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농성 200일을 앞둔 파인텍 지회: 차광호 동지와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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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회주의자]

[편집자 설명] 작년 11월 12일 새벽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에 파인텍 지회 두 동지가 올라갔다. 그리고 벌써 반년이 지났다. 파인텍 지회는 고공농성 200일을 맞아 새롭게 투쟁을 벼리고 있다. 『사회주의자』는 파인텍 지회의 투쟁을 더 많이 알리고자 차광호 동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작년 11월 12일 새벽, 파인텍 지회의 홍기탁, 박준호 두 노동자가 열병합발전소 굴뚝을 올랐습니다. 그로부터 벌써 반년이 지났습니다. 두 분의 건강은 어떤가요?

크레인이 못 올라가는 상태에서 의사선생님들이 동지들 건강을 살피려 올라가는 것에 큰 어려움이 있어요. 제가 구미 스타케미컬 굴뚝에서 408일 농성을 할 때는 의사선생님이 10번 정도 올라 오셨어요. 평균적으로 40일에 한번 꼴로 오셨죠. 그런데 여기는 200일 가까이 되는데 1월 15일, 4월 15일, 두 번 밖에 못 올라갔어요. 1월 15일에는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 한방선생님, 양방선생님 해서 3분이 올라갔고, 4월 15일에는 양·한방 선생님 두 분이 올라갔는데 두 분의 의견으로는 우선 추운겨울인데도 불구하고 잘 견뎌냈다는 거예요.

하지만 박준호, 홍기탁 두 동지가 지금 좁은 공간에서 원활한 활동이 어려운 상태에 있기 때문에 목과 허리에 디스크 초기 증상이 있고 근육이 빠지고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그리고 원활한 신진대사가 안 이뤄지다보니 장이 좋지 않아 약을 먹고 있는 상태입니다. 사실 육체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들 겁니다. 특히 두 동지가 내려오게 되면 공황장애 같은 후유증이 분명히 나타날 수밖에 없거든요. 높이도 75ⅿ로 더 높고, 좁은 공간에서 움직이는데도 한계가 있고, 어떤 형태로 어떻게 나타날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굉장히 걱정되는 건 사실입니다. 지금 두 동지 상황을 본다면 실제로 내려와야 하는 상황인데 의지로 견디고 있는 거죠.

Q2. 예전에는 차광호 동지가 위에 있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동지들이 위에 있습니다. 투쟁의 소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실제로 우리들이 올라가지 않고 밑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으면 안 올라가고 투쟁 했을 겁니다. 제가 구미에서 굴뚝에 올라가게 된 것도, 당시 김세권(스타플렉스 사장)이 공장을 분할 매각을 하려고 할 때 조합원 168명 중에서 139명이 어용에 의해서 강제로 권고사직되고 남은 28명이 해복투 생활을 1년 6개월 정도 했을 때였어요.

그 28명이 전부 공장을 지키면서 싸우기 힘든 조건이었어요. 사측이 공장을 철거해서 분할 매각 하려고 하는데 그걸 막기 위해서는 공장안에서 투쟁해야 했죠. 24시간 지킬 수 있는 조합원들이 11명 정도 있었습니다. 그 인원이 정문을 지키면서 용역을 막아 내는 것까지는 하기로 했는데 결국 철거되면 어떻게 할 거냐라는 고민 끝에 나온 방법이 굴뚝농성이었어요.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이번에도 마찬가지예요. 그때 408일 투쟁 끝에 합의하고 만든 것이 파인텍이에요. 당시 우리가 요구한 것은 공장 가동이었습니다. 사측이 그것은 어려움이 있으니 11명이 일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제시했어요. 물론 공장을 가동하여 168명이 다 들어오면 좋겠지만, 408일 동안 저도 힘들었지만, 아래 10명의 동지들도 힘들었던 거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타협을 했습니다.

그런데 사측은 고용과 노동조합은 승계를 하는데 단체협약에 대해서는 인원도 줄고 공장상황도 바뀌는데 그때 가서 새롭게 체결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우리는 그때 가서 경영상의 어려움을 핑계로 단협 체결을 안 하려고 할 수 있으니 지금 해야 한다고 맞서다가 합의서에 “2016년 1월중으로 단체협약을 체결 한다”라는 내용을 넣었습니다. 결국 사측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어요. 그래서 2016년 10월까지 16차례 교섭도 하고, 지노위에 조정신청도 내고, 조정불가 나오자 시한부 파업, 격일제 파업을 하다가 10월 28일 전면파업을 했습니다. 그렇게 1년 넘게 투쟁하다가 결국 2017년 11월 12일 여기에 올라 왔습니다.

