정규직이 되는 것도 아니고, 늘 불안해하죠. 일단 학교에서 나가면 본인들도 알바라는 생각을 하더라고요. 그런 현실이 가슴 아파요. 연세대는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들어오잖아요. 한편으로는 기특하고 미래의 꿈나무들이라 생각하면서도 암울해요. 그래서 우리 투쟁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내가 여기서 일하는 동안은 열심히 일도 하지만, 투쟁도 열심히 해야 해요.

Q10. 이윤만 탐하고 노동자의 삶을 계속 어렵게 만드는 자본주의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신다면?

송영호 조합원 그렇게 까지 크게 생각해 보지는 않았지만 나도 이 사회의 일원으로 내가 처한 상황에서 열심히 하는 것, 어느 구석에서 청소를 하고 있지만 나는 꼭 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어요. 더 이상 우리가 투쟁해야할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바람일 뿐이죠. 현실은 우리가 계속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죠. 그래도 희망을 갖고 지금 나의 이 투쟁이 우리 모두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생각으로 가고 있습니다.

권영민 조합원 자본가들은 우리를 사회일원으로 보지 않는 것 같아요. 연세대 총장이 시무식에서 사회발전에 이바지 한다고 하는데 지금 이런 일을 벌이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가증스럽네요.

Q11. 마지막으로 연세대 분회의 투쟁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삼영 조직부장 이번 투쟁을 보고 느끼는 것이 많아요. 그동안 여러 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과연 이번 투쟁이 가능할까? 솔직히 불가능할 거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어요. 당장 연세대에서는 해고되지도 않았는데 우리 조합원들이 힘내서 싸울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투쟁의 날이 밝자마자 한마음 한뜻이 되어 정말 열심히 싸우시니까 너무 대단한 거예요. 사실 노동조합에서도 이번 싸움이 쉽지가 않았거든요. 그래서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과를 떠나서 조합원들이 대단한 투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나쁜 일자리를 거부하고 우리가 이룬 이 조건들을 함께 나누면서 보다 나은 일터를 만들 투쟁에 연대를 통해 꼭 승리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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