구미에서 스타케미컬 굴뚝농성을 할 때에는 우리가 거기서 버티기만 해도 김세권이 합의를 안 할 수 없는 조건이었어요. 왜냐하면 김세권이 구미 공장을 먹튀를 하든 어쨌든 현금화 하려면 공장에 있는 기계나 모든 것을 철거해야 하는데 우리가 있는 상황에서는 철거를 못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여기는 김세권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곳이어서 고민이 많이 됩니다. 박준호, 홍기탁 두 동지들이 오른 굴뚝 높이도 높고 해서 하루라도 빨리 내려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계속 머릿속에 있습니다.

우리 요구가 “김세권은 약속한 것을 책임져라”, “노동악법 철폐하라”, “헬조선 악의 축인 독점재벌, 수구정당, 국정원 해체하라” 이렇게 3가지거든요. 그 요구 중에서 우리가 우선 김세권과 관련된 내용만 합의된다면 나머지 2가지 요구사항은 내려와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위에 있는 동지들과 당시 저와의 차이가 뭐나면, 저는 그때 견디면 됐는데 여기는 무조건 견딘다고 해서 되는 상황이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많이 고민도 되고 조바심도 나고 그럽니다.

그렇지만 여태껏 우리의 요구를 알려내고 했기 때문에 위의 동지들이 견뎌 주기만 하면 우리 싸움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설사 스타플렉스로 못 들어가고 우리 스스로가 내려온다 하더라도 우리의 상황과 요구를 알려내는 귀중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3. 파인텍 지회와 연대 단체 등에서 5월 말 농성 200일을 맞아 투쟁 계획을 잡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평소 투쟁과 연대활동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5월말 어떤 투쟁을 계획 중이신지 독자들에게 소개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 싸우고 있는 조합원이 5명입니다. 두 동지가 올라가 있고 3명이 아래에서 뒷바라지하면서 투쟁하고 있습니다. 장기투쟁하고 있는 콜트콜텍, 하이디스 등 공투위 동지들, 근래 들어 많은 사업장이 싸우고 있는(GM이 대표적이죠) 금속노조가 결합하고 있어요. 우리가 금속노조 충남지부 소속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지부 운영위에서 논의된 것은 가능한 결합하려고 하고 있고, 그것 외에는 매일 문화제를 하고 있습니다. 또 조합원 1명이 매일 투쟁하는 곳에 결합해서 우리 상황을 알리고 있습니다.

5월 30일이 200일이 되는 날이라서 5월 22일부터 6월 2일까지 집중투쟁주간을 정했습니다. 이 주간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투쟁을 알려내고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입니다. 그 방법으로 5월 22일부터 5월 25일까지 오체투지를 하기로 했습니다. 22일 11시 김세권이 있는 CBS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굴뚝농성장으로 와서 투쟁 상황을 공유하고, 국회로 이동한 후 민주당 당사 등을 거쳐서 25일 청와대 앞까지 가서 우리 요구를 해결하라고 촉구하는 일정으로 진행합니다. 집중투쟁주간 동안 문화제는 그날그날 저녁 일정이 끝나는 곳에서 진행합니다. 그리고 5월 30일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하고, 6월 2일(토요일)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하는 일정이 있습니다. 이후에도 김세권에게 압박이 되는 투쟁방법에 대해 계속 고민해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파인텍 지회는 고공농성 200일을 앞두고 5월 22일부터 6월 2일까지 집중투쟁주간을 정해 다양한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Q4. 파인텍 지회의 요구 중 노조입장에서 당장 중요한 것이 노사 합의한 고용, 노동조합, 단협 3승계일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어떻게 싸우고 있고, 스타플렉스 측은 어떻게 나오고 있나요

우리들 하루 일과는, 아침 8시부터 9시까지 농성장에서 김세권이 있는 CBS빌딩으로 가서 아침선전전(피켓팅)을 진행하고 점심때에는 일일 릴레이 시위를 하는 것이에요. 릴레이 시위의 핵심은 김세권을 압박 하는 것도 있지만 함께 참여 해주시는 분들과 1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우리 상황과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사안들에 대해 공유하고 요청도 드리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그리고 매일 저녁 7시 문화제를 하고 때에 따라서 기자회견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세권은 아직까지 한 번도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가 매주 화요일, 목요일 김세권 집 앞에 가서 우리 상황을 녹음해서 방송도 하고 월, 수, 금에는 CBS빌딩 15층에 있는 스타플렉스에 가서 면담요청을 계속했지만 꿈쩍도 안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지난번 천안고용지청 감독관이 바뀌어 만난 일이 있었는데, 감독관이 볼 때 사측이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듯하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Q5. 노동악법 철폐, 헬조선 악의 축 해체를 내건 것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이 두 요구는 왜 노동자들에게 중요한 것인가요?

우선은 제 경험으로 볼 때 남한 사회에서 노동자들이 자본주의 체제를 알게 된 것은 노동조합을 통해서입니다. 저는 대학도 안 나왔고(아 전태일 사이버노동대학은 나왔습니다), 노동조합을 통해 학습도 하고 노동자 관점에서 세상을 보게 되니까 자본주의 체제에 대해 알게 된 거죠.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세상을 바로 보고 바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노동자가 노동조합을 하는 것, 거기서 더 발전해서 학습을 하고 제대로 투쟁을 만드는 것, 이것이 매우 중요한데 그 과정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현재 남한사회 헌법은 노동삼권을 보장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노동법이나 근기법을 보면 이 노동삼권을 보장받지 못하게 하는 법들이 제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노동악법이 없어지지 않으면 우리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하거나 제대로 활동하는 것이 쉽지 않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노동악법은 철폐 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악법은 누가 만드는가? 바로 수구정당들이 지금까지 국회를 통해 헌법에 보장된 노동삼권을 막기 위한 법들을 만들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현재 우리 사회는 빈부격차가 심하고 없는 사람들(노동자)은 계속해서 어렵고 힘들게 사는데, 이런 사회 즉 ‘헬조선’이 되는데 가장 잘못한 집단들은 누굴까? 바로 독점재벌, 국정원, 수구정당, 수구언론, 정치검찰 모두가 자본에 매수되어 자본의 이해만을 대변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헬조선을 만드는 주범인 악의 축들을 해체하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해서 공장에서 내쳐지고 노동조합을 통한 단결과 투쟁도 못하면서 어려운 삶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요구를 정면으로 내세운 것입니다.

Q6. 얼마 전 문재인 정권 집권 1년이 되었습니다. 그 1년 동안을 되돌아보며 어떤 평가를 하시나요?

지금 문재인은 고공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저는 문재인이 운이 좀 좋다, 아니면 노무현 때 비서실장을 하면서 봐왔던 것을 나름대로 극대화하고 있다 정도로 느끼고 있습니다. 운이 좋은 것은 이명박, 박근혜가 워낙 개판을 쳐놨던 것이 있어서 상식적인 일을 조금만 해도 사람들이 엄청 좋게 느끼는 것 같다는 의미입니다. 또 문재인이 잘해서라기보다 동북아 정세 속에서 남북한 대화가 트이고 북미간 대화까지 가는 상황들이 작용한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노무현 시절의 단점들을 최대한 보완하는 방식으로 1년 동안 철저하게 계산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문재인 정권은 자유주의 세력으로 자본주의를 옹호하고 자본가들을 끌어안으면서 노동자들에게는 반노동자적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생각 합니다.

[사진: 사회주의자]

Q7. 현재 파인텍 지회는 자기 요구뿐 아니라 노동자 전체의 정치적 요구를 내걸고 선도적인 싸움을 하고 계신데요. 노동자들의 투쟁은 쉽사리 자본의 지배에 파열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노동운동에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

아는 사람들이 아는 만큼 하는 것이라 보고 모르는 노동자들이 최소한의 투쟁이라도 하려면 계급적 관점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본가계급과 노동자계급이 어떤 것인가를 정확히 알아야 하고 그것을 모르면 운동을 잘 할 수 없다,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없다고 봅니다. 노동조합운동을 하는데 있어서 잔머리 굴리고 이벤트 만드는 식으로 하면 금세 한계를 가지게 될 겁니다. 잔머리 아무리 굴려봤자 다 자기 패배 속에 빠져든다고 생각합니다.

계급적 관점을 가지려면 학습과 투쟁, 연대, 조합 활동, 이런 것들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스스로 느끼고 만들어 가는 과정이 있어야 하고 결코 쉽지 않겠지만 여럿이 함께 노력해야지요. 우리의 투쟁도 계급적 관점을 갖고 있다면 설사 투쟁에서 지더라도 패배감을 가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동지가 남겠죠. 즉 일보후퇴 일보전진이 아닐까요.

그러기 위해서 끊임없이 학습하고 토론하고 평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민주노총 80만을 말하지만 내 몸은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인데 머리는 자본인 경우가 허다해요. 개별화되고 동료를 경쟁자로 보고. 이런 것이 다 자본의 논리가 점령당한 결과죠. 물론 지금 투쟁하고 있는 우리들도 잘 실천하고 있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서로 어떻게 끌어올리고 함께 맞춰 갈 것인가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8. 파인텍 지회 투쟁 승리를 위해 이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에게 부탁할 말이 있다면?

일단 관심을 가져주세요. 투쟁하는 곳은 어디든 관심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왜 이 매체를 읽고 있을까 고민이 있어야 하고, 이 매체를 보고 무엇을 어떤 실천을 하고 어떤 삶을 살 것인가 고민해야 해요. 독자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내 자신이 바뀌지 않으면 절대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개인의 이기에서 이타적으로’, ‘자본의 논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기본적인 연대, 노동자는 하나다’와 같은 생각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은 한번은 죽는데 어떻게 죽을 것인가? 자기소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파이팅입니다. 평화와 평등한 세상은 꼭 온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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